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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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부부
작품등록일 :
2016.03.29 15:02
최근연재일 :
2016.04.25 20:53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3,540
추천수 :
51
글자수 :
77,871

작성
16.04.1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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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블라썸 #17 고백

DUMMY

쓸데없는 용기일지, 괜찮은 용기일지는,

부딪혀 봐야 안다.


홧김이라고 말할수도 있겠지만,

모르겠다 이미 나는 지금 오빠가 있는 곳으로 가고있다.


내가 침범할수 없는 추억이 있다고?

기가막힌다.


오빠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사실 아까는 만나자마자

할 얘기가 엄청 많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가까이 갈수록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요즘 날씨가 하루하루 오락가락 이여서 그런지

오늘은 밤기운이 쌀쌀하다,


떨려서 그런 건가?


'카톡'


" 한빛아 어디야? "


" 아 저 여기 파리바게뜨 앞이요, "


" 아 그래 그쪽으로 갈게 기다려 "


만나기 10분 전이다.

김민지.. 두고 보자, 내가 침범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이제 곧 알 수 있겠지.


오빠 오기 전에 얼굴부터 점검해야지.

립스틱도 다시 바르고, 눈썹도 다시 정돈했다.

그래, 분명 꿈속 그 사람이 맞을 거야.

이제 차차 나를 알아볼 거야.


건너편 횡단보도에 오빠가 보인다.

운동복 바지에 대충 모자를 쓴 모습이다,

저런 모습은 또 처음 보는 것 같다

저 모습도 참 멋있다.


나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며 다가왔다.


" 오빠~ "


" 응! 웬일이야 여기까지 다 오고? "


" 아 할 말이 있어서요.. "


" 그래? 한빛이가 나한테 무슨 할 말이지? 궁금하네 "


" 아... "


" 그럼 커피 마시면서 얘기할까? "


커피? 맨정신에 얘기할 수 있을까?

먼저 맥주 마시자고 하면 까진 여자애로 보겠지?

어쩌지..


" 아니면 맥주 한잔할까? "


오예!

고맙게도 먼저 얘기해 주다니.

이런 게 혹시 텔레파시?


일단 처음부터 너무 좋아하지는 말자.


" 맥주요? 술 잘 못 마시긴 하는데.. "


" 오빠도 잘 못 마셔, 간단히 먹자 ^^ "


" 네 그럼 간단히 한잔해요 "


그렇게 우리는 가까운 호프집에 자리를 잡았다.


" 그냥 생맥 마실거지? "


" 아뇨, 저는 자몽 맥주요, "


" 그래, 그럼! "


그렇게 우리는 생맥, 자몽 맥주, 감튀를 시키고

얘기를 시작했다.


먼저 민지가 거짓말 한 사실부터 얘기해볼까?


" 한빛아 오늘 민지랑 둘이 같이 나가지 않았어? "


" 네? 아 ..네~ 보셨어요? "


" 응 당연히 봤지~ "


" 아.. 네 둘이 잠깐 얘기 좀 했어요 "


" 무슨 얘기 인지 물어봐도 괜찮을까? "


" 네? 아... 별거 아닌데.. "


지금 말을 해야 할까?

민지가 오빠한테 거짓말한 사실.

일단 조금만 더 기다려 봐야겠다. 너무 이르다!


" 그래그래, 아 맞다! 오빠 영화랑 연극에 관심 엄청 많아! "


" 아 정말요? "


" 응! 그래서 한빛이랑 처음에 친해지고 싶었어~ 나중에

혹시 공짜로 공연 보여줄까 해서 "


" 아, 그럼요! 보여드릴게요! "


" 그리고 혹시 모르잖아 한빛이가 엄청난 대스타가 될 수도?

미리 사인이라도 받아 놔야 하나 몰라~ "


" 그렇게 말해주시니.. 감사해요! 부끄럽네요, "


정말 오빠는 술을 잘 못하는 것 같았다.

맥주 한 모금 마셨을 뿐인데 얼굴이 홍당무가 돼버렸다.

근데 난.. 술술 잘 들어간다.

더군다나 내가 좋아하는 자몽 맥주...


한 잔 한 잔 비우다 보니, 벌써 5잔을 비웠다

배도 부르고, 정신이 조금 알딸딸 해지기 시작했다.


" 괜찮아? 슬슬 혀가 꼬이는 것 같은데.. "


" 네!? 혀가 꼬이다뇨! 아닙니다! "


그랬다, 나는 오히려 소주보다 맥주를 마시면

훨씬 잘 취한다.. 슬슬 그분이 오시려고 하는 것 같다.


오빠가 나를 보고 환하게 웃어준다.

오늘따라 아니 지금 너무 미치도록 잘생겨 보인다.

그리고 내 꿈속에 내 남편에 모습이 보인다..


한빛아 사랑해 오빠는 한빛이 밖에 없어요..

그렇게 속삭여주던 내남편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 근데 오빠! 오빠 민지 있잖아요.. "


" 응? 민지? 민지가 왜? "


" 오빠는 무조건 민지 말만 믿어요? "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앞뒤가 맞지 않은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오빠가 언제 민지를 믿는다고 했나! 모라는 거야!


" 응? 무슨 소리야? "


" 오빠 민지요~ 민지가 하는 말은 무조건 다 믿냐고요, "


" 아니? 그렇지는 않아, "


" 그렇죠? 아니죠? 역시! "


하, 정말 나를 어쩌면 좋지.


" 오빠는 눈이 참 예쁜 것 같아요 "


나 또 모라는 거니,

취하긴 취 했나 보다.


" 내 눈? 하하 고마워 "


" 전 쌍꺼풀 진한 느끼한 눈은 딱 질색인데,

오빠 눈은 예뻐요 "


" 왜~? 쌍꺼풀 진한 눈도 얼마나 멋있어~

원빈 봐봐, 오빠는 그런 눈 너무 멋지던데 "


" 음.. 개인 취향이겠죠 저는 별로 "


" 맞아 개인의 취향! 근데 한빛이 눈도 예뻐~ ^^ "


오빠가 갑자기 핸드폰을 본다,

시간을 보는 것 같다


" 시간이 벌써 이렇게 지났네, 한빛이도 취한 것 같고

내일 출근해야 하니 간 우리 이제 일어날까? "


일어나자니! 아직 본론은 시작도 안 했는데!


" 아니요! 조금만 더 있어요 "


" 오빠 제가 할 말이 있거든요, "


" 그래 몬데? "


" 오빠 그때 제가 햄버거 먹으면서 오빠한테 얘기한 거 있죠

제 친구가 꿈을 꿨다고! "


" 응? 아~ 아 ~ 응 맞아 기억나 "


" 그거 제 얘기입니다. "


" 정말? 오빠가 그때 장난친 것 같은데 정말 한빛이

얘기였네? "


" 네 그렇답니다. "


" 그럼 꿈속에 그 남편을 실제로 만난 거야?

와 신기하다 ~ "


" 그럼요! 만났죠! 지금도 만나고 있는데요? "


헉.

어쩌지 얘기해버렸다.

나도 모르게 얘기해버렸다.

내가 아닌 또 다른 내가 얘기를 해버렸다.

어쩌지...

잠깐 오빠 오빠 오빠를 보자


오빠가.. 분명 안주를 먹으려고 포크로 집었는데

입에 넣지 않고 그대로 멈춰있다..


그리고 ..


" 나? "


나? 나? 나? 나? 나? 나? 오빠에 나? 한마디는

나한테는 이렇게 들려왔다.


에라!!!!!!!모르겠다.


" 네 오빠요, "


" ...... "


웃지도 않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난 민망해서 웃기라도 할 줄 알았는데

오빠가 웃지도 않는다..


" 장난이지? "


" 장난 아닌데요.. 진짜예요,

제 꿈에서 오빠가 제 남편이었어요,

그리고 정말 많이 사랑했어요, 현실에서도 그렇게

누군가를 사랑했던 적 없었어요, 그래서 꿈에서 깨고 나서

좀.. 많이 서운하고, 이상하고 그랬어요..

근데, 그 카페에서 오빠를 본 거예요, 거짓말처럼..

제 눈앞에 오빠가 나타났어요, 정말 신기하지 않아요? "


" 아.. 그랬구나.. 근데 우리 아직 만난 지도..

얼마 안 됐고.. 오빠는 솔직히 좀 당황스럽다.. "


" 맞아요, 만난 지 얼마 안 됐죠, 근데 오빠 못 믿겠지만

전 오빠를 정말 오래전부터 만나온 것 같아요,

그리고.. 제 마음이 너무 커져버렸어요, 제 마음을 이렇게

얘기하는 게 너무 이르다고 생각하실 거예요, 그렇지만 전 정말

용기 내서 하는 얘기에요, 진지하게 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


" 알지 , 진지한건 알아.. 근데 오빠입장은,, 좀 .. "


오빠는 더 이상 아무 말도 없었다.

내가 괜히 얘기한 걸까?

아니다. 어차피 언젠간 부딪혀야 할 일이었다.

내일 아침에 눈 떠서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다!


" 알겠어요, 당황스러운 오빠 입장도 이해해요..

근데 저 오빠 좋아해도 되는 거죠? "


그렇다, 오늘은 내가 오빠한테 당장 오빠는요?

오빠 마음은요? 나 어때요? 이 답을 듣고자 한 얘기가

결코 아니다.


" 네? 그것만 얘기해주세요, "


" 음... 나를 좋아해 주는 건 고마워.. 사실 오빠가 한빛이

마음을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고 생각해,

그렇지만 오빠는 지금은.. 여유가 없어, 오빠 말 무슨 말인 줄

알지? "


" .... "


" 미안.. "


" 아니요, 미안하긴요 그래도 좋아해도 괜찮다는 얘기잖아요,

당장 오빠도 절 좋아해 달라 얘기하지 않을게요, "


" 그래.. 고마워 "


그리고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데려다준다는 오빠에게 괜찮다고 얘기했다.

조금 걷고 싶어서 그랬다.


많이 취하지 않았다.

혼자 걸을 정도는 충분했다.


" 정말 혼자 갈수 있어? "


" 네, 그리고 정말 혼자 가고 싶어서 그래요 "


" 알겠어! 그럼 집에 도착하면 꼭 연락 줘, "


" 네 조심히 들어가세요! "


그렇게 오빠랑 헤어지고 나는 길을 따라

걸었다..


나 잘한 거 맞겠지?

오빠가 내 마음을 끝까지 안 받아준다면 어쩌지?

아니야, 꿈속에 그 사람이 맞을 거야.

난 그렇게 믿어..


오늘따라 밤 하늘이 참 깨끗해 보인다.


근데.. 내일부터 오빠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거지?


고백한 여자에 쓸쓸한 뒷모습이다..


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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