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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화 손권의 식솔들

DUMMY


오군 오현 고 씨 관저.

중년 한 명이 시퍼런 표정을 지으며 투덜거리고 있었다.


“숙부님! 손견이 해도해도 너무하지 않습니까? 이제 오군에 입성한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벌써 오현 현령 자리를 빼앗았습니다. 이것은 저희 고 씨 가문을 향해 도발하는 것입니다. 또한 손견이 저희 강동 사족들에게 적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중년은 다름 아닌 며칠 전 오현 현령 자리에서 물러난 고 씨 가문의 자제 고주(顧舟)였다.

대청에는 가문의 핵심자제들이 모여있었는데 대부분 고주의 말에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심지어 손견을 비방하거나 욕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고 씨 가문은 강동 사족세가의 우두머리로 강동에서 가장 튼튼한 기반과 심지어 그 누구를 향해 오만한 태도를 지어도 될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하여 손견의 실력이 어떠하든 사족세력의 지지가 없다면 강동을 장악할 수 없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오늘은 일단 돌아가거라. 내 생각이 따로 있으니 며칠 기다려보거라.”

가주 고홍의 눈가에 실망이 어려있었다.

결국 고홍이 가장 기대를 많이 가지고 있는 자제 고옹만 남으라고 했다.


“원탄(고옹의 자), 너는 이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제가 보기에는 숙부님들의 생각이 너무 짧은 것 같습니다. 저희가 절대적으로 손견을 지지하지 않는 이상 손견이 오현 현령을 자기 사람으로 바꾸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자신이 거주하는 치소의 현령 자리를 믿지 못할 사람에게 맡기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요. 그러면 손견을 지지할지 말지를 논의해야지, 현령 자리를 가지고 시비걸면 무조건 손견과 비틀어질 것입니다. 저희 가문의 명예가 너무 눈부셔서 숙부님들이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고옹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눈이 밝은 사람이 너밖에 없구나.”

가주 고홍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손견이 저희 자제를 요직에서 해직시킨 것도 소홀한 행실입니다. 저희에게 통보도 없이 고주 숙부님을 해직한 것은 고의적입니다. 저희 태도를 시험하려는 것이 분명합니다. 또한 강동 사족세가의 대표가문인 저희에게 위엄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손견도 우둔한 사람이 아니니, 병을 주었으면 약도 주어야 된다는 도리를 알 것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상응한 관직을 저희에게 줄 것입니다.”

고옹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반대로 가주 고홍은 놀란 표정을 지으며 서신 한 장을 꺼냈다.


“이게 바로 손견이 이번 일을 우리 가문에 대해 해석하는 상응한 관직이다.”

서신은 바로 고옹을 태수부 관원으로 임명하는 임명장이었다.


“오군 도위승(都尉丞)이다. 녹봉 육백 석 관직으로 예전으로 놓고 말하면 허공과 함께 군병을 거느리는 자리지. 고주에게도 녹봉 육백 석의 오군 태수부 관직을 주었다. 녹봉 일천 석의 오현 현령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너희 둘을 합치면 우리 가문에게는 안면을 세워준 셈이다. 또한 너의 관직은 손 씨 정권과 가까이 있는 자리이니 우리에게 호의를 표시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어떠냐? 손견이 이번 한 수는 멋있게 보여주지 않았느냐?”

고옹의 추리를 듣고 고홍이 감탄했다.


“강동의 맹호라 불리어 그냥 용맹하기로 소문난 줄 알았는데, 지금 보면 손견은 일반 사람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적어도 손견의 세력은 일반 세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옹도 함께 감탄했다.


“어떠냐? 임명장을 받아들이고 태수부로 가서 일하겠느냐?”

“당연히 가야지요. 이 참에 손견 곁에서 저희가 지지할 가치가 있는지도 잘 지켜보겠습니다.”

고옹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잘 생각했다. 우리 가문은 여남 원씨 가문과 달리 원소나 원술과 같은 자제를 직접 배출하여 세력을 이룰 실력까지는 안 된다. 그러니 그럴만한 주공 한 명을 지지하고 의지해야 하느니라. 손견이 그러한 사람인지를 검증하는 일은 너에게 맡기겠다. 이 역시 가문의 미래가 달린 일이니 부디 명심하거라.”

고홍이 일어서서 고옹의 어깨를 툭툭 쳐주며 말했다.


“명심하겠습니다.”

고옹의 눈동자 역시 반짝 빛났다.

다른 걸 떠나 가문의 미래를 맡기겠다는 것은 가주의 후계자로 간주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한편 비슷한 시각에 손권도 자기 방에서 생각에 잠겨있었다.

이번에 고옹이 손권의 시야에 들어오면서 인재라는 두 글자가 손권의 머릿속에 깊게 새겨졌다.


한나라 말기 조정의 사직이 무너지며 세상이 혼란에 빠지고 유비 조조 원소 손견과 같은 웅주들이 하나 둘씩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웅주는 세력의 대표이지 그 한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세력의 우열은 어떻게 가려야 하는가?

손권은 바로 인재라고 생각했다.


한나라 말기 세력이 가장 강한 조조를 예를 들면 오대모사 오자양장 그외에도 수없이 많은 역사에 이름을 남길 실력을 가진 관원들이 그 휘하에 있었다.

유비 역시 와룡과 봉추 오호상장 등 대단한 인재들이 휘하에 있었고 원소 휘하에도 전풍 저수 등 인재들이 적지 않게 있었다.

역사에서 손견의 강동 역시 주유 노숙 여몽 육손 등 걸출한 관원들이 나타났었고 정보 한당 등도 역사에 쟁쟁하게 이름을 남겼었다.

다만 이들은 다른 세력의 인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게 등장했다.

그리하여 손권은 이러한 사람들을 역사에서보다 일찍 하나씩 찾아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초평 원년 12월의 마지막 날.

여강군으로 갔던 손책이 드디어 식솔들을 데리고 오현으로 돌아왔다.

손견이 천 평 넘는 관저를 지었지만, 식솔들이 모두 타지에 있는 탓으로 하인들과 손견 부자만 지금까지 관저에서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손책이 식솔만 열몇 명에 시녀 하인들까지 백여 명을 데리고 입주하니 허전하던 관저도 들끓기 시작했다.


손견에게는 손강이라 부르는 형님이 있었는데 일찍 세상을 하직했다.

그리고 손정(孫靜)이란 동생 한 명이 또 있었는데 지금은 손견의 고향인 부춘현(富春縣) 현령을 지내고 있었다.


손견에게는 또 처 두 명과 첩 한 명이 있었다.

정실은 오완(吳婉)이라 불렀는데 오경의 누이였고 바로 손권의 친모였다.

또한 정실 외에 평처(平妻) 즉 정실과 같은 대우를 받는 처가 한 명 더 있었는데 오완과 오경의 동생 오금(吳琴)이었다.


오완은 손견에게 사남일녀를 낳아주었는데, 장자 손책이 지금 열여섯 살이었고 둘째 손권이 여덟 살이었다.

셋째 손익(孫翊)은 여섯 살이었고 넷째 손광(孫匡)은 네살이었다.

그리고 장녀 한 명이 있었는데 이름은 손정(孫晴)이었고 지금 열세 살이었다.


오금도 손견에게 일남일녀를 낳아주었는데 아들은 손인(孫仁)이라 불렀고 현재 네 살이었으며, 딸은 손상향이라 불렀고 현재 세 살이었는데 손견의 총애를 가장 많이 받고 있었다.

또한 첩 진씨(陳氏)가 있었는데 슬하에 세 살짜리 딸 손이(孫伊)가 있었다.


이들이 도착한 시간이 새해를 맞이하는 그믐날이라 손견의 관저는 잔치분위기로 쌓여있었다.

손권 역시 손견 손책 외에 다른 식솔들과는 처음 만나는지라 기분이 또 새로웠다.

특히 친형제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쓸쓸하고 차가운 현대 도시의 민심과 분위기와 달리 흥성흥성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또한 손권 역시 전생에 대한 미련을 잊고 손씨 가문의 둘째 공자로 새로운 인생을 이제야 시작하는 느낌이 들었다.


손권은 모친 오완을 처음 보았지만, 하나도 어색한 감을 느낄 수 없었다.

그것은 바로 손권의 옆에 이미 색시로 지목된 채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명성을 고려하는 손견과 달리 채염을 보는 순간 오부인은 이미 채염을 손권의 색시라 생각하고 대접했다.

특히 재능이 출중한 채염을 바로 손권의 글공부 선생으로 임명했고 평소 한 시진 이상은 무조건 손권과 가까이 있도록 만들어놓았다.

이렇게 되니 원래 손권을 만나기 수줍어하던 채염도 정정당당하게 손권과 데이트할 시간이 주어졌다.

이렇게 흥성흥성하게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했다.


초평 2년 초닷새 날.

새해 첫 군무회의가 태수부에서 열렸다.

새로운 한 해의 전략과 방침을 결정하는 회의라 모두 엄숙한 표정으로 앉아서 손견의 발언을 기다렸다.


이때 병사 여섯 명이 커다란 목판 하나를 들고 들어와 대청 중간에 내려놓았다.


“이게 무엇이냐?”

손견이 의문이 담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이때 손권이 일어나 목판을 덮은 천을 들어올렸다.


“이건!”

눈앞의 광경을 보는 순간 모든 사람들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것이 바로 새해선물 군용모래판지도입니다.”

손권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군용모래판지도?”

“네, 한당 아저씨가 척후영의 척후들을 거느리고 오군 곳곳은 물론 양주 대부분 지역까지 다니며 자세하게 그려온 지도로 만든 모래판지도입니다.”

손권이 말하니 모두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 이것은 양주모래판지도입니다. 그리고 타세력 심지어 전국 각지 각 군의 모래판도 지금 제작중입니다. 범위가 작으면 작을 수록 지형도 더 자세하게 나타나지요. 여기 저희 손씨 깃발을 꽂은 지역들이 현재 저희가 장악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손권이 모래판을 가리키며 말했다.


모래판에는 오군이라 쓴 성곽 위에 상대적으로 큰 손씨 깃발이 꽂혀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도 작은 깃발이 여러 군데 꽂혀있었는데 모두 여덟 곳이였다.


“오군의 상세한 상황은 숙부님께서 설명하시지요. 저도 자세하게는 잘 파악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손권이 오경을 가리키며 말했다.


“허허허, 둘째 공자가 이렇게 대단한 물건을 제작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내려다보니 진짜 세상이 작아보입니다. 저희가 지금 요 조그마한 성곽 안에 앉아있다는 말 아니겠습니까?”

"하하하하...!"

모래판 옆으로 다가온 오경과 다른 장수들도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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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화 손권의 식솔들 NEW +2 22시간 전 68 7 11쪽
21 20화 오군 입성 NEW 22시간 전 56 3 12쪽
20 19화 맹호의 귀환 (2) NEW 22시간 전 59 4 12쪽
19 18화 맹호의 귀환 24.09.18 96 8 13쪽
18 17화 수채공방전 (2) 24.09.18 72 4 12쪽
17 16화 수채공방전 24.09.18 74 4 12쪽
16 15화 명사들에게도 운명이란 것이 있다 24.09.17 95 9 11쪽
15 14화 국정원 금의위 24.09.17 95 6 12쪽
14 13화 서서 원직 24.09.17 103 7 13쪽
13 12화 연맹군 해산 24.09.17 108 7 12쪽
12 11화 채염 임무 24.09.17 122 7 13쪽
11 10화 조조를 구원 24.09.16 134 7 12쪽
10 9화 전국옥새? 계륵? 24.09.15 145 8 11쪽
9 8화 낙양으로 +1 24.09.15 143 7 11쪽
8 7화 화웅은 살릴 방법이 없어 24.09.15 145 6 11쪽
7 7화 반봉도 구한다 24.09.14 160 8 12쪽
6 5화 손견의 실망 24.09.14 151 7 13쪽
5 4화 파란 눈의 기능 24.09.14 153 6 12쪽
4 3화 사수관 패배 24.09.13 163 9 11쪽
3 2화 첫 고비 24.09.13 174 9 9쪽
2 1화 손권 24.09.13 204 11 11쪽
1 프롤로그 24.09.13 209 1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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