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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난성
작품등록일 :
2024.09.0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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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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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 인기 3

DUMMY

12. 돌발 인기 3






“아이돌을 먼저 했어도 터졌겠는데?”


오실장은 의미심장한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사실 슬픈 가면이 십여 년이나 된 곡이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터질 줄은 나도 몰랐다.


“데뷔도 전에 이러면 반칙이지. 안 그래? 잠시만. 서팀장 그러지 말고 지금 넘기자. 어차피 시간차로 나갈 것도 아니니까.”

“실장님 그러면 주연에 조연 여섯 정도까지 넘길까요?”

“그래. 중간중간 카메오 출연할 거는 작가님께서 흘리지 말라고 단단히 말씀하셨으니까, 언급도 하지 말고.”

“회의 때는 화제성 때문에라도 카메오 언급까지만 하자 하지 않았었나요?”

“오늘 아침 긴급하게 날아온 사안이니까. 그렇게 하면 돼.”

“알겠습니다. 바로 넘길게요.”


오 실장은 내게 최종본 대본 책을 주었다.


“원래 베르체노프 박의 어린 시절인 박 노아의 청소년 시절을 아역으로 하고 베르체노프 박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처음 등장시키려고 했었는데, 작가님께서 배역을 바꾸셨어요.”

“예?”

“모험을 하지 않는 분이신데, 선준씨라면 과감하게 유년부터 투입해도 자신 있다고 하시네.”


이런 경우엔 신인 배우가 ‘뭐든 시켜만 주시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가 맞겠지만, 반대로 작가와 감독이 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개인 트레이닝 스케줄 말고, 오늘은 드라마와 관련된 본격적인 이야기가 나왔다.


열흘 뒤부터 대본 리딩.

1차 한국 촬영.

2차 해외 촬영.

언론 및 SNS 홍보

제작 발표회

3차 한국 촬영.


워낙 드라마 자체가 대작이기도 하고, 해외 야외 촬영 씬들이 많아, 그걸 몰아서 먼저 찍고 나머지는 한국에 마련한 세트에서 촬영이 진행될 거라고 했다.


“제작 발표회보다 촬영을 먼저 하기도 하나요?”

“요즘은 정해진 게 없지. 제작사나 투자자들 사정에 따라 달라지는 거니까. 그 부분은 원래 유동적이라고 보면 돼요.”

“아······.”


회의를 하는 사이에도 쉴 새 없이 전화가 걸려왔다.


“잠시만요. 예. Z 엔터 오미나 실장입니다. 주인공이 다르다구요? 아. 그건 제작사에서 결정하는 부분인데, 저는 오더 나오는 대로 연락 드린 거니까요. 예. 예. 최종본 맞습니다.”


전화 내용을 들어보니, 주인공이 서운후라고 찌라시가 돌았는데, 부정도 않더니, 대뜸 완전 쌩 신인을 올려놨다고 확인하는 것 같았다.

오 실장은 아예 핸드폰을 무음으로 처리하고 회의를 계속 진행했다.

매니저 역시 쉴새 없이 쏟아지는 오 실장의 말을 토씨 하나 빠지지 않고 기록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내가 Z 엔터 옮기기 전에 드라마 홍보를 담당했었거든. 여명의 동쪽까지만 책임져 준다고 한 게 이렇게 후회가 되네. 후회가. 당장 선준씨가 해야 할 일은······.”


다시 회의를 진행하려는데, 이번엔 바깥에 있던 직원이 달려 들어왔다.


“회의 좀 하자. 회의 좀.”

“실장님 이번엔 K 스타 애드에요.”

“왜?”

“최선준씨 소속이 Z 드라마 제작사 산하 Z 엔터가 맞다고 하니까, 담당자와 통화하고 싶다고······.”

“그럼 10분 뒤에 연락드린다고 해 줘.”

“예.”

“잠시만요. 예. 예, 최선준씨 매니저 박광복입니다. 맞습니다. Z 엔터 소속이구요. 예.”


매니저는 입 모양으로 오 실장과 다른 직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아예 밖으로 나갔다.


오늘 회의가 가능할지 모르겠다. 오 실장의 핸드폰뿐만 아니라, 기획사의 여기저기에서 연락 문의가 폭주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해야 할 거 같아. 진지하게 회의 좀 하려 했는데 이렇게 터져버릴 줄 몰랐네.”

“괜찮습니다. 괜찮으실 때 다시 일정 잡아주시면, 움직이겠습니다.”

“그래요. 선준씨. 그럼 오늘은 이만 돌아가요.”


내가 한 거라곤 어젯밤 노래 한 곡을 길거리에서 불렀을 뿐이었다.


‘이런 게 말로만 듣던 나비효관가?’


어제까지 한가하던 매니저는 24시간도 되지 않아서 마치 톱배우의 매니저라도 된 듯 핸드폰에서 눈과 손을 떼지 못했다.


오죽하면, 엘리베이터를 내려오는 내내 문자를 확인하느라 1층에 도착했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형, 1층이에요.”

“알아요.”

“내리셔야죠.”

“아니. 선준씨 우리 다시 올라가야 할 거 같은데요?”

“지금 내려왔는데요?”

“그렇죠. 그런데 지금 올라오라는데요?”

“우리 맞죠?”


세상과 다르게 나만 시간이 빠르게 가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회의 못 하겠다고 가라고 한 게 5분도 안 됐는데, 다시 오라니.

변덕을 부릴 사람은 아닌 거 같았는데, 도통 무슨 조화 속인지 알 수가 없었다.


“형, 거긴 Z 본사 층 아니에요? 드라마 제작사 대표님 계신 곳이요.”

“맞아요. 이번엔 이쪽으로 오라고 하시니.”


대표실에선 마침 대표와 오 실장, 그리고 다른 직원 여럿이 대형 텔레비전 화면으로 어젯밤 내가 길거리 노래 제왕에서 불렀던 노래를 감상하고 있었다.


오실장은 ‘쉿’하고 입을 모으더니, 자리에 와서 앉으라는 듯 손짓을 했다.


“어제 신촌에서 완전 난리가 났었구먼.”

“진짜 감독님 말씀이 딱 맞는 거 같아요.”


영상이 끝나자, 대표는 일어나 내게 기립 박수를 쳐 줬다.


‘고작 노래 한곡에? 회사 오너 방뎅이가 이렇게 가벼울 일인가?’


“아니 이런 끼를 어떻게 그동안 그렇게 꽁꽁 숨겨 놓고 살았지?”

“과찬이십니다.”

“오 실장, K 스타 애드에서 어디랑 계약하자고 했다고?”

“피치스에서 이번에 신형 이어셋을 기획하고 있는데, 그쪽 담당자가 최선준씨 어제 영상을 보고 관심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아까 언론사에 여명의 동쪽 최종 캐릭터 리스트 넘기자마자, 득달같이 연락이 왔어요.”


‘나? 나 최선준이?’


표정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 감도 오지 않았다.

피치스라면 우리나라의 핸드폰 회사와 경쟁하는 미국 통신기 전문회사다.

이십 년이 다 되도록 지금까지 한국인 광고 모델은 단 한 번도 기용하지 않은 몇 안 되는 기업이다.

심지어, 제품 출시 직전에 신비주의 컨셉으로 보통 이미지 광고 위주로 마케팅 전략을 하는 회사로 유명한 그 피치스에서 대놓고 나를 찾았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여긴 미국 본사에서 캔슬 해 버리면 끝 아닌가? 홍콩에서도 다 된 광고 모델 기용을 두고 막판에 계약해지 통보했던 곳이잖아.”

“이번엔 달라요.”


오 실장의 말을 듣는 내가 흥미진진했다.

나와 매니저가 내려오던 그 짧은 순간에 역사가 이루어진 건데, 어떻게 무슨 수로 이번엔 다르다는 걸 장담하는 말을 하는지 광고계와는 인연이 전무한 나는 도통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표나 다른 직원도 마찬가지였다.


“본사 광고 담당자라는 사람이 실은 그 유명한 티머스 쿠크라고 합니다.”

“뭐? 피치스 CEO가 직접 최선준을 봤다고?”

“아시아에서 단시간에 같은 알고리즘으로 조회 수가 폭발하는 음악 동영상 영상이 있어서 자기에 신제품으로 그냥 연결한 건데, 그게 조금 전에 보셨던 최선준씨 짧은 동영상이었다고 하더라고요.”

“조건은? 그냥 쓰자 뭐 이런 건 아닐 거 아냐?”

“광고가 나올 때까지 절대 비밀 엄수.”

“그럼 가야지. 무조건 가야지. 최선준이 할 거지?”

“.....예. 열심히 하겠습니다.”


두 번 물으면 입 아픈 상황이다.

한국, 아시아.

아니지 이 회사에서 처음으로 환상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이미지 광고 대신 모델을 기용한 광고계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일이 아닌가.


“오 실장, 최선준이 핸드폰부터 지원하자. 피치스 모델인데, 유럽 모델 핸드폰을 쓰면 어떻게 하니.”

“나가자마자 바로 바꾸겠습니다.”


매니저가 대신 대답했다.


전속은 아니었지만, 이미지 광고가 나가는 동안까지는 다른 회사와 계약하거나 촬영하지 않는 조건도 내걸었지만, 회사로선 거절하지 않았다.

확실히 이 세계에선 개런티가 깡패니까.


“작가님께서 드라마 나가기 전에 최선준씨 광고 먼저 나가는 거 가지고 뭐라고 하시지 않을까요?”

“그건 내가 이따 작가님 작업실 가서 해결할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바로 진행 시켜.”

“예. K 스타 애드에서 내일 바로 만나자고 연락이 왔어요.”


***


오후 4시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로 올라가서는 밤 10시 넘도록 잡혀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니, 마치 전쟁터에서 살아남은 패잔병처럼 지쳐버렸다.

온몸이 녹아 내려 갈 듯 침대에 쓰러지고 나서야 정신을 차릴 수가 있었다.


지이이 ―

지이이 ―


[집이냐?]

“넌?”

[숙소.]

“숙소?”

[하여간 넌 이 형님한테 너무 관심이 없어.]


그러고 보니, 주혜성은 2주에 한 번 시골 오지에서 농촌 체험 프로그램을 2년째 하고 있다.


“오늘 ‘안녕, 조카!’ 촬영 간 거냐?”

[오브 콜스.]

“너희 밤에 쉴 때도 카메라 돌지 않아?”

[어떻게 24시간 카메라 앞에서만 있겠냐? 밤에 취침 카메라 돌리기 전에 한두 시간씩 자유 시간이 있어. 그나저나 친구.]

“왜 이렇게 공격적이야?”

[오늘 너희 사무실 장난도 아니었을 텐데?]

“촬영 갔다며, 넌 하루종일 내 모니터링하냐?”

[원래 부지런한 새가 찌라시를 잡는 거잖냐. 어땠어? 내가 몇 개 살폈는데, 지금 포털에서 경쟁적으로 네 팬카페 만들고 난리도 아니던데?]

“경쟁적으로?”

[원래 팬카페도 공식 1호가 있고, 2호만 되도 금방 짭 되고 그런 거니까.]

“잠시만.”


주혜성의 말대로 카페 개설을 할 수 있는 포털 사이트 몇 곳을 가보니, 이미 여러 카페들이 개설되어 있었다.


“하루 만에 이런 게 가능해?”

[요즘 같은 세상에 이슈 하나 뜨면 반나절 만에도 이런 일 다반사지 뭐. 그나저나, 소속사에선 보물 낚아챘다고 호들갑 떨고 그럴 텐데, 아니야?]


워낙 내 일이라면 적극적으로 관심 가져주고 도움을 주는 녀석이었기에 입이 근질근질한 걸 겨우 참았다.

소속사와의 약속도 약속이지만, 피치스가 대외 소문이 새어나갈 경우 물리기로 한 어마어마한 위약금의 규모를 들었기 때문이다.


“대배우 주혜성. 내일 새벽에 일어나야 할 텐데 그만 자라.”

[뭔가 냄새는 나지만, 관대한 형님은 이 정도로만 축하해 주고 주무시겠다. 내일 촬영 마치고 너희 집으로 갈 테니 각오하고 있어.]

“자라.”


인터넷 속엔 또 다른 최선준의 세계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것도 기하 급수적으로......


***


‘나는 최선준이다. 최선준이 기억하자. 너는 배우야 배우.’


사무실에서 만난 감독은 몹시 화가 나 있었다.


작가의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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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발 인기 3 24.09.10 329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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