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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즉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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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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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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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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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DUMMY

궁성 밖으로 나오자,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차가운 바람이 지나가며 고요한 정적이 주변을 감쌀 뿐.

케일런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영웅의 출전식인데 형편없네요."


케일런이 조소하며 말을 이었다.


"적어도 군사 몇 명 정도는 배웅해줄 줄 알았는데 말이에요."


케일런은 말을 마치고 주변을 둘러보던 중이었다.


그는 한 구석에서 계속해서 시선을 끄는 누군가가 눈에 띄였다. 왕국의 제식 갑옷을 입은 앳된 청년이었는데, 그는 긴장한 듯 계속해서 카뮈와 케일런을 힐끗힐끗 쳐다보고 있었다.


케일런은 그 시선을 느끼고 불쾌한 기색으로 중얼거렸다.


"저 녀석 왜 자꾸 이쪽을 쳐다보는 거죠. 신경 쓰이게."


"어, 뭐?"


카뮈가 케일런의 말을 놓쳤는지, 그에게 되물었지만 케일런은 청년이 계속 힐끗거리는 걸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성큼성큼 다가갔다.


"이봐, 너!"


케일런이 거칠게 그를 부르며 성질을 부렸다.


"왜 자꾸 쳐다보는 거야? 무슨 할 말 있으면 똑바로 말하라고!"


청년은 깜짝 놀라며 움찔했다.


그의 얼굴은 금세 하얗게 질렸고, 어색하게 고개를 숙였다.


"죄, 죄송합니다! 저는 카뮈 백작님과 같이 임무를 맡기로 한 기수장 리안입니다!"


청년은 급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케일런은 여전히 불만스러운 표정이지만, 살짝은 꺾인 모습으로 말했다.


"그럼 제대로 말씀하셨어야죠. 리안...경."


리안은 당황한 표정으로 손을 저으며 황급히 말했다.


"저는 왕국사관학교 출신입니다!"


케일런은 다시 화를 냈다


"그럼 앞에 먼저 붙였어야지!"


"죄, 죄송합니다!"


카뮈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리안을 바라봤다.


"기수장이면서 기사가 아니라는 건 뭐야?"


리안은 당황한 듯 얼굴을 붉히며 급히 설명했다.


"아, 그게··· 저는 왕국사관학교 출신입니다."


카뮈가 고개를 돌려 케일런에게 물었다.


"그러니까 그게 뭔데."


"전술과 지휘를 배운 장교라는 뜻이에요. 전투에서 병력을 이끌 수 있는 자격을 가진 거죠. 쉽게 말해, 작위는 없지만 전투 지휘를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용병대장 같은 건가?"


"뭐, 그보다는 더 정규적이고 체계적인 직책이긴 하지만... 비슷한 맥락이긴 하죠."


"그래서, 기수장 리안의 임무는 무엇일까?"


카뮈가 리안을 향해 물었다.


"카뮈 백작님의 휘하에서 병력을 지휘하고 전투를 돕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리안은 눈을 흘깃인다.


"저... 그런데... 병력은?"


카뮈는 무심한 듯 대답했다.


"르사드의 영주에게 징발할 거야."


리안은 잠시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렇군요! 하지만 르사드의 병력이라면···."


리안이 머뭇거리며 말을 잇지 못하자, 케일런이 한숨을 쉬며 카뮈를 바라보았다.


"보셨죠? 저게 정상적인 반응이라고요."


카뮈는 케일런을 흘끗 보며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


케일런은 팔짱을 끼며 고개를 저었다.


"르사드의 병력으로는 300명이 고작일 텐데, 그걸로 벨라사르를 되찾겠다는 게 너무 무모하다고요. 리안처럼 머뭇거리는 게 당연한 거죠. 아무리 기수장이라 해도 말이죠."


카뮈가 말했다.


"르사드에서 병력을 얻고 라발로 합류하라고 했어. 벨라사르로 바로 향하는 건 아니야. 최종적으로 벨라사르를 되찾으라고 했으니까."


"으음?"


케일런은 눈을 위로 굴렸다.


"제겐 방금까진 라발로 합류한다는 말은 안했잖아요."


카뮈는 무심한 표정으로 대꾸했다.


"여왕님께서 마지막에 덧붙이신 말이라서."


케일런은 고개를 저었다.


"아뇨, 방금 생각나신 거겠죠."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던 리안은 긴장한 표정으로 끼어들었다.


"저어, 그렇다면 서둘러야 할 것 같습니다."


"왜?"


"라발은 현재 제국군과 교착상태입니다. 만약 여왕님께서 라발로 합류하라는 명을 내리셨다면, 이는 단순히 합류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르사드에서 징병한 병력으로 라발을 지원하라는 의미일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왕국군과 제국군의 규모는?"


"제국군은 약 5,000에서 7,000명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왕국군은 3,000에서 4,000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라발이 점령되면 수도로 가는 길은 대부분 평지라, 제국군이 빠르게 진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방어선도 구축하기 어려운 지형이라 라발이 무너진다면 수도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럼 일단 움직일까?"


"그럼, 제가 말을 당장 준비해오겠습니다!"


리안이 빠르게 대답하며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했다. 카뮈는 사라져가는 리안에게서 시선을 돌려 케일런을 바라보며 물었다.


"르사드까지 가는데 걸리는 거리는 얼마나 돼?"


케일런이 냉소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시는군요. 동북 방향으로 반나절이면 도착할 거리예요."


카뮈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꾸했다.


"금방 도착하겠네?"


"그 전에 도적이나 주변 마을을 약탈하는 제국군인들을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요즘 그쪽 지역에서 제국군이 자주 출몰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거든요."


"그땐 내가 잘하는 걸 발휘할 때겠네."


"그게 뭐예요?"


카뮈는 미소지었다.


"도망치는 거."


케일런의 눈이 흔들렸다.


"정말 믿음직스럽네요, 백작님."


"전투는 이길 때만 하면 되는 거지. 괜히 죽을 필요는 없잖냐."


멀리서 리안이 몇 마리의 말을 끌고 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말들의 고삐를 단단히 쥐고 서둘러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미리 준비가 되어 있었나 봐요. 준비가 빠르네요."


"그래서 힐끔거리고 있었던 걸 수도."


* * *


그들이 르사드에 도착했을 때, 이미 그곳은 땅거미가 지고 있었다. 저녁의 어스름이 마을을 감싸며, 주홍 하늘은 점차 짙은 남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르사드는 단순한 나무 성과 나무 성벽으로 이루어진 작은 영지였다. 성은 그다지 크지 않아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한정되어 있었고, 최근 징병된 병력들이 몰려들면서 이미 성 내부는 포화 상태인 듯 했다. 성 안에 들어가지 못한 병사들은 성 외곽에 막사를 치고 대기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더 많은 병사들이 모인 모양인데요?"


케일런은 주변을 둘러보며 중얼거리자 카뮈는 고개를 앞으로 내밀고 눈을 좁히며 임시 막사의 수를 살폈다.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리네."


"왜요?"


"이곳에 노덴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였으니까. 그 노덴에서도 머리가 지끈 거렸는데. 이들을 통솔할 생각하니까... 저기, 리안?"


"네, 말씀하십시오!"


"너는 이곳에서 질병이 걸린 자가 있는지 확인 좀 해줄래?"


"네, 알겠습니다!"


"케일런, 우리는 바로 남작을 만나러 가자."


"네."


카뮈가 병사들 사이를 가로질러 성 안으로 들어가자, 주변에서 시선이 몰리는 것을 느꼈다. 병사들은 그를 바라보며 소곤거렸고, 그의 존재를 의식했다. 그들도 자신들의 지휘관이 도착했음을 알았다.


기대 뒤섞인 눈빛들이 카뮈를 따라갔지만, 그는 아무런 말 없이 성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 드디어 오셨군요! 셰리브 카뮈, 우리 르사드에 와주셔서 영광입니다."


르사드의 영주 로렌스 경은 두 팔을 벌려 카뮈를 환대했다.

로렌스 남작이 환한 미소로 말했다.


카뮈는 형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목례했다.


"환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로렌스 남작. 여왕 폐하의 명을 받들어 이곳에 왔습니다."


그러나 옆에 있던 케일런은 불편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로렌스 남작이 여전히 카뮈를 셰리브라 부른 것이 거슬린 것이다.


카뮈는 케일런을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


"호칭으로 다투려고 온 게 아니니까."


로렌스 남작이 그들을 안내하며 말했다.


"안으로 들어가시죠. 병력을 인수인계하며 논의해야 할 것들이 있으니, 안에서 편히 이야기합시다."


방에 들어서자 카뮈는 방 안에 이미 그의 가솔과 군인들이 자리 잡고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분위기는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었고, 잠시 전까지의 환대는 어디로 갔는지 로렌스 남작도 살갑던 표정을 거두고 진지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남작은 무표정한 얼굴로 서류를 내밀었다.


"이것이 저희 르사드에서 지원할 병력에 대한 인수인계 증명서입니다. 병력과 물자에 대한 명세가 담겨 있습니다. 부디 검토해 주십시오."


 ̄ ̄ ̄ ̄ ̄ ̄ ̄ ̄ ̄ ̄ ̄ ̄

병력 지원 확인서

중보병 10명

경보병 140명

궁병 50명


비축 물자

창 20개: 1.9m 11개, 3m 9개

볼트 300발

화살 100발

파비스 20개

보급품 및 식량(르사드 징발)

식량 : 200여명을 기준으로 라발까지 도착할 때까지의 물량.

물자 운송 마차 4대:

약 1톤의 말린 고기, 곡물가루, 빵, 말린 과일.

말 10필.

물 4 배럴.

 ̄ ̄ ̄ ̄ ̄ ̄ ̄ ̄ ̄ ̄ ̄ ̄

"그렇군요."


카뮈가 서류를 받아들이려는 순간, 케일런이 급히 그의 팔을 잡아 멈췄다.


"잠깐만요, 백작님."


"왜 그래?"


그러나 케일런은 대답 대신, 날카로운 눈빛으로 로렌스 남작을 노려보았다. 남작은 그 시선을 느끼고도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한 채 앉아 있었다.


"부관께서 터프하시군요. 셰리브의 부관들은 격식보다는 소통을 중시하니, 그런 점에서는 닮은 부분이 있나 봅니다."


케일런은 서류에서 눈을 떼지 않으면서도, 눈을 흘깃하며 차분하게 한마디 던졌다.


"백작에게 셰리브라 부르는 것과 별반 다르진 않지요."


그의 말은 가볍게 던진 듯했지만, 남작의 비꼼을 교묘하게 받아치는 경고였다. 방 안의 공기가 순간 차갑게 가라앉았고, 남작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어졌다.


"제가 방금 임시 막사를 둘러봤을 때, 확인한 말만 30필 이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문서에는 고작 10필이라고 적혀 있네요."


케일런은 서류를 흔들며 말했다.


"식량 역시 1톤으로는 부족합니다. 병력 200명이 라발까지 가려면 적어도 3톤의 식량은 필요할 텐데, 어떻게 이걸로 버틸 수 있다는 거죠?"


로렌스 남작은 자세를 고치며 카뮈에게 말했다.


"카뮈 백작,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야지요. 라발을 돕는 것은 중요하지만 제 영지가 방어력을 잃으면 제국군이 르사드를 침공할 때 손놓고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케일런이 즉각 반응했다.


"르사드를 지키겠다고요? 라발을 포기하고요? 이 넓은 평야에 홀로 서 있는 나무 성을 지킨다고요? 이곳은 천연 방어선도 없고, 고지대도 없는데요?"


"거점으로 삼거나 방어선이 부족한 것은 맞지만, 수원이 있어. 지켜야 할 이유는 있지. 그리고 우리는 르사드가 지원할 수 있는 한에서 최선의 지원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잖나."


카뮈는 생각했다.


수자원을 확보한 제국군이 수도를 공격할 때 병참선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또한, 남작의 말대로 지원 가능한 한도 내에서 병력과 자원을 제공하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동시에, 라발로 보내야 할 병력을 르사드에 남겨둔다면, 제국은 다른 길을 통해 르사드로 우회할 방법이 있다는 점도 분명했다. 르사드는 방어하기에 어려운 지형이지만, 여전히 가지고 있었다.


"혹시 라발 말고도 제국이 침입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있습니까?"


"모르시는겁니까?"


로렌스 남작은 눈을 가늘게 뜨며 대답했다.


"코스모, 동쪽 산맥에 자리 잡은 도시로, 원래 우리 왕국의 영토였으나 제국에게 빼앗긴 상태입니다. 현재 코스모의 병력은 3,000가까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왕국의 후작 리델 후작이 2,000의 병력을 이끌고 코스모를 탈환하기 위해 출정했습니다."


가만히 듣던 카뮈가 말했다.


"그럼 이렇게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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