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Maker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완결

nifle
작품등록일 :
2016.03.19 09:17
최근연재일 :
2019.04.04 19:57
연재수 :
266 회
조회수 :
202,391
추천수 :
2,609
글자수 :
1,493,079

작성
16.10.20 13:00
조회
623
추천
11
글자
12쪽

108화-마법의 여섯 별(3)

DUMMY


“커어어어.”


무슨 이유인지 카르탄을 때려눕히고는 곧장 누워 잠든 네이라일을 한쪽에 치워두고, 아인즈는 자신의 앞에 앉아있는 다섯명의 남녀를 하나하나 살폈다.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개성을 지닌 특이한 조합에 누구나 한번쯤 시선을 돌리겠지만 그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다른 이유로 그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할 터였다.

보라색 머리카락, 자주색 눈동자, 온몸에서 뺀질거림과 버터가 흘러 넘치는 것 같은 현재 384세의 반인반마 남자. 라이제이드 위즈 할라펜

회색 머리카락, 초록색 눈동자, 구릿빛으로 빛나는 건장한 근육이 가득한 현재 41세의 남자. 카르탄 위즈 판테온.

보라색 머리카락, 붉은색과 주황색의 오드아이, 청순한 느낌의 현재 184세의 하프페어리 여성. 제이나 위즈 이르서스.

핏빛을 띠는 붉은 머리카락, 붉은 눈동자, 누가 봐도 도서관에 어울릴 것 같은 현재 264세의 여성. 힐라 위즈 하게모니아.

회색에 가까운 회색 머리카락, 초록색 눈동자, 광대까지 내려온 다크서클, 누가 봐도 피곤한데다 음울해 보이기까지 하는 현재 41세의 도촬범. 투드란 위즈 아르아리어스.

대륙의 마도에 몸담은 이라면 누구나 만나기를 바라마지 않는 여섯명이지만 아인즈에게는 그저 골칫거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오오, 귀여운 아가씨. 시간이 있다면 어디 좋은 데서 차라도 한잔. 어때?”


특히 저 물건이.

슈웅, 파칵.


“크윽!?”


아인즈가 뭉쳐 던진 마력의 덩어리를 뒤통수에 맞고는 정신을 잃는 라이제이드의 모습에 아인즈는 얼굴을 감싸 쥐고 깊은 한숨을 토해냈다.


“하아아아.”


이 짓도 한두번이지 십수번쯤 되니 이제는 제지하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아빠 힘내.”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 주는 에아의 손길에 쓴웃음조차 짓지 못하고 시선을 앞으로 향하자 예의 사인조가 다과를 즐기며 한담을 나누는 중이었다.


“어머나, 차향이 무척이나 좋네요. 저희 탑에도 하나쯤 가져다 놔야 할까봐요.”


“내숭 부리지마. 징그러워.”


“어머, 이건 어디의 주둥이가 지껄이는 걸까요?”


“이봐, 싸우지들 말자고! 다과는 충분히 훌륭한 데다가 우리는 순님이야, 손님. 거기에 문제의 발단은 모두 이 녀석이잖아?”


파앙!


“아, 아파요. 형님.”


“시끄러! 그러길래 내 그 취미 좀 고치라고 안 하든? 거기에 남자가 이게 뭐냐. 내 미리미리 밖으로 좀 가서 운동 좀 하라 하지 않더냐!”


파앙!


“그, 그치만 저는 마법산데요······거기에 형님도 마법ㅅ······”


“시끄러워 이녀석아.”


파앙!


저런 인간들이-인간이 아닌 이들도 몇몇 있지만-대륙의 마법의 가장 높은 곳에서 이끌어 가는 여섯 별이라는 것에 한숨이, 그들의 마력이 분명한 단 위에 올라선 이들의 그것과 같은 점에 다시 한번 한숨이 나왔다.


‘실력만 있으면 다······지.’


문득, 대륙 16성쯤 되는 인사들을 선정할 때에는 개개인의 인품을 봤으면 좋겠다는 실없는 생각을 하며 작게 지금으로서는 가장 간절한 소원을 빌었다.


“이만······가 주셨으면 합니다만······제가 여러가지로 피곤하군요.”


“어머, 설마요. 저도 여태 피곤이라는 걸 몰랐는데 문을 연 이가 피곤을 호소한다니. 그건 그야말로 거짓말이라고 생각지 않으세요?”


“애초에 포이멘의 마법사는 육체에 부여되는 부하가 거의 없어. 거기에 문을 열어 그 존재가 세계에 일부 포함된 육체가 피곤이라니.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아.”


“그렇습니까······”


보통 집주인이 피곤하다고 하면 나가 주는 것이 예의련만, 이 골방지기의 대표주자인 마법사들은 그렇게 해 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거기에 논리적으로 따져대는 말은 미묘하게 신경을 긁어대서 피곤을 조금씩 가중시키는 느낌이었다.


“하아.”


또 한숨을 쉬면서 완전히 소파에 몸을 묻은 채, 자신이 어떻든 상관 없다는 듯 제각기 한담을 나누거나 다과를 즐기는 이들의 모습에 에아를 안고 있기를 잠시. 문득, 이제 곧 저녁식사 시간이라는 것이 떠올랐다.


‘아, 그러고 보니 다들 모여서 바베큐를 하기로 했었는데.’


그 탓에 스피카가 잔뜩 들떠서는 루이드와 케이난, 쿠시르까지 데리고 재료를 사러 간다고 했었다.

점점 노을이 지려고 하는 것을 보면 스피카가 곧 돌아올 터였다.


‘괜찮으려나······’


자기 앞에서는 분명 차분하고 사려깊은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었지만 스피카의 성격은 결코 순한 편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드센 쪽에 가까울까. 아무래도 10대에서 고정된 채로 수천년을 보냈으니 그 성격이 원만하다는 게 더 이상할 지경이었다.

그런데 그런 스피카와 저 특이한 조합이 만난다면 어떻게 될까.


“아인즈!”


“아.”


목소리를 들어 보니 절대 조용하게 넘어갈 수는 없을 것 같다.

게다가 좀 조용히 있어주면 퍽이나 좋으련만 저기 저 조합의 두 여성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였다.


“어머, 이건 또 무슨 혼종일까요?”


“세포단위로 잡종이야. 흥미로운 시도인걸.”


“그러게요. 상당한 공을 들였겠는걸요?”


그 순간 스피카의 뒤에서 허공을 날아 움직이던 짐들이 일제히 바닥과 거칠게 충돌했다.

자신을 향한 것이 분명한 그 발언을 듣고 가만히 있을 정도로 스피카는 성격이 좋지 못했다. 거기에 그 당사자들이 자신을 빤히 보며 웃고 있다면 더더욱.


“아, 하하하. 뭐라는 걸까요. 이 제대로 자라지도 못한 어린 것들이.”


아인즈에 비한다면야 손색이 있는 격이기는 하나 그녀 역시 천좌를 개척한 대 마도사. 문을 열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는 그녀는 분명 단을 오르는 중인 그녀들보다 강했다.

단지, 그런 의미가 아니라 다른 의미로 두 별이 받아들인 것이 문제라면 문제랄까.


“어머나, 그러면 좋으시겠어요? 곱게 늙, 어, 서. 그런 쓸데없는 지방을 달고 다니느라 체중도 만만치 않겠어요.”


“평균적인 이들을 보고 어리다, 말한 것은 스스로가 늙었다는 것을 인정하는 심리적 콤플렉스의 심층발현이라는 설이 있어.”


“정말 그런 것 같네요. 보아하니 제법 오래 사신 것 같은데?”


“그러는 그쪽은 무척이나 덜 자라났는걸? 마력도, 정신도, 육······뭐, 여러가지로.”


우훗, 하며 미묘하게 비웃음을 담고 잔뜩 갈라진 미소를 짓는 스피카의 모습에 그녀들의 주변으로 마력이 들끓어 오르기 시작했다.

차원의 벽을 넘어 이계의 존재를 소환하는 제이나의 마력과 저주를 기반으로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비전을 담은 힐라의 마력이 손을 잡고 아인즈의 그것과 같으면서도 다른, 별을 닮은 스피카의 마력과 충돌했다.


“역시, 덜 자란 아이들이라 여, 러, 모, 로, 부족한 것들이 눈에 보이네?”


스피카의 선제 공격.


“그러는 그쪽이야말로 여기저기에서 군살이 보이는걸요? 우훗, 역시 나잇살은 숨기기 힘든가 봐요?”


“자연의 섭리는 위대하니까.”


이어지는 두 별의 반격. 실상, 아인즈의 노력 끝에 새로이 만들어진 그녀의 육체에 군살 같은 것이 있을 리가 없었지만 그쪽에 묘한 자괴감을 가지고 있는 스피카로서는 그냥 넘어가기에는 민감한 문제였다.


“아무리 그래도 모, 자, 란 것보다는 넘치는 게 낳지 않겠어?”


“어머, 넘치는 건 흉물스럽다는 건 생각도 안 해 보셨나요? 적당히 절제된 모습이 가장 아름답답니다?”


“넘치지도, 가득 차지도 않은 적정한 선을 지키는 절제미야말로 마법의 극치야.”


“흐응? 넘쳐보지도 못한 그쪽이 내뱉을 대사는 아닌 것 같은데? 우선 넘치는 것이 아름다운지 아닌지부터 알아야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지 않겠어?”


나이가 많네 적네. 성장을 덜했네 모자라네.

혀 끝에 칼날을 달고 서로의 정신을 난도질하는 모습을 멍하니 지켜만 보던 와중에 곁에서 신음소리가 들려 왔다.


“끄으응.”


시선을 돌려보니 과연, 조금 전에 머리를 마력구에 대차게 강타 당했던 라이제이드가 머리를 흔들며 깨어나고 있었다.

그 뺀질뺀질한 얼굴이 떠올라 무의식적으로 손에 마력구를 뭉치던 아인즈가 문득,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한 표정을 그렸다.


‘되려나?’


속으로는 다시금 자문하면서도 행동은 빨라 이미 그의 마력이 모든 준비를 마치고 이내 시행에 옮겼다.


“여, 여기는······어? 어라? 잠시만?”


느껴져야하는 안정적인 대지의 감촉은 오간데 없이 감각을 강타하는 부유감에 당황하는 것도 잠시 중력을 거스를 만한 그 어떤 힘의 작용도 없는 만큼 관성에 이끌려 날아간 그의 몸이 거칠게 충돌을 일으켰다.

쿠당탕!


“꺄악!”


“뭐, 뭔가요······”


“아파······”


제법 키가 큰데다가 아인즈가 제법 세게 던진 탓인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서로에게 설검(舌劍)을 휘두르던 세 여성과 한데 엉켜서 쓰러진 그로 인해 마찰을 일으키던 마력 역시 언제 그랬냐는 듯 한순간에 사그라졌다.


“으으으······”


“뭐, 뭐가······?!!!!”


“꺄아아아?”


“으으윽······뭐가······얼굴을 가려······”


라이제이드의 얼굴은 스피카의 치마 아래에. 왼손은 제이나의 가슴에, 오른손은 힐라의 엉덩이 밑에 위치하고 있었다.

넘어져도 어떻게 저렇게 엉킬 수가 있는지 아인즈조차 신기해할 무렵 마침내 기다렸던 반응이 튀어나왔다.


“죽어어어어!”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이 인간만도 못한 쓰레기!”


“죽어요! 죽으세요! 살아있어봤자 세상에 아무런 보탬도 되지 않을 바에야 그냥 죽으세요!”


스피카와 제이나, 힐라의 손에서 제각기 만들어진 마력을 휘두르는 탓에 엉망으로 맞고 있는 그의 입에서 비명이 흘러 나왔다.


“악! 으악! 잠깐! 잠시만! 적어도 눈을 가린 건 풀어 달라고!”


하지만 타이밍이 나빴다. 스피카의 치마가 그의 시야를 덮고 있었던 탓에 오히려 스피카의 폭력만이 더 한층 더 가중될 따름이었다.


“죽어어어어!”


“으아아아악!”


언제 꺼낸 것인지 라이제이드의 얼굴에는 한눈에도 두꺼워 보이는 검은 천이 덮여 있었고, 자리에서 일어선 스피카는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숨을 고르고 있었다.


“후우, 하아. 후우, 하아. 후우······”


그러다 제이나와 눈을 마주치자 언제 각을 세우고 싸웠냐는 것처럼 정중하게 그녀의 허리가 숙여졌다.


“죄송합니다. 이런 변태가 저희 일행인지라 제가 진심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


“저 역시, 이런 변태를 미연에 제거하지 못한 것을 사과드립니다.”


“후우, 후하아아······”


그녀들의 사과에 고개를 끄덕인 스피카가 허리를 숙이고 있는 그녀들의 손을 붙잡았다. 의아한 얼굴로 들어올려지는 제이나와 힐라와 시선을 마주하고 스피카에게서 진심 가득 담긴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정말 고생이 많았겠네요.”


그 한마디가 심금을 울린 것일까. 울컥하는 표정을 지은 힐라를 품에 안아준 스피카가 얼굴에 묶인 천을 거의 떼어내고 있는 라이제이드의 모습에 마력을 뭉치기 시작했다.


“그건 그렇고, 변태는 당연히 그 싹을 잘라야겠죠?”


얼마 전, 갓 성룡이 된 드래곤을 무자비하게 체벌한 예의 몽둥이가 등장하고 그를 따라 마녀의 마력과, 소환의 마력이 뭉쳐져 다수의 몽둥이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그럼요. 이미 늦은 것 같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요?”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빠른 것이다. 라는 말도 있어요.”


“그럼요.”


“저기, 저기요······?”


서로간의 화기애애한 분위기 사이로 불안함이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지만 묵살되고, 곧, 무자비한 폭력이 집행되었다.


“아악! 살려, 살려줘!”


“그냥 입 다물고 반성하세요.”


“죽어도 좋답니다?”


“그럼 반성을 못하잖아!”


“죽어서 해요.”


“아아악! 살려줘! 난 아직 연애도 못해 봤는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던 아인즈의 입가에 옅게 미소가 그려졌다. 스피카의 모습에 고개를 내젓는 에아를 끌어 안으며 속으로 작게 만족을 표현했다.


‘계획대로네······’


그리고 그의 입가에 걸린 옅은 미소까지 제3자의 입장에서 단 하나도 빼 놓지 않고 지켜보고 있던 두 형제는 꼴깍, 마른 침을 삼키며 같은 단어를 중얼거렸다.


“악마다.”


“악마다.”


* *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Image Maker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9 118화-대회전(大會戰)(1) +3 16.11.03 408 10 13쪽
118 117화-부녀(父女)(2) +1 16.11.02 503 11 13쪽
117 116화-부녀(父女)(1) 16.11.01 416 11 12쪽
116 115화-우왕(愚王) 선혈의 군주 +3 16.10.31 484 9 11쪽
115 114화-암류(暗流)(5) +1 16.10.28 538 11 14쪽
114 113화-암류(暗流)(4) 16.10.27 533 10 12쪽
113 112화-암류(暗流)(3) 16.10.26 443 11 12쪽
112 111화-암류(暗流)(2) +1 16.10.25 584 10 12쪽
111 110화-암류(暗流)(1) 16.10.24 454 9 12쪽
110 109화-마법의 여섯 별(4) +1 16.10.21 615 9 14쪽
» 108화-마법의 여섯 별(3) +2 16.10.20 624 11 12쪽
108 107화-마법의 여섯 별(2) +3 16.10.19 528 10 13쪽
107 106화-마법의 여섯 별(1) +2 16.10.18 697 10 12쪽
106 105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5) +1 16.10.17 644 9 14쪽
105 104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4) 16.10.14 660 8 12쪽
104 103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3) +1 16.10.13 588 10 12쪽
103 102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2) +1 16.10.12 716 10 12쪽
102 101화-자유도시 디알리아(Diallia)(1) 16.10.11 626 9 12쪽
101 100화-유렐 아이스(Julell Ice)(2) +1 16.10.10 715 9 12쪽
100 99화-유렐 아이스(Julell Ice)(1) +3 16.09.25 756 10 14쪽
99 98화-마법사의 의무(2) +2 16.09.24 750 10 12쪽
98 97화-마법사의 의무(1) 16.09.23 666 9 11쪽
97 96화-토리스(Torris)(3) 16.09.18 672 10 12쪽
96 95화-토리스(Torris)(2) 16.09.17 638 8 13쪽
95 94화-토리스(Torris)(1) +1 16.09.16 752 6 12쪽
94 93화-초청장(2) +2 16.09.11 685 9 12쪽
93 92화-초청장(1) 16.09.10 655 6 13쪽
92 91화-일상(4) +2 16.09.09 756 10 12쪽
91 90화-일상(3) 16.09.04 806 11 12쪽
90 89화-일상(2) +2 16.09.03 793 9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