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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즉일
작품등록일 :
2024.09.02 07:24
최근연재일 :
2024.09.0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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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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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DUMMY

다음날 아침이 밝았다.

카뮈는 천천히 눈을 떴을 때, 케일런은 먼저 일어나 있었다.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몸을 풀고 있을 때, 문 밖에서 누군가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다.


"켈린 카뮈 님?"


수행원의 목소리였다.


그녀가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오며, 방 안을 둘러보더니 잠시 멈칫했다.


카뮈와 케일런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보고는 누구에게 인사를 해야야 할지 망설이는 눈치였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케일런 쪽으로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


"준비한 옷과 갑옷을 받으시겠습니까, 카뮈님?"


카뮈는 눈썹을 살짝 찡그리며 뾰로퉁한 얼굴로 자신의 가슴을 가리켰다.


"이쪽이 카뮈인데."


케일런은 입을 가리며 고개를 돌리자, 수행원은 당황한 표정으로 급히 몸을 돌려 카뮈에게 고개를 숙였다.


"무례를 용서하십시오. 카뮈님! 바, 바로 준비해드리겠습니다."


정중히 사과하는 그녀를 올려다 보며 카뮈는 물었다.


"저 녀석의 어디를 보고 나라고 생각한 거야?"


수행원은 난감한 표정으로 잠시 머뭇거렸다. 그녀의 눈은 케일런과 카뮈 사이를 오가며 혼란스러워하자 카뮈는 이해한다면서 한숨을 쉬었다.


"얼굴이겠지."


카뮈는 남에게 시기를 하거나 질투를 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자신의 위치에 200% 만족하며 살아가는 위인이니까. 하지만 그런 그도 가끔 케일런의 외모를 보면, 신이 세상을 조금 불공평하게 만든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죄, 죄송...."


"됐어, 신경 쓰지 마. 헷갈릴 수 있지."


케일런은 고개를 다시 돌린 채 하얀 이를 드러냈다.


"단지, 제가 좀 더 눈에 띄었나 보네요."


"어련하겠어."


수행원들은 부드러운 흑색 옷과 갑옷을 카뮈에게 건네주었다.


"어두운 걸 좋아할 나이는 지났는데, 다른 건 없어?"


"여왕님의 명이십니다."


"아, 그래."


수행원은 카뮈가 옷을 입는 것을 도우며 신중하게 손길을 움직였다. 옷을 그의 몸에 맞게 매만지면서, 갑옷을 하나씩 그의 어깨와 가슴에 착용시켰다. 어느정도 매무새가 카뮈의 머리카락에 기름을 바르고 그의 이마가 드러나도록 머리카락을 뒤로 넘겼다.


"전부 끝났습니다."


마지막으로, 수행원은 허리춤까지 내려오는 짧은 검정 숏 클로크를 그의 어깨에 달아주었다. 수행원의 말에 카뮈는 거울에 비친 자신을 바라보았지만, 만족한 얼굴은 아니었다.


"너무 칙칙하지 않아?"


뒤에서 케일런의 장난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요? 잘 어울리는 걸요. 특히 반쯤 썩은 눈동자가."


"혹시 저 녀석 옷은 없냐?"


수행원이 잠시 머뭇거리다 대답했다.


"카뮈님 말고는 따로 준비된 옷이 없습니다. 여왕님의 명령에 따라 준비된 것이라서...."


"여왕님은 언제 만나러 가면 돼?"


"저어... 카뮈님, 여왕님께서는 이미 준비가 되셨습니다. 바로 가셔야 합니다."


카뮈는 그 말을 듣고 당황했다.


"지금 바로?"


수행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여왕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케일런, 가자."


그러나 수행원은 급히 몸을 움직여 카뮈의 앞을 막아서며 손을 들었다.


"저, 정말 죄송합니다, 카뮈님. 케일런 님은 여왕님을 뵈실 수 없습니다."


카뮈는 놀란 표정으로 수행원을 바라보았다.


"왜 케일런은 안 되는 건데? 그는 나의 부관이야. 전공도 함께 세웠는데."


"그, 그게... 여왕님께서는 카뮈님 혼자만을 알현하길 워... 원하십니다. 따로 동행을 할 수 있다는 명령은 받지 못했습니다."


"어쩔 수 없죠."


카뮈가 따라 나서기 전, 케일런이 재빠르게 수행원에게 다가가며 조용히 말했다.


"저분은 궁중 예절을 모르시니까, 간단한 예절은 알려줄 수 있겠어?"


수행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케일런은 다시 카뮈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그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제가 미리 알려드렸어야 했는데, 어제는 중요한 이야기를 하느라 까먹고 있었네요. 잘 다녀오세요."


케일런은 카뮈에게 미소를 지으며 한 발 물러섰고, 카뮈는 수행원을 따라 문을 나섰다.

수행원과 함께 길을 나선 카뮈는 긴 복도를 지나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저기, 이름이?"


"제 이름은 레아 입니다."


"그래 레아, 케일런이 말했긴 했지만, 궁중예정에 대해 무지하거든."


레아는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그렇게 어려운 건 없습니다. 여왕님을 뵐 때는 허리를 살짝 굽혀 절을 하시면 됩니다. 너무 과하지 않게, 딱 적당히요."


"딱, 적당히...라, 가장 어려운 말인데."


레아는 순간 당황하며 사과했다.


"죄,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그러더니 그녀는 눈을 꿈뻑이며 잠시 천장을 바라보았다.


"일단 설명해봐, 나머진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


레아는 살짝 얼굴이 빨개지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러니까··· 여왕님을 뵐 때는 너무 격식을 차리려고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행동하시면 됩니다. 시선은 여왕님을 존중하되, 너무 직접적인 눈 맞춤은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자연스럽게라··· 딱 적당히 보단 낫네. 그리고?"


"그리고 말씀하실 때는, 끝에 항상 '폐하'를 붙여 부르시면 됩니다. 말씀에 긍정하실 땐, '예, 폐하'나 '폐하가 바라시는대로' 같은 표현이 좋습니다. 그리고 여왕님이 손을 내미시면, 손등에 가볍게 입맞추며 경의를 표하시면 됩니다. 너무 길게 하지 않도록 주의하시고요."


"흐음."


"아, 이쪽입니다."


카뮈는 레아가 가리킨 방향을 따라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별로 어려울 건 없네?"


레아는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그렇죠?"


"적당히 자연스럽게... 적당히 자연스럽게...."


"저어...."


레아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결심한 듯 말했다.


"카뮈님이 5기의 기병만으로 300여 명의 적을 물리치신 그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모두가 알고 있어요. 그런 카뮈님이라면, 우리 왕국을 구해주실 거라 믿고 있어요."


카뮈는 쓰게 웃는다.

실제로는 40대 100의 싸움이었다.


그리고 전투가 발생한 과정은 영웅이라는 찬사와는 거리가 멀다.


레아는 카뮈의 표정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채, 그의 도착을 알리기 위해 문 앞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리며 말했다.


"카뮈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문이 열렸다.


궁정의 긴 홀은 화려한 장식과 웅장한 천장 아래에서 웅성거림으로 가득 차 있었다. 문무백관들은 저마다의 자리에서 가볍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군데군데 소란스러운 속삭임이 들려왔지만 카뮈의 모습이 드러나자 모든 소음들이 멎었다.


카뮈는 느껴지는 무수한 시선들에 자연스럽게 고개를 비스듬히 숙였다. 그의 눈가에 힘이 들어갔고, 입술은 굳게 다물어졌다.


정적에 휩싸였고, 카뮈는 그 정적을 뚫고 홀의 중앙으로 걸어 나갔다.


'어디까지 걸어가야 하냐?'

'가다보면 멈추라고 하겠지.'


그가 그런 고민을 하는 동안,

주변에서 속삭임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오오... 저 눈빛을 보시게."


"과연... 소문대로군."


"남작 발렌티누스를 전사시켰다더니, 저 눈빛이 거짓이 아님을 알리는군."


카뮈가 스윽 고개를 들자, 어느새 자신이 왕좌의 앞까지 다다랐음을 깨달았다. 눈앞에는 화려한 장식이 새겨진 왕좌의 밑부분이 보였고, 그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누군가의 발밑으로 향했다.


"...."


그는 잠시 머뭇거렸지만, 곧 지금이 바로 레아가 말했던 그 순간임을 깨달았다. 카뮈는 깊이 숨을 들이쉬며 여왕을 향해 조심스럽게 허리를 굽혔다.


"켈리 카뮈라고 합니다. 폐하."


"켈리 카뮈 경."


여왕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카뮈는 여왕의 얼굴을 확인하지 못했으나, 그 목소리는 놀랍도록 젊고 마치 자신보다 어린 소녀의 목소리처럼 들렸다.


여왕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켈리 카뮈 경, 그대의 용맹과 충성은 이 왕국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그대를 나의 봉신으로 삼고자 합니다."


카뮈는 여전히 침묵을 지키며, 여왕의 말을 경청했다. 그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지금 이 순간 대답을 해야 할지, 아니면 그냥 가만히 있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적당한 지점을 찾지 못해 머뭇거리던 그는, 그저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다.


여왕은 그가 반응하지 않자 잠시 머뭇거렸지만, 곧 가죽으로 양장된 책을 내밀었다. 책은 오래된 권위와 중압감을 주는 묵직한 것이었다.


"손을 올려주십시오."


"예, 폐하."


"그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나와 이 나라에 충성을 맹세해야 합니다. 망설이지 말고 그대의 서약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카뮈는 미사여구와 인연이 먼 사람이었다.

그의 성격에 맞지 않았으니까.


장황한 단어들을 고르며 망설이는 동안 여왕이 입을 조심스럽게 열어 카뮈가 해야할 말을 속삭인다.


'맹세합니다.'


"...맹세합니다."


이어서 여왕은 인장이 찍힌 양피지 문서를 건네며 말했다.


"이 문서는 그대에게 벨라사르의 지방의 백작 작위를 증명하는 공식 문서입니다. 이 문서를 통해 그대의 권리와 책임이 명확히 규정되었음을 알립니다."


카뮈는 잠시 멈칫했다.

그의 손에 쥐어진 인장이 찍힌 양피지 문서가 섬뜩했다.


'벨라사르?'


카뮈는 어제 밤 케일런과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분명 벨라사르는 이미 제국에게 빼앗긴 땅이었다.

사실상 무의미한 영지.


"카뮈 백작?"


카뮈는 그제야 문서를 고쳐 잡으며, 다시 여왕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 책임을 다할 것을 맹세합니다."


여왕은 잠시 그를 바라보더니, 다시금 단호한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


"카뮈 백작, 그대의 임무는 막중합니다. 그대는 즉시 북부의 라발로 합류하세요. 그리고 벨라사르를 최종적으로 되찾으세요."


카뮈는 잠시 의문에 잠겼다.

영지도 없는 백작이 군사를 어떻게 동원하라는 건가, 하고.


여왕은 카뮈의 망설임을 읽었는지, 곧바로 시종에게 손짓했다.

시종은 다가와 또 다른 문서를 여왕에게 건넸다.


여왕은 그 문서를 카뮈에게 내밀며 말했다.


"이것은 르사드의 영주에게 보내는 명령서입니다. 이 문서를 가지고 가십시오. 르사드의 영주에게는 이미 그대에게 필요한 병력과 물자를 지원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카뮈는 여왕에게 마지막으로 고개를 숙인 후, 천천히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명을 따르겠습니다."


여왕은 엄숙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덧붙였다.


"서둘러주십시오."


그 말이 끝나자마자 카뮈는 즉시 몸을 돌려 홀을 나섰다.


뻣뻣해졌던 그의 어깨가 조금 풀리면서, 그는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다. 홀의 웅장한 정적에서 벗어나니 조금은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레아가 그를 보자마자 다가왔다.


"카뮈님, 준비되셨습니까?"


"아, 어."


레아는 그가 뒤따라오도록 길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복도를 지나며 그녀는 다시 물었다.


"제가 알려드린 궁중 예절이 도움이 되었습니까?"


카뮈는 잠시 침묵하다가 어색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기억이 안 나."


레아는 멈칫하며 카뮈를 쳐다보았다가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잘하신 것 같습니다."


"넌 밖에 있던 거 아니었냐."


"그, 그렇지만."


레아는 당황한 듯 웃으며 말을 흐렸다.


그 후, 레아는 카뮈를 케일런이 있던 방으로 조용히 안내했다.


방 안에서 케일런은 책상에 앉아 책을 펼쳐놓고 있었지만, 그 내용에 집중하기보다는 시간을 떼우는 듯 보였다. 그러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자, 케일런은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려 카뮈를 바라보았다.


"어느 땅을 하사 받으셨나요?"


케일런이 기대 가득한 표정으로 묻자 카뮈는 피곤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네가 직접 봐."


케일런은 카뮈에게 받아 양피지를 펼쳤다.

그의 눈길이 문서 위를 훑다가, 갑자기 표정이 굳어졌다.


"...벨라사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 케일런은 서서히 고개를 들며 카뮈를 바라보았다.


"그곳으로 가래요?"


"응."


"승낙했어요?"


"안 하면 어쩔 건데."


"이건... 이러면 안 되는 거죠! 벨라사르? 이미 제국에 넘어간 땅을 주면서 무슨 영웅 대접이야? 아무리 봐도 이용하는 거잖아요."


"목소리 좀 줄여, 누가 들을까 겁난다."


"지원은 받았어요?"


"르사드의 영주에게 지원 받으래."


"백작님, 르사르가 어딘 줄은 알아요?"


"아니."


"남작이 다스리는 작은 지역이에요. 그곳에서 농민들을 동원하고 남작의 군사를 끌어모아도 동원해도 300명을 넘기기 어려워요. 벨라사르와는 규모가 완전히 달라요. 제국이 벨라사르를 장악한 병력에 맞설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고요. 그리고 보급은요?"


카뮈는 조용히 케일런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여기 왕궁이다? 가면서 불평불만을 늘어놓아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좋아요, 그렇게 하시죠. 저는 지금 불만이 많으니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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