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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nifle
작품등록일 :
2016.03.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4.04 19:57
연재수 :
26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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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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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493,079

작성
16.09.03 13:00
조회
791
추천
9
글자
12쪽

89화-일상(2)

DUMMY

“응? 이리안, 뭔가 할 말이라도 있나요?”


“아뇨, 그냥 좋아서요.”


“후후.”


하자만 자신을 향해 웃어주는 저 얼굴과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손길이 너무나 좋았다. 분명 연인은 아니지만 단순히 의남매 이상의 그 어떤 관계.


“자, 어서 가요!”


그와 함께라면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우와앙! 좋앙!”


“아앗! 거긴 내가 찜한 자린데!”


“헹, 내가 선픽, 너는 후픽. 그러니까 넌 따데 가.”


“아아악! 싫어! 이 도마뱀!”


“뭐야! 이 곰팡내 나는 골동품이!”


“뭐야! 소각시켜버린다!”


“너야말로 뼈만 남겨서 노예로 만들어주마!”


“다들 뭐하는 거에요! 여긴 오라버니 집이라고요! 얌전히 있어요!”


“알까보냐, 꼬맹이.”


“나이도 어린게.”


“시끄러워요! 이 노물들! 난 정상인이니까 그쪽 범주에서 말하지 말라고요!”


어째서인지 파일리아스가 떠났음에도 여전히 유희라는 명목으로 집에서 신세를 지고 있는 네이라일과 아니마의 반려인 이나니스. 게다가 최근에는 거의 매일 저택에 방문하는 이리안까지.


“시끌벅적하네.”


“그러게.”


만나기만 하면 어째서인지 싸우기만 하는 그녀들을 보며 스피카와 아인즈는 즐거운 미소를 그렸다.


“그래도 나쁘지는 않지?”


그녀의 물음에 아인즈는 작게 웃음을 흘리며 손을 들어올려 아무렴, 하는 제스처를 취해 보였다.


“적어도 내가 혼자 있을 때보다는 좋은 것 같네.”


그가 홀로 저택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을 때에는 그저 안온하고 조용할 뿐인 저택이었으니까. 단지 침묵하는 안락함 보다는 이렇게 활기찬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아악! 이제는 못 참아! 진심으로 태워 버리겠어!”


“야! 야! 지금 어디다 브레스를 모으는 거야!”


“꺄악?! 전 평범한 인간이라구요!”


“아, 저건 좀 위험하겠네.”


태평한 그의 작은 말 한마디에 네이라일의 손에 모이던 브레스가 순간에 공기 중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그녀의 머리에 작렬하는 딱밤.

딱!


“아파아!”


“아프라고 때린 거야.”


아무리 열을 받았다고는 해도 브레스는 곤란하다. 이 저택에 마법 방벽을 둘둘 두르기는 했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까지.

파괴의 정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드래곤의 브레스라면 종잇장처럼 찢겨져 버릴 것이 뻔했다.


“아무리 레드라고는 해도 그렇지. 너도 이제는 성룡이야. 성인이라고. 그런데 그렇게 대중 없이 행동해서야 되겠어?”


“하지만! 저 녀석들이······!”


이나니스와 이리안을 가리키며 반박을 하려고 했지만 예의 딱밤이 다시 날아들었다.


딱!


“아파아!”


심지어 같은 자리를 가격한 딱밤에 눈물을 글썽인 채 아인즈를 원망스럽게 바라보았지만 어쩐지 묘한 박력이 느껴졌다.


“하하하. 그래서 제 저택이 종잇장처럼 찢어지는 건 아무래도 좋은 건가요?”


‘뭐야! 무서워!’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후로 아인즈는 조금 더 밝아지고, 감정을 좀더 뚜렷하게 표현했다.

이전이라면 애매하게 웃어넘겼을 일에도 분명하게 표현을 해 주었고 그것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래, 않았다.


“하, 하, 하······ 그냥 봐주면 안 될까?”


어색하게 웃는 그녀의 얼굴에 아인즈의 입이 웃음을 그렸다.


‘이번엔 패스?!’


그 표정에 화색을 띄었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그냥 넘어갈 생각은 없는 듯 했다.


“안돼.”


동시에 열리기 시작하는 검은 구명.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저 ‘포탈이 열리는 구나’ 하겠지만 요 한달 사이 몇번이나 저곳에 들어간 경험이 있는 그녀에게는 지옥이나 다름 없었다.


“싫어! 싫어! 이번에는 싫단 말이야! 그냥 봐 줘어······!”


“안돼.”


열심히 도리질 치며 거부해 보지만 이번에 돌아온 대답도 역시 기각. 싱긋 웃은 그의 손이 필사적으로 버티는 네이라일의 뒷덜미를 잡아챘다.

그리고 마침내 완성된 포탈. 그 너머로는 구름마저 까마득하게 보이는, 별마저 손에 잡힐 듯이 보이는 제법 아름다운 전경이 비춰지고 있었다.


“꺄악! 싫어! 싫다고! 높은 덴 싫어어!”


거의 사색이 된 그녀가 들어가지 않으려 힘을 썼지만 이미 신체 통제권이 뺏긴 데다가 신체의 모든 마력과 마나에 대한 영향력 역시 봉인 당한 상태.

아인즈는 싱긋, 상큼하게 웃으며 어느새 떨어지고 있는 그녀에게 손을 흔들어 주었다.


“그럼, 재미있게 갔다와.”


“싫어어어어!”


긴 여운을 남기며 네이라일은 모습을 감췄다. 대충 성층권 끄트머리에 던져 놓았으니 아마도 15분쯤 뒤에나 모습을 볼 수 있을 터였다.


“후우.”


뭔가 후련하다는 듯 손을 터는 그의 모습을 보며 이나니스는 물론 이리안마저도 움찔 몸을 떨었다.

자신들은 아직까지 저기서 떨어져 보지는 않았지만 기겁을 하는 네이라일의 모습에서 대략 상상은 갔으니까.

거기에 저 아인즈의 뒤어서 어쩐지 검은 아우라가 넘실거리는 것 같아서, 솔직히 말하자면 무서웠다.


‘어, 어떻게 하지?’


‘몰라, 네가 어떻게 해봐. 너, 동생이잖아!’


‘몰라, 무서워!’


하지만 그런 그녀들의 고민을 덜어주기라도 하듯 저편에서 시리아가 카트를 끌고 나타났다.


“마스터, 그리고 마담. 다과가 준비 되었습니다.”


검은색 치마에 하얀 에이프런과 프릴로 장식이 된 메이드복을 입은 그녀를 스피카가 맞이했다.


“고마워. 항상 수고가 많네.”


“아닙니다. 당연한 의무입니다.”


언제나 단정하고 차분한 인상인 그녀였지만 가끔 격렬하게 분노할 때가 있어서 그때에는 아인즈마저 곤란해 할 정도의 아가씨다.

그런 그녀를 어느새 다가온 아인즈가 묘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


“마스터. 무언가 하실 말씀이라도 있으십니까?”


“흐음······그게······”


어쩐지 곤란해 하는 얼굴을 하고는 뒷머리를 긁적인 그가 시리아의 메이드복을 가리켰다.


“예전부터 궁금했던 건데······그 메이드복은 왜 입고 있는 거야?”


“예?”


“아니, 난 분명히 딱히 이런 유니폼을 입어라, 하고 시킨 기억이 없어서. 분명 너희는 처음 옷을 입을 때부터 메이드복을 선택했잖아? 게럴트도 그렇고.”


“아, 그것 말씀이시군요.”


무슨 말인지 알았다는 듯 시리아가 옅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뭐랄까······ 사실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옷을 구현했습니다 만은 본래 주어진 책무가 시종인 만큼 그에 걸 맞는 옷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그리했습니다. 혹여, 불편하신 것이라도?”


“아니, 아니야. 혹시 너희가 불편하지 않나 하고.”


다정한 걱정이 섞인 그 말에 시리아가 볼을 살짝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그, 그리 말씀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어? 어······”


어째서인지 십대의 어색한 로맨스 같은 모습이 펼쳐지자 결국 보다 못한 스피카가 끼어들고 말았다.


“흐응~ 지금 내 앞에서 무슨 짓들이려나아?”


“응? 무슨 소리야?”


단지 시리아의 반응이 어색하길래 당황해서 그랬던 것뿐인 아인즈로서는 스피카가 어째서 갑자기 저기압을 띄우고 있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남자는 절대 여자를 이해할 수 없다는 옛 성현의 말씀은 절대 옳다는 생각을 한 스피카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됐어요. 됐어. 어차피 남자는 섬세한 여자의 심리를 파악할 수 없을 테니까요.”


“어? 무슨 말이야?”


“됐네요.”


“그, 그럼 전 이만.”


“어? 어. 그래, 가봐.”


잔뜩 붉어진 얼굴로 꾸벅 허리를 숙이고는 곧장 사라지는 시리아와 불만스러운 얼굴로 찻잔을 들어 올리는 스피카를 보며 아인즈는 머리를 긁적였다.


‘내가 뭘 잘못한 건가?’


‘엄청 잘못했네.’


‘역시 사람은 어디 하나가 뛰어나면 다른 데에는 둔하다는 게 정설이었어요.’


‘확실히. 근데 넌 좋아하는 거 아냐?’


‘물론 좋아하죠. 어디까지나 오라버니로서.’


‘그런가......’


여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마도의 반신의 뒤에서 소녀들의 시선이 묘하게 내려 앉았다.


* * *


“흐아아앙!”


어느새 해가 저문 저녁 시간. 또 한번의 자유낙하를 경험한 네이라일은 눈물을 흘려대면서 굉장한 식성을 자랑하고 있었다.


“흐아아앙! 내가, 내가 그렇게 하지 말라고 했는데! 으앙! 아, 고마워. 잘 먹을게. 근데도 그렇게 막 집어 던지고오! 오, 이거 맛있다?”


당최 먹는 건지 우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한가지, 그런 그녀의 모습은 상당히 재미있었다.

아직 눈물이 흘러내리는 눈, 빨갛게 물든 코. 게다가 양손에 든 포크와 나이프는 어쩜 저렇게 예법에 한치 어긋남도 없이 빠르게 움직이는지.


“큭, 크흣.”


“크큭.”


“푸훗!”


“······기괴, 웃겨.”


“흐아아앙! 뭐야, 뭘 봐! 근데 이것 좀 더 줘. 어, 응. 고마워. 흐아앙!”


“크크큭!”


“하하하.”


결국 식사를 함께 하던 이들의 입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왜? 왜?!”


그래도 자신의 탓인 것을 알고는 있는 것인지 네이라일이 격하게 반응을 해 보였지만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무심코 아인즈의 손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에?”


왼손에 방금 썬 스테이크가 꽂혀있는 포크가 들려있고, 오른손에는 양념이 잔뜩 묻어있는 나이프가 들린 데다가 방금 전가지 울던 얼굴로 샐쭉한 표정을 하고 있는 모습이 지나치게 귀여웠다.

거기에 터져 나온 당황이 섞인 단말마까지. 아인즈의 미소가 한층 진해졌다.


“어? 에? 에? 헤헤.”


그의 손길에 어느새 마음이 풀어졌는지 그녀의 표정 역시 한순간에 익은 양파마냥 풀어지는 것을 보고 스피카는 내심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이지, 당신은 너무 둔해요.’


아인즈는 마도로서 반신에 도달하며 이성의 극에 도달했다. 그리고 선천적인 능력 덕분에 사람의 호감과 적의를 기가 막히게 감지해 냈지만 거기까지.

네이라일은 성룡으로 성장하며 아인즈의 능력을 일부 축소 복사해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 탓에 아인즈에게 혈육에게나 느낄 법한 친밀감을 느끼게 되었다. 라고 그는 알고 있었지만


‘저건 누가 봐도 애정이잖아요.’


그녀의 눈에는 네이라일이 품고 있는 마음의 정체가 환히 들여다 보였다. 혈육보다는 분명히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의 마음. 거기에

낼름.


‘저게!’


자신 쪽을 흘긋 바라보며 혀를 내미는 행동에 분노가 끓어 올랐다.


‘아하하, 저 도마뱀을 어떻게 해버려야 좋을까?’


푸스스.

수천년을 살아왔다 하더라도 그녀의 감성은 언제까지나 십대의 그것. 머리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도 감정이 그 이성마저 휘두르는 시기의 감성인 것이다.

그녀의 손에서 부스러져 내리는 포크의 잔재에 지켜보던 이들은 작게 몸을 떨어야만 했다.


‘아하하하, 이거, 위험한 거지?’


‘아아, 제발 이번만은 조용하게 넘어가게 해주세요.’


‘사모님, 제발······’


‘오오, 또 싸움?’


‘헤에, 새언니는 저런 사람이구나.’


‘하아, 마담도 그렇고, 저 드래곤도 그렇고. 하아······’


‘이곳의 평화는 언제나 올지.’


사실 언제나 먼저 도발을 걸어오는 쪽은 네이라일이었고, 그녀가 항상 모든 소란의 중심에 있었지만 지금 같은 경우는 예외였다.

그녀는 분명 아인즈에 비해 그다지 뒤쳐지지 않는 위대한 마도사이며 그만큼의 이성의 극을 이루었다. 하지만 유독 아인즈에 대해서, 여성의 접근이라는 상황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금처럼.


-하하하, 이 도마뱀이 무슨 개수작이려나아?


-헤헹, 뭐래 이 반편이가. 게다가 단순히 비교해도 내가 훨씬, 훠월씬 우월하잖아?


-뭐?


어느새 그나마 웃고 있던 얼굴에마저 금이 가려는 것을 느낀 것인지 테이블의 앉은 이들이 슬그머니 외부로 도망치기 편한 위치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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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116화-부녀(父女)(1) 16.11.01 416 11 12쪽
116 115화-우왕(愚王) 선혈의 군주 +3 16.10.31 484 9 11쪽
115 114화-암류(暗流)(5) +1 16.10.28 537 11 14쪽
114 113화-암류(暗流)(4) 16.10.27 533 10 12쪽
113 112화-암류(暗流)(3) 16.10.26 443 11 12쪽
112 111화-암류(暗流)(2) +1 16.10.25 584 10 12쪽
111 110화-암류(暗流)(1) 16.10.24 454 9 12쪽
110 109화-마법의 여섯 별(4) +1 16.10.21 615 9 14쪽
109 108화-마법의 여섯 별(3) +2 16.10.20 623 11 12쪽
108 107화-마법의 여섯 별(2) +3 16.10.19 528 10 13쪽
107 106화-마법의 여섯 별(1) +2 16.10.18 697 10 12쪽
106 105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5) +1 16.10.17 643 9 14쪽
105 104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4) 16.10.14 660 8 12쪽
104 103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3) +1 16.10.13 588 10 12쪽
103 102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2) +1 16.10.12 716 10 12쪽
102 101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1) 16.10.11 626 9 12쪽
101 100화-유렐 아이스(Julell Ice)(2) +1 16.10.10 715 9 12쪽
100 99화-유렐 아이스(Julell Ice)(1) +3 16.09.25 756 10 14쪽
99 98화-마법사의 의무(2) +2 16.09.24 749 10 12쪽
98 97화-마법사의 의무(1) 16.09.23 666 9 11쪽
97 96화-토리스(Torris)(3) 16.09.18 671 10 12쪽
96 95화-토리스(Torris)(2) 16.09.17 638 8 13쪽
95 94화-토리스(Torris)(1) +1 16.09.16 751 6 12쪽
94 93화-초청장(2) +2 16.09.11 685 9 12쪽
93 92화-초청장(1) 16.09.10 654 6 13쪽
92 91화-일상(4) +2 16.09.09 756 10 12쪽
91 90화-일상(3) 16.09.04 805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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