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교주 살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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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망b
작품등록일 :
2024.09.04 15:08
최근연재일 :
2024.09.1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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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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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DUMMY

지웅이 상미와 함께 도착한 곳은 양식집


손님들도 20대 정도로 캐주얼한 식당이었다.


“군대에서도 스파게티 같은 거 나오나요?”


“훈련소 때부터 나왔습니다. 이런 식당 같은 퀄리티는 아니더라도”


“아! 아마 훨씬 맛있으실 거예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식당이거든요. 최근에는 영 못 갔지만”


메뉴판을 집어 들고 미간을 찌푸리며 메뉴를 고르는 상미를 지웅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쳐다본다.


“지웅 씨는 뭐 드실래요?”


“저는 이런데 처음 와봐서 어떤 게 맛있습니까?”


“음···그러면 먹고 싶은 거 다 시킬게요. 조금씩 나눠 먹는 거로”


상미는 메뉴판을 내려놓고 점원을 불렀다.


“저희 알리오 올리오, 불고기 도리아, 고르곤졸라 피자, 오렌지랑 제로콜라 주세요.”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시키시진 않네요.”


“더 먹고 싶지만! 아쉬운 듯 먹어야 다음에 또 오죠.”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기다리자, 메뉴가 연달아 나왔다.


상미는 김이 나는 음식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음식에서 나오는 치즈와 마늘 향에 지웅도 침을 꿀꺽 삼켰다.


“얼른 드세요. 혹시 먹는 방법 알려드려야 하나요?”


“제가 군대를 다녀온 거지 어디 산에 있다가 내려온 게 아닙니다.”


“장난이에요. 드시죠?”


정신없이 식사를 마치고 나서 이번에도 결제는 상미가 대신했다.


“이건 제가 사드려도 되는데···”


“엄밀히 말하면 지금 제 경호원이시니까 경호비!”


“하하···”


지웅은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카페나 갈까요? 좀 쉬다가 집으로 가면 될 것 같은데? 지웅 씨 바쁘신 건 아니죠?”


“네 뭐 약속은 없습니다.”


“그럼 얼른 가요.”


카페에 도착하고 상미는 아메리카노, 지웅은 어제 먹었던 자몽허니블랙티를 시켰다.


둘은 밖이 보이는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지웅 씨는 전역하셨는데 친구분들은 안 만나세요?”


“제가 갑자기 전역을 해서 아직 친구들한테도 말을 다 못 했습니다.”


“아···마녀교 때문에···”


“네 친구들이 개강 기간이기도 하고 취업 준비하느라 바쁘기도 해서 저도 제가 해야 하는 일에 더 집중하려고 합니다.”


지웅의 얼굴에 미소가 지워지고 조금은 무서운 표정을 지었다.


“다른 얘기 할까요? 다른 얘기···”


상미는 손사래 치며 애써 웃음을 지었다.


“상미 씨는 언제까지 일 쉬시는 겁니까?”


“또 진지한 얘기로 흘러가네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죄송합니다. 또 제가···”


“아니에요. 그래서 제가 마녀교를 뼛속까지 취재해서 기삿거리 들고 가려고요. 대한일보가 받아주지 않으면 다른 곳이라도 기사를 넘겨야죠.”


“대단하시네요. 저는 포기해 버렸거든요. 더 이상 집중 할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상미는 지웅의 입에 손을 가져가더니 입을 양옆으로 조심스레 들어 올렸다.


그러고 나선 지웅을 쳐다보며 활짝 웃음을 지었다.


“지웅 씨는 웃으셔야 해요. 웃으세요. 진지한 표정이면 얼굴이 너무 무서워 보여.”


“···.”


그새 얼굴이 새빨개진 지웅은 상미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고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빨리 웃으세요. 저 보시고!”


“하···하”


“아우 보기 좋아. 그리고 언제까지 저한테 존댓말 쓰실 거예요. 몇 살이라고 하셨죠?”


“24살입니다. 윤석열 나이로는 22살. 상미 씨는 어떻게 되세요?”


“이건 생각 못 했는데···. 지웅 씨가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군대 가셨다고 하셨죠?”


상미는 턱을 괴며 볼의 손가락을 톡톡 건드리더니 결심한 듯 말을 꺼냈다.


“일단 반말하는 걸로 어때요? 어차피 제가 손해라서 다 이해할게요.”


“상미 씨 나이가···. 대학 졸업하시고 취업하셨을 테니까···”


“그만! 빨리 그냥 반말해요. 대충 빠른 년생이라 동갑인 거로 치고!”


상미는 미간을 찌푸리며 손을 위아래로 흔들었다.


재촉하듯 투정 부리는 말에 지웅은 마지못해 대답했다.


“알겠어. 누나”


“아니 누나 아니라니까. 동갑으로 하자고!”


“그래. 누나”


“이제 보니까 지웅이 애가 못 됐네. 나쁜 사람 맞았네.”


호칭으로 둘이 이런저런 실랑이 하던 도중 상진에게 전화가 왔다.


“누나 나 퇴근하고 왔는데, 집에 없네. 혼자 나간 건 아니지? 위험하게?”


“아니야 지웅이랑 있어. 밖에서 밥 먹었어.”


“또? 이상해 누나. 형한테 관심 있어?”


“뭐래. 곧 집 들어갈 게 같이”


“알겠어, 그러면 안전하긴 하겠네.”


상미는 핸드폰을 집어넣고 테이블에 올려뒀던 짐을 챙겼다.


“지웅이 어차피 아버지 기다릴 거면 집으로 지금 같이 가자.”


“그럴까 그럼?”


둘은 카페를 나와 상미의 집으로 향했다.


같이 걸어가다 보니 어제 실랑이가 있었던 상가 앞에 도착했다.


“여기서 상진이가 뭘 했길래···”


“궁금해? 그럼, 잠깐만 앞에 보고 있어봐.”


“응?”


“여기서···왕!”


상미가 뒤에서 갑자기 지웅을 껴안았다.


지웅은 놀라 몸이 가만히 굳었다.


“놀랬지? 놀랐죠?”


상미가 지웅의 앞으로 돌아와 지웅의 얼굴을 쳐다봤다.


빨개진 지웅의 얼굴을 보고 상미의 얼굴도 상기됐다.


“···네. 놀랐어요”


“집으로 갈까요···”


둘 사이에 대화가 사라지고 집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거리는 아까보다 조금 더 붙어서


[띵-동]


“응 누나 왔어?”


문을 열고 상진이 나와 둘을 맞이 한다.


상진은 둘의 모습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말했다.


“음···? 이상한데. 형 아니죠?”


“응?”


“흠···일단 들어와요”


상진은 둘이 집으로 들어오는 모습에 눈을 떼지 못했다.


계속 갸우뚱거리며 쳐다보는 상진을 보고 상미가 한 마디를 건넸다.


“뭘 계속 쳐다봐 빨리 물이나 가져와”


“흠···.”


상미는 옷을 갈아입으러 방으로 들어가고 상진은 지웅을 끌고 방으로 들어갔다.


조용히 방문을 닫고 지웅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형, 누나랑 뭐 있어요?”


“무슨 소리야. 갑자기”


“옷도 비슷하게 맞춰 입고 이상한데요?”


지웅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냥 편한 옷 입으신 거래.”


상진은 눈을 찌푸린 채 지웅을 계속해서 쳐다봤다.


상징의 눈을 피해 이리저리 둘러보던 지웅은 빨간색 잉크가 묻어있던 돌에 시선이 멈췄다.


다시금 이 돌을 없애버려야 한다는 강한 기시감이 생겼다.


“상진아, 이 돌 갑자기 눈앞에 생겨났다고 했지?”


“네, 저번부터 돌에 관심이 많으시네요?”


상징의 말투가 조금은 차가워진 듯했다.


“조금 이상해 보여서. 갑자기 생겨났다는 것도 그렇고···”


“혹시 저거 갖고 싶어서 그래요?”


“아니 그건 절대 아니야.”


없애버리고 싶은 충동이 겪하게 드는 물건을 가지고 싶을 리는 만무했다.


단지, 저 돌이 이곳에 있으면 안 된다는 강한 기시감이 지웅을 감쌌다.


“저거 제 첫 유튜브 전리품이라고요. 이번에 마녀교 가는 거 영상 찍고 나면 꼭 같이 업로드 할 거예요.”


“그건···.”


지웅은 무언가 말을 건네려다 멈췄다.


“둘 다 어디 갔어?”


밖에서 상미가 부르는 소리에 둘은 거실로 나갔다.


회색 츄리닝으로 갈아입은 상미가 거실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지웅아, 방에서 무슨 얘기 했어?”


“···.”


“···.”


지웅의 머릿속에는 상진의 방 안에 있는 ‘빨간 돌’이 계속해서 생각났다.


“뭐야? 둘이 왜 반말해?”


잠시 침묵이 흐르고 지웅과 상미가 연달아 대답했다.


“아니, 별말 안 했어.”


“야, 언제까지 존댓말 쓸 수 없잖아. 앞으로 자주 볼 텐데.”


상미는 상진을 째려보며 말했다.


“우리 마녀교 취재까지만 같이하는 거 아니었어?”


“아니, 그 뒤로도 계속 내가 위험할 수도 있잖아. 도움 좀 받고 그럴 수도 있지.”


“진짜 이상해. 둘이 뭐 있지. 진짜?”


상진은 거실 소파에 앉아 자기 얼굴을 들이밀며 상미를 쏘아붙였다.


지웅은 계속 멍하니 서 있다가 다시 상진의 방으로 들어갔다.


“아니 형도 말을 해봐요. 어? 형?”


지웅은 참을 수 없는 충동을 느꼈다.


반드시 ‘빨간 돌’을 부숴버려야겠다는 충동이


지웅은 상진의 방에서 돌을 꺼내 거실로 나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망치”


“네? 저기···신발장 안에···”


신발장 안에 있던 신발 몇 개가 쏟아져 나올 정도로 거칠게 문을 열고 망치를 꺼냈다.


현관 바닥 타일을 지지대 삼아 그 자리에서 ‘빨간 돌’에 망치를 내려쳤다.


한 번, 두 번, 세 번···


돌이 부서질 때까지 계속


“···.”


“지웅이 하지 마! 뭐 하는 거야!”


상미가 귀가 찢어질 듯한 소리를 내며, 소파에 앉아 있던 몸이 급하게 튀어 나갔다.


소파에서 현관까지 4M 정도를 도약하듯이 뛰어 지웅의 어깨에 올라타 지웅을 흔들어댔다.


상진은 멍하니 그런 둘을 쳐다보고 있었다.


“부 수 지 말 라 고!”


악을 쓰며 지웅을 흔들어 대던 상미의 모습이 정상으로 보이지 않았다.


지웅은 180cm, 85kg 정도 되는 거구였지만 상미에게 종잇장처럼 흔들렸다.


그럼에도 지웅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망치질했다.


[파삭]


망치로 몇 번을 내리쳐도 깨지지 않던 돌이 갑작스럽게 깨어져 나가며 먼지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쉬익거리며 숨을 가쁘게 몰아쉬는 지웅의 어깨 위로 상미가 축 처진 채 쓰러져 있었다.


“···.”


“···.”


기묘한 침묵이 흐르고 상진이 먼저 말을 꺼냈다.


“이게 무슨 상황인 거죠?”


“그러게···. 그런데 이제 뭔가가 해결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누나가···. 어떻게 된 거지?”


상진은 손을 바르르 떨며 천천히 지웅에게 다가갔다.


“형···형은 형 맞죠?”


“응. 나는 괜찮아. 일단 네 누나 먼저 좀 눕히자.”


지웅은 상미를 그대로 업어 올려 상미의 방으로 옮겼다.


상진은 현관에 깨진 타일을 멍하니 쳐다보더니 멍하니 지웅을 따라 들어갔다.


방에 들어가자, 지붕이 상미를 눕혀 놓고 쳐다보고 있었다.


“이상했어요.”


“응?”


“누나답지 않았다고요.”


“방금은 정말 그랬지.”


상진은 침을 한 번 삼키고 말을 이었다.


“아니요. 제가 저 돌 들고 온 다음부터요.”


“자세히 한 번 얘기해 봐.”


“제가 누나가 정직당하고 집에만 있었다고 했잖아요. 사실 누나답지 않은 행동이었어요. 그리고 형한테 노골적으로 달라붙는 모습도”


“···.”


“원래라면 어떻게든 기삿거리 찾으려고 나가서 뭐라도 했을 거라고요.”


“카페에서 쏘아붙이던 거 생각하면 그런 성격이 맞긴 할지도 모르겠네.”


“그때가··· 처음으로 누나답다고 생각했던 때였어요. 원래 그게 누나 같은 행동이었는데···”


상진은 다시 거실로 나와 돌을 부쉈던 곳을 쳐다봤다.


“이거 봐봐요. 형 사라졌어요. 흔적도 없이···”


“이게 도대체···.”


“우리 홀렸나 봐요. 돌에”


둘은 서로를 멍하니 바라봤다.


[띠리링]


그때 현관문이 열리고 상진의 아버지가 들어왔다.


상진의 아버지는 부서져 있는 현관을 한 번 쳐다보더니 얼굴이 빨개지며 소리쳤다.


“이건 또 무슨 일이야!”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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