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의 신-에어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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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松川
작품등록일 :
2017.07.03 09:23
최근연재일 :
2018.10.16 17:34
연재수 :
11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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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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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10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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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글자
18쪽

10-2. 프리시즌

DUMMY

유타와 우리는 상당한 공통점이 있다.

양쪽 모두 주축 선수가 젊다는 것과 최근 몇 년 사이에 계속해서 리그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두 팀 모두 90년대와 2000년대에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유타는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데론 윌리엄스를 받으며 한동안 반짝 했었다)으로 지내오며 젊은 유망주를 받지 못하다 10년대에 접어들며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와 은퇴로 하향곡선을 그렸기 때문이었다.

보통 NBA에선 이런 시기가 도래하면 성적을 포기하고 하며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을 노리는데 이걸 흔히 탱킹이라고 한다. 이 탱킹 시즌을 보내다 보니 당연히 팀 성적이 나올 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두 팀의 상황은 극명하게 달랐다.

유타는 탱킹 시즌을 이미 지지난 시즌에 종료했고, 작년에는 팀 밸런스를 잡는데 투자했기 때문이다. 비록 팀 성적은 5할 승률조차 이루지 못하고 LAL보다 3등 위였지만(LAL 14등, 유타 11등) 우린 그냥 게임을 못한거고, 유타는 탱킹으로 수집한 유망주들 중 팀의 미래를 골라내느라 그렇게 된 것이다.

덕분에 유타는 이번 프리시즌에서 작년과 다르게 상당한 조직력을 자랑했다. 유타의 차기 에이스로 낙점받은 고든 헤이워드를 중심으로 데릭 페이버스, 로드니 후드, 루디 고베어 등의 젊은 유망주들이 각자의 잠재력을 조금씩 보여주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에 비해 우리는 여전히 팀 밸런스가 쓰레기다.

우리 팀엔 볼호그들이 많다. 나를 빼더라도 닉 영, 루이스 윌리엄스, 그리고 코비 브라이언트 모두 볼을 잡으면 자신이 마무리해야한다는 강박이라도 있는 듯 슛으로 마무리 해버리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준다.

코비는 데뷔한 이후 계속 그래왔고 나머지 두 선수도 난사까지는 아니지만 코비만큼 볼을 잡고 어떻게든 슛을 하는 타입이다.

이 세 명만큼은 아니지만 조던 클락슨도 상당히 공격적이다. 연습때 자기 말로는 일명 듀얼플레이어라고 하는데 내가 볼 땐 그냥 포가의 탈을 쓴 슈가다.

심지어 파워포워드인 줄리어스 랜들조차도 공격적 성향이 두드러진다.

여기에 복귀 이후 주공격수로 뛰었고 그 공격력에 큰 점수를 받은 나까지 합류했으니 공격 밸런스를 잡는 것 자체가 심각하게 어렵다.

그나마 나는 팀 사정에 의해 적어도 이번 시즌은 포인트가드로서 슛보다는 패스에 중점을 둘 예정이고, 랜들은 골밑 자원이기 때문에 적당한 공격은 반드시 필요하다.(우리 주전 센터인 로이 히버트는 림 프로텍터로서는 훌륭하지만 공격력은 그저 그렇다.)

앞선의 핵심 자원인 나머지 세 선수는... 생각만으로도 답답할 뿐이다.

그럼 수비라도 좋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코비는 이제 과거의 수비력을 모두 잃어버렸다. 센스는 여전했지만 운동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래서 올해 공격은 슈가로 수비는 비교적 압박이 적은 스포쪽을 볼 예정.

나머지 볼호그 두 명인 영과 윌리엄스는 공격할 때 꽤 준수한 운동능력을 보여주는데 수비땐 평범 그 자체다. 클락슨도 그리 뛰어난 수비수는 아니다.

다행인건 골밑을 지켜줄 랜들과 히버트는 나름 좋은 수비를 한다.

다시 생각해도 진짜 답답하다.

프리 시즌 직전에 팀은 올해 유타처럼 옥석가리기 시즌으로 삼겠다고 천명했다.

어쨌든 외형적 팀 포지션 밸런스는 완성이 되었으니까.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게임 시간이 줄어들 것이고, 최악의 경우 트레이트 될 수도 있다. 그리고 팀의 중심 선수도 이 때 확립된다.

좋은쪽으로 풀리면 에이스로서 팀의 승리를 챙기기 위해 동료를 살리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겠지만, 나쁜쪽으로 풀리면 자신이 뛰어나다는걸 보여주려고 독단적 플레이를 하며 오히려 팀플레이를 망가뜨려 버릴 수 있다.

전자이면 제대로 팀밸런스를 잡으며 올해부터라도 준수한 성적을 낼 수도 있지만, 후자면 올해도 옥석가리기가 아니고 결국 또 다시 탱킹 시즌이 될 것이다.

“헤이, 패스!”

베이스라인을 타고 반대편 사이드로 이동한 헤이워드 공을 잡으며 돌아섰다 주춤한다. 이중 스크린을 걸며 움직인 것이기 때문에 내가 떨어졌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뒤에 떡하니 버티고 서 있었기 때문일거다.

“잘 빠져나왔네?”

당연하지.

헤이워드는 백인임에도 리그 수준급 스윙맨으로 슈팅능력도 슈팅능력이지만 돌파도 상당하다. 거리를 적당히 둔 채 오른손은 위쪽으로로 왼손은 옆쪽으로 뻗은 채 자세를 낮췄다.

잽스텝을 연속으로 하며 혼란을 주려 했지만 내가 흔들리지 않자 오른쪽으로 평이하게 드리블을 놓으며 3점라인 안쪽 엘보쪽으로 이동했다.

사이드 스텝으로 따라붙자 헤이워드는 왼쪽을 슬쩍 보며 빠르게 스텝을 바꾸면서 레그스루로 드리블 방향을 왼쪽으로 바꿨다. 나 역시 이에 맞춰 스텝을 바꾸며 오른쪽으로(헤이워드 방향에선 왼쪽이다) 무게를 넘기는 순간 볼을 캐치하며 그대로 풀업을 시도했다.

준비는 하고 있어서 당황하지 않고 손을 뻗으며 뛰어올랐지만 생각보다 훨씬 빠르고 타점도 높아서 볼은 림으로 내 손을 피해 날아갔다.

하지만 빠른 반응에 위협을 느낀 듯 리듬이 흔들리는게 보였다.

“리바운드!”

몸을 돌려 림으로 달리는 사이 슛이 짧아 림 앞을 맞고 백보드를 튕겨 떨어져 내렸다.

투퉁!

볼이 떨어져 내리기 전부터 치열한 몸싸움을 하며 자리를 잡던 선수들 중 하필이면 고베어가 있는 쪽으로 갔다.

팔과 어깨가 엉켜 제대로 점프는 할 수 없었지만 볼 위치가 절묘해서 고베어가 왼손을 쭉 뻗어 잡아냈다. 볼을 잡은 고베어는 원드리블과 함께 힘으로 한발 다가선 후 슛모션을 취했다.

“페이크! 페이크!”

내가 소리쳤지만 히버트는 움찔하며 살짝 뛰어올랐고 고베어는 몸을 부딪치며 강하게 뛰어올랐다.

삐익!

쾅!

신장과 리치가 엄청 길어서인지 바닥에서 얼마 뜨지도 못했는데(심지어 히버트가 살짝 덮치는 모양새였다) 원핸드 슬램을 작렬시켜버렸다.

“카운트! 앤 보너스 원샷!”

심판이 리드미컬한 자세로 손을 움직이며 파울콜을 날렸다.

“우오오!!”

심판의 콜에 고베어는 오른주먹으로 가슴을 팡팡 치며 포효했고, 유타 선수들은 그런 그에게 다가가 가슴을 부딪치며 그의 강인함을 인정해줬다.

유로출신들은 약간은 소프트하고 슛 위주라는 생각이 드는데 고베어는 굉장히 파이팅이 넘치는 녀석이네. 특이해.

고베어가 볼을 잡자 꼭 애들이 가지고 노는 장남감 공이나 핸드볼 공처럼 보인다. 저렇게 작으면 던지기 힘들겠단 뻘 생각을 하는 사이 자유투를 던졌다.

촤악!

유로 출신 맞네. 저 큰 손으로 하는 슛터치가 기가 막히는구만.

히버트가 볼을 내게 넘긴 후 느릿하게 공격코트로 넘어갔다. 리바운드도 뺏기고 파울에 추가 득점까지 헌납했음에도 표정엔 큰 변화가 없었다.

이런 실수는 종종 나오는 것이라서 멘탈이 쉽게 흔들리지도 않고, 흔들리면 선수 자격이 부족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시범 경기라도 올해 첫 게임이고, 첫 플레이였다. 어떻게 보면 자존심이 상할만한 일을 당했으니 멘탈이 흔들려도 이건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호흡이나 표정이나 큰 변화가 없는걸 봐선 멘탈에는 큰 문제가 없어보였다. 확실히 큰 무대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는 선수라서 그런지 안정감이 있다.

만약에 흥분하면 어쩌나 솔직히 어떻게 달래줄까 살짝 고민했는데 그런걸 안해도 되니 상이라도 주고... 그래, 상 주지 뭐. 상이 별거 있나 복수하게 해주면 그게 상이지.

볼을 몰아 유타 진영으로 넘어갔다.

느슨하게 움직이는 것 같은데도 코트가 꽉 찬 느낌이라서 패스할 공간이 보이지가 않았다. 서머리그에서조차 느낄 수 없었던 감각인데, 확실히 수비조직력이란게 다르구만.

그나저나 진짜 너무들 하네.

센터가 자리를 잡아주면 나머지, 특히 스윙맨들이 알아서 좀 움직여서 수비를 흔들어주는게 기본 중에 기본인데, 뭐하는거야?

파포인 랜들만 움직이고 나머지 클락슨과 코비는 3점라인 밖에 서서 그냥 멀뚱히 나만 보면 어짜잔거야.

뭐? 뭐? 왜 계속 보는거야? 움직이라고!

“움직여!”

코트 밖에서는 감독이 지시를 하지만 코트 안으로 들어오면 특별한 경우 빼면 포인트 가드가 감독이라고 하는 말도 모르냐? 지금 당신들 감독말에 대해 항명하고 있는거야, 알아?

우리팀 포지션을 맞추느라 잠시 한눈을 팔자 유타의 버크가 바짝 붙으며 압박을 가해왔다. 신장과 리치 차이 때문에 몸을 돌리는 것만으로도 볼을 키핑하는건 쉬웠지만 그래도 순간적으로 압박을 받는데 여전히 클락슨이나 코비는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간 보여준게 있어서 볼 키핑력은 알고 있으니 뺏기진 않을테니 그냥 패스나 하라 이건가본데... 그래, 해줄게. 일단은 원하는대로 해줄게.

선후배란 개념이 별로 없는 미쿡이지만 해줄게.

1쿼터까지 해주고 점수가 개판 나면 그때부턴 내 마음대로 한다.

어깨로 툭툭 밀며 들어가자 버크는 무리하지 않고 힘을 뺀 채 물러섰다. 기왕 주기로 마음먹은거 어릴 때 우상에게 먼저 주자.

오른쪽 45도 3점라인 밖에서 볼을 받은 코비는 자세를 낮춘 채 잽스텝을 한번 넣고는 바로 뛰어올라 슛을 던졌다. 타이밍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완전히 속을 정도도 아니라서 마크맨인 알렉 벅스가 손을 뻗어 방해했다.

게임에서야 이 정도면 블락이 나오겠지만 이건 현실이다. 현실에서 블락은 거의 나오지 않기 마련이고 공은 그대로 림으로 날아들었다.

촤악!

볼은 깨끗하게 림을 통과했고 코비는 당연하다는 듯 손을 내리고 백코트를 했다.

무리한 슛인데 들어가버리다니...

던지라고 주기는 했어도 저렇게 던지란건 아니었는데 말이야. 이번 게임 내내 저러진 않겠지?

우리 코트로 넘어온 트레이 버크는 코트 밸러스를 맞추고는 왼쪽 3점 라인 45도 지역으로 돌아나온 헤이워드에게 패스했다. 볼을 잡은 헤이워드는 나와 몸을 부딪치며 중앙쪽으로 뛰어들다 오른쪽 45도 위치로 나온 알렉 벅스에게 패스했다.

알렉 벅스는 볼을 받자 마자 중앙쪽으로 한번 흔든 후 오른쪽으로 퍼스트 스텝을 밟으며 움직였다. 나쁘지 않은 움직임이었지만 그렇다고 좋지도 않았다. 하지만 노쇠한 코비는 반박자 느리게 따라 붙는 바람에 골밑까지 그대로 길을 열어준 모양새가 됐다.

근처에 있던 랜들이 급히 앞쪽으로 빠져나오며 진로를 가로 막았고 알렉 벅스는 속도를 떨어뜨리며 오른쪽 사이드로 슬쩍 빠져나갔다. 코비가 따라붙으며 랜들은 다시 제자리로 이동하려 했지만 순간적으로 림 오른쪽에 공간이 만들어졌고 그 틈으로 트레이 버크가 잘라 들어왔다.

“컷! 컷!”

볼은 수비 사이를 뚫고 정확하게 트레이 버크에게 전달됐고 그는 탄력 그대로 뛰어 올랐다.

히버트가 자신의 마크를 버리고 컷인으로 들어온 버크의 슛코스를 봉쇄하자 비어 있는 고베어에게 짧은 패스를 줬다. 내가 안쪽으로 들어오자 고베어는 엘보쪽으로 빠져나온 데릭 페이버스에게 연결했고 이번엔 클락슨이 붙었다.

데릭 페이버스는 다시 헤이워드에게 보냈고 코비가 급히 이동, 하지만 헤이워드는 오른쪽 사이드에 있는 알렉 벅스에게 패스가 되며 우리 수비를 완전히 박살내고 노마크 찬스를 만들어냈다.

랜들은 거리가 있어 수비를 포기하고 박스아웃을 치며 리바운드를 준비했고 알렉 벅스는 편안하게 3점을 날렸다.

촤악!

박스 아웃을 비웃듯 볼은 깨끗하게 성공됐다.

코비의 수비가 좋지 못해서 시작됐지만, 클락슨이 컷인을 시도한 버크에 대한 체크만 확실히 했어도 수비가 이렇게까지 쉽게 갈기갈기 찢어지진 않았을거다.

인바운드 패스를 한 히버트가 앞으로가고 내가 그 뒤를 따라갔다. 버크가 체크를 하려고 했지만 히버트 장애물 삼아 뒤쪽에서 좌우로 조금씩 왔다갔다 하며 편하게 코트를 넘어섰다.

히버트는 골밑으로 들어가면 기본 포지션에서 본격적으로 공격 포메이션으로 움직이기...는 개뿔, 또 각자 자리에 서서 나만 바라본다. 랜들과 히버트가 코비와 클락슨의 빈손 움직임을 돕기 위해 스크린 위치로 움직였지만 정작 이를 받아야할 두 사람은 그냥 그 자리에서 어슬렁거린다.

덕분에 골밑에서 열심히 자리 싸움을 하며 기회를 만들어주려 했던 랜들과 히버트도 움직임 확 줄어들어버렸다. 외곽에서 수비를 흔들어줄 이들이 꼼짝도 안하니 수비도 짱짱하게 유지되니 골밑 자원들이 움직일 공간이 없어져서다.

분위기를 봐선 코비나 클락슨 모두 잡으면 혼자 뭔가 하다 마무리할 기세인데... 아까 같은 공격은 솔직히 사양하고 싶다. 실패하면 큰 문제고 성공해도 문제다. 볼도 못만져보고 하다못해 공격작업에 동참하는게 아니라 구경꾼인 상태로 공격이 되는데 좋을 리가 없다.

공격에도 문제가 되지만 기분이 상해버리면 수비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한마디로 팀워크가 망가져버린다는거다.

우리 팀이 지난 몇 년간 부진했던 가장 큰 이유는, 선수가 안좋아서도 있지만 팀플레이가 전혀 이루어지지 못해서라고 본다.

NBA에 살아남아 뛰는 선수들은 모두 일정수준 이상이다.

대학이전까지 전미 베스트5네 랭킹이 몇위네 해봤자다. 분명 수천, 수만의 선수들 중 손가락안에 들어간 것이니 대단한건 맞지만 NBA에서 이런게 통하는건 아니다.

그렇게 순위권에 당당히 1라운드 로터리픽에 뽑혀도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케이스들도 많고 심지어 지명조차 안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KBL에 오는 용병 중에도 대학에서 톱랭커였음에도 지명 받지 못하거나 지명은 됐지만 금방 방출된 선수들이 있을 정도다. 그 옛날 고양팀의 핏마 같은 엄청난 선수조차 NBA에서 뛰지 못하니까 말 다한 셈.

그런 선수들을 보고 나쁘지 않다고 표현하는건 말도 안되는 소리 같지만, 그래서 또 말이 된다.

세계 각국에서 리그를 씹어먹는 괴수들이 후보조차 못하고, 그들보다 더 강한 괴수들이 간신히 뛰는 리그가 NBA이기 때문이다.

저쪽 동네와 비교해서 표현하자면, NBA이외의 리그에서 뛰면 그냥 오다가다 보이면 때려잡거나 일부러 찾아서 실전 대비 훈련을 하는 잡몹이고, NBA에서 주전급은 정예몹, 팀 에이스나 리그에서 명성을 떨치는 올스타급 선수들은 인간의 경지를 벗어나버린 단계라는 화경급은 되야 혼자 상대하고 아니면 부대단위로 상대해도 엄청난 피해를 감수해야 때려잡을 수 있는 네임드 몬스터급인 셈이다.

같은 수준의 정예몹이 단체로 움직이고 간간히 네임드 몬스터까지 섞여 싸우는 전쟁터에서 정예몹이 각기 한 마리가 홀로 날뛰면 결과가 어찌되겠는가.

그야말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길 손쉬운 사냥감일 뿐이다.

과거에 모두를 두렵게 하던 근육 빵빵 네임드 몬스터가 있지만 이젠 그런 위용은 찾아볼 수 없는 지금 우리 팀은 딱 그 정도인 것이다.

팀 훈련때만해도 꽤 밸런스가 좋았었다.

솔직히 말하면 리그 상위팀의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많이 부족하지만 어쨌든 손쉬운 사냥감 수준은 아니라고 느꼈다. 그런데 비록 프리시즌이라고는 해도 다시 예전에 티비와 자료로 보던 것처럼 완전 따로 놀아버리니 환장할 노릇이다.

“헤이, 루키. 서머리그랑 다르지?”

가뜩이나 짜증나는데 얜 또 뭐야.

“자신을 가져보라고. 제대로 될 것 같진 않지만.”

명백한 비아냥인데 이게 또 슬랭이 섞이니까 정말 짜증나게 들린다.

어차피 히버트에게 복수할 기회를 줄 생각이었는데 겸사겸사 지금 하지 뭐.

발끈해서 가거나 그냥 가는건 왠지 지는 느낌이니까, 나도 뭔가 해주고 가야 최소 비기는거겠지.

음...

작전명, 스웩!

“가만히 있으니까 가마니로 보이나(이건 한국말). 원하면 한번 보여줄게. 따라올테면 따라와 봐.(이건 영어)”

약간은 과장된 억양과(슬랭을 하고 싶었지만 실패) 동작을 하며 오른쪽으로 퍼스트 스텝을 밟다 레그스루로 방향을 바꾸며 멈췄다. 당연히 수비가... 떨어지진 않고 약간의 공간만 넓어졌다.

스텝을 빠르게 두 번 바꾸며 레그 스루를 연속으로 하다 자세를 낮추며 어깨를 한 번 흔들어주자 그제서야 버크의 중심이 살짝 흔들렸다.

타이밍을 뺏었으니 바로 가야지.

탕!

적당한 속도로 버크의 오른쪽을 뚫고 지나쳐 림으로 돌진했다. 작정하고 속도를 높이며 버크는 완전히 젖혀낼 수 있지만 지금은 내가 득점을 하려는게 아니라서 그가 옆에 있어야해서 일부러 속도조절을 한 것이다.

예상대로 왼쪽 약간 뒤편에서 따라붙어 왔고, 고베어도 내 돌파에 반응하며 돌파 방향쪽으로 살짝 나오는게 보였다.

누가봐도 좋지 않은 돌파다. 마크맨은 계속 붙어있고 협력수비마저 오는 상황이니까. 그럼에도 나는 림을 본 채 돌파를 강행했고, 고베어는 이것봐라 하는 표정으로 내게 완전히 집중했다.

림 근처, 더 가면 슛을 할 수 없는 지점까지 끌고 들어갔고 고베어와 버크는 스텝을 밟을 것을 예상하며 블락샷 준비를 하는게 보인다.

좋아, 지금이닷!

끼익!

볼을 잡으며 속도를 급격히 떨어뜨리자 버크가 앞쪽으로 나와졌고 이에 맞춰 왼발을 축으로 스핀무브!

회전하며 버크를 어깨로 슬쩍 밀며 회전을 완성했고, 림이 무방비로 눈앞에 나타났고 그대로 뛰어올랐다. 고베어가 급히 뛰어올랐지만 제대로된 점프는 아니었다. 버크가 자신의 탄력과 내가 스핀무브를 하며 밀어내는 바람에 고베어의 수비방향을 방해했기 때문이었다.

그냥도 충분히 마무리 할 수 있는 기회였지만 이렇게 한건 완벽한 복수를 위함이다.

림 바로 근처에는 히버트가 노마크로 있었고, 볼을 림에 올리지 않고 그에게 살며시 안겨주고 착지하며 림 아래로 빠져 나갔다.

워낙 좋은 찬스였기 때문에 내가 마무리할 줄 알았는지 순간 움찔했던 히버트는 금새 정신을 바로잡고 볼을 양손으로 강하게 부여잡아 머리 뒤로 넘기며 뛰어올랐다.

고베어는 본능적으로 재차 뛰었지만 아무리 운동능력이 좋아도 기본 무게가 많이 나가는 센터였기에 풀파워로 뛰어오른 히버트를 막는건 무리였다. 아니, 이런건 원래 수비를 포기해야 한다. 왜냐하면...

쾅!!

삐익!

높은 확률로 보너스 원샷이 나오거든. 후후후...





누가봐도 알만한 선수들 이름을 각색해서 사용했으나 실제 인물은 절대 아니며, 따라서 선수들의 프로 데뷔연도는 다르다는걸 감안하고 보시기 바랍니다.


작가의말

한글에선 10페이지인데...

글자수로는 한 15페이지는 되겠네요...ㅡ,.ㅡ

이번 편은 라이브입니다.

이제 한줄도 더 쓴거 없음.

분량 너무 많아.

그래서 내일부터는 문장 끝날때마다 줄을 바꿔야겠습니다.

그럼 양 늘어나겠지...ㅡ,.ㅡ;

그런데 그래봤자 끊기를 못하면 말짱 꽝인데...ㅠ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5

  • 작성자
    Lv.73 지나95
    작성일
    17.08.10 13:26
    No. 1

    코비는 코비니까 그렇다 치지만 클락슨, 너는 뭐냐 !?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68 松川
    작성일
    17.08.10 13:40
    No. 2

    LAL은 지금도 쉣이지만 저때도 쉣이었죠..ㅋ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9 Bhagavat
    작성일
    17.08.10 13:55
    No. 3

    코비하고 샼이 1옵션 싸움만 덜 했으면 반지 몇 개 더 꼈을텐데 넘나 아쉬운 것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68 松川
    작성일
    17.08.10 15:30
    No. 4

    그렇죠.
    둘이 조금씩만 양보했으면 불스의 쓰리핏이상(조던 형님이 야구마실 안다녀왔다면 하는 가정은 안합니다)을 해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시 코비는 절정기로 접어들고 있었고, 샤크는 최절정기로 골밑에서 당할자가 없던 시절이었으니까요.
    거기다 함께하던 선수들(릭 팍스, 로버트 오리, 론 하퍼... 이 선수들 모두 특급 도우미들이었죠)도 원투펀치의 보조자로서 훌륭한 기량을 선보이고 있었죠.
    나중에 페이튼이나 말론 등 반지원정대 꾸리고도 망하기는 했지만,
    사실 그 땐 사공이 너무 많았으니 패스. 감독도 잭슨 아저씨도 아니었던 것 같고.
    여하튼 조금만 더 양보의 미덕을 살렸다면(지금 골스가 이 양보의 미덕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마음이야 어떻든 볼이 잘 도니까요) 정말 엄청난 기록을 만들었을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松川
    작성일
    17.08.10 15:56
    No. 5

    그러고 보니 이거 분량이 두편에 육박하네요...ㅡㅡ
    어쩐지 쓰는데 오래 걸리더라니...ㅠ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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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7-3. 돌아오길 잘했어 +3 17.07.31 8,733 85 15쪽
21 7-2. 돌아오길 잘했어 +8 17.07.28 9,028 92 16쪽
20 7-1. 돌아오길 잘했어 +6 17.07.27 9,241 101 10쪽
19 6-4. 대협!! 출현 +8 17.07.26 8,920 98 10쪽
18 6-3. 대협!! 출현 +5 17.07.25 9,040 111 17쪽
17 6-2. 대협!! 출현 +9 17.07.24 9,231 107 14쪽
16 6-1. 대협!! 출현 +7 17.07.21 9,677 102 18쪽
15 5-4. 벼랑 끝에서 이름이 불려지다 +6 17.07.19 9,245 106 13쪽
14 5-3. 벼랑 끝에서 이름이 불려지다 +2 17.07.18 8,980 83 10쪽
13 5-2. 벼랑 끝에서 이름이 불려지다 +3 17.07.17 9,236 90 17쪽
12 5-1. 벼랑 끝에서 이름이 불려지다 +6 17.07.14 9,633 121 12쪽
11 4-4. 가챠 +13 17.07.13 9,643 104 16쪽
10 4-3. 가챠 +5 17.07.11 10,002 97 19쪽
9 4-2. 가챠 +4 17.07.10 10,364 126 16쪽
8 4-1. 가챠 +10 17.07.07 10,678 114 16쪽
7 3-2. 데뷔 +6 17.07.06 11,093 114 15쪽
6 3-1. 데뷔 +4 17.07.06 11,361 106 9쪽
5 2-4. 농구가 하고 싶어요 +12 17.07.05 11,809 115 14쪽
4 2-3. 농구가 하고 싶어요 +9 17.07.04 12,580 131 11쪽
3 2-2. 농구가 하고 싶어요 +10 17.07.03 13,739 134 15쪽
2 2-1. 농구가 하고 싶어요 +20 17.07.03 18,069 160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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