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하려면 세계를 제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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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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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13화 서서 원직

DUMMY


군장 내에는 무거운 분위기가 맴돌고 있었다.

손견의 표정은 차가울 정도가 아니라 얼음이 붙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 아래로는 정보 황개 한당 손책과 여러 군데 붕대를 감은 조무까지 고개를 숙인 채 탄식하고 있었다.


“마차 한 대와 보졸들이 하룻밤을 달려서 얼마나 간다고, 그걸 못 찾는단 말인가!”

“주공, 기병을 열 개 소대로 풀어 척후병들과 함께 강동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샅샅이 뒤졌습니다. 개미 한 마리도 놓치지 않았다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은 공자님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정보가 탄식했다.


“둘째 공자님이 나이는 어리나 모략이 뛰어나시니 저희가 간파할 수 없는 곳에 몸을 숨긴 것 같습니다.”

황개도 고개를 끄덕였다.


“휴~, 여덟 살짜리 아이 하나를 못 찾아서 한다는 소리들이... 참...”

손견도 어찌 할 수 없는지라 역시 한 숨만 내쉬었다.

그리고는 눈길을 손책에게로 옮겼다.


“백부야!”

“네, 아버지.”


“기병 천 명을 거느리고 먼저 장사군으로 출발하거라. 너무 빨리 갈 필요도 없다. 혹시라도 길에서 둘째와 마주칠 수 있으니 말이다.”

이제는 손권의 안위가 조금 걱정되기 시작했다.


“채염은 어찌 합니까? 작은 공자님께서 채염을 강동으로 데려가면 하동 위 씨 가문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정보가 걱정하는 표정을 지었다.


“둘째 그 녀석 성질이라면 무조건 강동으로 데려갈 것이네. 방법이 없지 뭐. 하동 위 씨 가문이라면...”

순간 손견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내가 강동에 있고 그들은 하동군에 있는데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지. 중원의 세가들이 강동으로 찾아와 나를 압박할 만한 담략이 있는지 모르겠네, 흥!”

심지어 마지막에 손견은 코웃음까지 쳤다.

... ...


사흘 후, 영천군으로 향하는 관도.

마차 한 대가 삐걱 거리며 앞에서 천천히 가고 있었다.

그 뒤에는 마차를 호위하는 병사 서른 명이 따라갔고 그 선두에는 손견 휘하의 주치(朱治)가 전마를 타고 있었다.

다만 항상 주치와 함께 전마를 타던 손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저씨, 지금 어디까지 왔나요?”

마차 안에서 손권이 문발을 들고 머리를 내밀며 물었다.


“공자님, 영천군이 바로 앞입니다. 그런데 장사군으로 돌아가는 것 마땅한 것 아니십니까? 남쪽으로 가야 하는데 이렇게 동쪽으로만 가면 언제 돌아가겠습니까?”

주치가 의문이 담긴 눈빛으로 손권을 바라보았다.


“바로 남쪽으로 가면 어찌 기병대의 수색에서 벗어날 수 있겠어요. 동쪽으로 가다가 남쪽으로 꺾어야지요.”

손권이 방긋 웃고는 다시 만차 안으로 모습을 감췄다.


마차 안에는 담담한 미소를 짓고 있는 채염과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시녀 소환이가 있었다.


“아씨, 얘는 나쁜 애예요. 분명히 저희를 납치하여 강동으로 갈 거에요.”

소환이가 쏘아보며 말했다.


“너 진짜 다시 한 번만 더 나쁜 사람이라 말하면 진짜 팔아버릴 거야.”

“너...”

소환의 얼굴에 두려워하는 기색이 어렸다.


“소환아, 공자님께 무례를 범하지마라.”

채염은 여전히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채염 누나, 거문고 듣고 싶은데요.”

채염 곁으로 바싹 다가가 팔을 잡고 떼를 쓰듯 말했다.

채염 역시 여덟 살 나는 사내아이로 보이는지라 손권의 행동을 경계하지 않았다.

하지만 손권의 영혼은 스물다섯 살 혈기왕성한 청년이라는 것이 중요했다.


당연히 채염도 무작정 손권을 따라 나선 것은 아니었다.

손권은 동탁과 채옹 사이를 채염에게 상세하게 분석해주었다.

미리 알고 있는 역사와 결합하여 현재 불리한 상황을 분석하고 마지막에는 채옹을 강동으로 모셔오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라고 설득했다.

채염도 반신반의 했지만 손권의 말에 일리가 있는지라 결국 손권을 따라 나서기로 결심했다.


덜컹!

이때 마차 바퀴가 돌멩이 위를 지나갔는지 심하게 덜컹했다.


푹...

채염 곁에서 팔을 흔들며 떼를 쓰던 손권이 중심을 잃고 채염의 몸을 덮쳐버렸다.

그리고 눈을 떠보니 소녀의 풍만한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어머... 빨리 일어나!”

소환이가 손권을 밀쳐냈지만 왠지 쉽게 넘어가지 않았다.

당연히 손권은 일 초라도 더 느끼고 싶어 힘든 모양새를 보이며 허우적댔다.


“공자님, 저 앞의 길목이 조금 소란스럽습니다.”

밖에서 주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제야 손권은 바닥을 짚고 몸을 일으켜 앉았다.


“채... 채염 누나, 제가 나가 볼께요, 잠시 기다려주세요.”

“으응...”

마차를 나서는 손권의 뒷모습을 보는 채염의 얼굴이 살짝 빨개졌다.


“무슨 일이세요?”

“앞에 싸움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주치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니 멀지 않은 곳에 장정 몇 명이 칼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손권은 병사 스무 명을 남겨 마차를 호위하게 하고 열 명만 거느리고 주치와 함께 현장으로 다가갔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작은 싸움이 아니었다.


관아의 포졸 차림을 한 장정이 열 명은 넘었고 그들과 대항하는 사람은 세 명이었다.

거의 스무 명 가까이 되는 작지 않은 싸움터였다.


“감히 죄를 짓고 반항하다니! 어서 쟁기를 던지고 포박을 받아라!”

포졸 우두머리로 보이는 사람이 맞은 편 세 명을 가리키며 고함을 질렀다.


“웃기는 놈들! 개 같은 현승을 죽이지 못한 것이 아쉽구나! 어디 덤벼 봐라!”

죄수 차림을 한 청년이 코웃음치며 말했다.


“죄수가 감히 반항하면 격살하라는 현승 나리의 명이시다!”

우두머리가 말하니 포졸들이 장정 세 명을 도주하지 못하게 둥그렇게 포위했다.


“단복! 우리가 막을 테니 자네가 먼저 가게!”

파란 무예복을 입은 장정 두 명이 죄수복을 입은 청년을 향해 말했다.


“형님들이 강호의 도의 때문에 저를 구하러 왔는데, 제가 어찌 홀로 도주한단 말입니까?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읍시다! 이깟 개 같은 흡혈귀들을 한 명이라도 더 죽이면 본전은 한 겁니다!”

오히려 죄수복을 입은 청년이 먼저 칼을 휘두르며 포졸 우두머리에게 달려들었다.


“단복? 듣던 이름인데?”

손권은 머릿속에서 흐릿한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그러다가 두 눈을 번쩍 떴다.


“아저씨, 저 세 사람의 무예가 어느 수준인가요?”

“검술이 뛰어난 사람들입니다. 군인은 아닌 것 같고 강호의 협객들인 것 같습니다.”

주치가 대답했다.


“아저씨, 저 사람들을 구하세요.”

강호의 협객이란 말을 듣고 손권은 자신이 떠올린 사람이라 확신했다.


서서 서원직(徐庶 元直).

서서는 유비의 모사로 제갈량을 유비에게 천거한 사람이었다.

훗날 조조가 서서의 신분을 알아내고 모친을 인질로 서서를 데려왔는데, 그 후 서서는 별로 등장하지 않았다.

서서가 유비를 떠날 때, 조조를 위해 계책을 내지 않겠다고 맹세했는데, 그 맹세를 끝까지 지킨 증명이기도 했다.


딩동!

[서서(徐庶), 통솔력 84, 무력 64, 지력 93, 정치력 80, 매력 81. 특기 계략방어- 지역을 다스릴 때, 적군세작이 일으킨 선동이나 반란이 일어날 성공률이 대폭 낮아짐.]

‘서서라... 지략은 높지만 특기를 보았을 때는 전쟁형 책사는 아니네. 그러기에 삼국지에서 출사한지 얼마 안 되어 묻혀버렸겠지. 지력도 높지만 지역을 다스리는데 머리를 쓰게 만들도록 해야겠군.’

눈앞에 나타난 상태창을 바라보며 손권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랴!”

병사들을 거느리지도 않고 주치는 홀로 전마를 타고 전장에 뛰어들었다.


“물러서라!”

주치가 호통치니 전장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전쟁터에서 진짜 사람 생명을 갈대처럼 베어버리는 장수와 현성에서 백성이나 괴롭히는 포졸들의 기세는 확연히 달랐다.

또한 갑옷까지 입은 장수인 것을 보고 모두 물러섰다.


“여기 세 사람은 우리 공자님이 데려가기로 했으니 너희는 이제 썩 물러가거라!”

주치가 장창으로 포졸 우두머리를 가리키며 말했다.


“당신은 누구시오?”

우두머리도 쉽게 물러서지는 않았다.


“두 번 다시 말하지 않겠다! 죽고 싶지 않으면 썩 물러가거라!”

우두머리의 물음도 무시하고 주치는 날카로운 눈길로 쏘아보며 같은 말을 반복했다.


“가... 가자...”

주치의 기세에 겁 먹은 포졸 우두머리는 감히 대들지 못하고 허겁지겁 도주했다.

포졸들이 멀리 간 것을 보고서야 주치는 말머리를 돌려 죄수 일행을 마주했다.


“우리 공자님께서 만나고 싶어 하니 따라 오게.”

말하는 태도는 변했지만 표정은 여전히 거절을 용납할 수 없이 차가웠다.


주치가 세 사람을 데리고 돌아왔을 때는 채염도 마차에서 내려 햇뼡 쪼임을 하며 손권과 장난치는 중이었다.

채염과 시녀 소환이도 밤새 덜컹 거리는 마차에 앉았는지라 바람도 쐬고 몸도 풀 겸 밖으로 나왔던 것이엇다.


“소인 단복이라 하옵니다. 공자님이 구해준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단복이라는 청년이 먼저 손권을 향해 공수했다.


“지친 몸인 것 같으니 예의는 갖추지 않아도 괜찮네. 편히 하게.”


단복은 죄수복 차림에 머리는 흩어졌고 무엇인지 모르지만 얼굴에는 하얀 가루를 뿌린 상태였다.

몸에도 상처가 몇 군데 있었는지라 두 장정이 단복을 부축하여 펑퍼지짐한 돌을 찾아 앉혀주었다.


“소인 마중이라 하옵니다.”

“소인 황동이라 하옵니다.”

단복을 앉힌 후, 두 사람은 또 손권에게 신분을 밝혔다.


“두 형님은 소인의 절친입니다. 장사현(長社縣) 현승의 무함을 받고 옥에 갇혔다가 유배 가는 소인을 구해주러 오신 것입니다.”

단복이란 청년이 옆에서 말했다.


“단복? 그대의 이름은 단복이 아니고 서서 아닌가? 자는 원직이고 말이네.”

손권이 얕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그걸 어떻게?”

세 사람은 즉시 경계하는 눈빛으로 손권을 바라보았다.


혼란스러운 세상이라 도의를 강조하는 강호 협객들의 표적은 대부분 탐관오리나 악덕 부호들이었다.

그리하여 식솔이나 가족들에게 화가 미칠까 두려워 강호의 떠돌이들은 대부분 가명을 많이 사용했다.


“긴장할 것 없네.”

손권도 서서 옆으로 다가가 바위 위에 앉았다.


“공자님께서 소인의 신분을 아신다면 특별히 소인에게 볼 일이 있어서 찾아온 것입니까? 목숨을 구해준 은혜를 입었으니 공자님께서 분부만 내리시면 불바다라고 뛰어들겠습니다.”

손권을 향해 공수하며 서서가 말했다.


“나는 강동의 맹호라 불리는 오정후의 둘째 아들 손권이요.”

손권도 마주 공수하며 말했다.


“오정후 나리의 공자님이 어찌 여기에...”

낙양성과 가까운 지역이라 연맹군에서 유일하게 공을 세운 손견의 소문을 많이 들을 수 있었다.


“내가 어떻게 진짜 신분을 알고 있는지는 묻지 말게. 우연한 기회에 단복이란 이름을 듣게 되었고 자네 진짜 이름도 알게 되었네. 솔직히 말하면 여기 두 분도 지금 쓰는 이름이 가명이겠지.”

“공자님과 이런 인연이 있으니 영광입니다.”

서서도 더 묻지 않았다.


“자네는 미래에 대해 무슨 목표라도 없나?”

“처음에는 백성들이 괴롭힘 받는 것을 보고 무예를 익혀 도의를 행하는 협객이 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을 떠돌며 보니 검 한 자루로는 이 혼란스러운 세상을 바로 잡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하여 지금부터는 학문을 배우고 글을 읽을 생각입니다.”

서서가 탄식하며 말했다.


“그렇군.”

손권의 얼굴에 회심의 미소가 어렸다.

모든 것이 손권이 알고 있는 역사와 맞아떨어졌다.


“갈 곳은 정해졌나?”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형주에 서원(書院)이 많다고 하니 그쪽으로 가보려 합니다.”

서서가 남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제안 하나를 할 것인데 들어보겠나?”

“생명의 은인이신 공자님의 분부라면 칼산에라도 오르겠습니다.”

지금의 서서는 아직 역사에서 유비를 찾아가 역사에 등장할 때의 그 지혜로운 서서가 아니었다.

그리하여 공을 들여 배양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자 채옹이라 들어보았는가?”

“채옹 나리는 천하에 소문이 자자한 명사 아니십니까? 학식도 풍부하고 인품도 좋다고 많이 들었습니다.”

서서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채중랑 밑에서 글공부를 할 생각이 없나? 내가 추천해줄 방법이 있는데.”

손권은 채염을 힐끗 바라보며 물었다.


“진짜이십니까? 소인에게는 영광일 뿐입니다.”

상처에서 전해오는 아픔도 잊고 서서는 펄떡 일어서서 손권을 향해 공수했다.



작가의말

추천과 선작 부탁드립니다^^

추석 연휴라 연재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꾸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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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1화 손권의 식솔들 NEW +1 18시간 전 67 7 11쪽
21 20화 오군 입성 NEW 18시간 전 55 3 12쪽
20 19화 맹호의 귀환 (2) NEW 18시간 전 59 4 12쪽
19 18화 맹호의 귀환 24.09.18 96 8 13쪽
18 17화 수채공방전 (2) 24.09.18 72 4 12쪽
17 16화 수채공방전 24.09.18 74 4 12쪽
16 15화 명사들에게도 운명이란 것이 있다 24.09.17 95 9 11쪽
15 14화 국정원 금의위 24.09.17 95 6 12쪽
» 13화 서서 원직 24.09.17 103 7 13쪽
13 12화 연맹군 해산 24.09.17 108 7 12쪽
12 11화 채염 임무 24.09.17 122 7 13쪽
11 10화 조조를 구원 24.09.16 134 7 12쪽
10 9화 전국옥새? 계륵? 24.09.15 144 8 11쪽
9 8화 낙양으로 +1 24.09.15 142 7 11쪽
8 7화 화웅은 살릴 방법이 없어 24.09.15 144 6 11쪽
7 7화 반봉도 구한다 24.09.14 159 8 12쪽
6 5화 손견의 실망 24.09.14 150 7 13쪽
5 4화 파란 눈의 기능 24.09.14 152 6 12쪽
4 3화 사수관 패배 24.09.13 160 9 11쪽
3 2화 첫 고비 24.09.13 172 9 9쪽
2 1화 손권 24.09.13 201 11 11쪽
1 프롤로그 24.09.13 206 1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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