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교주 살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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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망b
작품등록일 :
2024.09.04 15:08
최근연재일 :
2024.09.1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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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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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DUMMY

운전을 해 도착한 곳은 시내에 있는 마라탕집


건물 전체가 빨간색으로 도배된 중국어 간판


가게 안으로 들어갔을 때 맞이하는 직원도 중국인이었다.


“마라탕 드셔보셨어요?”


“어··· 안 먹어봤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드시면 되겠네요.”


상미는 메뉴판도 보지 않은 채 중국어로 알아서 척척 음식을 주문했다.


“이거 되게 맵다고 들었는데···”


“어? 특수부대셨다면서 에이 설마 이런 거쯤은”


“하··· 어디 한 번 먹어보죠.”


국그릇에 마라탕으로 보이는 시뻘건 음식이 나왔다.


상미는 지웅의 앞에 있던 앞 접시를 가져가 덜어줬다.


“얼른 한 번 드셔보세요.”


“상미 씨 먼저 드시지···”


“저도 먹죠. 얼른···”


지웅은 조심스럽게 국물을 떠 입으로 가져갔다.


‘음? 괜찮은데?’


잠시 후 지웅의 얼굴이 새빨개지며 숨을 크게 내쉬었다.


“후···후··· 이거 너무 맵습니다.”


“아하하, 너무 과민반응 아니신가요?”


“이거 말고 다른 건 안 먹는 건가요?”


지웅은 앞 접시를 상미 쪽으로 살짝 밀며 말했다.


“에이, 이거 먹으러 오는 건데 다른 걸 왜 시키나요?”


“하···알겠습니다.”


지웅이 젓가락을 들어 건더기를 입안으로 넣었다.


“후··· 그래도 건더기는 먹을 만합니다.”


“지웅 씨는 놀려먹기 너무 재밌네요. 다른 음식도 시켜서 곧 나올 거예요.”


상미의 말이 끝나자 지삼선, 꿔바로우, 옥수수온면 등 다양한 음식을 연이어 나왔다.


지웅은 그제야 안심한 표정을 지으며 음식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빨리 드세요. 여기는 매운 거 없어요.”


“감사합니다. 상미 씨도 식사 하시죠.”


상미는 정말 마라탕을 먹으러 온 듯 처음으로 시킨 마라탕을 혼자서 비워냈다.


나머지 음식은 지웅이 상미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먹어 치웠다.


“잘 먹었습니다. 계산은 제가 하겠습니다.”


“이미 제가 계산했어요. 이제 가시죠? 갈 때는 운전 해주세요.”


상미는 두 손가락 사이에 카드를 끼운 채 뒤돌아보지 않고 가게 밖으로 나갔다.


지웅도 뒤를 쫓아가 자신의 구형 스포티지에 올라탔다.


“상미 씨 집으로 가면 되겠습니까?”


“음···지웅 씨 집으로 가죠.”


“혼자 가시려고 그러십니까?”


“아니요. 주차장에 지켜보는 사람 있다면서요. 데려다줘야죠.”


상미는 차에 타 핸드백에서 거울을 꺼내 얼굴을 확인했다.


하얀 피부에 발갛게 홍조가 올라와 있었다.


지웅은 상미를 잠깐 쳐다보다가 집으로 차를 운전했다.


“내리십니까?”


“네, 고생하셨어요.”


“그럼, 여기부터 같이 걸어갈까요?”


“당연히 데려다주셔야죠. 밥도 사드렸는데”


지웅과 상미는 서로 한 뼘 정도 거리를 둔 채 상미의 집으로 걸어갔다.


밤이 어두워 가로등이 거리를 밝히고 있었다.


“상미 씨는 왜 기자를 하시게 되셨습니까?”


“음··· 되게 오랜만에 듣는 질문이네요. 언론사 입사할 때 듣고 오랜만에 듣네.”


상미는 떠 있는 달을 쳐다보며 얘기했다.


“오늘은 반달이네요. 저는 보름달이 제일 좋던데”


대답하고 싶지 않은 듯 말을 돌렸다.


“저는 월광이 없는 '삭'이 좋습니다. 야간 작전할 때 월광이 있으면 추가 조치가 필요해서”


“아직 군인 티 못 벗으셨네”


상미는 놀리듯 지웅을 쳐다봤고, 지웅도 달빛에 반사되는 상미의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따르릉


[전화 : 동생]


“어 왜?”


“응, 집에 가고 있어 거의 다 왔어.”


“안 와도 돼, 지웅 씨랑 같이 가고 있어.”


“응”


전화를 끊고 상미가 지웅에게 말했다.


“저기 제 아파트 상가까지만 데려다주세요. 동생이 곧 나온다네요.”


“괜찮으시겠습니까?”


“네, 저기는 밝기도 하고 동생 금방 나온다니까 괜찮아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웅은 상미에게 아쉬운 인사를 하며 돌아섰다.


‘혼자 걸어가니까 나름 심심하네. 이것도 벌써 민간인 다 됐나?’


전역을 한 지 하루 만에 적응을 다 했다고 느끼며 천천히 걸어간 지 몇 분쯤


“꺄아아아아아아”


지웅은 본능적으로 뒤를 돌아 뛰어갔다.


달리며 주변에 있던 모든 것을 눈에 담았다.


‘아파트로 들어가는 입구는 총 8개. 그중 차량 출입구는 3개. 상미 씨가 있던 상가에 가깝게 나가는 길은 1곳.’


‘내가 상미 씨랑 헤어진 지는 1~2분 정도밖에 안 됐으니 내가 달려갔을 때 몇십 초 안으로 도착’


‘납치였다면 높은 확률로 내가 도착했을 때 차에 탑승해 있겠지!’


생각을 마칠 때쯤 상가 쪽에서 검은색 스타렉스가 빠른 속도로 치고 나왔다.


지웅과 마주쳐 오는 스타렉스의 앞을 부딪칠 생각으로 막자, 스타렉스가 경적을 울리며 정지했다.


차 창문이 내려가며 대머리의 중년 남성이 소리쳤다.


“아이 씨X, 밤늦게 뭐 하는 거예요. 정신 안 차려요?”


“차 안 좀 봅시다.”


“씨X, 바빠 죽겠는데 무슨 차 안을 본대. 당신이 뭔데?’


지웅은 남자를 무시한 채 운전석으로 걸어가 차 문을 강제로 따서 젖혔다.


뒷자리의 잠금을 해제한 뒤 빠르게 돌아가 측면 문을 열었다.


문을 열고 나온 것은 청소 도구와 연장들


“당신 뭐 하는 사람이냐고!”


“어···어?”


“경찰 불러? 경찰 부르냐고!”


지웅이 차에 머리를 집어넣어 봤지만, 사람의 기척은 없었다.


차 뒤로 돌아가 트렁크도 살폈지만, 트렁크도 연장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 사람이 진짜!”


남자는 계속해서 지웅을 향해 소리쳤다.


그때 상가 쪽에서 두 사람이 걸어온다.


“어? 지웅 씨 아직 안 가셨어요?”


“어? 아빠 급하게 나간다면서”


지웅은 마주쳐 걸어오는 상미와 상진 남매와 남자를 쳐다보며 당황했다.


“죄···죄송합니다. 제가 착각했었나 봅니다.”


“젊은 친구가 말이야. 차 앞으로 갑자기 나오고 씨X 바쁘다니까 차 문 열어젖히고!”


상미가 얼른 뛰어와 지웅과 아버지 사이에 섰다.


“아버지 무슨 일이야?”


“갑자기 뛰어나오더니 차 앞을 가로막잖아. 이 사람이 너 아는 사람이니?”


“상미 씨 그게 아니고 집 가는데 여자 비명이 들리길래···”


뒤에서 멀찍이 듣고 있던 상징이 말했다.


“형··· 그거 제가 누나 놀라게 해서 그런 거라”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착각했습니다.”


“아버지, 이분이 나 걱정돼서 그러신 거래. 나쁜 사람 아니니까 사과 받아줘요.”


“하··· 어떻게 서로 아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일단 나 바쁘니까 갈게요. 당신은 다음에 같이 얘기해요!”


지웅은 스타렉스가 떠날 때까지 90도로 인사한 채 서 있었다.


상미 남매는 그러는 지웅을 쳐다보며 말을 걸었다.


“형···왜?”


“지웅 씨··· 왜?”


“다름이 아니고 비명이 들리길래 혹시 나쁜 일 당하셨을까 봐···”


“이상진, 너 빨리 사과해.”


상진은 얼른 고개를 숙이며 이야기했다.


“형 죄송합니다. 제가 누나 놀라게 하려다가 누나가 너무 놀라서”


“내가 너무 놀란 게 아니라 오늘도 나 감시하는 사람 있다고 했는데, 네가 그러니까 당연히!”


“하···”


지웅과 상진은 고개를 숙인 채 한숨을 내뱉었다.


“그래도 걱정해 주셔서 고마워요. 다음에 뵐 때는 아버지랑 같이 보겠네요.”


“네···참, 너무 걱정했나 봅니다.”


“아니에요. 전 고마운데요?”


“그럼, 형, 내일 다시 오셔야겠네요.”


“그래야겠네. 내일 뵙겠습니다. 연락해 주세요.”


지웅은 상미 남매에게 인사를 하고 다시 뒤를 돌아 걸어갔다.


걸어가는 지웅에게 상미가 다가와 팔을 잡는다.


“고마워요. 내일 연락할게요.”


“···네”


지웅이 집에 돌아오자, 시간은 23시 집에는 아무도 없는 듯 고요했다.


피곤함에 지쳐 지웅은 곧장 방에 들어가 침대에 누웠다.


‘오늘은 그만···’


***


새벽 6시


지웅은 왜인지 모를 인기척에 눈을 떴다.


잠이 깨려 몸을 뒤척이니 들리는 현관문 열리는 소리


거실에 나가 보니 어머니 방에 문이 열려있었다.


‘아, 오늘 어머니 일 나가시는 날이구나.’


지웅의 어머니는 일요일에 한 번씩 김정상의 편의점에서 일을 한다.


지웅은 냉장고에서 시리얼과 우유를 또 꺼내 먹는다.


아무도 없는 식탁에서 조용한 식사


지웅은 문득 시끌벅적했던 어제가 그리워졌다.


창고로 내려간 지웅은 어제 사 왔던 물건 중에 군용 대검 1쌍을 들고 다시 집으로 왔다.


‘균형은 나쁘지 않네. 날짜만 세면 문제없겠어.’


숫돌과 가죽을 가지고 와 대검의 날을 간다.


‘아무리 날이 서 있다고 해도 또 직접 가는 게···’


아침을 먹고 대검의 날을 세우니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이상미 기자 : 오늘 오후 8시쯤 오실래요? 그때 부모님이 식사 같이하자고 하시네요.]


[나 : 어제 일 때문에 나쁘게 보실까 걱정입니다. 괜찮을까요?]


[이상미 기자 : 어제 동생이랑 저랑 아버지 돌아오시고 설명해 잘 드려놨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연락을 마치고 지웅은 곧장 집 근처의 헬스장으로 이동했다.


트레이너 2명 정도가 상주하는 흔한 헬스장이었다.


‘운동이나 하자. 시간도 많이 남았는데.’


벤치 프레스 150kg, 스쿼트 200kg, 데드리프트 230kg.


천천히 5회 8세트씩


한 종목씩 해나갈 때마다 주위에 사람들이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지웅의 이마에 땀방울이 맺히고 떨어지기를 반복


어느덧 시간은 1시


상미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지웅 씨 저 밖에서 밥 먹고 싶은데 데리러 오세요.”


“네? 갑자기요?”


“네 제가 무서워서 집에서 못 나가잖아요. 데리러 오실 거죠?”


“네···알겠습니다.”


지웅은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갔다.


청바지에 흰 셔츠


별 건 없지만 지웅의 운동한 몸 덕에 오히려 남성적인 매력이 돋보였다.


지웅은 왁스로 머리까지 정리하고 상미의 집으로 이동했다.


[띵-동]


“계십니까?”


잠시 기다리자, 안에서 우당탕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상미가 나왔다.


옅게 화장한 얼굴에 잠옷을 입고 있었다.


“오셨으면 미리 연락하시지. 저 아직 옷을 안 갈아입어서 안에서 기다리세요.”


“네···”


지웅은 집 안으로 들어가 소파에 앉았다.


상미의 방 안에서는 옷 장문 여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미리 연락해야 했는데···’


옷장이 닫히는 소리가 나고 상미의 방문이 열렸다.


청바지에 블라우스 그리고 뷔스티에까지


‘어···이러면’


“커플룩이라고 오해하지 마세요. 편한 대로 입은 거니까”


“네? 네···”


‘오해했나···’


상미는 멍하니 소파에 앉아있는 지웅의 손을 잡고 일으켰다.


“나가시죠?”


“···네”


‘되게 거리감이 가까우시네. 어제부터’


상미의 아파트에서 나가면서 어제 봤었던 상미를 감시하던 차를 살펴봤지만, 자취를 감췄다.


“상미 씨, 어제 제가 말씀드렸던 차가 다 사라졌습니다. 지금은 주차장도 안전하네요.”


“다행이네요.”


“그래도 위치를 옮겼을 수도 있고, 그걸 알아볼 수 있는 건 저밖에 없으니···”


“그럼 나갈 땐 꼭 지웅 씨 불러야겠네요.”


상미는 미소를 지으며 지웅을 바라봤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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