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Maker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nifle
작품등록일 :
2016.03.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4.04 19:57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202,416
추천수 :
2,609
글자수 :
1,493,079

작성
16.10.18 13:00
조회
697
추천
10
글자
12쪽

106화-마법의 여섯 별(1)

DUMMY



34. 마법의 여섯 별


세미나 시작 7일차. 거의 대부분의 논문의 강연이 끝나고 정말 중요하다고 분류된, 금년의 논문들만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일주일간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쇼핑에 휘둘렸던 아인즈 역시 단상의 위에 올라갈 준비를 마친 채였다.


“에르님, 올라와 주시기 바랍니다.”


“네.”


마침내 사회자의 부름이 있고, 아인즈의 걸음이 단상으로 향했다. 한걸음, 한걸음. 한단, 한단.

조금씩 몸이 위쪽으로 올라갈 때마다 주변의 가득 채운 마법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노인, 소년, 청년 할 것 없이 모두가 손에 노트와 녹화용일 터인 수정을 쥐고 있었다.

마법을 뺀다면 시체나 다름 없을 그 모습들을 보며 아인즈는 작게 미소를 그렸다.


“안녕하십니까. 모두들 긴 세미나에 노고가 많으십니다.”


“······”


인사에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지만 아인즈의 미소는 더욱 짙어져 갔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을 분명하게 알 수 있었으니까.


“저는 아인즈 위즈 에르. 모자라나마 대 마도의 길을 걷게 된 포이멘의 목동입니다.”


“하아.”


“허어.”


“사실이었군.”


아인즈의 자기소개에 세미나장의 곳곳에서 한숨과 감탄이 들려왔다. 그간 소문으로 어렴풋이 또 다른 대 마도의 사역자가 나타났다는 이야기는 있었지만 그것이 사실로 밝혀진 것은 조금 다른 무게를 가진 이야기였으니까.

적어도 이곳에 온 이들의 궁금증 중 절반이 해결되자 실내의 분위기가 약간이나마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것을 느낀 아인즈는 단상의 앞으로 나가며 입을 열었다. 마력을 운용한 탓에 나직한 목소리였지만 듣지 못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제가 올해 초 세운 이론은 간단히 말해서 마나의 마력 변환시 생기는 소실의 역전과 마나의 휴지상태의 재 활용에 관한 논문이었습니다.”


길지 않은 말. 하지만 그에 장안의 시선이 담긴 집중이 한 순간에 달라졌다.


“모두들 알다시피 마법의 발현은 크게 다섯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마나의 마력 변환, 술식에 따른 마력의 배열, 배열된 마력의 활성화, 마법의 발현, 세부설정. 이렇게 다섯 단계죠.”


“모두가 아시겠지만 이 과정에서 마력 변환시 대략 12%가량의 손실이 일어납니다. 물론 이것은 평균적인 수치일 뿐. 효과에 중점을 둔 경우 그 손실은 최대 48%까지 치솟습니다.”


파아아.

아인즈가 손을 들어올리자 그 안에서 마나가 마력으로 변환되기 시작했다. 마나는 마력의 상위 개념.

하지만 그렇기에 마법에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너무나도 가공하고 제어하기 힘든 힘이었으니까.

그렇기에 마법사는 마나를 마력으로 변환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말하자면 딱딱한데다가 탄성에 활동성까지 있는 고무 같은 마나를 무르고 탄성이 없는 대신 적당한 탄성력과 변형성을 지닌 점토 같은 상태로 변환하는 것이다.


“이렇듯 마력으로의 변환시 마나는 조금씩 황성을 잃고 비활성 휴지 상태로 들어가게 됩니다. 이 휴지 상태의 마나는 단순히 손실뿐 아닌 발현에 있어 저항을 일으키는 장애물로 작용되게 됩니다.”


화르륵.

아인즈의 손에서 일어난 화염이 그 위세를 잠시 드러낸 후 곧 사그라 들었다. 화염이 완젆 사라지자 가볍게 손을 턴 아인즈는 다시 공중에 하나의 영상을 그려냈다.


“이것을 우리는 마나저항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숙련된 마법사는 비숙련 마법사에 비해 최대 40%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이 평론이죠.”


뚜벅뚜벅.

걸음을 옮기던 아인즈의 걸음이 뚝 멈춰섰다. 단상의 한 가운데에 선 그가 양 손을 들어올리며 어깨를 으쓱여 보였다.


“어째서 그런 걸까요? 제 말은 어째서 이 마나 저항이 생겨야만 하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분명 마나는 차별이 없고 온전한 하나의 힘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구태여 그것을 구분하고 분류하고, 가공해 사용합니다.”


“결국 인간의 불완전인 탓에 우리는 굳이 겪지 않아도 될 저항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마나를 그대로 사용할 수가 없기에. 우리는 편의를 얻은 대가를 치뤄야만 하는 것이지요.”


탁!

아인즈의 손이 마주치며 무거워지려 하는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그의 목소리와 말에는 목동의 권능이 실려 있는 탓에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몰입하게 하고 있었다.


“그래서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해 봤습니다.”


“손실을 없애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그 손실조차 활용하는 것이 어떨까. 하고. 그리고 그 생각은 주저 없이 들어맞았습니다.”


아인즈의 주변으로 마력이 아주 천천히 움직이며 하나의 술식을 이루어 갔다. 마법의 대중호, 규격화를 이루었다 평가 받는 라벨학파의 대표 마법. 파이어 볼이다.


“자아, 모두들 이 술식을 알고 계실겁니다. 흔히 국민 술식이라고 불리는 파이어 볼입니다. 제가 굳이 이것을 이토록 느리게 보여 드리는 이유는 한가지 보여 드릴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력이 보통의 1/10의 속도로 움직이며 배열을 완성해 갔다. 그리고 마침내 마력의 활성화가 이루어지는 순간 보통의 파이어 볼과는 전혀 다른, 배에 가까운 공명이 일어났다.

두웅.

마나를 기반으로 한 모든 이상력에 일어난 충격에 작게 인상을 찌푸리던 마법사들의 얼굴에는 곧 경악이 떠올랐다.

화르륵.

크기 1m, 새파랗게 타오르는 아인즈의 손 위의 파이어 볼에 모두는 할말을 잃었다.

분명 처음부터 모든 것을 보고 있었다. 1/10의 속도로 구성이 되고 있었기에 놓칠 가능성조차 없었다.

그런데 그 결과는 평범한 것과는 거리가 먼 세배나 되는 크기의 푸른 화염을 뿜어내는 전혀 익숙하지 않은 결과였다.


“무슨······?”


“허어······”


그의 논문을 읽고 어렴풋이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 결과를 두 눈으로 직접 보니 이건 숫제 말이 나오지 않을 지경이다.

이것은 기존의 마법 체계를 뒤바꿀 만한 그런 종류의 것이었으니까.

그런 반응들이 자못 마음에 들었다는 듯 아인즈의 입가에 진한 미소가 그려졌다. 자신의 업적에 다른 이들이 놀라는 것은 제법 유쾌한 경험이었으니까.


“보시는 바와 같이 이건 더 이상 파이어 볼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물건이 아니게 되었죠. 그 원리는 간단합니다.”


파이어 볼이 안개처럼 흩어지고 예의 영상이 다시금 허공에 떠올랐다. 영상은 마나와 마력의 움직임에 대한 모식도가 펼쳐지고 있었다.


“휴지상태에 들어간 마나는 일정시간이 지나면 주변의 활성 마나에 의해 다시금 활성상태로 돌아오게 됩니다.”


아인즈의 손이 꽉 움켜지는 시늉을 하자 영상에서 충격파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것을 마력을 이용해 마나에 인위적으로 충격을 가하면 마나가 순간적으로 활성상태로 변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순간 마력을 활성화 시키면 마법이 발현됨과 동시에 활성화된 마나에서 나오는 연쇄적 충격으로 마력이 증폭되는 효과를 받을 수 있는데다가 그 충격으로 주변에 있는 이상력이 모두 밀려남으로써 마력이 가속되고 저항은 순간적으로 0에 무한히 수렴하게 되는 것이죠.”


짝.

가벼운 마찰음과 함께 영상이 사라지고 어둠이 가득하던 장안에 조명이 커지며 사위가 밝아졌다.

갑작스레 찾아온 빛에 눈이 아픈 듯 눈살을 찌푸리는 이들이 대다수였지만 여전히 시선은 아인즈를 향해 있었다.

그런 시선들에 답이라도 하는 듯 아인즈는 양팔을 벌리고 강연을 이어갔다.


“이것은 컨트롤의 문제일 뿐. 특별한 기교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 부분의 일련의 행동을 수식에 포함시키기만 한다면 그 순간 마법의 위력이 달라지게 되겠죠. 이것은 분명한 마법의 혁명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짝짝짝짝.

전원이 일어나 치는 기립박수. 그와 함께 마법사들의 지식의 제전을 끝을 고했다.


* * *


“아빠!”


“엇차.”


모든 강연이 끝나고 밖으로 나서자 에아가 달려와 품에 안겼다. 품에 얼굴을 비비는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아인즈는 미소를 그렸다.


“어땠어?”


“아빠가 최고였지! 헤헤! 아빠 엄청 멋있었어.”


“그래.”


답을 하며 주변을 둘러보던 아인즈는 약간 의아함을 느꼈다. 언제나처럼 있어야 할 얼굴들이 보이지 않은 탓이다.


“에아, 다른 사람들은?”


“우웅, 엄마는 실리 데리고 어디 갔고, 아니마는 이나니스한테 연행. 그 외에는 각기 호위랑 심부름.”


“흐응.”


“그러니까! 지금은 아빠랑 나 단 둘이란 말씀!”


타닥.

앙증맞은 두 발을 내디디며 에아가 아인즈의 팔을 잡아 끌었다. 에아의 눈은 평소보다도 생기와 장난기로 가득 빛나고 있었다.


“그러니까 나랑 놀아줘!”


평소보다도 훨씬 많은 어리광에 아인즈는 결국 피식,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아무래도 자신은 딸바보가 맞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래, 가자. 실컷 놀아줄게.”


“와아! 신난다!”


아인즈와 단둘이 있게 되어서일까, 아니면 단순히 축제가 즐거워서일까. 잔뜩 신이 난 에아와 끌려 다니는 아인즈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에아랑은 처음인가.’


올해 초. 이리안을 데리고 야시장을 돌아다녔던 적은 있었지만 그 외에는 가족과 함께 축제나 야시장 거리를 다니는 것이 처음이라는 것이 문득, 떠올랐다.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는 다 함께 즐기는 것도 좋겠지.’


“음?!”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며 에아의 뒤를 따라 걷던 아인즈의 주변에서 돌연 마력이 요동쳤다. 그리고 순간적인 가속.

상대가 술식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몇단계의 공정을 무시한 채 마력을 오러마냥 사용한 말도 안 되는 수준의 기예가 펼쳐졌다.


“잡았다.”


“히, 히익?!”


마력의 유동에 도망치려고 했던 듯, 스태프를 꽉 쥐고 있던 남자의 목이 아인즈의 손아귀에 쥐여졌다.

잿빛에 가까운 옅은 하늘색 머리카락. 녹색 눈동자. 광대까지 내려온 다크써클. 왜소한 체구. 깊숙하게 덮어 쓴 후드.


“폐인?”


“아니야!”


영락없는 방구석 폐인의 모습이기에 무심코 튀어 나온 말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래 봤자 지금은 목을 잡힌 상황. 거기에 아인즈의 키가 20cm정도 더 컸다.


“흐음······.”


“아빠? 무슨 일이야?”


어느새 다가온 에아의 물음에 아인즈는 작게 미소를 그리며 상큼하게 대답했다.


“도촬범을 잡았단다.”


“헤에?’


“아니라고!”


“이게 도촬범이구나아.”


신기한 것을 보았다는 듯한 눈으로 여기저기를 쿡쿡 누르는 에아의 행동에 아인즈에게 목이 잡힌 남자는 용케도 소리를 질렀다.


“아니야! 아니라고! 증거 있어? 증거도 없이 사람을 이렇게 몰아세워도 되는 거야?”


“도촬범?”


“악질아냐?”


“거기에 저 애를 좀 봐.”


“로리타 컴플렉슨가?”


“페도일지도······”


“으엑.”


“앙, 귀엽다.”


거기에 어느새 사방에서 쏟아지는 시선들에 아인즈의 얼굴에 냉소가 맺혔다. 이 도촬범은 자신의 마법을 믿고 이렇게 대담한 짓을 벌이고 있는 것 같았지만 아인즈의 앞에서는 아무래도 좋은 수준일 따름이다.


“증거라면 있다.”


“하! 무슨 수로? 네가 이 주변을 모조리 찍고 있기라도 했다는 거야? 그러는 너야말로 도촬범 아냐?”


“난, 내가 가지고 있다는 말은 안 했다.”


“뭐?”


천좌 15성

관통형 술식

아인즈 자작

아공간 침입


아인즈의 술식이 손을 감싸고, 그대로 허공을 파고 들어갔다. 그리고 그 순간 도촬범의 마력 역시 술식을 그려 나갔다.


칼리고(Caligo) 심연

영역 방어식

어둠의 미로.


“역시. 절대 평범하지 않군.”


오히려 그런 대응에 마음에 든다는 듯 미소를 그리는 아인즈의 모습에 도촬범의 굳은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너······누구야.”


“글쎄?”


싱긋 웃어준 아인즈가 다시금 마력을 모으고 술식을 자아나갔다. 설사 단에 오르는 이라도 막아설 수 없도록.


“그건, 일단 증거부터 확보하고 나서 이야기해도 되겠지?”


천좌 21성

강제 술식.

아인즈 자작

소유권 강탈.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Image Maker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9 118화-대회전(大會戰)(1) +3 16.11.03 409 10 13쪽
118 117화-부녀(父女)(2) +1 16.11.02 503 11 13쪽
117 116화-부녀(父女)(1) 16.11.01 416 11 12쪽
116 115화-우왕(愚王) 선혈의 군주 +3 16.10.31 484 9 11쪽
115 114화-암류(暗流)(5) +1 16.10.28 538 11 14쪽
114 113화-암류(暗流)(4) 16.10.27 533 10 12쪽
113 112화-암류(暗流)(3) 16.10.26 443 11 12쪽
112 111화-암류(暗流)(2) +1 16.10.25 584 10 12쪽
111 110화-암류(暗流)(1) 16.10.24 454 9 12쪽
110 109화-마법의 여섯 별(4) +1 16.10.21 615 9 14쪽
109 108화-마법의 여섯 별(3) +2 16.10.20 624 11 12쪽
108 107화-마법의 여섯 별(2) +3 16.10.19 529 10 13쪽
» 106화-마법의 여섯 별(1) +2 16.10.18 698 10 12쪽
106 105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5) +1 16.10.17 644 9 14쪽
105 104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4) 16.10.14 660 8 12쪽
104 103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3) +1 16.10.13 588 10 12쪽
103 102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2) +1 16.10.12 716 10 12쪽
102 101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1) 16.10.11 626 9 12쪽
101 100화-유렐 아이스(Julell Ice)(2) +1 16.10.10 715 9 12쪽
100 99화-유렐 아이스(Julell Ice)(1) +3 16.09.25 756 10 14쪽
99 98화-마법사의 의무(2) +2 16.09.24 751 10 12쪽
98 97화-마법사의 의무(1) 16.09.23 666 9 11쪽
97 96화-토리스(Torris)(3) 16.09.18 672 10 12쪽
96 95화-토리스(Torris)(2) 16.09.17 638 8 13쪽
95 94화-토리스(Torris)(1) +1 16.09.16 752 6 12쪽
94 93화-초청장(2) +2 16.09.11 685 9 12쪽
93 92화-초청장(1) 16.09.10 655 6 13쪽
92 91화-일상(4) +2 16.09.09 756 10 12쪽
91 90화-일상(3) 16.09.04 806 11 12쪽
90 89화-일상(2) +2 16.09.03 793 9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