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천사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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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래TAREH
작품등록일 :
2024.09.05 22:44
최근연재일 :
2024.09.1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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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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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그대에게, 스크루드라이버(1)

DUMMY

그렇게 찾아온 월요일,

어째서인지 사타나엘은 엄청난 양의 짐을 들고 왔다.

"....뭐에요 그건?"

"응? 우리가 일주일간 쓸 짐들.

네 짐도 챙겨놔서 많아보이는거야."

그렇다고 하기에는,

캐리어 4개에 각각 가방이 더 달려있었고,

왠지모를 아이스박스도 있었다.

"제짐...맞죠? 맞는거죠?"

"..."

사타나엘은 그저 웃고있었다.

"왜 대답이 없는건데요?!"


"당연히 챙겼지.

뭐, 부족하면 내 옷을 입어도 되잖아?"

"그게 말이 쉽지,

저랑 사장님이랑 키차이가 얼마나 많이 나는데요!"

아자젤은 화를 내며 말했다.

확실히 사타나엘은 아자젤보다 키가 10센치정도는 더 큰데,

그걸 아무렇지 않게 말하니 화날수 밖에.


"자자, 잡담은 그만하고, 빨리 가자고."

"으으윽! 이번엔 또 뭘 하려고..."

사실 아자젤은,

어제의 술기운 때문인지 어디로 가는지 제대로 못들었다.

그래서인지, 사타나엘을 더 의심하게 되었다.


그렇게 찾아간 곳은, 다름아닌 한 카페였다.

'카페 블랑, OPEN'

"여긴... 그냥 카페잖아요?"

이 카페는 아자젤도 익숙한 곳이었다.

언제나 사타나엘이 휴일마다 심부름을 시킨 곳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바 같은 디자인에,

눈이 날카롭고 조금 무섭지만 잘생긴 점장이 있었기 때문일까.

아자젤도 자주 들리는 곳이었다.

"여기, 원래는 우리 본점이 있던 곳이야.

그래서 디자인도 바 느낌인거고."

"진짜요?! 어쩐지 우리 바랑 비슷한 구조다 했더니..."


-딸랑...

둘이 이야기를 하는동안, 갑자기 카페 문이 열렸다.


"빨리 오셨네요? 1시간은 뒤에 오실줄 알았는데."

그들을 맞이한건,

갈색피부에 검은 머리, 그리고 검고 멍한 고양이눈을 한 남자 점원이었다.

그리고 사타나엘은, 그를 환하게 맞이했다.

"크라드! 오랜만에 보네?

한 5년 만인가? 잘 지냈고?"

"하하하, 잘 지냈죠.

그 사이에 졸업도 하고, 여기 정직원도 됬다고요."

사타나엘과 크라드는 기쁘게 이야기하고 있었고,

아자젤은 그 둘을 지켜보고 있었다.

...상황 파악이 아직도 안 됬으니까.

아자젤은 지금 자신이 왜 여기에서 4개의 캐리어와 서 있는지조차도 모르고 있었다.


그래도, 한가지 떠오르는것은 있었다.

"그런데... 점장님은요?"

언제나 카운터에서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는 점장이었지만,

어째서인지 오늘은 자리에 없었다.

"그러게, 바하무트랑 길트는?

미리 얘기는 해뒀지만, 설마 자리를 피한건..."

사타나엘은 점점 뭔가 화가난듯이 주먹을 쥐며 말했다.


"에이, 설마요! 지금 누나랑 스승님은 배달중이에요.

점심에 커피를 몇십잔씩 주문을 하니까 뭐..."

확실히, 카페 안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지만,

가게안의 배달신호는 끊이질 않고 있었다.

"아쉽게도! 제가 운전면허에서 떨어져서!"

크라드는 당당한듯이 말했다.

"그래서 너만 남은거구나."

"헤헤, 그렇죠 뭐.

그대신, 저도 '문'을 쓸줄은 안다고요?"


"'문'...?

그게 저희가 여기에 온거랑 무슨 관련이..."

아자젤은 이상하다는듯이 물었다.

그리고 크라드는,

아자젤 옆의 캐리어 4개를 동시에 들며 말했다.

"롬스트로 가신다면서요?

그러면 바로 보내드릴수 있죠!"


아자젤은 그 말을 듣고는 잠시 멈칫했다.

'롬스트...? 잠깐, 롬스트라면!"

롬스트는 북동쪽 끝단에 있는 도시이자,

'전세계에서 가장 추운 도시'였다.

그런곳에 간다는걸 처음 듣기도 한 아자젤이였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것이 있었다.

...아자젤은 여름옷을 입고 있었다.


아자젤은 황급히 사타나엘을 붙잡았다.

"...아니죠? 아니죠? 우리 남부로 가는거죠 그렇죠?

우리 피서가는거였잖아요, 그렇죠?"

"아니? 북분데?"

사타나엘은 너무나도 당당했고,

아자젤은 그런 그녀를 보며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런데 사장님은 왜 혼자만 가죽 자켓을 입고있는건데요?!"

"그야... 추우니까?"

그 말을 들은 아자젤은 생각하는것을 그만두...


"그래서... '이걸' 들고온거야."

사타나엘은 어느새 캐리어를 열고, 긴 옷을 꺼냈다.

"이건...?"

아자젤이 물어보려던 찰나,

사타나엘은 빠르게 아자젤에게 옷을 입혔다.

"음. 딱 맞네."

"잠깐, 이게 맞는거라고요?

옷이 바닥에 쓸릴거 같은데?"

옷은 아자젤의 발목까지 덮어주고 있었고,

무릎을 구부리면 바닥에 닿을듯 했다.


"흐흠, 원래 그런거야. 롱패딩이라고,

다른 세계에서는 이게 유행이라던데?"

사타나엘은 잠시 보다가, 웃음을 참는듯이 고개를 돌렸다.

"일단 웃지 말고 얘기하시죠?"

간신히 웃음을 참은 사타나엘은 다시 아자젤을 봤고,

결국 그대로 웃으며 말했다.

"푸흡, 그래도 따뜻하지?"

"...화, 확실히 따뜻하네요."

역시 다리까지 감싸서 그런걸까,

아자젤은 체내의 열기가 빠져나가지 않고 안에서 도는 느낌을 받았다.

"근데 이게 왜 유행..."

"좋아, 이제 출발하자고."

뭔가 불리하니까 말을 돌렸다는 느낌을 받은 아자젤이었지만,

일단은 넘어갔다.


셋은 카운터 안에 있는 문 앞에 섰다.

그리고 크라드는, 무언가를 돌리고 있었다.

"지금 뭐하는거에요?"

"아, 다이얼을 맞춰놔야 이동할 수 있거든요."

그렇게 다이얼이 하얀 색 부분에 닿자,

크라드는 문을 열었다.


문 밖에는 하얀 눈이 쌓인 산이 있었고,

그 앞에는 두 오두막이 나란히 있었다.

"고마워 크라드, 우리는 바로 가볼게."

그렇게 말하고 걸어나가는 사타나엘을,

크라드는 빠르게 붙잡았다.

"잠깐! 설명은 듣고 가셔야죠."


크라드는 둘을 의자에 앉히고는,

몇가지 유의사항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일단, 만약 이 문으로 돌아오고 싶으시면 3번 느리게 노크를 하세요.

그러면 이쪽에서 열어드릴거니까.

그리고 만약 위험한 상황이다?

그러면 3번 빠르게 노크를 하거나,

그냥 쾅쾅 두드리세요.

쉽죠?"


"...지금 그거 알려줄려고 우리를 붙잡은거야?"

"그리고! 이거를 드리기 위해 붙잡았죠!"

크라드는 말을 마치자마자, 보온병 3개를 건냈다.

"저희 특제 커피에요.

두개는 둘이서 드시고,

큰거 하나는 '그놈들'한테 전해주세요!"

"응, 알겠어."

사타나엘은 보온병을 받은 뒤, 다시 문밖으로 나섰다.


"아 참, 그리고...

'산에서 마력은 쓰면 안되는거'... 아시죠?"

"알고있지."

'그놈들? 마력 사용 안됨?'

아자젤은 머리속이 복잡해졌지만,

이미 한달간 더 복잡한 일들을 많이 겪어온지라 그냥 가볍게 듣고 넘겼다.

그리고, 빠르게 사타나엘을 따라 문밖으로 향했다.

"저희 갔다올게요! 나중에 또뵈요!"

"잘 갔다와! 올때 기념품도 사오고!"


그렇게 둘은 떠났고, 문은 닫혔다.

그리고 크라드는 잠시 생각하다,

문득 무언가를 떠올렸다.

"근데 저기 지금... 영하 30도 아니었던가?"


"으으윽, 으으으윽, 으으으으으으으으윽!

너무 추워! 너무 춥잖아요!"

아자젤은 롱패딩을 입고도,

몸이 미친듯이 떨리고 있었다.

그에 비해 사타나엘은,

집 앞 편의점에 마실나온것 마냥 편하게 걷고 있었다.

"그그근데, 사사사장님은 어떻게에 그그렇게 멀쩡한 건데에에요??"

"응? 이정도는 기본 아니야?"

아자젤은 자신의 기본이 잘못된건지,

아니면 그냥 사장이란놈이 이상한건지 고민하려다가,

몸이 더 추워지는걸 느끼고는 포기했다.


잠시뒤 그들은, 오두막 앞에 도착했다.

'엔젤스 스테이, 24시간 오픈.

대피소겸, 숙박가능'

"...묘하게 현실적인 곳이네요. 여기."

오두막 앞에 도착하니,

그래도 난로의 열기 덕분에 조금은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럼에도 아자젤은, 급하게 문을 열었다.

밖에가 이렇게 따뜻하다면, 안은 더 따뜻할테니까.

"실례합니다! 잠깐 머물수 있....을...?"

그리고 그들앞에 놓여있는건,

목이 돌아간 갑옷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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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어붙은 그대에게, 스크루드라이버(1) 24.09.12 10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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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망설이는 그대에게, 모스카토 다스티(3) 24.09.07 24 0 16쪽
3 망설이는 그대에게, 모스카토 다스티(2) 24.09.06 15 0 9쪽
2 망설이는 그대에게, 모스카토 다스티(1) 24.09.05 15 0 12쪽
1 고생한 그대에게, 버번 위스키 24.09.05 17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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