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천사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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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래TAREH
작품등록일 :
2024.09.05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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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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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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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이는 그대에게, 모스카토 다스티(2)

DUMMY

"포탈...?"

아자젤은 처음 보는 포탈을 눈앞에 마주했다.

하지만 사타나엘과 아즈는, 능숙한듯이 포탈앞에 다가섰다.

"아자젤, 잘 봐둬. 저 앞의 세계가, 바로 '우리와는 다른 세계'니까."

포탈은 원형으로 일그러져 있었지만, 그 틈새에서는 다른 세계가 흔들리며 비쳐 보이고 있었다.


"그러면 지나갈수도 있는거에요? 어디한번..."

아자젤은 포탈에 다가가더니, 흔들거리는 포탈에 손을 댔다.

그 순간, 포탈은 전기를 내뿜으며 아자젤을 밀어냈다.

"으우앗?! 방금 무슨일이..."

"조심해, 저길 지나가려면 권한이 있어야 되거든."

사타나엘은 밀려나는 아자젤을 붙잡으며 말했다.

"권한? 그러면 어떻게 지나가요?"

"이제부터 시작해야지.

열려면 꽤 긴 주문을 외워야 되서 말이야."

"긴 주문...?"

아자젤은 궁금했으나, 일단은 지켜보기로 했다.


시간이 조금 흐르자, 포탈은 언제 그랬냐는듯 원상태로 돌아왔다.

"그럼, 시작하자.

아즈, 주문을 부탁할게."

사타나엘의 말이 끝나자, 아즈는 무언가를 읊기 시작했다.


"Location, check. ...."

평소에 듣던것과는 다른 언어.

그리고 신성마법이나 일반마법과는 다른, 특이한 주문이었다.


"이건... 영어?"

그걸 듣고 있던 아자젤은 문득 그 주문이 천계에 있던 책에서 봤던 단어라는걸 알게 되었다.

"맞아, 알고있네?

우리가 지금 연결하려는 곳은, 저 언어를 사용하는 미국이란 곳이거든."

사타나엘은 아자젤이 기특한듯이 감탄하며 말했다.

대부분의 천사들은 그 주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조차 모르고 외우고 있으니까 말이다.


대부분의 천사들은 암기 능력이 뛰어나다.

하지만, 워낙 게을렀기 때문일까, 평소에 독서는 커녕 암기하려는 생각조차 잘 하지 않기에 이계의 언어를 배우려고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자젤은 천계의 도서관 죽돌이였기 때문인지, 책에서 소개된 이계의 언어를 어느정도는 배워서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바로 영어였던것이다.


"후훗, 제가 좀 잘 알고있긴 하죠!"

아자젤은 그 덕에 조금 우쭐하고 있었다.

"...저..."

"음?"

작게 들리는 소리에, 아자젤은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그 앞에서는 아즈가 그 둘을 째려보고 있었다.

"....조금만 조용히 해주실 수 있을까요? 집중이 안되서..."

"아 넵."

그리고 침묵이 흘렀다.


잠시 동안의 영창이 끝나자, 포탈 뒤의 세계는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점점 선명해지는 초록색 바닥과 짙은 하늘색의 하늘.

그리고 그 앞에 보이는...

나무로된 거대한 건물.

포탈은 점점 건물과 가까워지며, 그 건물안으로 퍼져가고 있었다.

"...에노프!"

아즈가 마지막 주문을 외치자, 포탈은 점점 커져, 마침내 방의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게 되었다.

그렇게 포탈은 두 세계를 완벽히 한 길로 이어주었다.

"휴우..! 역시, 포탈 해제는 할짓이 못된다니깐요?"

아즈는 말을 마치자마자 힘을 다 쓴듯이 바로 드러누웠다.


"이건... 아까 그 목조 건물 안인가요?"

아자젤은 포탈 앞을 가리키며 말했다.

바의 빈 방, 그 한쪽의 벽에서 퍼진 이세계의 벽은,

놀랍게도 와인들과 각종 술들로 가득차 있었다.

"맞아, 여긴 술을 파는 술 백화점이거든.

아즈, 이 포탈, 몇시간 정도 지속되지?"

"아마... 한시간 정도... 이지 않을까...요...?"

아즈는 간신히 일어났지만, 이내 말을 점점 흐리더니, 결국 바닥에 드러누워서 자기 시작했다.


"좋아, 충분하네. 그럼 출발하자고."

사타나엘은 한 걸음씩 떼기 시작했다.

아자젤은 그 뒤를 따랐고, 아즈는...

...그대로 자고 있었다.


둘이 들어선 술 백화점에는, 이름에 걸맞게 각종 술들이 종류별로 진열되어 있었다.

모든 벽면이 와인 셀러로 가득 차있고, 구석구석 마다는 시음해볼 수 있는 공간도 여러군데 설치되어 있었다.

"우와...! 이런데가 있구나!"

아자젤은 하나하나 들어보기도 하고, 들여다 보기도 하며 살펴봤다.

"이건 색이 특이하네요?! 그리고 이건 포장지로 랩핑도 되어있고!"

사타나엘은 그런 아자젤을 말리고 반대편으로 향하며 말했다.

"그렇게 보는건 좋은데, 그러다가는 1시간이 훌쩍 지나 버릴지도 모른다고?

빨리 가보자. 살건 따로 있으니까."

아자젤은 아쉽다는 표정을 짓고선 들고있던 샴페인을 자리에 둔뒤,

사타나엘의 뒤를 총총 따라갔다.


"그런데... 1시간이 지나면 무슨일이 있길래 이렇게 서두르는 거에요?"

아자젤은 걸어가며 떠올린것을 사타나엘에게 물었다.

"뭐, 간단해. 포탈이 닫히고, 우리는 여기에 갇히고, 우리 바가 무너지고, 가정이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잠깐 잠깐, 결론이 왜 그렇게 되는데요?!

...그리고 1시간이 지나면 정말로 여기에 그대로 갇히는거에요?"

아자젤은 사타나엘의 말을 받아치면서도, 걱정되는듯이 말했다.

"....장난이야.

그냥 우리가 있던 곳으로 쫓겨나 버리거든.

그러면 빈손으로 돌아가야되서 아깝잖아?

거기다가... 아즈의 희생도 생각해 줘야지."

사타나엘이 말을 마치자마자, 사타나엘은 한 코너에서 멈춰섰다.


'Moscato d'Asti'

"이건... 모스...카토...드아스티?"

아자젤은 자신이 가진 지식으로 최대한 읽어보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어색한듯 애매한 발음을 하고 있었다.

"모스카토 다스티. 머스캣이라는 청포도로 만든 와인이야.

이번에 포탈을 연것도, 이걸 사기 위해서였거든."

반대로 사타나엘은, 익숙한듯이 편하게 읽고 있었다.

그는 말을 마치고 잠시 둘러보더니, 그대로 여러 종류의 모스카토 다스티를 두세개씩 담았다.


"그런데, 이런거는 그냥 가게 앞에서 사도 되는거 아니에요? 그게 더 빠르고 쉽잖아요."

아자젤은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그리고 사타나엘은, 웃음으로 받아쳤다.

"하하, 그건 뭘 몰라서 그래.

이건 이 세계에서만 살 수 있는,

이탈리아의 아스티 지방에서만 만들어지는 거거든.

그래서, 이렇게 먼 거리까지 이동해서라도 사오는거지."


아자젤은 완전히 납득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원래 있던 곳에서는 맛볼수 없는,

이세계의 술이라면 모두가 좋아할 테니까.

"이걸 우리 세계 사람들한테 팔면, 돈을 4, 5배 정도 더 벌수 있을 거라고? 후후후..."

사타나엘은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아자젤은, 그런 사타나엘을 애써 무시했다.


그 후, 둘은 다른 코너들까지도 둘러보며 필요한 술들을 담았다.

사타나엘은 술을 다 담은 뒤에, 아자젤을 보면서 말했다.

"이제 살건 다 샀으니까... 원하는거 있어? 마시고 싶은건 하나정도는 사줄테니까."

하지만 아자젤은 곤란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도 그럴게, 한달전 처음 위스키를 마신 이후로,

아자젤은 술에는 입도 대지 않고 있었으니까.

남들에게는 술을 편히 내어주면서도,

본인은 한잔도 마시지 않은것이다.


"저... 그게 술은 너무 쓴거 같아서... 헤헤."

아자젤이 머뭇거리며 말하자, 사타나엘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 당연히 그렇겠지. 처음부터 그리 쎈걸 마셨으니까. 이번엔 약한것부터 시작해보자."

그러고는, 방금 산 와인들 중 하나를 꺼내보이며 미소를 지었다.


'나... 또 속는거 아니겠지...?'

아자젤은 속으로 걱정하고 있었다.

저번에도 아무생각 없이 마셨던 위스키가, 그녀의 혀를 완전히 마비시켰던 경험이 있으니까.

그리고 사타나엘은,

이미 아자젤의 속을 간파하고 있었다.

"걱정마, '이번엔' 안 속일테니까."

"으헥, 이번에는 또 어떻게 안거에요?!"

"...너무 보인다니까 너. 표정부터 숨기고 말해."

"으으윽! 너무해요!"

사타나엘과 아자젤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포탈을 건너 다시 헤븐즈 바로 돌아왔다.

그리고, 포탈은 그대로 작아지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원래의 작은 원으로 돌아왔다.


"휴우, 도착이다! 그너저나, 저긴 셀프 계산대였네요. 저희도 서빙을 셀프로 하는건 어때요?"

아자젤은 방금 봤던 계산대를 떠올리며 말했다.

사타나엘이 직접 와인을 계산한 뒤, 아무렇지 않게 들고 나오는 모습이 인상이 깊었는지, 이를 바에 적용해보려 했다.

그러면 그녀가 할 업무량도 자연스럽게 적어질거라 생각한 것이다.

"그것도 좋지만... 그러면 너는 바로 해고인걸?"

사타나엘의 뼈를 뚫는 한마디에, 아자젤은 바로 테세를 바꾸며 말했다.

"엇. 여, 열심히 하겠슴다..."

"후후, 처신 잘하라고."

사타나엘은 비웃는 듯이 말했고,

아자젤은 그저 바닥만 쳐다볼 뿐이었다.


그 사이, 그들의 뒤에서는 아즈가 다시 일어나고 있었다.

"으음... 어랏? 벌써 갔다 오신건가요?"

아즈는 반쯤 감긴 눈을 비비며 말했다.

"응, 잘 자던데? 업어가도 모를 만큼."

"...?! 아아, 이런 추태를 보이다니... 후후후."

아즈는 뭔가 민망하다는듯한 표정을 지엇지만, 이내 어떤 생각이 난건지 흐뭇하게 웃고 있었다.

"혹시, 저한테 이런저런 짓이라도 한거... 아니죠? 우후후후후...."

"..."

그리고 아자젤은, 생각하는것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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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설이는 그대에게, 모스카토 다스티(2) 24.09.06 15 0 9쪽
2 망설이는 그대에게, 모스카토 다스티(1) 24.09.05 15 0 12쪽
1 고생한 그대에게, 버번 위스키 24.09.05 17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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