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원 키우는 사천당가 데릴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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냠빈
작품등록일 :
2024.09.13 18:24
최근연재일 :
2024.09.2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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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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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천독화원의 수제자

DUMMY

인생이란 한 치 앞도 모르는 법.


마른하늘에서 화분이 떨어져 두개골이 깨질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설상가상···.


불행은 겹친다고 하였다.


환생의 굴레에 따라 새롭게 부여받은 자그마한 이 몸.


소년은 아기자기한 손바닥을 푸른 하늘을 향해 뻗었다.


“인생 참 좇같네···.”


겨우 5살 꼬맹이가 인생을 논하고 있다.


소년은 애늙은이 같은 쓴웃음을 머금었다.


정파와 사파의 전쟁에 휘말려 쑥대밭이 된 마을.


아니, 솔직히 이것은 딱히 상관없었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시점에서 고향 같은 건 없어진 지 오래였으니까.


그렇다면 소년은 뭐가 그리 억울한 걸까?


“하아··· 진짜 개억까잖아.”


퇴근길에 머리가 깨진 것도 울화통이 터지지만.


최근에 읽기 시작한 무협 웹소설에 전생한 게 가장 억울했다.


피비린내가 난무하는 전란의 시대.


약육강식의 법칙을 강요하는 이 세상은 나약한 현대인에게 가혹했다.


“환생시킬 거면 적어도 치트라도 주던가. 이 빌어먹을 신님아···.”


천지를 가르는 초월적인 힘이라든가.


세상을 호령하는 명문세가의 핏줄이라든가.


이런 게 클리셰라는 거잖아.


“아니면 기억이라도 남기지 말던가.”


원효대사의 해골물처럼 전생을 몰랐으면 그냥 운명을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4수를 해도 대학에 떨어지고, 원하던 운전병은 개뿔, 최전방 포병으로 입대.


허리디스크를 안고 제대한 이후···.


우여곡절 끝에 고졸 특별전형으로 대기업에 붙었다.


몇 번이고 맨탈이 갈려 나갈 뻔했지만.


인생은 고진감래.


결국에는 낙이 왔다.


“아직 살날이 창창한 5살이잖아.”


그러니 악착같이 살아남을 이유는 충분했다.


소년은 몸을 덮은 시체를 힘겹게 밀어냈다.


누군지 모를 차가운 이웃의 등에는 화살이 박혀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흙바닥에 절단된 팔다리가 굴러다니고, 여기저기 피 웅덩이가 고여 있다.


잔혹한 참상에서 애써 눈을 돌리고 뒷산으로 힘없이 걸었다.


“이건··· 먹어도 되는 거겠지?”


소년은 버섯을 움켜쥐고 이리저리 살폈다.


몸통이 통통하고 머리가 새하얀 버섯.


언뜻 보면 송이버섯처럼 생겼다.


“우물우물. 그래. 쩝쩝. 잘 먹어야 기운이 나지.”


전생의 기억을 믿고 한입에 털어 넣었건만.


몇 시간 뒤.


소년은 복부를 붙잡고 털썩 무릎을 꿇었다.


“아으윽.”


이 산만 넘으면 사천성이다.


세상 어디든 있다는 개방의 거지들.


천한 신분의 고아라도 정파에 속한 그들이라면 받아줄지도 모른다.


그 실낱같은 희망만 바라보며 짚신이 끊어질 정도로 악착같이 산을 올랐다.


하지만 산의 중턱도 못 가서 무기력하게 쓰러질 줄이야.


“와··· 내가 깜빡했네.”


마른하늘에서 떨어지는 화분을 맞고 사망한 남자였다.


“고진감래는 개뿔···.”


소년은 극심한 복통에 배를 움켜잡으며 흙바닥을 뒹굴었다.


“아윽.”


창자가 끊어질 것 같은 통증.


이젠 환각마저 보이는 것일까?


소년의 시야에 노인이 들어왔다.


방금 먹은 버섯처럼 새하얀 백발, 팔(八)를 그리는 콧수염과 주렁주렁 내려온 턱수염.


“어이, 꼬맹아. 네놈이 먹은 버섯이 혹시 이것이냐?”


소년은 노인의 느긋한 말투에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금도끼, 은도끼를 물어보는 산신령도 아니고.


남일 보는 듯한 태평한 그의 태도에 분노가 치밀었다.


하지만 갑과 을은 명확한 상황이다.


눈앞의 노인은 소년에게 유일한 동아줄이었으니까.


“네에··· 제가 먹은 버섯이에요.”


“흐음. 그렇단 말이지?”


노인은 흥미롭다는 듯 턱수염을 쓰다듬었다.


“어르신··· 저 좀 살려주세요. 네?”


소년은 애타게 손을 뻗었다.


그러나 노인은 태평하게 어깨를 으쓱였다.


“알광대버섯의 독은 해독제가 없다.”


“예? 그게 무슨···?”


“솔직히 아직도 살아 숨쉬는 게 신기하구나. 어떻게 살아있는 거지?”


실험용 개구리를 보는 듯한 시선에 소년은 이를 악물었다.


“그럼 구경하지 말고 꺼져!!”


그 순간.


“커헉!”


노인의 발길질 한 번에 소년이 붕 떠올랐다.


파공음을 터트리는 장법이 소년의 등짝에 꽂힌다.


짝-!


“우엑!”


노란 위액을 토해내는 소년.


“어허. 부모에게 예를 배우지 않았더냐.”


“크윽··· 그딴 건 없··· 흐읍!!”


뿌드득-


방금 맞은 충격 때문인지, 힘껏 조인 항문을 뚫고 내용물이 쏟아져 나왔다.


소년은 주먹을 불끈 쥐고 울먹였다.


굴욕도 이런 굴욕이 없다.


노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소년의 눈높이를 맞추며 쭈그려 앉았다.


“꼬마야. 이름은?”


“···개똥이입니다.”


“이름도 참 개 같구나.”


남의 이름보고 개 같다니···.


물론 노인의 말대로 당장 갖다 버리고 싶었다.


노인은 주변의 풀잎을 주섬주섬 손으로 더듬다가 보라색 꽃을 땄다.


“이 노부랑 내기 하나 하지 않으련?”


“내기··· 말입니까?”


“그래. 조건은 간단하다. 혹시라도 네놈이 살아남으면 노부의 제자가 되는 거지.”


“아니, 그게 무슨.”


소년은 말문이 막혔다.


내기라 해놓고선, 선택지가 하나밖에 없다.


살아남으면··· 이란 전제.


죽으면 그냥 개죽음이란 뜻이지 않나!


“네놈에게도 그리 손해는 아닐 것이야.”


노인은 방긋 웃으며 보라색 꽃을 내밀었다.


“노부가 네놈을 무림의 패자로 만들어주마. 물론 살아남는다면 말이지.”


***


한없이 높고 푸르게 펼쳐진 하늘.


선선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나뭇가지에 맺힌 단풍잎들을 살랑살랑 흔든다.


청년은 빗자루로 바닥을 쓸며 룽취산(龙泉山) 아래의 정경을 내려다보았다.


사천성 청두 시내가 훤히 보인다.


네모 반듯한 성벽 안쪽으로 기와지붕들이 층층이 쌓여 있다.


관아와 시장이 번잡하게 섞인 도로.


가을의 정취에 취해 느긋하게 걸음을 옮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그런 여유는 청년에게 사치일 뿐이었다.


“또 쓰레기가 떨어지는 계절이 돌아왔네.”


그는 눈앞의 풍경을 무심히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담백한 감상이었으나.


빠각-!


“으갹!”


청년은 정수리에 꽂힌 아찔한 통증에 눈물을 찔끔 머금었다.


“아니, 스승님! 일 잘 하고 있는 제자를 어찌 괴롭히십니까?!”


스승이라 불린 노인은 부채를 펼쳐 하늘하늘 흩날리는 낙엽을 받아냈다.


“높은 하늘 아래 낙엽이 흐르니, 산들바람에 실려 가을이 찾아오네. 풍류 속에 스며드는 이 정취를 어찌하리, 천년 세월도 이 순간에 머무는 듯하구나.”


“···개소리군요.”


번개처럼 떨어지는 부채.


빠각-!


“으갹!!”


노인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향빈아. 도대체 20년 동안 노부에게 무엇을 배운 게냐.”


향빈이 자신만만한 미소를 그린다.


“훗! 사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지요. 이성을 꼬시는 100가지 기술, 백매설화(百魅舌話)라면 저도 이제 수준급입니다.”


부채가 높게 치켜 올라간다.


“우아아악!!”


향빈은 팔을 교차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부채는 떨어지지 않았다.


깊은 한숨을 내쉰 스승은 오히려 부채를 펼치고 빙그르르 춤사위를 펼치기 시작했다.


“진정한 고수란 풍류지성(風流之性)을 아는 자다.”


낙엽이 부채의 바람을 타고 소용돌이치며 하늘로 치솟는다.


“바람의 흐름을 느끼고, 그 속에 깃든 자연의 숨결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하지.”


서서히 절정에 이르는 춤.


“물아일체(物我一體), 나와 자연이 하나가 되는 경지에 이르렀을 때 비로소 만물의 이치를 깨닫게 되는 법.”


노인은 입가를 가린 부채를 탁- 접었다.


입꼬리가 살포시 올라가 있다.


“만천화우(滿天花雨).”


그 한마디에 낙엽은 장미처럼 붉게 물들었다.


화려한 꽃잎 속에서 고고하게 서 있는 노인.


향빈은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 주먹으로 손뼉을 내리쳤다.


“오!”


“훗··· 녀석. 그래, 깨달은 바가 있느냐?”


“예, 스승님.”


자신만만하게 검지를 치켜올린다.


“환부작신(換腐作新) 아니옵니까?”


낡은 것을 바꾸어 새것으로 만든다.


노인의 얼굴이 와락 구겨졌다.


세월의 흔적인 주름에 한 획이 더 그어진다.


쓰임새가 이상한 것도 문제였지만.


이 상황에 그걸 적용하면···.


“한마디로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이 기술이라면 개방의 거지라도 노신사로 만들 수 있겠습니다.”


“훌륭한 깨달음이구나. 도대체 누굴 닮아서 이리도 머리가 비상할꼬?”


“하하핫. 누구겠습니까? 이게 다 스승님을 닮아서 그렇죠.”


“그래, 그래. 그래서 유언은 그걸로 끝이렸다?”


“자··· 잠시만요, 스승님! 꽤애애애액!!”


룽취산에 돼지 멱따는 소리가 한동안 울려 퍼졌다.


***


온몸이 욱신거리는데 멍든 곳이 하나 없다.


스승님 왈.


-네놈의 유일한 자산은 얼굴뿐인데, 그걸 다치면 뭘 해 먹고 살겠느냐. 에잉 쯧쯧쯧.


향빈도 그 말에는 동감했다.


‘내가 잘생기긴 했지.’


뚜렷한 이목구비.


갸름한 턱선.


청동거울에 비치는 얼굴은 전형적인 미소년의 얼굴이었다.


어쩌면 향빈을 버린 모친이 기녀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는 거울을 내려놓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천 리를 뻗어나가는 꽃밭은 그야말로 천하에 둘도 없는 절경이었다.


붉은 작약, 새하얀 목단, 짙은 남빛의 연꽃이 바람을 타고 춤을 추며 은은한 향기를 흩날렸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은 단지 눈으로만 감상해야 할 것이었다.


이곳에 발을 들이는 순간, 누구든지 목숨을 잃을 위험이 컸다.


천 가지의 독초가 조화를 이루는 천독화원(千毒花園).


‘처음 여기 왔을 때는 한 달을 열병과 구토에 시달렸었지.’


향빈은 기억 저편에 추억이 된 20년 전을 떠올리며 씁쓸한 미소를 그렸다.


꽃밭 중앙에 자리한 팔각 정자.


그는 양손을 둥글게 모으며 가부좌를 틀었다.


가늘게 숨을 내쉬자, 아랫배가 따끔거리기 시작한다.


독초가 뱉어내는 숨결은 인간의 폐를 돌처럼 딱딱하게 굳혔다.


끈적한 늪지대에서 기운이 허우적거리듯 운기조식(運氣調息)이 좀처럼 따라주질 않는다.


최악의 악조건에서 향빈은 스승님의 말씀을 상기했다.


‘모든 물줄기와 수없이 많은 물결은 바다에서 하나가 된다.’


만류귀원신공(萬流歸元神功)의 귀결.


독공이든, 염공이든.


어차피 바다로 흘러가면 매한가지.


그러나 말은 쉽지, 그 과정은 통곡의 벽이었다.


“크윽···.”


향빈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수많은 물줄기.


즉, 바다로 향하기까지 기류(氣流)가 겹치면 안 된다.


상극인 독이 만나면 서로 반발하여 혈관이 터져버릴 것이고.


상성이 좋은 독이 만나면 범람하여 온몸을 녹여버릴 것이다.


심지어 야생마 같은 독은 20년간 갈고 닦은 길조차 벗어나려 했다.


향빈은 잔잔한 호수에 한 방울의 파동이 퍼지는 걸 느끼며 눈을 번쩍 떴다.


“하아···.”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식은땀을 닦아냈다.


“이건 매일 해도 익숙해지질 않냐.”


바다에서 오랫동안 잠수하기 위해선, 산소통에 산소를 채워 넣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천독화원(千毒花園)에서 오늘 하루도 숨을 쉬려면 체질을 독에 적응시켜줘야 했다.


실수는 목숨과 직결되기에 용납되지 않는다.


그렇다 하더라도 향빈은 이곳이 좋았다.


그는 팔각 정자에서 내려와 한 송이의 꽃을 땄다.


장미나 복숭아꽃을 닮은 분홍색 꽃, 협죽도(夾竹桃).


하지만 아름다운 외형과 달리 자살나무라고 불릴 정도로 맹독을 지닌 독초였다.


오죽하면 관아에서 사약으로 사용하겠는가.


“끝났느냐?”


분홍 꽃잎 사이에 튀어나온 걸쭉한 목소리에 나뭇가지를 살며시 걷어냈다.


사부가 호리병을 홀짝이며 반쯤 감긴 눈으로 시선을 보내온다.


향빈은 콧구멍을 벌렁거리며 냄새를 맡고 눈살을 찌푸렸다.


“스승님. 나이 좀 생각하십시오. 그 나이에 사약을 드시면 진짜 골로 갑니다?”


“녀석, 사부에게 못 하는 말이 없구나. 어서 세상 요직했으면 좋겠지?”


“하아··· 그런 의미가 아닌 거 아시지 않습니까? 올해 벌써 백 세를 넘기셨으면서. 진짜 걱정돼서 그럽니다.”


사부는 향빈에게 호리병을 던졌다.


“술도 못 마시면 세상을 무슨 낙으로 살겠느냐.”


“그게 협죽주(夾竹酒)니까 그렇죠.”


향빈은 낚아챈 호리병을 한 모금 마셨다.


입안에 향긋한 향이 맴돌다가 목구멍에서 화끈한 게 올라왔다.


역시 독주라 그런가, 맛이 끝내준다.


물론 오늘 밤에 저승사자를 만나는 걸 각오해둬야겠지만.


“향빈아.”


“예. 사부님.”


“나는 말이다. 네게서 가능성을 봤다.”


향빈은 호리병의 향을 맡으며 잠잠히 들었다.


“하지만 정녕 여기까지란 말이냐?”


누구든 일정 경지에 오르면 벽에 부딪힌다.


“네 한계가 이것밖에 안 되냔 말이다.”


사부가 검지를 까딱이자, 향빈의 손에서 호리병이 날아갔다.


노부는 한 손으로 호리병을 붙잡고 협죽주(夾竹酒)를 한 모금 들이켰다.


향빈은 취한 스승의 모습에서 시선을 돌리며 천독화원(千毒花園)을 둘러보았다.


스승이 말한 가능성.


그건 향빈 또한 보았다.


독공의 재능이 있다는 건 그 누구보다 자신이 더 잘 안다.


하지만 경지의 벽을 허물기 싫었다.


왜냐고?


20년간, 몇 번의 경지를 허물며 구사일생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정말 타계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늘 목을 옥죈다.


무엇보다.


“저는 이곳이 좋습니다, 스승님.”


바다 깊숙한 심연에는 사람이 오지 않는다.


천독화원(千毒花園)도 마찬가지다.


중원 그 어디보다 가장 안전한 곳.


그런데 뭐하러 굳이 목숨을 걸고 경지를 돌파해야 하나?


“아름다운 꽃도 가꾸고, 곁에서 스승님을 모시며 태평하게 사는 이 삶에 만족합니다.”


미소를 그리는 향빈.


“그리고 누군가를 해치고 싶은 마음도 없고요.”


스승은 한 방울을 끝으로 빈 호리병을 향빈에게 겨눴다.


“내가 네놈을 당장 죽이겠다고 해도 말이냐?”


“사부님께 구원받은 목숨. 다시 거둬가시는 것도 스승님의 마음이지요.”


애초에 괴물 같은 사부와 싸워봤자 승산도 없다.


깔끔하게 포기하는 편이 속 편하다.


“에잉, 쯧쯧. 이리도 야망이 없다니. 향빈아, 생사의 결정권은 강자가 갖는다.”


“그렇죠.”


향빈은 쉽게도 고개를 끄덕였다.


사부는 향빈의 가슴팍에 호리병을 억지로 밀어 넣었다.


얼떨결에 호리병을 껴안는다.


“그런데 제아무리 강자라도 버거운 상대가 있지.”


“무엇입니까?”


고개를 갸웃하는 향빈.


스승은 입꼬리를 슬그머니 올렸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지키는 자다. 그런 자는 무슨 짓을 할지 모르지. 네놈의 마음속엔 그런 자가 있느냐?”


향빈은 손발을 오므리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사부님. 그런 고백은 장터의 주모에게 해주십시오.”


향빈의 정수리에 호리병이 꽂힌다.


빠각-!


“으갹!!”


“야 이놈아! 스승이 진지한 말을 하는데. 어휴! 됐다!”


향빈에게 대충 호리병을 던진다.


“담금주를 담그게 청두에 내려가서 주항(酒缸) 네 단지를 가져오너라.”


향빈은 호리병을 껴안고 투덜거리며 룽취산을 하산했다.


그런 그의 뒷모습을 지켜본 스승은 피식 웃으며 강아지풀을 입에 물었다.


“노부가 게으른 네놈의 속을 모를 것 같더냐? 제아무리 날뛰어 봤자, 이 몸의 손바닥 위지. 끌끌끌.”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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