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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난성
작품등록일 :
2024.09.0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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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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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요정 3

DUMMY

18. CF요정 3






“GPS. GPS.”


2차 대란이 발생했다.

그것도 여명의 동쪽 첫 방영 바로 이틀 전.


사건의 발단은 피치스 광고와 함께 시작되었다.


일부러 광고는 드라마의 첫 방영 일주 이전으로 정해졌다.

공중파는 물론이고, 케이블 TV, 온라인 SNS와 각종 영상 매체에 이르기까지.

딱 두 주간.

광고는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는 물론이고, 텔레비전 송출이 안 됐던 유럽과 미주지역에 이르기까지 메가 히트를 쳤다.


「피치스 한정판 사파이어 블루 전 모델 예약 완판.」


대한민국을 시작으로, 중국, 대만, 일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의 순이었다.


***


피치스 CF 촬영 당일.

촬영팀에서 생각지도 못한 시간을 한 번에 오케이 사인을 받은 덕에 꽤 많이 벌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은 다른 데서 발생했다.


“말이 추가 촬영이지, 사실상 화보집을 만들고 싶다는 것 아닙니까?”


갑작스런 촬영팀의 요청에 매니저와 Z 엔터 화보 담당 직원은 강력하게 항의했다.

배우를 한 편의 가격으로 이리저리 써먹으려는 속셈이라는 게 이유였다.


사실, Z 엔터의 입장도 피치스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었다.


Z 엔터와 계약한 이후, 나는 웬만하면 외부 활동 시 상표가 거의 없는 의상을 입도록 권고받았다.

게다가, 엄마가 주신 가족 반지까지 빼야만 했다.

집에서야 상관없겠지만, 그것이 유명한 쥬얼리 명품 브랜드 제품이었기에 최선준이라는 상품이 제대로 출시되기도 전에 ‘XX남’이라는 프레임이 쓰이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런 마당에 CF 영상을 촬영하면서 나온 숨은 장면이 아닌, 새로운 추가 씬을 찍어가면서 2차 상품을 만들어 낸다?

이건 인지도 없는 배우에 대한 무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태 한참을 촬영했는데, 이제야 이러는 데엔 이유가 있으실 게 아닙니까?”

“본사에서 이제야 확답을 줬어요. 워낙 기술력도 그렇지만, 광고에 엄청 예민한 분들이기 때문에 지난 모델 광고 촬영 때도 몇 번은 당일에 뒤집어엎었다고 하더라고요.”


워낙 광고판도 결국 돈 대는 사람이 좌지우지하는 경우가 많아서 사람 마음대로 순조롭게 흘러가는 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


‘먹고 사는 게 쉬운 게 하나도 없네.’


본사 쪽에서 온 사람들은 배짱을 부리고, K 스타 애드 쪽에서는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죄송합니다. 대외 활동에 대해선 저희들 마음대로 만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아무래도, 2차 저작물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저희 회사와 먼저 논의를 하셔야 할 듯합니다.”


매니저도 Z 엔터 화보 담당 직원도 단칼에 잘랐다.

K 스타 애드 촬영 팀 총 책임자는 자신이 직접 Z 엔터와 통화해 보겠다고 했다.


“일단, 저희들 사정은 전달했습니다. 회사와 논의 후 다시 알려드릴게요.”

“저희도 회사와 논의하겠습니다.”


“이런 게 끼워 팔기 전략 이런 거겠죠?”

“그렇게 봐야죠. 뭐가 됐든, 일단 회사 CEO가 ‘그리했으면 좋겠다.’가 아니라 ‘무조건’이라고 했다는데······. 저도 이런 경우를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흘러갈지는 연락을 받아봐야 알 것 같네요.”


회사에선 항상 아티스트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다고는 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아티스트보다 돈의 규모와 신속한 결재가 훨씬 더 중요하다.


촬영은 다시 진행되었다.

성년이 된 자연인의 모습은 상당히 강렬했다.

메이크업이 정말 대단한 게, 완전히 사람을 바꿔 놓았다.


“우리 선준씨 이제 아이에서 남자가 됐는데요?”

“형, 저도 거울 보면서 입을 못다물겠어요.”


매니저와 나와의 대화를 듣던 스튜디오 R 원장은 마지막 복근에 펄 파우더 터치를 하면서 말했다.


“아니, 이런 얼굴에서 어떻게 이런 근육을 만들 수가 있지?”

“그게······.”

“호호호호. 부끄러워하는 거 보면 영락없이 베이빈데 말이죠.”


원장의 말투는 그리 품격이 느껴지진 않았지만, 붓터치를 할 때 보면 입을 앙다물고, 온 신경을 메이크업에 쏟아내는 프로였다.


웃기는 건, 메이크업 시간보다 촬영 시간이 훨씬 짧았다.

큐 사인과 촬영 세트 신호에 맞추어 거닐다 보면 금방금방 오케이 사인이 났다.

이래도 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촬영이 거의 마무리 됐을 즈음.

촬영 팀의 주요 책임자들이 모여 회의를 하더니, 급하게 나를 찾았다.


“추가 촬영 승인 났습니다.”


상황을 요약하면 이렇다.


미국 본사에서 추가 촬영 요구.

한국에서 난색.

그러나 미국 본사 촬영팀은 긍정.

우리에게 상황 설명.

기획사 연락.

승인.

그리고 추가 촬영.


분명 아침에 출발해서 촬영장 안으로 들어왔는데, 나가려고 보니, 같은 시간이었다.


사람들은 점점 지쳐가는데, 딱 세팀만 거의 같은 컨디션으로 움직였다.

사실, 컨디션은 최악이었지만, 개인적인 컨디션이 통할만 한 상황이 못 되었다.


“좋아요. 지치지 않습니다. 발랄하게. 귀엽다. 귀엽다. 여자 친구를 바라보는 남자친구의 눈빛. 잠시 토라진다. 하지만 결국 귀여워지고 마는 남자친구의 맑은 미소.”


왜 촬영 비하인드 컷으로 본사 CEO의 구미를 맞출 수 없었는지 촬영하면서 이해가 됐다.


본 CF가 몽환적이고 초자연적이라고는 하지만, SF적인 요소까지 갖춘 초현실적인 분위기라면.

추가 촬영은 그야말로 상큼한 남자친구를 바라보는 여자 친구의 시선으로 촬영이 된 것이다.


2차로 도착한 의상팀이 건넨 의상들의 컨셉은 댄디와 스마트, 그리고 패밀리였다.

젊은 여성이 주된 타겟층인 듯하지만, 모성을 자극하는 컨셉으로 다양한 구매층을 확보하려는 게 이유 같았다.


앞선 촬영보다 백 배는 표정 관리가 힘들었다.


나름대로 대사를 만들어 넣었지만, 한 번도 연애를 해 본 적이 없었기에 남들은 이런 게 어떻게 들릴지······.


***


「움. 하.」


유튜브 짧은 영상과 SNS의 연애 모드의 페이지엔 어김없이 등장하는 의태어였다.


‘예쁘게 바르세요. 움. 하.’

‘넌 내 꺼야. 움. 하.’

‘시원하니까. 움. 하.’

‘포기할 수 없어요. 움. 하.’


거짓말 같이 틀면, 등장하는 ‘움. 하.’의 정체는 바로 내가 CF 촬영 날 2차 촬영에서 입 모양만 한다는 게 소릴 뱉어버렸던 것이었다.

다음날. 거의 새벽이 됐을 즈음.

에너지 넘치던 감독마저도 거의 몸과 정신이 따로 노는 것 같기에 힘내시라고 장난스레 했던 몸짓과 소리였다.


“쏘, 큐트.”


본사의 감독은 갑자기 한국인들의 엄지와 검지 하트를 내게 보이며 감탄사를 연발해줬다.


나중에 이유를 들어보니, 너무 지쳐가는 와중에 나의 미소와 표정을 보니, 사르르 녹더란다.


감독의 강력한 주장으로 본 CF 마지막 그림에 박제되는 씬에 1초가량 이 부분이 삽입되어 함께 편집되었다.


매니저와 강남에서 일산까지 차를 타고 가는 1시간가량, 라디오에서 ‘움. 하.’만 못해도 열다섯 번은 들은 것 같았다.

라디오의 사연, 진행자, 그리고 광고에 이르기까지.


“조만간 피치스에서 ‘움. 하.’만 따로 저작권 등록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저렇게 아무 의미 없는 두 글자를요?”

“당연하죠. 요즘이 어떤 시댄데.”

“그나저나, 그렇게 비싸게 광고를 찍어 놓고 2주만 송출한다는 거 보면 진짜 통신기기 만드는 회사들이 돈 쓰는데 강심장인 거 같아요.”

“그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더군다나 CF에서 우연히 나온 소리가 전국적으로 재탕이 될 정도면 대성공이죠.”


단순히 힘내라고 하는 말은 아니었다.

‘틀면 나온다.’라는 말을 실감하게 됐으니까.


퍽. 퍽.


“축하합니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Z 엔터 직원들이 폭죽을 터뜨리며, 박수를 쳐 줬다.


“오늘 제 생일인가요?”

“소식 못 들었어요?”

“예?”

“완판이래요. 완판.”

“......?”

“피치스 이어셋이랑 직전 피치스 핸드폰의 전 모델의 뉴컬러 한정판 버전까지요.”

“그건 다음 달 출시라고 하지 않으셨어요?”


회사 사람들의 때 이른 축하 포에 나는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짜잔.”


오 실장이 내민 보고서를 보니, 사실이었다.

백 퍼센트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는 모델이었는데, 오늘 새벽 온라인 셀링 페이지를 오픈함과 동시에 완판이 됐다는 것이다.


“피치스에서 내년에 출시할 뉴 패드 309 모델도 선준씨로 하려고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고 해요.”

“이제는 그쪽에서 컨택할 일이 아니라, 이쪽에서 선택할 일 아닌가요?”


매니저의 말에 오 실장이 엄지 척을 하며 나를 바라봤다.


“이렇게 되면, 드라마 시청률에도 엄청 영향을 줄 것 같아요.”

“팬카페도 그렇고, 언론사마다, 다들 최선준 흔적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으니까요.”


이쯤 되면 나 역시도 기대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여명의 동쪽을 촬영하느라, 드라마 외엔 나의 시간은 없었다.


동영상이 주었던 센세이션도 그리 오래 가진 못했다.

불같이 일어났다가 다시 소리 없이 사그라지는 것처럼 최선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었다.


그 사이, 국내 촬영을 짧게 하고, 바로 연해주와 상해 등으로 종횡무진 했었다.

그리고 다시 국내 세트장에서 촬영을 하는 동안에도 스물한 살이 된 최선준은 잊었다.

베르체노프 박이 나였고, 내가 베르체노프 박이었을 뿐.


CF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었기에 또다시 사람들의 입에 최선준이 오르내리기 시작했고, 바로 오늘과 같은 결과에 이게 된 것이다.


제작발표회를 열었을 때 보다 더 많은 언론사가 앞다투어 여명의 동쪽에 대해 다루기 시작했고, 방영 당일.

결국, 또다시 큰 게 터져버렸다.


“최선준이 도대체 누구야!”


작가의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풍성하고 즐거운 한가위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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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돌발 인기 3 24.09.10 330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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