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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nifle
작품등록일 :
2016.03.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4.04 19:57
연재수 :
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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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3,079

작성
16.10.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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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7
추천
10
글자
13쪽

107화-마법의 여섯 별(2)

DUMMY


“무슨?!”


그가 아는 마력은 절대 이런 움직임을 보일 수 없었다. 마력은 마나에서 변환되는 과정에서 술자의 특성을 가지기 마련이고 그렇기에 그것의 제어권을 강탈해 통제하는 것이 가능하리라 생각조차 해 본적이 없었다.

경악으로 물든 그 얼굴이 마음에 들었다는 듯 아인즈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찾았다.”


그리고 아인즈의 손에 쥐여 나오는 하나의 수정.


“도, 돌려줘!”


“싫은데?”


익살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수정에 담긴 마력을 읽어낸 아인즈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대로 영상 녹화용 수정이다. 그것도 최대 24시간을 기록할 수 있는 최상급. 이런 물건은 가지고 싶다고 해서 가질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자, 어때. 여기서 계속할까? 아니면, 자리를 옮길까?”


“크윽······옮······기지.”


“좋아.”


다시 한번 마력이 움직이고 세명의 모습이 사라지자 아쉬운 감상만이 허공을 맴돌았다.


“아, 가버렸다.”


“좀만 더 있어주지.”


“재미있었는데.”


“근데 잡힌 쪽, 로브가 칼리고 아니었나?”


“······그 칼리고?”


* * *


“뭐냐, 그건.”


텔레포트로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아인즈를 본 네이라일이 퉁명스럽게 묻자 아인즈 역시 가볍게 대답했다.


“길거리의 흔한 도촬 치한.”


“왜, 왜 하나가 더 는 건데?”


“그런가.”


“너는 왜 태연한 건데! 거기에!”


어느새 아인즈의 손에서 풀려난 도촬범이 후드조차 벗어 던지고는 네이라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발작했다.


“왜! 왜! 드래곤이 당당하게 정체를 내놓고 다니는 거냐고! 거기에 너는 또 왜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들이는 거고!”


“뭐래. 내가 어떻게 하고 다니건 내 마음이거든.”


귀찮다는 듯 손을 휘저은 그녀는 이내 테이블 위에 놓인 쿠키를 집어 먹으며 털썩, 소파에 드러 누웠다.

성룡이 되는 과정에서 이변이 생긴 탓에 네이라일은 다른 드래곤들처럼 수면기를 가질 필요가 없어졌다.

하지만 그럼에도 종족 특성은 그대로 남은 탓에 시간만 나면 저런 식으로 드러누워 빈둥거리고는 있었다.

단지 조금 곤란한 점이라면.


“여러 번 말을 했지만 옷을 좀 제대로 입는 것이 어떨까 하는데.”


“귀찮아. 그리고, 위대한 드래곤인 이 몸이 굳이 인간들이 만든 의복을 걸치고 있는 것도 웃기고, 거기에 예를 갖추기 위해 의관을 정제한다는 것도 웃기는 일이니까.”


“언제나 그렇지만 그런 식으로 티 한장만 입고 있으면 정신위생상 좋지 않아서 그러는데.”


“그래 봤자 욕정 할 것도 아니잖아. 거기에 다른 녀석들은 죄 여자들, 아니면 꼬꼬마 하나, 노인네 하나, 병풍들이 여럿. 별로 상관 없는데?”


“하하······”


언제나 귀찮고 번거롭다는 이유로 옷을 대충 걸치고 있다는 것. 그나마도 아인즈가 극구 주장해서 겨우 입혀 놓은 터였다.

밖에 나갈 때에는 ‘별로, 인간들에게 내 몸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 따위가 없어서.’같은 드래곤 다운 발언을 하고는 했지만 아인즈와 그 가솔에게는 아무런 감상도 없다는 듯 알몸으로 지내려고 했었다.

물론 그것에 흔들린다거나 할 정도로 격이 낮은 것도 아니었지만 아무래도 정신건강에 해로운 것은 사실이었다.

게다가 이런 일 역시 일어날 수도 있고.

콱!


“내, 내 특제 수정이?”


언제 또 꺼냈는지 촬영을 하고 있는 도촬범의 손에 들린 수정을 가볍게 밟아 부수고는 아인즈가 서늘한 웃음을 그렸다.


“호오, 배짱이 두둑하군? 도. 촬. 범. 지금 네가 현행범으로 포착되었다는 걸 알고는 있나?”


“히, 히이익!”


“자아, 어떻게 해줄까? 설마 그대 정도 되는 이가 정말로 이런 모습일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암마성(暗魔星). 투드란.”


뚝.

그 순간 둘을 감싸고 있던 공기가 변했다. 정확하게는 도촬범. 투드란의 분위기가 변했다.


“어떻게 알았지?”


방금 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목소리. 잔뜩 가라앉은, 진중하다기 보다는 음울한 목소리였다.


“분명 완벽하게 숨기고 있었는데 어떻게 안 거지?”


그 물음에 곁에서 재미있다는 얼굴로 보고 있던 에아가 흥겨움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야, 아빠는 당신보다 훠얼씬 드높은 격을 가진 대 마도의 사역자니까.”


“무슨?! 그렇다면 지금 나보고 단 그 위에 도달한 인간이 있다는 것을 믿으라고 하는 말인가!”


“정답.”


후후, 하고 개구진 웃음을 짓는 에아를 보고 아인즈는 고개를 내젓고 말았다. 아무래도 자신의 따님은 현재 그의 모습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았다.

그저, 평범하게, 은인자중하며 스스로를 숨기고 살아가고 싶었을 뿐인데 아무래도 그건 무리인 듯 싶었다. 아주 오래 전부터.


“거기까지만 하거라.”


“넹.”


혀를 비죽 내밀고는 곧 자신에게 다가와 품에 안기는 그녀를 맞아준 아인즈의 시선이 다시금 투드란을 향했다.

그 시선에 담긴 의미를 알아챈 투드란이 작게 혀를 차고는 털썩, 하는 소리가 나도록 소파에 걸터 앉았다.


“야! 먼지 나잖아!”


퍽!


“크으윽!”


어렴풋이 물기가 맺힌 눈으로 뒤통수를 가격한 네이라일을 노려봤지만 감정이라고는 폭력 밖에 담기지 않은 파충류의 시선에 잽싸게 회피. 결국 바닥에 주저 앉았다.


“미안하다.”


배는 음울해진 듯한 목소리. 거기에 이어진 내용도 음울했다.


“그냥, 내 취미가 도촬이 있어서 그랬다. 피해를 줬다면 미안하다.”


얼핏 들으면 말도 되지 않는 소리였지만 마법사에게는 그렇게 드문 일도 아니었다.

마법사의 일과는 단순 그 자체. 섭생, 배설 등의 생리적으로 필수 불가결한 것을 빼고는 그저 공부와 수련의 연속.

야외활동과는 담을 쌓는 것이 마법사의 기본적인 성향인지라 대부분 성격이나 특이 취향이 생기기 마련이었다.

흔히 등장하는 이야기 속의 괴팍한 마법사는 양반일 정도로 괴이하다고 할 정도의 이들도 있는 만큼 투드란의 경우는 그렇게 특이한 경우는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무척 점잖은 편이다. 적어도 남들에게 폐를 끼치는 종류의 취미는 아니었으니까.

나체로 대낮에 거리를 활보한다던가, 뭐가 되었든 간에 터뜨리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종류의 것들 보다는 무척이나 ‘바른’ 인간이었다.

게다가 지금껏 걸린 적도 없었다. 대륙에 단 6명의 인간 밖에는 없는 대마도의 사역자를 잡아낼 수 있는 존재가 그렇게 흔할 리는 없었으니까.

그렇기에 아인즈 역시 적당히 넘어가려 했다. 단지 이렇게 불러들인 것은 그와의 안면을 트기 위함이었을 뿐이었으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셈이었다.

그래, 불청객들이 들이닥치기 전까지는.

쿠콰쾅!”


“투드란! 형님이 왔다!”


“······그러니까 그 따위로 부수고 다니지 말라고, 멍청아.”


“어머나, 여전히 활기차네요. 이래서 젊은게 좋은가 봐요.”


“쯧쯧, 먼지 좀 보라지. 이봐 여러 번 말하는 거지만 좀더 점잖게 부수라고.”


미리 방어를 했기에 별다른 피해는 없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아인즈와 그 품에 안겨 있던 에아까지.

바닥에 걸터앉아 있던 투드란 마저도 위치가 소파덕에 절묘하게 가려졌지만 한가롭게 뒹굴거리던 네이라일은 충격을 고스란히 뒤집어 쓴 채 소파채로 튕겨 나가고 말았다.


“으, 으으으으······”


잠시 신음이 들리는 듯싶었지만 그것도 잠깐. 드래곤이 인간 상태라고 해서 방어력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어떤 자식이야아! 나와! 죽여 버리겠어!”


누가 봐도 인간의 것이 아닌 마력. 거기에 벌써 나사가 한두개 빠졌는지 날개가 돋아나 있었다.

정상적인 마법사라면, 네이라일의 정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대륙 16성 급의 마법사라면 접근하기는커녕 곧장 줄행랑을 놓을 테지만 마법사는 많고 또라이도 많았다.


“오오오! 아름다운 레이디, 나와 어디 차라도 한자······”


“꺼져!”


“케흑.”


거의 알몸이나 다름 없는 네이라일을 보고 팔랑거리며 달려들다 한방에 나가떨어진 남자를 보고 아인즈는 고개를 흔들고, 에아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알고 지내던 네명은 고개를 내저었다.


“저 미친놈.”


“진짜로 미쳤어.”


“애초에 저놈은 인간도 아니었으니까요.”


“그, 그래도 아플거 같은데······”


하지만 쓰러진 이 역시 대 마도를 사역하는 괴수 레벨의 존재. 단순히 물리 타격으로 쓰러질 만큼 녹록한 이는 아니었다.


“하, 하하······이거이거, 레이디의 손이 제법 맵군요.”


무슨 조치를 한 건지 얼굴에 클린 히트를 당하고 몇바퀴를 멋들어지게 구른 주제에 어디 하나, 옷 주름조차도 흐트러진 곳이 하나 없었다.

거기에 방금 전에 한대 대차게 맞은 주제에, 여전히 마력을 뿜어대는 네이라일에게 다시 접근해 갔다.


“레이디, 그렇게 튕기지만 마시고 저랑 차나 한잔······”


어떤 의미에서는 대단했다. 게다가 눈도 조금 뒤집힌 것 같은게 확실히 정상은 아니었다.


“꺼지라고!”


크캉!


“하, 하하. 여전히 손이 맵습니다.”


대비를 했는지 이번에는 날아가지 않았지만 금이 가있는 실드를 보고 라이제이드의 눈동자가 약하게 흔들렸다.

그가 아무리 환상과 정신마법의 본산인 드림의 학파주라 하더라도 일반 마법에 약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자신의 외모를 아끼는 탓에 방어 계통의 마법에 대해서는 독보적인 수준에 가까울 정도였다.


“너, 이노옴.”


“레이디, 그러시지 마시고 저랑 차라도 한잔······”


“누가! 벽을 부쉈나아!”


챙그랑!


“아, 부서졌다.”


퍼억!


“케엑?”


그리고 다시 한번의 클린 히트와 세번의 구름을 겪은 라이제이드를 본 불청객들의 손가락이 일제히 한 남자를 가리켰다.


“어? 왜! 왜 날 가리키는 건데!”


“네가 부쉈잖아.”


“어머, 발뺌은 나빠요.”


“죄, 죄송합니다. 형님.”


“야! 야! 잠깐만!”


강철 같은 구릿빛 근육으로 꽉 들어찬 카르탄이 급하게 손을 내저었지만 네이라일은 이미 코앞까지 들이닥쳐 있었다.


“우, 우왁?”


카카카카카칵!

순식간에 이어지는 권격들. 거기에 울리는 소리들은 생명체의 피륙끼리 부딪혔다고는 믿기 힘든 수준이었다.


“대단하네.”


“예전부터 느낀 거지만······정말이지 마법사라고는 믿기지 않는 육체네요.”


“저,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아인즈의 감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허어, 아무리 마법에 한계도, 틀도 없다고는 했지만 설마하니 진짜로 저런 육체파가 있을 줄이야.”


“아빠, 저 아저씨 진짜 마법사 맞아?”


못 볼 것을 봤다는 듯 인상을 잔뜩 찡그린 에아는 징그럽다는 듯 아인즈의 옷깃을 꼭 붙잡았다.

그런 학파가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실제로 그것을 목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생각 외로 충격적이었다.


“으다다다다다!”


“죽어라아!”


카카카카칵! 파사사삿!


주먹과 주먹이 마주치는 소리, 주먹이 공기와 마찰하는 소리가 사납게 울려왔다. 어떻게 봐도 마법사끼리의 전투로는 보이지 않는 모습.

네이라일이야 그렇다고 쳐도 저 남자는 싸우면서 얼굴 가득 희열을 담고 있는게 역시, 정상은 아니었다.


“으하하하하하! 화끈하잖아! 간다간다간다간다간다간다간다간다간다아!”


입에도 벌써 반쯤 거품을 물고 있는 모양새가 어쩐지 금방이라도 미쳐 날뛸 것만 같았다.

그럼에도 그를 마법사가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에게서 분명 마력의 유동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주먹을 한번 휘두를 때마다, 그 육체가 충돌을 일으킬 때마다,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할 때마다 일어나는 마력의 유동은 일견, 경이롭기까지 했다.


“으랴아아아아!”


쿠쿠쿵!


“미쳤군.”


이런 모양새라면 붕어눈이 아닌 이상에야 네이라일이 자신보다 월등한 강자라는 것을 알고 있을 터인데 전혀 물러설 생각을 않고 있었다.

아니, 못하고 있었다. 눈이 이미 뒤집힌 게 이성은 이미 어디론가 떠나버린 모양이었다.


“끝났군.”


“죽어라아아아아아!”


쿠카카카앙!”


엄청난 폭음과 함께 땅에 크레이터를 만들며 쓰러진 카르탄과 그 위에서 포효하는 네이라일의 모습에 아인즈의 한숨이 깊어졌다.


“골칫덩어리가 더 늘었어.”


좋지 않은 예감은 빗나가는 일이 없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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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110화-암류(暗流)(1) 16.10.24 453 9 12쪽
110 109화-마법의 여섯 별(4) +1 16.10.21 614 9 14쪽
109 108화-마법의 여섯 별(3) +2 16.10.20 623 11 12쪽
» 107화-마법의 여섯 별(2) +3 16.10.19 528 10 13쪽
107 106화-마법의 여섯 별(1) +2 16.10.18 697 10 12쪽
106 105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5) +1 16.10.17 642 9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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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 103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3) +1 16.10.13 587 10 12쪽
103 102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2) +1 16.10.12 716 10 12쪽
102 101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1) 16.10.11 626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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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99화-유렐 아이스(Julell Ice)(1) +3 16.09.25 756 1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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