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교주 살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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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망b
작품등록일 :
2024.09.04 15:08
최근연재일 :
2024.09.1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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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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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DUMMY

“우선 드시죠. 따뜻할 때 먹어야 맛있으니까”


“저···. 혹시 그럼 탕수육 먹어도 되나요?”


“네 제가 그···뭐냐. 구독자이고, 또···팬이니까요”


지웅을 뚫어지게 쳐다보던 알바생의 눈초리에 지웅은 팬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알바생은 배가 고팠던 건지 허겁지겁 식사한다. 지웅도 군에서 단련된 수준급의 빠른 식사로 알바생과 호흡을 맞춘다.


“식사는 얼추 다 했으니, 제가 좀 질문드릴 게 있는데···.”


“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혹시 성함이···.”


“아! 이상진입니다. 그래서 채널 이름도 상상진진.”


“그러면 영상 찍으신 곳이 어느 종교 시설인지 알고 인가요?”


“음···. 저도 사실 잘 모르거든요. 영상에 나왔다시피 누나 기사 훔쳐보다가 발견한 데라서 누나한테 물어봐야 알 수 있을걸요?”


“누나 분 성함이 이상미 기자님 맞으신가요?”


“그걸 어떻게···.”


상진은 멈칫하며 지웅을 쳐다본다.


지웅은 오해를 받은 것 같아 손사래 치며 핸드폰을 꺼내 마녀교 관련된 기사를 보여준다.


“다름이 아니라 이 기사 혹시 누나 분이 쓰신 건가 해서요.”


“어? 이거 저희 누나 기산데 어떻게 보셨지? 이거 삭제돼서 없을 텐데요. 누나가 그거 때문에 되게 힘들어 했어요. 정직도 당하고···.”


“저도 마녀교의 피해자라서요. 단서라도 찾으려고 이리저리 검색하다 삭제된 기사도 찾아내고, 영상도 찾아보다가 여기까지 왔습니다.”


상진은 이리저리 눈을 굴린다. 그러다가 주방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상진아, 이제 마저먹고 일해라. 지금 배달 들어왔으니까 빨리 출발해.”


“알겠어! 어···제가 4시에 마치는데, 그때 다시 만나실래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연락처···. 성함이?”


“이상진입니다. 어···. 조금만 기다리세요. 마음이 급하실 텐데 해결해 드리진 못해도 도움 꼭 드릴게요.”


상진은 지웅의 핸드폰에 자신의 번호를 입력하고, 지웅의 손을 꼭 잡는다. 지웅은 잡힌 손을 가만히 두고 생각한다.


‘사회 나와서 처음으로 사람 손을 잡는 게 남자네···.’


“네 감사합니다. 그럼 4시에 가게 앞으로 와서 연락드리겠습니다.”


지웅은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섰다. 근처 카페로 가 김 중위에게 전화한다.


“김 중위님 식사는 하셨습니까?”


“아이고 강 중사님 아니 이제 지웅이라 해도 되지?”


“이제 민간인인데, 아주 막 하십쇼.”


“아이, 강 중사님 왜 그러십니까. 어쩐 일로 전화하셨습니까?”


“다름이 아니고 오늘 아마 핸드폰 도착할 겁니다. 확인 잘 부탁드립니다. 김 중위님”


“그래 알았다, 지웅아. 내가 잘 해보마.”


김 중위와 지웅은 전화기 사이로 서로 크게 웃으며 전화를 끊는다. 지웅은 커피를 시키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난다.


“아메리카노 한 잔 주세요.”


앳된 얼굴에 하얀 피부의 여자 점원이 주문을 받았다.


지웅이 사회에 나와 처음으로 말 걸어보는 여자였다.


“사이즈는 어떻게 하시겠어요?”


“그랜드 사이즈로 주세요.”


“아···. 아메리카노 그란데 사이즈로 주문받겠습니다.”


지웅은 머쓱한 듯 웃었다.


‘아직 군인 물 빠지려면 멀었네. 쓰여 있는 건 그랜드인데 왜 그란데로 읽는 거야.’


지웅이 부끄러운 기분을 가라앉히고 자리에 앉아 있으니 곧 커피가 나왔다.


“76번 손님 아메리카노 그란데 사이즈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여자 점원이 지웅에게 커피를 건네주며 피식하고 웃는 듯했다.


‘그래도 나도 입대 전에는 괜찮았었는데, 머리가 짧아서 그런가”


커피 하나를 다 비우고 나니 어느새 4시가 다 와 갔다.


지웅은 카페에서 계속 얘기할 요량으로 상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진 씨? 네, 여기 가게 앞에 있는 스타벅스인데, 이쪽으로 오십니까? 제가 커피 사겠습니다.”


“네 저도 이제 막 끝나서 바로 갈게요. 저 좀 비싼 거 얻어 마셔도 되나요?”


“상관없습니다.”


상진은 낯이 없는 사람 같았다.


빈 아메리카노 잔을 만지작거리며 앉아 있으니 가게 문 앞에 서 있는 상진이 보였다.


지웅이 일어나 상진에게 다가가자, 상진도 지웅을 발견했다.


“오래 걸렸죠. 교대자가 조금 늦어서···.”


“아닙니다. 배고프실 텐데 뭐라도 시키세요. 제가 사드리겠습니다.”


“캬···. 감사합니다”


상진은 메뉴판을 보고 싱글거리며 주문했다.


“자바칩 프라푸치노 샷 추가 해주시고, 시럽은 모카시럽 2펌핑. 저지방 우유로 해주시고요. 자바칩은 반은 갈아주시고 반은 그대로 주세요. 휘핑은 에스프레소 휘핑, 카라멜 드리즐도 추가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그란데 사이즈로 사이즈 업 부탁드릴게요.”


“네 고객님, 자바칩 프라푸치노 그란데 사이즈, 샷 추가, 저지방 우유, 자바칩 토핑 반반, 에스프레소 휘핑, 캐러멜 드리즐 추가 맞으실까요?”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저기, 그렇게 드시면 맛있나요?”


“음···. 그냥 먹다가 보니 이거저거 섞어 먹어보는 거죠. 형님은 뭐 안 드세요?”


상징은 지웅에게 자연스레 형님이라 이름을 붙이며 살갑게 물어온다.


“제가 커피를 잘 안 마셔서 혹시 뭐가 맛있나요?”


“커피 잘 안 드시면 자몽허니블랙티로 하시죠. 홍차 좋아하시면 좋아하실 거예요.”


자몽허니블랙티


‘이름부터가 복잡하지가 않네.’


자몽과 꿀이 들어간 홍차 맛이 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자몽허니블랙티 그란데 사이즈로 부탁드릴게요.”


“네 자몽허니블랙티 그랜드 사이즈 주문받았습니다.”


여자 점원은 웬일이라는 듯 놀라 눈이 살짝 커진다.


아까 비웃었던 게 맞았던 것 같다.


지웅과 상진은 주문한 음료를 받아 들고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래서 뭐가 궁금하신 거죠?”


“마녀교를 알고 계시는지 그리고 기사를 쓰신 누나 분을 만나 뵐 수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저는 솔직히 전 그냥 누나 컴퓨터 훔쳐보고 뭔가 있겠지 싶어서 간 거라서···.”

“영상 이후로는 더 들어가 보신 것도 아니신 건가요?”


“그 영상 이후에 누나한테 전화가 와서 되돌아갔거든요. 어찌나 소리 지르면서 말리던지, 울기까지 해서 그만 돌아왔어요.”


지웅은 한숨을 내쉰다.


상진은 테이블 위에 있던 핸드폰을 들고 손은 떨었다.


“상진 씨, 그러면 누나 분을 만나 뵐 순 없을까요? 꼭 부탁드립니다. 제게는 진짜 중요한 일이라서”


“먼저 누나한테 전화해서 마녀교가 맞는지부터 물어볼게요. 최근에 일을 쉬어서 아마 집에 있을 거예요.”


상진은 들고 있던 핸드폰으로 누나에게 전화를 건다.


잠깐 전화벨이 울리고 상대편에서 전화를 받는다. 방금 자다 일어난 듯한 목소리가 들린다.


“어···왜?”


“누나 방금 깼어?”


“응···왜?”


“아니 몇 신데 지금까지 쳐자?”


잠깐 평범한 남매의 화목한 대화가 오고 간 이후에야 상진이 본론을 말할 수 있었다.


“누나 지금 나 누나가 취재하던 마녀교 피해자분 만났어. 누나 기사도 봤다셔.”


“···.”


“혹시 누나 컴퓨터에 있던 그 장소도 마녀교야?”


“거기 어딘지 얘기하고 딱 기다려.”


뚜뚜···


전화가 끊기고 상진은 안절부절못하며 핸드폰을 손에 꼭 쥐었다.


“아씨, 뭐 잘못했나?”


“얘기는 잘 된 건가요?”


“모르겠어요. 갑자기 전화를 끊어서. 일단 온다고 하니까 기다려보죠. 뭐···.”


상진은 불안한 듯 연신 다리를 떤다.


둘은 서로의 음료만 쳐다보며 마실 뿐 침묵이 흘렀다.


시간이 지나고 가게에 상진의 누나가 들어왔다.



실루엣이 드러나는 회색 츄리닝을 대충 걸친 그녀는 상진을 발견하고는 다가와 상진의 옆에 앉았다.


“누나 너무 대충 입고 온 거 아냐?”


“이상진 조용히 하고 본론으로 바로”


“안녕하세요. 강지웅이라고 합니다. 이상미 기자님이 쓰신 기사는 잘 읽어 봤습니다.”


“으흠···?”


상미는 팔짱을 낀 손으로 안경을 연신 들어 올리며 지웅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상미의 꼬고 앉은 다리가 세 번쯤 바뀔 때 다시 말을 이었다.


“안녕하세요. 이상미 기자라고 합니다. 그쪽 분이 마녀교 피해자신 거죠? 본인이? 아니면 가족이?”


“아버지 쪽입니다.”


“얼마 전에 전역하셨나 봐요. 짧은 머리에 팔목에는 시계 자국. 운동도 많이 하신 것 같고, 손아귀에 쓸린 자국 보니까 권총도 많이 쏘셨던 것 같고···.”


상미는 무릎 위에 겹친 손을 건들거리며 말을 이었다.


“장교라 하기에는 너무 까맣고, 부사관이시겠네요. 음···특수부대 부사관? 젊으시니까 하사 정도?”


“특수부대 부사관 맞습니다. 전역했고요. 그리고 중사였습니다. 제가 진급이 빨라서”


“오···.”


상진이 옆에서 조용히 손뼉을 쳤다.


“습관이라서. 마녀교가 궁금하셔서 온 걸 텐데 저희 동생은 어떻게 만나셨을까요?”


“아버지 핸드폰이 있어서 좀 파헤쳐봤더니 마녀교가 나오더라고요. 그쪽으로 잡혀가신 거겠죠. 아마···.”


“직접 하신 건 아닌 것 같은데, 그리고 잡혀가신 게 아니고 아마 제 발로 가셨을 거예요. 거기는 그런 곳이니까.”


“하···.”


“도와주실 수 있는 분이 따로 또 계신 거죠?”


“네 알고 있는 해커가 한 명 있어서 도움 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까부터 취조당하는 것 같은데요?”


상미는 갑자기 지웅의 얼굴에 가까이 가더니 고개를 갸우뚱하며 저었다.


“저희 동생을 갑자기 찾아오셔서 마녀교를 물어보셨다는데, 제가 의심을 안 할 수 있을까요? 피해자라고 하시니까 이 정도인 거죠.”


“그 부분은 죄송합니다. 저는 그냥···!”


“뭐···프락치가 아닌 건 알겠네요. 제가 그 종교 기사 쓰고 정직당하고 위에서 압력도 많이 받아서 좀 곤두서 있어서”


“···.”


“대화하기 전에 저도 음료 하나만 시켜올게요.”


상미가 주문하기 위해 자리를 떠나자, 상진이 불안해하며 말을 건다.


“사실 누나가 기사 쓰고 나서 회사에서도 정직당하고, 높은 데서도 압박이 들어왔다고 들었거든요.”


“···.”


“우리 누나가 약한 사람이 아닌데 그 이후로 계속 집에서 누워만 있어요.”


“···.”


“누나가 저래 보여도 항상 정의로운 사람을 꿈꿨거든요,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일을 감추는 것을 들춰내야 한다면서···.”


상진은 과거 누나와 있던 추억을 회상하는 듯했다.


“저는 누나가 취재를 계속했으면 좋겠어요. 지금 무기력하게 집에만 있지만···. 이제 형님이라는 단서도 찾았으니까 .”


“저도 바라는 바입니다. 어쨌건 저는 마녀교를 파헤쳐야 하는 입장이고, 도와줄 수 있는 분은 지금으로썬 몇 명 없네요.”


“누나가 그래도 정도 많고 속도 깊어요. 아마 대화 계속해 보시면 잘 알 거예요. 형님을 위해서 누나를 위해서 악수 한 번 할까요?”


“그러죠”


상진과 지웅과 악수하고 있으니 상미가 음료를 가지고 자리로 돌아왔다.


“남자들끼리 뭐 있어?”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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