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신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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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건
작품등록일 :
2018.04.09 17:28
최근연재일 :
2018.04.28 21:57
연재수 :
2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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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수 :
70,922

작성
18.04.17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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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거의 없는 달

DUMMY

컴퓨터를 틀었다. 사실 거의 본능적으로 일어나면 항상 컴퓨터 전원을 눌렀는데 요즘은 마신노트 때문에 생각이 딴 데가 있어서 컴퓨터를 트는 걸 종종 잊는다. 언제부터인가 집에 오면 늘 컴퓨터 전원을 누르는 게 습관이 되어 있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내 친구들도 다 그럴 꺼다.



'게임을 우선 한판 해야지.'



머리 식힐 때는 온라인게임이 최고다. 시간도 잘 가고 이기든 지든 열정을 불어 넣을 수 있으니까. 물론 모든지 이기면 기분이 좋긴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승패에 많이 연연했는데

이제 게임보다 더 실감나는 게임을 하고 있어서인지 온라인게임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보게 되는 마음의 여유까지 생겼다.


지금 갑자기 든 생각인데 아마도 게임 안에 캐릭터가 한 개 밖에 없어서 더욱 몰입되는 건 아닐까. 일리가 있다. 다른 게임은 캐릭터가 여러개 있는데 이 게임은 캐릭터가 하나밖에 없으니 감정이 몰입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블로그 작성을 시작해야겠다. 하나의 게임 하나의 블로그 요즘 거의 습관처럼 되어 있었다.

매일 눈뜨고 잠들 때마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는게 버릇이 되자 오히려 더욱 규칙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버거퀸의 그녀에게 선물을 사다주려고 하는데 뭘 사다 줘야할지 아무리 생각해도 어려운 문제였다. 용돈을 조깨고 모아서 돈을 겨우 마련한다 해도 선물을 사주기에는 넉넉지 않다.

설사 학생이 모아봐야 얼마나 모은겠는가.



"하 어떻게 하지."



블로그 작성은 조금 있다하고 우선 선물 관련 검색 좀 해봐야지. 저렴하고 의미 있는 선물로 검색했더니 글이 주르륵 나오기 시작한다.



"어디 한번 보자."



편지를 직접 정성스레 쓰라고 써 있는 글이 있는데 글은 너무 따분하고 오타쿠처럼 보일 여지가 있었다. 내가 작가가 아닌 이상 그렇게 보일꺼 같다. 이런 건 초등학생때 했어야하는 종류다. 뭐 개인적인 생각일지 모르지만.


몇줄 밑에 그림을 그리라는 글이 있는데 클릭해서 들어가니 초상화? 바로 이거다. 직접 그림을 그려서 주는 거야. 수중에 있는 돈으로 재료를 사면 딱 맞을꺼 같았고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의미있는 선물로 이거보다 나은 건 찾기 힘들거다.


우선 목표를 정했다. 바로 찾아가려는 마음은 접어두고 선물을 준비해서 가야지. 내가 선물을 완성하기 전에 그녀가 일을 그만 두면 어쩌지 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또 그거대로 운명일거다. 준비할 선물은 찾았으니 블로그에 다시 들어간다.


블로그의 제목은 무얼할까 고심하다 결국 마신노트라고 정했는데 마땅히 좋은 제목이 떠오르지도 않고 제목을 정하는 걸로 에너지를 계속 소비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을거 같았다.


우선 글제목에 상태창이라고 적고 새로 제목을 로그아웃이라 적고 써내려가기 시작한다. 로그아웃 사용법은 상태창이라고 외치고 눈앞에 상태창이 뜨면 오른쪽 맨밑에 로그아웃창이 생긴다.



"마계에서 언제든지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올 수 있는 기능을 가진 걸로 현재까지 그렇게 추정된다."



블로그를 적어가며 말을 하는 버릇이 생겼는데 왠지 그럴싸하고 멋지다는 생각이 드는건 나만의 착각이겠지? 뭐그렇다.


"마계는 아무것도 확실히 예상할수 없는 곳이니 단정짓는 말은 조금 삼가하는게 여러모로 좋을거 같다..그리고 동일한 종류의 마신을 제거하면 전체적인 능력치가 몰라보게 강해진다."


이거저거 추가로 생각나는거를 말하면서 몇줄 더 쓰고 저장버튼을 클릭. 무심코 스크롤을 닫으려다가 내가 올린글에 조회수가 몇인지 확인해보니 7명? 뭐 이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아니 예상보다 많이 보고 있다고 할까. 누굴 보여주려는 생각보다 나혼자 정리한다는 의미가 더 큰 블로그니까.


컴퓨터 전원을 내리고 용돈이 떨어진게 생각나 어머니에게 바로 쪼르르 달려간다. 용돈을 달라고 할때는 항상 조심스러워지는건 무엇일까. 이번 용돈도 최대한 아껴써보자. 다른게

효도가 아니다. 이런게 효도지. 그건 그렇고 아무래도 운동을 하나 다녀야 할꺼 같다.


이그라실에 능력치에 가장 적합한 운동은 복싱. 이그라실의 주력은 오른팔. 손을 쓰는 운동은 복싱이 제격이다. 다른 건 떠오르지 않는다.


태권도랑 예전에 배운 유도도 잠깐 떠올랐지만 이그라실과 맞지 않을꺼 같았다. 태권도는 실전에 별로 쓸모 없는 운동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고 나도 흥미가 그닥 돋지 않는다. 초1때 빨간띠까지 갔다가 그만둬서 그런 탓도 어느정도 있겠지.


인터넷을 검색해서 가장 가까운 복싱학원의 주소를 적어서 집에서 나왔다. 버스에서 내려 얼마 안가 바로 나올줄 알았는데 역시나 처음오는 곳은 늘 헤맨다. 이십여분 헤메다가 겨우 전화로 물어물어 찾았다. 이거야 위치가 워낙 외진 곳에 있어서 몇 번 와도 헤맬 수준이다.



***



드디어 도착했다.

입구도 조금 허름한게 곧 망하는게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든다. 근처에 여기말고 복싱학원이 없는데 그런데 지하로 내려가 학원 입구로 들어서자 기이한 활기가 곳곳에 배어나온다.

다섯명 정도로 적은 수가 거울을 보며 복싱을 연습하고 있는데 수는 작아도 열정과 열기가 뿜어나오고 있다.


그중 한명은 어머니뻘 되는 나이시고 그 옆에 플랜카드로 다이어트 복싱이라고 써있었다.



'복싱을 요즘은 다이어트로 하는구나.'



나를 맞이한건 머리를 올백으로 넘기고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사람이었는데 딱 봐도 복싱선수처럼 생긴 인상의 사내다. 이사람이 내게 말을 거는데 단순한 말만으로 위압감이 전해진다.



월 수 금. 화 목 반중에 고르라고한다. 월 수 금 오전반에 등록을 해두는게 좋을 듯 싶다. 방학 때니까 집에서 아침먹고 바로오면 될 시간으로 정했다.



***



다시 시간이 다가온다.


거울 앞에 천호는 유도복을 입고 있었고 여느때처럼 거울안에 있는 자신과 눈을 마주친다.천호는 매일 매일 성장하고 있었다. 그건 육체적인거도 맞지만 정신적인 성장도 한몫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달랐고 내일의 나는 또 다를 것이다.



'가자.'



주변에 풍경이 바뀌면서 몇일 동안 보이지 않았던 모든걸 잡아삼킬 듯한 칙칙한 검은색의 탁자와 황금색 선반이 보인다. 익숙한 걸음걸이로 황금색 선반 맨 왼쪽에 놓여있는 마신노트로 향한다.



"두권이였는데 어느새 여섯권으로 늘어났네."



이장소로 오는 것은 왜 또 불규칙한지 알 수 없다. 네 번째마다 오는 걸까. 확실치 않다. 수학문제 푸는 것도 아니고 이제는 이곳에 오는 것까지 일일이 적어둬야겠네.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방안에 머물수 있는 시간은 30분 그동안 천호는 새로 생긴 마신노트를 차례대로 읽다가 시야가 바뀐다.


눈앞에 천호의 몸집에 두배는 되보임직한 거대한 마신이 서있었다. 마신의 생김새는 머리에 커다란 뿔 한 개를 달고 있는 원숭이의 형태였는데 원숭이와 뿔이라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마신의 입이 서서히 벌어진다.



“반갑네 거의 없는 달에 온 걸 환영하네.”



'거의 없는 달' 들어봤는데 어디서? 맞다 마신노트에 적혀있었지. 세 개의 달 중 하나. 천호는 바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반쪽 밖에 없는 달'과 '가득 채워진 달' 그리고 마지막으로 있어야할 '거의 없는 달'은 보이지 않고 수많은 점들이 모여 있는 형태의 빛무리가 보인다.



'그렇다면 저곳이 마계?'



“자네 눈치가 빠르군 눈치만큼 실력도 받혀준다면 쉽게 죽지 않겠어. 자네 생각대로 여기는 거의 없는 달이 맞네 자네가 보던 세 개의 달 중 한곳에 온거지 자네가 가진 마신의 고향이기도 하고 그래 자네는 마계에서 몇 년을 살았나.“



'몇 년이라니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지 열흘도 채있지 않았는데.'



“몇 년이요? 고작 일주일 있었습니다만..”



“장난은 하지 말게 그렇게 나오면 화를 낼 거야.“



난감해졌다. 상대가 엉뚱한 소리를 하고있는데 되려 나한테 장난을 치지 말래니.이거야 원.

이보다 더 황당할수도 없을 거였다. 그렇다고 상대의 표정을 보면 나한테 거짓말을 하고 있는걸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상황은 어떤 것일까. 몇년이 있어야 올수있는 거의 없는달에 온 지금상황. 버그? 그렇게 말해야하나 이거 골치 아픈데.



“정말입니다 버그도 있나요 제가 버그인거 같은데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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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이투스3 18.04.21 75 0 8쪽
16 이투스2 18.04.20 81 0 7쪽
15 이투스1 18.04.19 137 0 8쪽
14 문지기 18.04.18 107 0 8쪽
» 거의 없는 달 18.04.17 90 0 9쪽
12 툴라리온 18.04.16 97 0 7쪽
11 재회 18.04.15 97 0 10쪽
10 튜토리얼3 18.04.13 95 0 8쪽
9 튜토리얼2 18.04.12 101 0 8쪽
8 튜토리얼1 18.04.11 112 1 7쪽
7 공허3 18.04.10 111 1 8쪽
6 공허2 18.04.10 139 1 8쪽
5 공허1 18.04.09 132 1 7쪽
4 일상 18.04.09 146 1 7쪽
3 시동 18.04.09 152 1 8쪽
2 시작 18.04.09 211 1 8쪽
1 마신노트 18.04.09 304 2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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