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암중암투(暗中暗鬪) <06>
**
거친 계곡을 옆에 끼고 가장자리에 난 샛길로 꾸준하게 올라가다 보면 나오는 고색의 성채가 있다.
붉은 강석(強石)으로 쌓아올린 단단한 양식의 이 건물은 그 누구라도 압도하는 위엄과 찬란한 역사를 선보이고 있었다.
몇 번의 삼엄한 경비와 심문을 통과하여 이곳에 당도한 두 사람은 잠시 멈춰 서서 눈앞에 활짝 열려진 정문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적월교.
다시는 오고 싶지 않았던 이곳에 어쩔 수없이 와야만 하는 이 상황은 필연일까.
나직한 한숨을 쉰 그들은 다섯 명의 무사들에게 둘러싸여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익숙한 넓은 복도를 따라 걷기를 한참, 길쭉하면서도 육중한 문으로 들어설 때 그들은 저만치 앉아 있는 동방유조를 올려다보게 되었다.
이 공간은 외부 방문자들을 만나는 곳으로, 맨 위쪽에 높은 단상이 설치되어 있어 교주가 아래로 내려다보는 식으로 되어 있었다.
상대가 누구든 적월교에 들어온 이상 아래의 신분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각인시켜주는 역할인 셈이다.
매요비와 한목풍은 중앙에 마련된 자리로 움직여 조용히 섰다.
“너희들이 온다는 전갈을 듣긴 했다만, 아무리 협정을 맺었다고 해도 엄연히 적월교의 공적이나 다름없는데 겁도 없이 잘도 찾아왔구나.”
커다란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여 그들을 내려다보던 동방유조의 입에서 냉랭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
매요비는 가슴이 떨렸지만 꾹 참아내면서 정중히 읍을 하였다.
“소녀, 교주를 알현하옵니다.”
그때 뒤쪽에서 요란한 기척이 들렸다.
매요비와 한목풍이 왔다는 소식을 들은 단시우가 급히 달려온 것이었다.
“아니, 매누나 여기는 뜬금없이 어쩐 일인가요?”
적월교내에서도 여전히 이 어린 소년은 부산스러웠다.
반갑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다는 듯한 그의 표정에 매요비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순간 단시우는 멈칫했다.
굳이 그들이 호랑이굴로 들어왔다는 사실은 차치하더라도, 그녀의 흐트러진 머리카락과 진흙 같은 것으로 더럽혀진 옷매무새가 결코 좋은 징조로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변방세력이 새외로 난입하였습니다.”
매요비의 이 한마디는 동방유조가 무의식적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정도로 큰 충격을 몰고 왔다.
“지금 뭐라고 했느냐? 변방세력이라니?”
매요비는 차분하게 그간 있었던 일을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보는 시각에 따라 이 사건이 적벽관의 존립을 위태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녀는 가급적 월천교가 적벽관이나 팔황문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었다는 점을 특히 강조하였다.
다 듣고 난 동방유조와 단시우는 기가 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오랜 세월동안 새외와 변방세력은 불가침을 유지하고 있었다.
아니, 말이 불가침이지 막강한 새외에 변방세력이 꼬리를 말고 있었다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무섭도록 긴장된 분위기가 잠시 유지되었다.
동방유조는 자신이 너무 감정을 드러냈다는 불찰을 깨닫고는 슬쩍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약간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
“월천교가 변방세력과 손을 잡고 새외를 침탈한 일은 절대로 좌시할 수가 없다. 또한 월천교를 통제해야하는 위치에 있는 팔황문과 적벽관도 그 책임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그의 이 최후통첩과도 같은 일갈은 적벽관의 미래를 대변해주고 있는 것이었다.
매요비는 그의 반응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기에 만일 이 자리에서 약간의 말실수라도 한다면 큰 화를 면치 못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여 적벽관이 비굴한 모습을 보인다면 잃을 것만 있을 뿐 얻을 것은 하나도 없다는 생각도 동시에 하였다.
“이번에 침탈을 감행한 변방세력은 많은 새외정보를 바탕으로 철저하게 계획하고 들어온 것입니다. 팔황문을 공격한 문파는 나보교라고 하는데 변방에서 최고의 문파는 아니지요. 이 대단치 않은 변방의 문파가 팔황문을 쉽게 점령했을 때는 이미 그 뒤에 상당한 공격세력이 준비되어 있다고 봐야합니다. 허나 이 모든 일을 적벽관이나 팔황문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온당치 않습니다. 오히려 과거 월천교를 멸한 후, 그 후환을 철저하게 끊지 못했던 적월교의 책임으로 보는 게 타당하지요.”
동방유조는 그녀의 도발적인 언사에 참지 못하고 강한 분노를 표출해냈다.
“네가 제 정신이 아니구나! 지금 책임회피도 모자라서 대놓고 적월교를 능멸하려는 것이냐!!”
짙은 살기가 피부까지 전해져왔지만 입술을 한번 꾹 깨문 매요비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새외 모든 문파는 적월교를 믿고 의지를 했고 따랐습니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적월교는 새외를 제대로 관장하지 못해 변방세력에게 침탈의 여지를 준 것이지요. 저희가 만약 월천교를 양지로 끌어내지 못했다면, 지금보다 더 심각하고 완벽한 공격으로 인해 아마 새외 전역은 물론이고 적월교나 대막천궁까지 단번에 쓸려 사라졌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적월교는 적벽관의 책임만을 운운하시니 이 소녀 교주의 짧은 혜안에 심히 실망스러울 따름입니다.”
매요비의 이 말은 적월교가 세워진 역사 이래 새외의 왕인 적월교 교주를 상대로 한 가장 신랄한 발언일지도 몰랐다.
이것은 목숨이 열개를 가진 사람이라도 감히 할 수 없는 소리인지라 옆에 있던 한목풍은 물론이고 단시우까지 얼굴색이 파랗게 질릴 정도였다.
동방유조는 잠시 멍한 표정으로 있다가 다시 무표정한 기색을 애써 유지하며 물었다.
“고작 세치 혀로 책임을 회피하고 목숨을 구걸하기 위해 적벽관의 치적을 포장하겠다는 것이냐?”
“적벽관은 그래도 한때 적월교에 몸담았던 조직입니다. 그런 적벽관이 단지 목숨을 연명하고자 여길 찾아왔다면 적월교의 명성에도 큰 누가 될 일이지요.”
그건 그랬기에 동방유조는 자신도 모르고 고개를 끄덕였다.
“적벽관은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보다 현실적인 조건을 가지고 이곳에 온 것입니다. 저희 목숨을 거두시는 일은 모든 것을 해결한 후에 논해도 늦지 않사옵니다.”
그녀의 말은 이미 변방세력을 몰아낼 모종의 대책이 수립되었다는 것을 의미했다.
사실상 막 변방세력의 공격소식을 접한 적월교로써는 적당한 대책을 마련할 시간적 여유와 정보가 부족했다. 이는 간단히 말해서 지금은 적벽관의 도움이 절실해졌다는 뜻이었다.
동방유조는 그제야 어째서 매요비가 저렇게 당당한 자세를 취할 수 있었는지를 깨닫고는 속으로 헛웃음이 다 터져 나왔다.
보면 볼수록 배포가 큰 아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좋다. 그럼 네가 원하는 걸 말해 보거라.”
걱정하던 첫 번째 난관을 무사히 넘긴 매요비는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저희 조건은 간단하옵니다. 변방세력을 몰아내는 데 적벽관의 정보가 결정적이라고 판단하신다면 추후에 팔황문과 적벽관이 평화롭게 번창할 수 있도록 해주시옵소서.”
“월천교는 제외한 게냐?”
“월천교는 새외를 위험에 빠트린 원흉일진데 어찌 새외에 적을 두고 있는 팔황문과 적벽관이 이를 묵과할 수 있단 말입니까. 월천교에 대한 것은 적월교의 뜻대로 하십시오.”
동방유조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어차피 이 상황에서 적벽관의 도움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었고, 적무평에 의해 맺은 협상으로 건드리지 못하게 된 월천교를 제거하는 일은 백번 생각해도 이로운 일이었다.
다만 문제는 적벽관의 야심이 어디까지 향할지가 관건이었다.
“과거 적벽관의 주축인원만 해도 천 명이 넘었었다. 덕분에 새외는 물론 중원까지 방대하고 정확한 정보를 모을 수 있었지. 그런데 현재는 그 자원을 다 잃고 말았는데 계속해서 유지될 수가 있겠느냐?”
“아직 여러 지역에 흩어져있는 인원들이 남아있습니다. 교주께서 저희들의 목숨을 거두시지 않는다면 적벽관의 근간은 살아있다고 보셔야할 것입니다.”
매요비의 이 대답은 동방유조의 속마음을 슬쩍 떠보려는 것이었다.
자신들의 조건을 받아들여 공생을 택하던지 아니면 지금 당장 후환을 없앨 것인지 되묻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때 누군가 급히 들어왔다.
“교주께 아뢰옵니다. 변방에서 넘어온 정체불명의 세력들이 팔황문을 점령하고 있습니다.”
한발 늦었지만 나름 정확하게 도착한 적월교의 정보였다.
“이미 알고 있다.”
예상외로 동방유조의 미지근한 반응에 보고를 하러 온 자가 다시 자신만만한 목소리를 냈다.
“하여 팔황문을 계속 주시하던 중 은밀히 빠져나가는 놈을 미행하다 잡았는데 아무래도 중요한 정보를 알리기 위해 변방으로 향하려던 전령으로 보입니다.”
이 추가보고는 동방유조의 얼굴에 만족스런 미소를 매요비와 한목풍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감돌게 만들었다.
“그렇다면 그 놈을 추궁하여 적벽관의 정보보다 더 정확한 것을 알아낼 수가 있겠군.”
이제는 굳이 적벽관과 꺼림칙한 협상을 맺을 이유가 없어졌기에 한 말이었다.
그러자 단시우가 얼른 끼어들었다.
“백부님 제가 한 마디만 해도 될까요?”
“말해 보거라.”
“저들은 전서구를 쓰지 않고 직접 전령을 보내는 방식을 취했어요. 이것은 먼 거리를 날아가야 하는 전서구에게 생기는 여러 문제들을 신용하지 못해 서지요. 그렇다면 굉장히 중요한 정보일 텐데 그렇게 신중한 그들이 한낱 전령 한 명에게 많은 정보를 담게 했을 리가 없습니다. 더욱이 그를 신문해서 정보를 얻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테고, 전령이 그 한 명이 아니라는 가정 하에 오히려 실기(失期)할까 두렵네요.”
듣고 보니 단시우의 말도 틀림이 없는지라 동방유조는 인상을 찡그리면서 매요비를 쳐다보았다.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앞으로 한발자국 나섰다.
“지금 새외와 변방의 경계가 되는 마을에 저들의 주력이 집결되어 있습니다. 저희측 정보를 종합해보면 팔황문을 공격한 집단들이 선발대가 되어 새외의 무력을 시험해본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너무 손쉽게 일이 성사되었기에 곧 집결되어 있는 후발대가 총공격을 할 공산이 큽니다.”
“적벽관이 집결된 장소까지 정확하게 파악했다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그럼 적들의 수는 얼마나 되느냐?”
“수천이옵니다.”
“뭐라! 수천 명이나 집결했단 말이냐?”
동방유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엄청난 숫자에 큰 충격을 받은 듯하였다.
“수천 명의 무사들이면 새외의 3할을 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들에 의해 이 3할을 잃게 될 시 변방에 있는 세력들은 일제히 새외정복의 희망을 품을 것이며 그 뒤에 몰려올 적들은 수만 명이 될 수도 있겠지요.”
실로 심각한 상황이 아닐 수가 없었다.
설마 이렇게까지 만반의 준비를 하면서 기회를 엿보고 있었을 줄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동방유조의 근심의 골이 깊어졌을 때 단시우가 매요비에게 물었다.
“그럼 누나는 이미 그것에 대한 대비책을 가지고 있다는 뜻인가요?”
“그래. 하지만 이 대비책은 적벽관과 적월교가 손을 맞잡을 때만 실현이 가능하단다.”
이 대목에서 동방유조는 적벽관의 조건을 뿌리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절감하였다.
새외의 존립이 걸린 문제였기에 대비할 시간이 촉박했던 적월교에게는 필수불가결한 조력이었던 것이다.
“알겠다. 네가 말한 모든 조건을 수락하마.”
매요비는 그가 아무런 사심 없이 즉각 조건을 허락하자 속으로 적이 놀랐다.
어찌 보면 팔황문과 적벽관은 반역을 일으킨 것이나 진배없었는데 대(大)를 위해 소(小)를 거침없이 희생시킨 것이다.
매요비는 그의 의중을 확신하자 앞에 있는 탁자에 지도를 펼쳐보였다.
그리고는 일사천리로 자신의 계책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팔황문을 공격한 나보교는 이미 자신들이 벌인 일이 적월교에 보고되었음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적월교는 가깝고 대막천궁은 멀기 때문에 분명 적월교가 먼저 공격해올 것이라 예상을 하겠지요. 이것은 저들이 적월교의 무력을 과소평가하여 스스로 막아낼 수 있다고 장담한다는 뜻입니다. 적월교에서 무사들이 나간다면 적월교는 텅 비게 됩니다. 그때 저들의 후발대가 적월교를 점령하는 것은 여반장이지요. 외람되오나 교주께서 사로잡히실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그러는 동안 대막천궁이 적월교를 재탈환하기 위해 몰려옵니다. 아마 엄청난 전투가 벌어지겠지요. 하지만 그 시기에 또 다른 변방 무사들이 넘어와 대막천궁의 후방을 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형국이 될까요?”
단시우가 그 물음에 대신 답했다.
“누구의 승리를 떠나서 서로 간에 엄청난 사상자와 피해가 발생하겠죠. 거기다가 전쟁터는 여기 새외니까 아마 회복하는데만 최소 수십 년의 세월이 걸리지 않을까 싶네요.”
기특하다는 듯 고개를 살짝 끄덕여주던 매요비는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저들은 두 가지를 간과하고 있습니다.”
“어서 말해 보거라.”
이미 매요비의 언변에 몰입된 동방유조가 얼른 재촉을 하였다.
“첫째는 적월교 적풍단의 힘을 잘 모른다는 점이고, 둘째는 우리가 후발대가 집결된 장소를 알고 있음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적월교는 먼저 적풍단으로 하여금 팔황문을 탈환하시고 그 동안 대막천궁은 적월교가 아닌 저들의 집결지를 우선적으로 기습 타격하는 것이옵니다.”
“그게 가능하겠느냐? 대막천궁의 무사들이 움직이는 즉시 저들에게 소식이 갈 터인데?”
“물론입니다. 하지만 만약 대막천궁 무사들이 적월교가 아닌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움직인다면요?”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구나.”
“척후를 하는 자들의 임무는 간단한 것입니다. 의문스런 일이 벌어지면 끝까지 파헤쳐서 정확한 정보를 보고하는 것이지요. 비록 대막천궁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지만 그 끝은 당연 변방과의 경계에 집결되어 있는 후발대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저들은 왜 갑자기 다른 방향으로 대막천궁의 무사들이 움직이는 지 혼란에 빠질 것입니다. 우리가 그 위치를 안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 채 말입니다. 그리고 대막천궁의 뒤를 쫓던 척후 무사들은 그쪽으로 거의 다 다를 때야 비로소 위치가 탄로 났다는 것을 깨달을 것입니다. 그러나 뒤늦게 위급을 알리는 일은 불가능해지겠지요.”
그러자 듣고 있던 단시우가 박장을 하며 소리쳤다.
“정말 그렇네요! 매누나는 우리 적월교가 쓰고 있는 척후방식을 염두에 두셨군요!”
적월교는 중원과 다르게 매우 독특한 척후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는 몇 명의 척후무사들을 여기저기 보내 상황을 살피지만 새외는 전방의 척후무사들과 그 뒤에 척후무사들 또 그 뒤에 다른 척후무사들을 그물처럼 촘촘히 연결시키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적들에게 발각되었을 시 빠른 해결을 하려는 이유도 있었지만 그보다 적들의 척후무사들을 먼저 파악하여 처리하려는 이유가 더 컸다.
동방유조도 뒤늦게 그녀의 속뜻을 깨닫고는 감탄을 했다.
“적의 집결지에 가는 도중에 따라온 적들의 척후병들을 마지막에 가서 척후전(斥候戰)(척후병끼리의 전투)을 통해 제거한다는 뜻이로구나.”
“맞습니다. 그렇게 되면 모든 정보의 교류가 차단되고 방심하며 대기만 하고 있던 적들은 대막천궁의 기습에 의해 제대로 저항도 못해보고 일망타진될 것이옵니다. 또한 주력이 무참히 전멸당한 사실 때문에 추가 공격을 준비하던 변방세력들의 움직임은 일시에 꺼져들게 됩니다.”
“매우 훌륭한 계책이로구나.”
동방유조는 진심으로 그녀에게 찬사를 보냈다. 그리고 내심 이 아까운 인재를 적월교가 품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도 느꼈다.
“우리는 시간이 많이 없습니다. 빨리 대막천궁으로 하여금 진군대형과 작전을 수립하셔야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적풍단을 팔황문으로 보내 변방세력의 진압을 신속히 해야 새외 여러 문파들이 적월교의 힘을 믿고 의지하게 될 것입니다.”
그녀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할 마음을 먹은 동방유조는 즉각 명령을 내려 적풍단을 준비시키게 하고 아울러 몇 명의 전령을 급히 대막천궁으로 급파하였다.
“천보군대협이 적풍단을 이끌게 될 것이다.”
이는 반드시 난립한 변방세력의 끝장을 보겠다는 동방유조의 강력한 의지였다.
천보군이라면 적풍단을 이끄는 실질적인 수장이었다.
과거 채겸과 위현룡이 매요비의 도움을 받아 도피를 할 때 그들의 앞을 가로막은 사람도 이 사람이었다.
당시 위현룡은 그와 막상막하로 격렬하게 싸웠고, 중도에 매요비가 제시한 협상 덕분에 무사히 그곳을 벗어나 궁륭성으로 들어갈 수가 있었다.
매요비는 새외에서 경외적인 초고수인 그가 직접 이끈다면 그 승률은 압도적일 것이라 확신하였다.
-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오늘도 또 한 편 올라갑니다.
쓰면서 느끼지만 제 커다란 실수는 너무 긴 장편 습작에 있는 것 같습니다.
단편으로 했으면 몇 작품은 나왔을 스토리로 길게 가고 있자니 뭔가 헛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드는 게 사실입니다.
점점 쓰기도 까다롭고 말입니다.
초반 반짝 인기보다는 치밀하고 가볍지 않은 소설을 쓰는 게 원칙이긴 합니다만, 제 능력으로는 너무 벅차다는 생각을 근래 종종 합니다.
확실히 글 쓰는 일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소모되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로 매일 연재하고 있는 작가들이 유독 대단해 보입니다.
자 그럼 주말 즐겁게 보내시고,
다음 편에 또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Comment '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