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천사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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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래TAREH
작품등록일 :
2024.09.05 22:44
최근연재일 :
2024.09.1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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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5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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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한 그대에게, 버번 위스키

DUMMY

'말도 안돼...

이건 아니야...'


"...천사인 내가 왜 여기서 일해야 되는데!"

아자젤은 들고 있던 청소기를 던지며 소리쳤다.


그녀가 지금 있는곳은 다름아닌 '바'였다.

그리고 그 바는, 천계가 아닌 인간계에 있었다.


"그런다고 안 바뀐다. 빨리 바닥 쓸어."

화를 식혀가던 중에 들린건 그녀의 상사인 사타나엘의 목소리였다.

사타나엘은 검게 물들어버린 중단발 머리와 날개, 그리고 부서지고 조각나버린 헤일로를 가진 타천사였다.


"혹시 모르잖아? 일을 열심히 하면 상부에서 다시 복귀시켜 줄지도."

아자젤은 다시 청소기를 들고 투덜거리며 말했다.

"젠장, 그렇긴 한데... 이건 너무 억울하잖아요! 내가 뭘 잘못했다고 타천사 취급받고 여기로..."

당연한 이야기였다.

그녀가 한것은 그저, 일주일 전 인간의 명부를 확인한 것 뿐이었으니까.

비록 불법이더라도, 이는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일종의 천사들의 유흥이었기에 쉬쉬하며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본 어느 천사가 대천사한테 얘기하는 바람에...


그녀는 지금 이곳, '헤븐즈 바'에서 일을 하게 된것이었다.


"근데 왜 하필이면 술집이냐고요. 인간들의 추악한 모습이라도 보여주려는 겁니까?"

그녀의 찡그린 노란 눈은, 마치 레이저가 나가는 것처럼 빛나고 있었다.

"후후, 넌 오늘이 처음이라서 모르겠지만, '여긴' 그런 목적이 아냐."

사타나엘은 비웃듯이 말했다.


'헤븐즈 바'는 사타나엘이 임대한 평범한 바였다.

하지만 그가 이곳에서 타천사들을 받기 시작하면서 천사들의 바라는 이름에 걸맞게 변화해갔고,

결국 각지에 프렌차이즈를 낼 정도로 성장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가 일하고 있는 본점에서 만큼은 그는 사장이 아닌 직원처럼 일을하고 있었다.

"너가 왜 많은 바들 중에, 하필이면 이 '본점'으로 왔겠어? 분명 이유가 있겠지."


당연했다.

그가 굳이 천계와 계약을 맺어 타천사를 받게된 이유,

그것은 타락한 천사들을 갱생시켜 돌려보내기 위해서였다.

사타나엘은, 많고많은 지점중에 하필 본인이 있는 본점으로 보내진 아자젤에게 무언가 특별한 이유가 있는것으로 본 것이다.

"이유? 이유우?!

고작 명부 조금 본거 가지고요?!

명부를 보는게 불법이긴 해도, 잠깐 슬쩍 본거 가지고 이렇게 떨어질 거였으면...

....지금 천계는 개박살이 나고도 남았을거라고요!"

간신히 화를 참았던 아자젤은, 결국 다시 폭발해 듣기 싫다는 포즈를 하며 문을 박차고 나왔다.


'CLOSED, 헤븐즈 바는 오후 6시에 오픈합니다'

항상 문에 걸려있는 팻말이었다.

지금 시간은 오후 3시.

하늘에 높이 뜬 태양은, 그녀의 깨끗한 헤일로와 공명하여 더욱 밝은 빛을 내고 있었고, 그녀의 길고 순백한 머리카락은 그 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서있는 땅은 너무나도 어두웠다.

빛이 들지 않는것도, 구름이 해를 가린것도,

누군가의 담배 연기가 주변을 자욱하게 채운것도 아니었다.

그저... 그녀 마음속의 그림자가 온 땅을 어둡게 물들이고 있던 것이다.


"휴우... 어째서 내게만 이런 시련이...

두고봐라, 내가 다시 복귀하면, 그 망할 꼰지름쟁이놈의 입부터 꿰메놓을거니까!!!"

아자젤은 화를 큰 소리로 풀어냈다.

길을 걷던 사람들은 깜짝 놀라 쳐다봤지만, 그녀의 천사다운 아름다운 외모와, 긴 속눈썹, 그리고 새하얀 피부와 머리카락이 한곳에 어우러진 모습을 보고는 미소를 품고 제 갈길을 갔다.


"...그러면 사장님은 이런곳에서 도대체 얼마나 오래있던거지?"

이곳에 떨어진지 3일정도밖에 되지 않은 아자젤과는 달리, 사타나엘은 그 검게 변한 모습이 증명하듯, 1000년 이상을 이곳에서 살아왔다.

"그러고보니 여기서 자기가 마왕을 봉인했다나 뭐라나... 허무맹랑한 소리나 하고 말이야."

하지만, 이를 믿지 않는것은 아니었다.

당장 아자젤의 눈앞에 보이는건, 그때를 증명하는 석상과...

사타나엘과 그의 동료들의 얼굴을 한 동상이니까.

"마왕을 봉인한 거면 다시 천계로 돌아올 수 있을 정도의 공적인데, 왜 아직도 여기에 있는거지?"


아무것도 이해가 되지 않던 찰나에, 그녀의 주머니에서 무언가가 울렸다.

"앗, 이건..."

아자젤은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핸드폰을 꺼냈다.

이틀전, 인간계에서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사타나엘이 사준 것이었다.

핸드폰은 계속해서 울리고 있었고, 그 화면에는 '사타나엘'이라고 적혀있었다.

"으음... 이런 경우에는, 이렇게 하라고 했던가?"

그녀는 밑에 있는 버튼을 오른쪽으로 보냈다.

그러자, 핸드폰에서는 사타나엘의 목소리가 속삭이듯 들렸다.

"....와..."

"네? 뭐라고요? 사장님, 잘 안들려요! 더 크게 말해보..."

그 순간, 문이 열리더니 사타나엘이 나와 아자젤을 째려봤다.

"....빨리 들어와서 다시 청소하라고.

10분이면 충분히 쉬었겠지?"

"아, 넵..."

"그리고, 전화는 귀에 대고 하는거다."

사타나엘은 무심히 다시 바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아자젤은, 새하얀 피부는 온데간데 없이 붉게 변했고, 평소보다 3배 빠른 속도로 돌아왔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오후 6시가 되었다.

점점 밤은 다가오고 있었고, 그 어둠처럼 사람들도 몰려들고 있었다.


1분도 지나지 않아, 바는 사람으로 가득 찼다.

방금 깔끔하게 치운것이 무색하게도, 바로 더럽혀지고 있었다.

'으윽, 내가 방금 깔끔하게 치운것들이...! 이래서 인간들은...'

"저기요, 여기 안주 주문할게요."

"네넵! 금방 갑니다! ..... 으우앗?!"

평소에는 천계의 도서관에서만 뒹굴대던 아자젤이였기에, 막상 일을 하려고 하니 몸이 꼬이고 있었다.

그녀의 날개는 앞으로 고꾸라지는 몸을 받치기 위해 펼쳐졌고,

날개는 테이블을 쓸고 지나갔다.

그나마 안주 없이 술만 먹고 있었기에 피해는 적었지만, 술은 그대로 손님 옷에 튀었다.

"이봐! 잘좀 보고 다니라고!

방금 옷에 튀었잖아!"

이미 얼굴이 붉어진 남자는 그녀에게 소리쳤다.

"죄, 죄송합니다!

금방 닦아 드릴게요!"

'...으으으으윽!!

내가 이런 수모를...

다시 천계로 올라가면 내려올 각오를 해서라도 살생부를 망쳐주마...!'

속으로 다짐을 한 아자젤은 다시 서투르게나마 일을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사람들이 완전히 취해 서로의 이야기를 하고, 재즈 노래소리가 점점 묻히기 시작하면서부터 여유를 가질 시간이 생겼다.

'휴우... 이건 갱생은 커녕, 그냥 인간 불신만 늘어나고 있잖아...'


계속해서 나오는 한숨을 쉬지않고 내뿜던 중에, 그녀는 고개를 돌려 사타나엘 쪽을 봤다.

사타나엘은 사람들에게 둘러 쌓여 손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 이야기에 맞는 술을 건네주고 있었다.

"하하, 그런 힘든 날이 있기도 하죠."

"으하핫, 역시 사장님은 내 마음을 너무 잘 안다니까? 좋아, 여기 위스키 한잔 더!"

"이번에는 이 위스키로 드릴게요. 저번에 드린거랑 비슷하니, 이번에도 잘 맞을겁니다."


아자젤은 잠시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저런 모습을 보고도 저렇게 평온하게 대할수 있구나...

그보다 어떻게 사람들의 마음을 저렇게 읽어내는거지?'

"궁금해?"

"으햐악!!"

아자젤은 급하게 뒤를 돌아봤다.

뒤에는 사타나엘이 서있었다. 그는 이미 아자젤의 마음을 읽은듯이, 음흉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진짜 천사가 아니라 악마 아니에요?! 방금은 또 어떻게 읽은거야!"

"그야, 너무 얼굴에 써있잖아.

궁.금.하.다, 라고 말이야.

간단해, 일을 오래 해보면 보이는 법이지.

그리고, 악마가 아니라 마족이야, 햇갈리지 말라고."

아자젤은 한대 칠까 고민도 하다가, 주변에 아직 손님들이 있다는걸 깨닫고는 가만히 서 있었다.

"흐읍, 후우....그게 말이 쉽지.

그나저나, 사장님은 일이 이렇게 많은데도 안 힘드세요? 그것도 일을 이렇게 오래 하고서?"

"전혀, 오히려 남아 돈달까."

사타나엘의 노란색 눈은 밝게 빛나고 있었다.

비록 피부와 눈을 제외하고는 어둡게 물들었지만, 그 눈의 반짝임 만으로도 그가 밟고있는 땅들이 밝게 빛나는 듯 했다.


"자자, 그러지 말고 다시 일하자고. 너무 그러면 복귀하기 힘들다?"

그는 다시 테이블로 돌아갔다. 그러고는 또다시 능숙하게 손님들을 대하고 있었다.

"치잇, 자꾸 복귀 얘기를...

절대 질수없지!"

아자젤도 그 모습을 보고 다시 일을 시작했다.

어쩌면, 방금 사타나엘과 나눈 대화가 도움이라도 된듯이, 일이 조금 능숙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새벽 3시가 되었다.

"좋아, 마감이다."

손님들은 모두 붉게 취해 돌아갔고, 남은것은 더럽혀진 바닥과 물과 술, 그리고 여러 잔재물들이었다.

"으윽...! 이렇게까지 더럽히다니! 이러면 다시 또 치워야 되잖아! 망할 인간들 같으니라고...!"

아자젤은 불평에 불평을 하면서도, 바닥을 다시 쓸고 치우고 있었다.

"워워, 진정해. 그런다고 너의 복귀 점수는 오르지 않는다고?"

사타나엘은 그녀의 말에 웃으며 말했다.


"....그건 그렇고, 사장님은 안올라가요? 그정도 있으면 천계에 다시 갈법 하잖아요."

아자젤은 반박을 포기하고, 다른 화제로 넘겼다.

"그야 간단해, 난 너네랑은 다르거든."

너네? 아자젤은 의문을 느꼈다.

그 자리에는 본인과 사타나엘밖에 없었으니까.

"너네 라는건...?"

"천사들 말이야. 난 이제 천사가 아니라 타천사라고. 엄연한 마족이지."

"그런 모습으로요? 누가봐도 천사 그 자체인데."

"하하하, 그래보일순 있어도, 난 완전히 바뀌었으니까.

우리와 다른 세계에는 이런 말이 있다고해.

'근묵자흑', 검은 것을 가까이 하면 검게 변한다는 말이지.

누가 봐도 나를 이야기 하는거 같지 않아?"

사타나엘은 자신의 감은 머리와 검게 변한 헤일로를 가리키며 말했다.

"거기다가, 한번 변한건 돌아오지 않아.

마치 엔트로피처럼 말이야."


그의 헤일로는 이미 1000년 전쯤에 깨졌다고 아자젤은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헤일로는 깨져도 곧 돌아온다.

하지만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았다는건...

"...본인이 거부하고 있는거군요."

".....뭐, 맞아.

내가 너희와 가장 크게 다른 이유중 하나지.

너희는 어떻게든 천계로 돌아가려고 하고 있어, 맞지?"

"..."

아자젤은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지금 하고 있는 일도, 결국 자기 만족을 위한것이 아닌 천계로 돌아가기 위한 아부에 가까웠으니까.

"그렇기에 실수도 많고, 마음도 점점 닫히고 있는거야. 그게...

....타락의 지름길인지도 모르고 말이야."

"...!! 잠깐만, 그렇다는건!"

"맞아. 넌 이미 덫에 걸린거지.

물론 원한다면 다시 돌아갈수는 있겠지만, 그렇다면 열심히 일을 해야하지.

하지만, 그저 천계로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라면...

넌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게 될거야."

"하...하지만... 저는..."

"너, 인간을 싫어하지?"

아자젤은 아무말도 못했다.


"난 반대야. 난 인간들이 너무 좋아서 여기 있는거거든.

그래서, 인간들의 내면에 조금 더 가까워 지기 위해 시작한게 바 사업이었고.

이 일을 하면서 난 내가 원했던 걸 이룰수 있어서 즐거워.

하지만 넌? 지금 즐거워?

너는 지금 너가 원하는걸 이룰 수 있어?"

사타나엘에게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인간들이 좋아서 인간계로 떨어졌고,

인간들이 좋아서 스스로를 희생시키며 마왕을 봉인시켰고,

인간들이 좋아서 바를 차려 모두를 즐겁게 했다.

하지만, 아자젤은 그렇지 못했다.

인간을 애초에 좋아하지 않으니까.

과거의 천사들은 인간계에 도움을 주며 그 즐거움으로 살아갔다.

하지만, 현재는 신들이 직접 인간계를 관리하는 기간이 늘어났고, 자연스레 천사의 일이 줄어들게 되었다.

천사들은 그 일을 빌미로 빈둥대는 삶을 보냈고, 가끔 찾아오는 인간들조차 귀찮아하는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시간을 방해하는 인간들을 싫어하고 있었다.

본인의 내면이 그러하기에,

그녀는 자신이 천계로 돌아가지 못할것을 걱정하고 있었다.

아자젤은 머뭇거렸다.

본인이 다시 돌아갈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일까,

그녀의 머릿속은 점점 어둡게 변해가고 있었다.

"그러면... 저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자젤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 네 선배들 중에도 그런 애들은 많았으니까.

다시 돌아간 애들도 있다고?"

그렇게 말하고는 사타나엘은 무언가를 꺼내더니,

"간단해. Carpe Diem(카르페 디엠)! 지금을 즐겨."

라고 말하며 그것을 아자젤에게 건네 주었다.

위스키였다. 버번 위스키.

이 가게에서 가장 잘 팔리는 위스키이자, 아까부터 아자젤이 증오하던 사람들이 마시던 것이었다.

그리고, 천사들에게는 금기시 되는 물건이었다.

"이건... 이런걸 마셔도 되는건가요?"

"되지, 넌 지금은 일단 천사가 아니니까."

아자젤은 계속 머뭇거리다가, 결국 한잔을 들이켰다.


....썼다.

오늘 자신이 겪은 일 같았다.

너무 써서 속을 게워내고 싶을 정도였다.

"으웁... 이런걸 아무렇지 않게 마신다고요?"

사타나엘은 웃으며 말했다.

"그럼. 그래도, 조금은 마음이 풀린거 같지 않아?"

"어라, 확실히, 푸울린거 가앝기도~?"

그녀의 마음은, 그녀의 혀와 같이 조금씩 풀리고 있었다.


"푸흡, 확실히 풀린거 같네.

그런 느낌으로 인간들을 대해봐.

그러면, 조금은 더 그들이 좋아질테니까.

너가 너무 어둡게 대하면, 그들도 너를 나쁘게 대할수 밖에 없으니까 말이야."

"으헤에, 그런건 가아요~?"

아자젤의 정신은 조금 흐릿했지만,

그래도 어두워졌던 자신의 내면은 조금씩 밝아지는 듯 했다.

그리고 다시 생겨난 내면의 빛은, 그녀를 다시 천계로 되돌리기에...


"그나저나, 듣고 싶은게 있는데 말이야..."

"느에? 무언데에요오~?"

"어떤 명부를 봤길래 여기까지 온거야? 보통은 그런 걸로 안 내려 보낼텐데."

"...녜?"

그말을 들은 아자젤의 정신과 혀는 순식간에 원래대로 복구됬다.

"잠깐만, 진짜로요? 그러면 내가 본건..."

사타나엘은 고민하더니, 뭔가 떠오른듯 식은땀을 흘리며 물었다.

"....설마, 살생부라도 본거냐."

"아, 네! 그런 이름이었어요!"

"....진짜로 지금을 즐겨라. 못 돌아갈수도 있으니."

"...으에엑?!

그냥 널부러져 있길래 대충 읽어보고 줄만 조금 그은게 다인데!

진짜 그 정도로 귀한거였어요?!"


"....너, 우리 정직원 할래?"

"으아아악! 방금 한 희망적인 이야기는?

내 빛나는 천사 라이프는?

내 완벽한 복수 계획은?

이렇게 망가져 버린다고?! 이젠 싫어!!!!"


...그날, 아자젤의 헤일로는 조금 부서졌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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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기로의 그대에게, 맥주(2) 24.09.17 8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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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얼어붙은 그대에게, 스크루드라이버(2) 24.09.13 8 0 10쪽
6 얼어붙은 그대에게, 스크루드라이버(1) 24.09.12 9 0 8쪽
5 추억하는 그대에게, 하이볼 24.09.09 15 0 14쪽
4 망설이는 그대에게, 모스카토 다스티(3) 24.09.07 23 0 16쪽
3 망설이는 그대에게, 모스카토 다스티(2) 24.09.06 14 0 9쪽
2 망설이는 그대에게, 모스카토 다스티(1) 24.09.05 15 0 12쪽
» 고생한 그대에게, 버번 위스키 24.09.05 16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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