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썸 #5 너와나의 연결고리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나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기로 했다
이대로 포기할순 없어!
근데 조금은 웃긴 상황이다
내가 그 남자에 대해서 어떻게 안다고이름도 모르고
나이도 모르고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왜이렇게 그남자한테 집착하는거지?
내가 생각해도 조금은 황당하다
그치만 계속 머릿속에서 그사람이 떠나지 않는걸 어떻게 하란말이야!
' 카톡 '
" 한빛 나 지금 카페간다! "
" 그래그래 잘다녀오고 자리하나 남나 잘 봐바 ㅋㅋ "
" 오키오키 야 너 나한테 할말 없어? "
" 할말? 무슨할말? "
" 아니.. 뭐 그남자에 대해서 엄청 궁금해 했잖아 ㅋㅋ "
" 아~괜찮아 그냥 너 일에 집중이나해~ "
" 훗 ㅋㅋ 궁금하면 언제든지 물어봐라 "
" 알겠어 파이팅! "
궁금하지 왜 안궁금하겠냐만은
오늘 첫출근하는 친구한테 그렇게 설레발을 치고 싶지는 않았다
자연스럽게 알아지겠지 뭐..
그나저나 오늘은 모하지? 요즘같은 상황에서 제일 듣기 싫은말은
만나는 사람마다 하는말
" 요즘모해 "
이말이다.
모하긴! 안보이냐! 놀고있다!
라고 외치고 싶지만.. 항상 나는 웃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 다음작품 오디션 보러 다니고 있어 "
서류라도 통과해야 오디션을 볼텐데 말이다..
그래서 사실 이런시기에는 약속잡는것도 좀 사치다
유란이는 워낙 절친이기때문에 그런게 없어서 마음이 편하다
음 오늘은 영화나 보러갈까?
날씨도 좋은데 이렇게 집안에 있을순 없지!
꾸민듯 안꾸민듯 나는 집을 나섰다
물론 셀카를 찍을 수 있을 정도에 화장은 하고 말이다
집에 나오자마자 봄향기가 마구마구 느껴진다
영화관으로 가는 거리에 꽃들이 활짝 피어있다
개나리꽃, 목련꽃 아직 풍성하지는 않지만 지금 모습 그대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한 커플이 아직 완벽히 피지 않은 꽃 앞에서 커플사진을 찍고있다
여자가 꽃을 꺽어서 자기 귀에 꼽고 남친귀에도 꼽아준다
얘들아.. 꽃은 너희들 사진찍는데 소품으로 피는게 아니란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물론 꽃을 배경으로 사진 찍으면 봄기운을 느낄수 도 있고
예쁘게 나오니 좋다 나도 물론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많이 찍는다
그치만 그게 내가 심은 꽃인마냥 꽃을 꺽고 그러는건 조금 불편하다
그 꽃은 완벽하게 피어보지도 못하고 떨어진거 아닌가...
그렇다 나는 지금 좀 예민하다
그래서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있는거다
내가 그 아르바이트를 했어야 하는데..
내가 이력서만 가져갔어도!
자꾸 이력서로 위안을 삼는다 사실은 그냥 날 쓰기 싫어서 안 쓴 걸 텐데
영화관에 도착했다 무슨 영화를 볼까 고민하던중에 어디서 많이 본
남자를 발견했다.
김현기였다
어제 나한테 전화해서 보고싶다고 이상한 말을 짓거린 그 인간 말이다!
' 혼자왔나.. '
인사라도 할려고 다가갈려고 하는 순간 어떤 꼬맹이가 버터구이 오징어를
들고 등장했다
역시나 내가 보고 싶은 게 아니라 여자가 보고 싶었던 거였다
영화볼 여자가 필요했나? 정말 끔찍하게 재수없다
좋아하는 마음이 단 1%도 남아있지 않지만 그래도 재수없다
끔찍히
잼있게들 데이트 하세요 나는 내 갈길을 갔다
영화는 그냥 그럭저럭 이였다 영화를 보러 간건지
팝콘을 먹으러 간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영화는 끝났다
휴대폰을 켰는데 유란이한테 전화가 많이 와있었다
유란이 연락이 이렇게 반가운적은 또 처음이였다
전화해도 안받겠지 그냥 카톡해봐야겠다
" 전화했었네? " (엄청 반가우면서 무심한척 했다)
1이 바로 없어지길 바랬지만.. 역시 교육받느라 바쁜것 같다
그때 어디서 재수없는 목소리가 들렸다
" 이한빛! "
아... 돌아보기 싫다
그냥 갈까 모르는척할까 나 아닌척 할까 아우 증말
" 야~ 이한빛! "
어쩔수 없이 돌아봤다 역시나
김현기다.
나는 연극배우다 이럴때 가끔 연기를 써먹는다
처음 본 척 굉장히 놀란 척을 할 거다
" 어!!!! 오빠~ 모야! 영화봤어? "
" 응 영화봤지 ㅋㅋ 너도 영화봤냐? 혼자온거야? "
혼자온거 안보이냐? 으 짜증난다
아니지 나도 어디선가 너처럼 누군가 튀어나올수도 있는거지
그치만 튀어나올 누군가는 없었다
" 응 혼자왔어 그냥 머리좀 식힐려고 "
그때 꼬맹이가 먼저 인사를 해왔다
" 안녕하세요 "
" 아 네 안녕하세요 "
" 아 학교후배야 오랜만에 만나서 우리도 영화보러 왔었지 "
안궁금했다 학교후배인것도, 오랜만에 만난것도 하나도 안궁금했다
" 그랬구나 그래 나 약속있어서 먼저 가볼께 좋은시간보내 "
꼬맹이가 기다렸다는듯이 인사를 한다
" 안녕히가세요 "
" 그래 잘가고 전화할께 "
대충 고개만 끄덕이고 성급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왔다
근데 잠깐! 전화할께? 전화를 왜해 미쳤나보다
그때 유리에 내 얼굴이 보였다
오마이갓.
영화보고 얼굴을 정리하지 않고 내려왔었다
근데 예상치 못하게 그 인간을 만난거였다
다크가 발밑에까지 내려온 것도 모자라 바닥을 뚫을 기세였다
아무리 관심없는 남자여도 헤어진남친을 오랜만에 만난건데 이런 얼굴로..
아 매우 절망스럽다
그때 진동이 느껴졌다 오아오오오 유란이다!
" 어 유란아 "
" 나다 "
" 어어어! "
" 반갑냐 "
" 모야 왜이래 "
" 반갑잖냐 "
" 아 웃기지마 ㅋㅋ 일은어때 할만해? "
" 음 .. 매니저가 디게 깐깐한것 같아 "
" 그래? 일하는 사람들은? "
" 일하는 사람들? 사람들? 아님 그 남자? "
" 얘 왜이래 야야 그래 그남자! 어때 "
" 이제야 속마음을 보이는군 ㅋㅋ "
" 어떤데 착해? "
" 일단은 가까이서 보니까 더 잘생겼어 눈이 엄청 맑아 "
맞다 내꿈속에 그남자도 눈이 참 맑았었다
" 그리고 착해 "
" 자상하지? "
" 야 내가 자상한것 까진 어떻게 아냐 "
"근데.. 왠지 여자친구 있는것 같기도해 "
" 응? "
" 우리 면접 보러 왔을때 그 단발머리 여자애 있잖아 "
" 아 응! "
처음 우리가 면접 보러갔을때 우리를 매니저한테 소개해준 그 여자
기억난다
" 그여자가 여자친구 같아? "
" 그런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친한건가 둘이 엄청 붙어있어 "
조금 .. 아니 많이 절망적이였다
아직 확실한 건 없지만 그래도 같은 곳에서 일하고 엄청 붙어있는 다는 건
나한테는 매우 절망적인 소식이였다
" 근데 아닐수도 있고 ~ 너 근데 여기서 일 안한게 다행이야 "
" 왜? "
" 너무바빠 사람들은 모 다 커피만 마시나봐 배울것도 많다 "
유란이 말이 끝나기전에 내가 말했다
" 그럼 내가 일할께 "
유란이도 내말이 끝나기전에 말했다
" 아니야 괜찮아 내가 더 열심히 할꺼야 "
유란이는 그 자리를 절대 양보할 생각이 없는 아이다" 휴
" 너 언제끝나? "
" 나 두시간 정도 있다가 "
" 나 그럼 거기서 책좀 읽을까? "
" 그래 너도 손님인데 안될건 없지 와 "
" 알겠어 갈께 이따봐~ "
나는 그 커피숍에 가기로 마음 먹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그 여자가 그사람 여자친구면 어때
결혼한것도 아니고 나라는 존재를 알려야해!
그리고 파우치를 열어서 정성스럽게 화장을 고쳤다
최선을 다한 모습은 아니지만 오늘은 그냥 살짝 보러 가는거니까
설레이는 마음으로 커피숍에 향했다
" 어서오세요 "
유란이랑 눈인사만 하고 조명이 좋은 자리로 향했다
아 어쩌지 그남자가 주문을 받고있다
그럼 눈이 마주칠 텐데 아 어쩌지 너무 떨린다
그때 육중완을 닮은 매니자가 나한테 조금씩 다가오는게 느껴졌다
아왜..
역시나 나를 보고 온것이였다
" 아이고 친구안녕? 친구때문에 왔구나! "
날 왜떨어트렸는지 당장 대답해! 라고 묻고싶지만 ..
" 아 안녕하세요 네 히히 책좀 읽으려구요 "
" 그래그래 자주자주 놀러와 "
" 네 그럴께요 "
자주자주 놀러오는것보다 나를 뽑아줬으면 여기서 저 남자랑
같이 일할수 있었을텐데 나쁜육중완!
그때 저 뒤에 단발머리 여자가 테이블을 정리하고 있다
저남자 여자친구일지도 모르는 여자..
귀엽게 생겼다 새침하게 생겼는데 피부도 하얗고 예쁘다
여자친구가 아니였으면 좋겠다
" 민지야 저 뒤에도 좀 치워라 "
매니저가 그 여자를 민지라고 불렀다
이름이 민지구나.
아니지 내가 지금 저여자를 관찰할 시간이 없다
일단 메뉴는 제일 무난한 아메리카노 대충 그냥 시킬꺼다
사실 지금 몰 마실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드디어 .. 처음으로 저남자와 눈이 마주칠것 같다
내가 저 남자한테 어떻게 보여질지가 젤 중요하다
주문을 하려 줄을 섰다
드디어 내 차례다.
" 주문하시겠어요? "
순간 할말을 잃었다..
가까이서 본 이 남자는 너무 멋있었다
목소리는 어쩜 그렇게 감미로운지..
생각해보니 목소리도 닮아있었다
" 손님? "
" 아네! "
" 저기 핫초코아이스요 "
...
..
...
내가 지금 모라고 한거지?
" 네? 뜨거운걸 말씀하시는건지.. 아님 아이스를 말씀하시는건지.. "
" 아아아아아아아 죄송해요!! 아이스초코 주세요! "
내가 미쳤나보다
이 남자랑 눈이 마주치는 순간 머릿속이 온통 하얘져 버렸다
그래서 난 어디서 듣지못한 음료를 주문해버렸다.
남자가 웃었다
웃는 모습도 환상적이였다..
" 네 아이스초코요! 5.600원 입니다 "
" 네 여기 "
그리고 난 이 남자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말았다..
그순간 이남자도 쓰고 있는 모자를 살짝 다시 올려쓰면서
나를 쳐다봤다
이남자가 나를 봤다
내심장소리가 나한테까지 들리는것 같다
이제 어쩌지?
Commen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