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 교주 살인에 있어서 자유로운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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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망b
작품등록일 :
2024.09.04 15:08
최근연재일 :
2024.09.1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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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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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DUMMY

[터벅터벅]


병원에서 집을 향해 걸어가는 상미와 지웅 사이에는 침묵만이 흘렀다.


달빛보다 밝은 가로등을 등불 삼아 천천히 나아갔다.


“미안해요. 무서워서 그랬어요.”


둘 사이의 침묵을 깬 것은 상미였다.


“저는···. 세상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 되는 것이었어요. 기자가 된 것도 지금 당장 세상에 내 말을 전달하기 위해서였죠.”


“저한텐 어렵습니다.”


“단순히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이유가 되길 원했어요. 목소리에 영향력을 가지길 원했죠.”


상미는 두 손으로 자신의 몸을 감싸안았다.


바닥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씩 떨어졌다.


“그런데요. 지웅 씨 혼자 마녀교 조사를 가버리면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뭔가요? 또 똑같이 집에서 가만히 누워있기?”


“···.”


“그러고 싶지 않아요. 위험하더라도 이겨낼 거예요. 무리한 부탁이겠지만 절 지켜주세요.”


“네, 원래 그런 약속이었으니까···”


상미는 지웅을 껴안아 왔다.


[두근두근]


누구의 심장 박동인지는 몰랐다.


“제가 지켜볼게요. 제일 잘하는 일이니까.”


“···그거면 돼요.”


둘은 서로 다시 떨어져 상미의 집 방향으로 걸어갔다.


“전 여기서 돌아가 볼게요.”


어느덧 상미의 아파트 1층 로비였다.


“네?”


“다 왔으니까 돌아가야죠.”


상미는 눈물이 맺혀 있던 눈을 찌푸렸다.


자기 몸을 지웅의 가까이 붙이며 말했다.


“아까는 지켜주겠다면서요. 우리 집으로 오세요.”


“···네?”


“빨리요. 아까처럼 누가 또 들어오면 어떻게 지키시려고요.”


“아···네.”


상미는 지웅에게 등을 돌려 엘리베이터 방향으로 걸어가며 얘기했다.


“그리고 반말하기로 했던 것 같은데?”


“그러게, 누나”


상미는 잠시 멈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더니 빠르게 달려 지웅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지웅은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상미를 뒤쫓아 걸어갔다.


[띵]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상미의 집에 도착할 때까지 상미는 지웅을 쳐다보지 못했다.


“빨리 들어와요.”


현관문을 열고 몇 시간 만에 둘은 다시 아파트로 돌아왔다.


“옷은 동생 거 드릴 테니까 씻고 갈아입으시면 돼요.”


상진의 방에 들어간 상미는 능숙하게 옷을 꺼내 지웅에게 건넸다.


지웅은 옷을 받아 들고 곧장 샤워실로 갔다.


‘어머니한테 연락은 안 드리려고 해도 되겠지?’


옷을 벗고 화장실 거울을 쳐다보자 아까 전 택배기사에게 들이받힌 가슴팍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만져보니 욱신욱신한 통증이 들었다.


“윽”


“어? 왜 그러세요? 어디 아픈 거예요?”


“아닙니다.”


거실에 있던 상미가 걱정된다는 듯이 물어왔다.


지웅은 샤워하는 동안 통증 때문에 계속해서 통증 섞인 신음을 내뱉었다.


“괜찮은 거 맞죠?”


옷을 갈아입고 나오는 지웅을 보고 상미가 말했다.


상진의 옷이 약간 작았던 것인지 상의가 지웅의 몸에 딱 달라붙어 근육질 몸을 돋보이게 했다.


“네 아까 그 택배기사랑 부딪힌 곳이 좀 아프네요. 빨갛게 부어오르기도 하고···.”


“제가 한번 볼게요. 저 나름대로 응급처치 배워놔서··· 그리고 옷도 다시 갈아입어야겠네요.”


상미는 아버지의 방으로 들어가 큰 옷을 가져오면서 구급함도 가져왔다.


“어···제가 하겠습니다.”


“아니에요. 저희 동생도 구해주셨는데, 제가 이 정도는 해드려야죠.”


지웅이 옷을 벗으니, 가슴팍에 빨갛게 부어오른 팔자국이 보였다.


“안 괜찮은 거잖아요! 이런 건 안 숨겨도 되는데.”


상미는 구급함 안쪽에 있는 연고를 꺼내와 조심스레 한 손으로 지웅의 가슴에 발랐다.


[두근두근]


상미의 손가락을 통해 전해오는 심장 소리에 상미의 얼굴이 점점 빨개졌다.


“상미씨도 얼굴이···”


“아니에요, 그런 거!”


얼굴을 붉힌 채 쌀쌀맞게 말하는 상미의 말에 지웅은 입을 멈췄다.


“다 발랐다. 이제 얼른 옷 입으세요.”


상미 아버지인 진기의 옷은 다행히도 지웅에게 넉넉하게 맞았다.


옷을 입고 소파에서 쉬고 있으니, 주방에서 요리하는 소리가 들렸다.


“제가 뭐라도 해드릴게요. 원래 식사하실 겸 부른 건데, 점심먹고 아무것도 못 드셨잖아요.”


“감사합니다.”


“말 놓기로 했잖아요. 빨리 말 놔요. 몇 번째야 이게”


팬에 넣은 기름에 파가 볶아지는 달큰한 향, 소고기의 향


익히던 고기 위에 간장을 넣고 간을 맞추더니 식은 밥을 꺼내와 팬에 부셔 넣었다.


능숙한 손놀림으로 팬을 돌리는 상미


“누나, 요리 좀 했었나봐?”


“누나 아니라니까. 내가 그래도 이 집 남자들 요리 많이 해 먹였는데, 볶음밥 정도는···”


맛있는 냄새가 나고 상미는 그릇 두 개에 볶음밥을 나눠 가졌다.


음식 냄새가 나자, 지웅도 갑작스럽게 허기를 느꼈다.


“먹어도 되지?”


“아니 아직”


숟가락을 들려는 지웅을 말리고 상미는 계란을 풀었다.


알끈을 제거하고 젓가락 스냅으로 가볍게 저어 푼 계란을 버터를 두른 팬 위에 넓게 펼쳤다.


스크램블을 하듯 팬을 젓가락으로 뒤적이더니 가장자리부터 조금씩 계란말이 말듯 들어 올려 오믈렛을 만들었다.


“오”


봉긋하게 솓은 볶음밥 위에 얹어지는 계란 오믈렛


상미는 칼을 가져와 오믈렛의 배를 갈랐다.


오믈렛이 열리며 황금빛 속을 내밀었다.


“요리 진짜 잘하는구나?”


“난 엔간하면 다 잘해.”


상미는 지웅을 바라보며 팔짱을 끼고 고개를 치켜올렸다.


“빨리 먹어봐 배고프겠다.”


둘은 식탁에 마주 앉았다.


상미는 지웅이 먼저 먹으라는 듯 숟가락을 뜰 때까지 지긋이 쳐다봤다.


“그럼, 먼저 먹는다.”


지웅은 숟가락을 입으로 가져가 계란과 볶음밥을 입에 넣었다.


천천히 씹던 지웅의 눈이 크게 떠졌다.


“맛있지?”


반응을 기다렸다는 듯이 얘기하고는 상미도 자신의 몫인 볶음밥을 입에 넣었다.


느리지만 꾸준하게 볶음밥을 먹어 치운 지웅이 상미에게 말했다.


“집밥인데, 집밥 같지가 않아. 너무 맛있게 잘 먹었어.”


“내가 요리를 좀 해. 잠은 상진이 방에서 자고 난 피곤해서 먼저 들어갈게”


음식을 치우고 방에 들어가는 상미의 모습에 지웅은 왠지 서운한 맘이 들었다.


지웅도 상진의 방에 들어가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아까 택배기사랑 싸울 때 다르게 접근했다면···’


긴장이 풀리니 전투의 흥분이 다시 찾아오는 것 같았다.


몸을 뒹굴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자, 밖에서 소리가 들렸다.


“미안해···. 미안해···.”


지웅이 밖을 나가자, 상미의 방 안에서 소리가 들렸다.


방 가까이 다가가자, 상미가 악몽을 꾸며 흐느끼고 있었다.


[똑똑]


“상미야”


잠을 깨진 않지만 계속해서 흐느끼는 상미를 보고 지웅은 조심스레 방문을 열었다.


악몽을 꾸며 괴로워하는 상미를 보며 깨우려 손을 뻗었다.


“상미야···”


누워있던 상미가 뻗어오는 손을 잡았다.


“일어났어?”


잠이 깬 것 같지는 않았지만, 잡은 손을 꼭 붙잡고 놔주지 않았다.


“가지마···옆에 있어.”


손을 붙잡힌 채 기다리자, 상미의 흐느끼던 소리는 새근거리는 소리로 바뀌었다.


지웅은 잠시 고민하다가 상미의 침대 옆에 주저앉았다.


‘잠이라도 편하게 자라고 하지 뭐··· 조금만 있다가 다시 돌아가자’


상미에게 손을 붙잡힌 채 침대 옆에 앉아 있던 지웅은 졸다가 그대로 잠이 들었다.


아침이 되고 지웅이 먼저 잠이 깼다.


“어우···허리야”


지웅이 손을 빼고 뒤척이며 소리를 내자 상미도 덩달아 깨어났다.


“으흠···. 잘 잤다. 뭐야?!”


침대 옆에 앉아 있던 지웅을 밀치고 베개를 껴안아 자기 몸 가까이에 붙인 채 침대 구석으로 도망치듯 이동했다.


지웅은 당황하여 상미를 쳐다보며 얘기했다.


“그게 아니라 어제 악몽을 너무 심하게 꾸길래 깨우려다가···”


“깨우면 되지 왜 옆에서 잔 거야?”


“깨우려고 손을 뻗었는데 네가 안 놔주길래. 또 손잡으니까 악몽 없이 곤히 자길래. 그냥 잠깐만 있자 했던 게 나도 잠들어버려서.”


상미가 쭈뼛거리며 지웅에게 다가갔다.


“미안···”


“나는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방에 들어가서 좀 더 잘게”


“어···응”


지웅은 상진의 방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상미는 침대에 앉아 있다가 몸을 일으켰다.


곧장 주방으로 향해 무언가를 준비했다.


“얼마나 잤지?”


찌뿌둥한 머리를 부여잡고 몸을 일으킨 지웅이 거실로 나가 물을 찾았다.


나가자, 주방에 갈비찜과 전 등 다양한 요리가 차려져 있었다.


“와”


음식 냄새에 지웅은 절로 침이 삼켜졌다.


냉장고에서 물을 찾아 마시고 난 뒤 화장실로 들어가 세수했다.


‘상미는 어디로 갔지?’


거실로 나가자 막 씻고 나온 듯 보이는 상미가 수건으로 머리를 감싸고 있었다.


“일어났어?”


“이걸 언제 다 준비했어?”


“너 자고 있을 때 조금···. 어차피 어제 저녁에 할 재료 였어서 해봤어.”


상미와 지웅은 어제처럼 마주 앉아 밥을 먹기 시작했다.


“고마워.”


“응?”


“아니 어제 잘 때 옆에 있어 줘서 고맙다고”


“응”


지웅은 상미를 보며 가볍게 미소를 지은 뒤 다시 식사했다.


상미는 식사 내내 지웅을 힐끔힐끔 쳐다보며 식사를 마쳤다.


“잘 먹었어. 음식 진짜 맛있다.”


“응 먹은 건 놔둬 내가 치울게”


식사를 마친 지웅은 소파에 앉아 있었고 상미는 그릇을 척척 옮기더니 빠르게 뒷정리했다.


지웅은 상미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시선을 느낌 상미가 지웅을 한 번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 우리 병원 갈까?”


“상진이 슬슬 깨어났겠다. 좋아”


상미는 상진의 방에서 옷과 생필품 등 짐을 챙겼다.


지웅과 짐을 나눠 들고 상미의 차에 짐을 실었다.


병원에 도착하여 입원실로 이동하니 상진과 아버지가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어 누나 왔어?”


손을 드려다 통증이 있는 듯 다시 내리며 인사를 건넸다.


“둘이 같이 오는구나.”


“네···. 상진아 몸은 괜찮아?”


“응 수술도 잘됐고, 회복만 하면 된다고 하네. 한 2주 정도”


“다행이다. 정말···.”


상진의 아버지 진기가 지웅을 따로 불러 말했다.


“내가 보여줄 게 있네.”


진기는 지퍼백에 담겨있는 칼을 꺼냈다.


“이 모델 본 적 있나?”


“···이런 제품은 본 적이 없네요. 공방제 인가요?”


“흐음···.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지. 기성품은 아닌 것 같네만. 품질도 좋고.”


“최소 한국에서 이 정도 품질의 칼을 만들 수 있는 곳은 몇 군데 없을 겁니다.”


진기는 칼을 다시 가방에 집어넣었다.


“내가 공방에 연이 있으니 알아보겠네. 해외에서 들어왔다면 오히려 찾기 편할 거야. 세관을 뒤져보면 되니까.”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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