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함분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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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나
작품등록일 :
2012.04.2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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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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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13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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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계 상옥추제

DUMMY

9계 상옥추제


새벽이 되자 정원은 군사를 움직였다.

“이게 뭐야?”

떠날 준비를 모두 마치고 밖으로 나온 선우명은 부산하게 움직이는 정원군을 보고는 깜짝 놀라서 병사를 지목하고서 명령했다.

“너 가서 무슨 일인지 알아봐라.”

“예.”

부산하게 움직이는 정원의 병사에게로 간 병사는 몇 마디 나누고는 돌아와서 보고했다.

“장보를 치러간다고 합니다.”

“장보라니? 그게 누군데?”

“왜 있지 않습니까. 장각 동생인 장보 말입니다.”

“설마 자칭 지공장군인 장보?”

“예.”

놀란 선우명은 순간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시기라면 장보는 죽었어야 했기에 너무 놀란 것이었다.

“군사님?”

병사의 말을 들은 선우명은 정신을 차리고서 물었다.

“장보는 죽지 않은 것이냐?”

“장보가 죽었었습니까? 저는 처음 듣는 소리입니다.”

“아니다. 내가 잘못 알았구나.”

장각과 장량이 죽었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 선우명은 당연히 장보도 죽었다고 생각했다. 단지 소문이 퍼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그의 착각이었다.

장보는 멀쩡히 살아 있을 뿐 아니라 태평국이라는 나라까지 건국해 버렸다. 설사 그것이 허울뿐인 국가라 해도 아직 장보는 건재했다.

분명히 자기는 장보에 대해서 전혀 개입하지 않았기에 역사대로 흘러가야 했다. 그런데 역사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어디서 어떻게 잘못된 거지?’

선우명은 모르고 있었다. 그가 태어난 순간부터 이미 역사는 다른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그 단적인 예가 바로 황건의 난이다.

장각은 대방 마원의를 시켜 낙양의 황관인 봉서와 서봉에게 음력 3월 거사에 맞춰 호응하도록 하였으나 제자인 당주가 조정에 이 사실을 알려 마원의는 처형당하였다. 이 때문에 음력 3월로 예정됐던 거사는 음력 2월로 앞당겨졌다. 어쩌면 이것 때문에 황건의 난이 실패로 돌아갔을지도 모를 사건이 이 시대에는 발생하지 않았다.

예정대로 거사가 진행되었기에 전황은 황건에게 유리하게 진행되었다. 그래서 지금 이곳에 장보가 태평국을 건국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건국에는 성공했어도 후한의 힘이 압도적으로 강하기에 태평국은 사상누각이겠으나 사방에 적이 많아서 당장 정원의 연합군 말고는 군대를 보낼 수 없는 후한의 실정 때문에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이건 정원 또한 잘 알았다. 그래서 하루 에 군대를 출진시킨 것이었다.


떠나야 할 시기를 놓친 선우명은 병사를 이끌고 어쩔 수 없이 참전하게 되었다.

연합이란 성격 때문에 한 부대처럼 움직일 수가 없어서 소수를 지휘하는 선우명은 철저히 소외됐다. 십만에 이르는 대군의 전투에서 겨우 이십 명의 병사로는 큰 도움이 되지 않기에 후방에 배치된 선우명은 멀리서 그저 전쟁을 지켜만 봤다.

십만 대 십만 합쳐서 이십만의 전투는 지루하게 이어졌다.

평야에서 맞붙었어도 삼일 밤낮으로 싸워야 어느 정도 승패가 보이는 대군끼리의 전투인데 험지로 이름난 이산의 지형은 기껏해야 수백에서 천여 명만이 싸울 수 있는 지형이라서 전투는 매일같이 일어나도 사상자는 많지 않았다.

장보는 거점인 천국성까지 이어지는 중요 길목에 일곱 개의 진지를 만들어 방어했고 이건 보기 좋게 먹혀들었다.

정원의 깃발 아래 모인 군웅은 모두 격전을 치른 맹장들이라서 전투에 능했으나 전투는 그들의 무용보다는 지형의 유리함이 훨씬 크게 적용했다. 이 때문에 천국성까지 가는 첫 번째 진지에서부터 발이 묶였다.

제멋대로 바위가 솟은 돌산에 진지를 만든 장보의 부하는 유벽이었다.

이산에는 십만이나 되는 대군이 모일 곳이 없어서 정원은 군웅 단위로 부대를 나눠서 그 중 가장 후미에 자리하게 된 선우명은 높은 봉우리로 올라가서 유벽이 진을 친 돌산을 쳐다봤다.

“이거 완전 난공불락이잖아?”

돌산은 천연의 요새로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힘에 겨운 곳인데 곳곳에 길을 막는 목책을 세우거나 함정을 파서 올라가지 못하게 막아버렸다.

워낙 멀어서 다른 사람에게는 안 보여도 선우명에게는 어렴풋이 보였기에 저길 어떻게 하면 공략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봤다.

“이거 못 뚫겠는데?“

유벽의 병력은 일만이라서 십만이 들이치면 어렵긴 해도 이길 수 있으나 진짜 적은 유벽이 아니라 천국성의 장보라서 이곳에서 무모하게 병력을 소진할 수 없기에 쉽게 공격하지 못하고 견제만 하는 수준이었다.

지금도 백인대 규모의 부대 몇 개가 돌산을 오르려고 애를 쓰긴 하는데 애를 쓴 것에 비해 진척은 없었다.

난공불락의 요새를 공략하는 정공법은 포위한 채 장기전으로 돌입하는 것으로 가만히 기다리면 알아서 고사하기에 이보다 좋은 방법이 없었다.

“잠깐! 부대가 움직이는데!”

지형이 높아도 워낙 험지라서 전부가 보이는 것은 아니라서 어느 정도가 규모로 부대가 움직이는지 몰라도 대충 보이는 것으로는 거의 전부라서 선우명은 의아했다.

“공격할 곳이 어디 있다고 부대를 움직이는 거지? 설마 그냥 지나치려는 건가?”

정원이 노리는 건 이들이 아니라 이들의 뒤에 포진해 있을 장보라서 이들을 막을 일부 병력만 제외하고서 나머지 병력을 우회시켜 전진시키는 건 병법에 맞지 않는 일이었다. 일부 병력을 놔둬서 유벽의 부대를 견제하게 했으나 후방에 적을 두는 건 보급로 때문에 해선 안 되는 일이었다.

부대 규모가 소규모라면 필요한 치장물자가 적어서 보급로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으나 한두 명도 아니고 십만이나 되는 부대는 필요한 치장물자가 많아서 주기적으로 보급을 받지 않으면 움직일 수가 없었다.

“단기전이구나.”

병력을 일부 남겨두긴 했어도 이들로는 발을 묶어두기도 어렵기에 정원이 노리는 건 빠른 진격으로 장보의 목을 치는 게 확실해 보이는 선우명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진을 일곱 개나 설치했다는 뜻은 병력을 그만큼 나눠서 장보에게 병력이 많지 않다는 뜻이었다. 그러니 최대한 병력을 분산시키지 않은 채 공격하면 전체 병사의 수는 비슷할지 몰라도 싸우는 병력의 숫자에서는 정원이 압도할 수 있었다.

“이런 수를 쓴다면 정원이 얼마나 빨리 장보를 죽이느냐가 관건이겠지.”

십만 중에서 대략 반의 적을 밖에 두고 싸우는 것이라서 보급로가 끊기고 포위될 수 있기에 장보의 목을 치는 것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역으로 정원이 위험하게 되는 계책이었다.

“누가 이런 계책을 냈을까?”

첫 번째 진지를 맡은 유벽에게 맡긴 군대는 일만이었다. 이걸 생각하면 나머지 여섯 진지에도 일만씩 해서 총 칠만의 군대가 진지에 있게 된다. 십만에서 칠만이 빠졌으니 장보에게는 삼만의 군대만이 있게 된다.

이리저리 빠진다고 쳐도 정원이 이끄는 칠팔만 정도의 군대와 삼만의 싸움이라면 누가 봐도 정원이 이긴다고 말하겠으나 가장 중요한 변수인 지형은 장보의 손을 들어주고 있었다.

유벽이 일만으로 십만의 군대를 막아섰을 정도라서 단기간에 장보를 쓰러뜨리는 건 쉬운 일은 절대 아니었다.

“이거 점점 보고 싶어지는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쟁은 추악하기에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보고 싶어 하지 않아야 정상이겠으나 선우명은 보고 싶었다. 정확히는 전쟁이 아니라 정원이 장보를 공략하는 모습이 보고 싶은 선우명은 일단 산에서 내려갔다.

급하게 선우명이 산을 내려오자 마침 전령이 도착해서 말했다.

“유질 선우명은 후박의 부대에 합류해서 진군을 서두르게 해서 번능 부대와 합류하게 해라.”

군령을 전달한 전령이 다급하게 돌아가자 선우명은 병사들에게 말했다.

“이제부터 부대와 합류하러 간다. 모두 짐을 챙겨라.”

여기 있어 봤자 뒤에서 구경이나 하는 신세라서 할 일 없이 죽치는 것보다 본대로 합류하는 게 나았기에 병사들은 빠르게 짐을 챙기고서 떠날 준비를 했다.

준비가 모두 끝나자 말에 올라탄 선우명은 산을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올라갔다. 선우명은 정원의 부하가 아니라서 그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구경도 하고 싶었던 것이었다.


작가의말

여포가 배신했다고 하시는 분들 있는데 생각해 보세요... 선우명이 뭘 약속했고 정원은 어떤 걸 줬는지를요 -0-
지금도 그렇지만 이 시대에는 더 좋은 대우를 해주는 곳으로 가는 것이 거의 상식입니다. -0-
삼국지 게임만 봐도 여포 충성 낮으면 빼오잖아요 -0- 그거하고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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