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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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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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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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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 인기 4

DUMMY

13. 돌발 인기 4






“선준씨 눈이 왜 그래요?”

“밤새 피튀기는 전쟁을 치러서요.”

“게임하시는 구나.”

“게임을···. 하긴 하는데 어제는 조금 다른 걸 했어요.”

“새로 나온 게 있었나? 저도 소싯적에 현실로 텅장 만든 적이 워낙 많아서 어지간한 게임은 다 아는데. 선준씬 뭘 합니까?”


나는 패드로 여전히 끝나지 않는 총성으로 시끄러운 전쟁터 몇 곳을 매니저에게 보여주었다.


“압.”

“오늘 새벽부터는 제3세력까지 출몰했어요.”

“이런···. 보통 삼파전 이상으로 가는 경우도 있긴 하죠.”

“이것 좀 보세요.”

“헐. 이건 종전되기 상당히 힘들겠는데요?”

“우리 드라마가 언제 방영된다고 하셨죠?”

“내년 가을쯤?”

“그럼 그때 즈음엔 이 험난한 전쟁 몇 개는 끝이 나 있겠죠?”

“하하하하. 이거 땜에 밤을 새웠단 말이에요?”

“혹시라도 드라마 전체에 누가 되는 건 아닌가 해서······.”


시작은 두 포털사의 최선준 제1 팬카페를 두고 싸움이 붙은 거다.

태어나서 이런 팬카페에 대해서 단 한 번도 관심을 가져 본 적이 없다.


정말 웃기는 건, 내가 최선준 본인이었음에도 이 두 포털의 카페 가입이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루 만에 최선준에 대한 걸 뭘 그렇게도 많이 알아놨는지.

겨우 한 곳을 뚫기 위해 나는 무려 두 시간이나 동영상 스무 개를 보고 또 봐야 했다.


사실상 나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는 아무것도 없었다.

시민들이 서로 제각각 찍어준 동영상에서의 최선준.

그리고, 그 댓글들에 달린 최선준의 진짜 나이, 학교, 학과.

무슨 인증에 인증을 거쳐 나의 어린이집부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의 모습들이 거의 급물살을 타고 돌고 있었다.


‘아 이래서 최선준이 그렇게 SNS 자제했던 거구나.’


꿈이 확실한 녀석이었기에 어린 나이에 호기심에서라도 이것저것 하고 싶었을 텐데, 참 마음이 올곧은 녀석이구나 새삼 감탄스러웠다.

그나마 계정을 만든 건, 본인이 좋아하는 배우들을 보는 것 외엔 아무런 게시물도 올리지 않았다.


“도대체 이런 질문들은 누가 다 만든 걸까요?”

“혹시, 선준씨 귓바퀴 모양 묻는 질문은 없었어요? 전에 같이 연습생이던 놈도 자기 팬카페에 몰래 동생 계정으로 가입하고 싶었는데, 그런 질문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한 것 같던데···.”

“있었어요. 저는 제 대이륜상각과 대이륜하각 사이의 각도가 13도 정도 차이 나는 걸 태어나 오늘 새벽에 처음 알았어요.”

“선준씨 진짜 이 정도면 아이돌급인데?”

“그걸 맞추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더 신기하더라구요.”

“정성이죠. 요즘은 뭐 거의 초기 팬이 끝까지 가는 경우엔 걸어 다니는 기업 수준인 경우도 있으니까.”

“아···. 어디서 월급을 받나 봐요?”

“그렇다기보다, 그들만의 세계에선 거의 추앙하는 연예인 다음의 꺾을 수 없는 절대 권력을 가지게 된달까?”

“그거 가져서 뭐가 좋은데요?”

“내 연예인을 가장 가까이에서 돌본다라는 자기만족이 가장 크죠.”

“그래도 저 가지고 싸우는 건 괜찮은데······.”

“궁금하다. 제3세력이라는 도대체 어딥니까? 잠깐.”

“왜요?”

“여기서 너무 쉽게 맞추면 김빠지나?”

“형, 저는 심각해요.”

“서운후 팬들이죠?”

“딩동댕.”


거의 쌍욕에 패드립까지 난리도 아니었다.

팬덤이 킹덤의 수준이랄까.


나중에 알고 보니, 서운후 소속사에서 이소린 작가의 드라마에서 컨택이 오고 계약 직전까지 갔을 즈음 이미 찌라시에 살짝 여운을 준 게 화근이었다

워낙 흥행 보증수표에 최근 세계적인 화제작을 세 개나 보유하고 있는 국보급 작가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놓치지 않으려 작전 세력을 뿌린 것이었다.


***


광고 계약을 하고 소속사 사무실에 들어오니, 사무실 한쪽이 거의 난장판이었다.


“이게 다 뭔가요?”


Z 엔터 직원은 내게 인형 하나를 가져다주었다.


“웃는 모습이 싱그러운 선준 오빠께.”


이런 오글거리는 멘트의 끝에는 정확하게 ‘선준’이라고 적혀 있었다.

당황스러워 직원의 얼굴을 바라보니, 팔을 쭈욱 뻗어서 그 모든 걸 다 훑어서 가리키더니, 다시 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다요?”

“몽땅 이요.”

“싹 다?”


그때, 오 실장이 특유의 호들갑을 떨며 내게 왔다.


“선준씨 덕에 나는 요즘 회사가 집인지 집이 회산지 모를 정도네?”

“죄송합니다.”

“칭찬이야. 칭찬. 연예인이 일 들어오는데 회사는 무조건 좋은 거니까.”


그 사이, 오 실장은 내 핸드폰 기종을 살폈고, 패드 여러 개를 내 앞에 펼쳐 보였다.


“이거 다 봤어요?”

“몇 개만 봤습니다.”

“알지? 회사에서 당분간은 선준씨를 무조건 신비주의 컨셉으로 무작정 내돌리지 않을 거란 거.”

“예. 헌데 서운후씨는······.”

“막았지. 우리 대표님은 대놓고 이미지 메이킹 킹이시거든요. 새벽에 선준씨 팬덤이랑 서운후 팬덤이 거의 끝장 전쟁을 벌였더라고?”

“그런 것도 다 보십니까?”

“회사가 괜히 있나? 이런 거 해결하려고 있는 거지. 괜히 나중에 이런 거로 잘 못 얽히면 팬덤이 문제가 아니라 소속 연예인들 이미지에 문제 생기는 법이거든.”

“고맙습니다.”

“싸움 길어지면 우리 쪽에선 무조건 불리하지. 그리고 깐깐한 이소린 작가님 쪽에서 보조작가들 풀어서 오늘 오전이 너어무 힘들었어요.”


오 실장은 복도로 난 글라스 윈도를 살피더니, 꼬고 있던 다리를 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이쪽으로 행차 시네?”

“예?”

“감독님이랑 대표님.”

“아···. 아.”


사무실로 들어온 감독과 대표의 온도 차는 완전히 극과 극이었다.


“최선준이 너, 아직 아무것도 아닌 거 알지?”

“에헤이. 우리 염 감독님. 감독님 꽂아 놓고 이러시긴가?”

“아니, 처음엔 이렇게 곱상한 애들 널렸다고 했던 게 누구냐고.”

“그땐 제가 Z 엔터테인먼트 처음 만들면서 여기저기 불려 다니느라 정신이 없어 제대로 못 봐서 그렇지. 저 이래 봬도 사람 보는 눈 하나로 여기까지 온 거 아시면서 이러신다.”

“아직 드라마 제작 발표회도 안 나간 애를 벌써부터 뺑뺑이 돌리면 애가 정신 못 차리고 연기에 집중을 하겠냐 이 말이지.”

“감독님.”


대표와 오 실장은 말도 못 하고, 크게 X자를 그으며 입에 지퍼 채우는 시늉을 했다.


“저 진짜 배우 하고 싶습니다.”


감독의 얼굴이 워낙 울그락 불그락 한 상태였기 때문에 괜히 잘 모르는 신입이 화약 창고에 불 지피는 꼴이 될까 대표와 오 실장 그리고 다른 직원들 모두가 조마조마한 상태로 나를 바라봤다.


그러나, 감독은 나의 확답이 필요한 얼굴이었다.


“내년 가을부터 겨울까지. 드라마의 마지막 엔딩 크레딧 올라가는 그 순간까지 최선준이 아니라 철저하게 베르체노프 박으로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뭐 배우가 드라마 하는 동안엔 캐릭터 그대로지 뭐.”

“믿어주시면, 드라마 외적인 것에 일희일비하지 않도록 마음 수련하며 촬영에 임하겠습니다.”


감독의 얼굴은 여전히 굳어져 있었지만, 입가 한쪽이 실룩 올라가는 건 중력의 힘으로도 잡지 못했다.


“에이, 우리 염 감독님 풀어지셨네. 주연이 감독님한테 믿어 달라고 안 합니까. 제가 아무리 장사치라고는 해도 작품이랑 상도덕은 철저한 사람이니까, 저도 믿어주십시오.”

“나야 뭐, 선준이도 믿고 차 대표도 믿는데, 걱정이 돼서 그런 거지. 노파심에 푸닥거리한 셈 치라고.”


그러면서 감독은 팬들이 보낸 선물 중에 커다란 얼굴만 한 롤리팝 하나를 집어 들어서는 내게 안겨주며 말했다.


“너무 많이 먹지 마라. 나처럼 배 나올라.”

“그렇지 이도 썩는다. 그럼 나머진 오 실장이랑 대화하고. 나는 감독님이랑 오랜만에 갈 곳이 있으니까.”

“가긴 징그럽게 손 좀 내리고 갑시다.”

“에헤이 형님.”


두 사람이 사라지자, 오 실장이 자리에 풀썩 앉았다.


“오. 선준씨 대단한데?”

“제가요?”

“나는 감독님이 여기 있는 거 절반은 집어 던지실 줄 알았거든.”

“저두요.”

“저도 완전 쫄았다니까요.”

“그런데 원래 저렇게 팬들이 선물해준 것에도 관심갖고 그런 분이신가요?”

“아니지. 이렇게 드라마 제작사에서 바로 엔터로 연결되는 경우도 드물뿐더러, 감독이 엔터까지 와서 이렇게 간섭하는 건 경우에 어긋나는 거긴 하지.”

“그런데 왜······.”

“대표님이랑 이종사촌.”

“아······.”

“대표님 이모 아들이래. 쉿. 이것도 아는 사람만 아는 비밀이니까. 그래서 드라마 제작사도 더 키워주고 싶고, 엔터 쪽도 실수 안하길 바라시니까···. 라는 핑계고.”

“......?”

“선준씨를 진짜 아끼시는 거 같아. 촬영 들어가 봐야 알겠지만, 저 정도면 뭐 거의 아버지급 아닌가?”


***


그 뒤로도 일주일이 십 년처럼 느껴질 정도로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났고, Z 엔터는 끊임없이 막아냈다.


그렇게 다가온 대본 리딩.

대본 리딩하는 날은 드라마 촬영이라도 하는 것처럼 떨렸다.


다행히 지난주에 학교도 방학을 했기 때문에 대본 리딩날까지 트레이닝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대본과 함께했다.


엄마가 상대역을 받아주시면 정말 좋겠지만, 유럽 촬영 때문에 대부분 아빠가 일인다역으로 받아주셨다.

본인이 이루지 못한 배우의 한이라도 풀려는 듯, 칼퇴근의 정석을 보여주시며 나보다도 더 열심히 대본과 함께하셨을 정도다.


사담이지만, 내가 왜 그렇게 여장이 잘 어울렸는지, 정답을 아빠로부터 얻었다.


늦 결혼을 하셨기 때문에 이미 거의 환갑의 연세임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그렇게 고혹한 자태와 미성이 자유로우신지······.


아빠 버프 가득 받고, 대본 리딩이 있던 날, 가장 먼저 현장에 가 있었다.


나와 매니저 뒤로 직원들이 나타났고, 미리 준비된 리딩 현장에서 여전히 낡아서 너덜거리는 대본 책을 연구하고 있을 즈음.


“어머 선준이 왔구나.”


작가가 다른 배우들 보다 먼저 나타난 것이다.


‘준비 완료.’


작가의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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