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함분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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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나
작품등록일 :
2012.04.2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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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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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1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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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계 포전인옥

DUMMY

선우명이 보기에는 들기도 어려울 것 같은 통나무를 저렇게나 멀리 던지다니 신력과 기사로 유명한 여포가 확실해 보였으나 아직 속단하기에는 일렀다. 그래서 선우명은 물었다.

“혹시 활을 쏠 줄 아느냐?”

“쏠 줄 압니다.”

“쏠 줄 안다면 어느 정도의 실력이냐?”

“사냥꾼이어서 남들보다 잘 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 그럼 말은 탈 줄 아느냐?”

“모릅니다.”

“말을 못 타도 배우면 되는 거니까.”

괜히 고개를 끄덕거리며 자기가 한 말에 자기가 수긍하고는 말했다.

“따라와라.”

여포를 데리고서 후막의 막사로 들어간 선우명은 다짜고짜 말했다.

“후막님, 이 녀석을 제 호위로 주십시오.”

“무슨 소리냐 그게?”

“한 명 정도는 빠져도 괜찮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제 호위로 주십시오.”

“양주에 볼일이 있는 것 때문에 그런 거냐? 그거라면 그때 여러 명 붙여줄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게 아니라 제가 따로 쓸 곳이 있어서 그러니 호위로 주십시오.”

“잠시라면 모를까 그럴 순 없다.”

“그럼 이 자를 선봉장으로 세워주십시오.”

“선봉장으로?”

여포가 선봉에 설 정도의 인물인지 확인해 보려고 후막은 유심히 쳐다보고는 물었다.

“이름이 무엇이냐?”

“여포입니다.”

“싸움 좀 할 줄 아느냐?”

“힘에는 자신 있습니다.”

“그래? 가서 합천을 불러와라.”

후막의 막사를 지키던 병사는 옆 막사로 가서 합천을 데려왔다.

후막의 호위 중 한 명인 합천은 조금 멍청해서 그렇지 키가 8척의 장신으로 후막의 부하 중에서 가장 힘이 세고 강했다.

“부르셨습니까.”

“저기 있는 여포와 싸워봐라. 이긴 사람을 전쟁의 선봉장으로 세우겠다.”

전투의 선봉에 서서 병사를 이끄는 선봉장은 가장 먼저 싸움을 시작하는 자리라서 위험하긴 해도 가장 많은 공을 세울 수 있는 자리라서 무장이라면 누구나 탐내는 자리였다.

“예.”

“예.”

후막에게 거의 동시에 대답한 합천과 여포는 서로 노려보며 거리를 벌리고 섰다.

원래 선봉에 서기로 한 합천, 뜻하지 않은 출셋길이 열린 여포, 이 시합은 둘 다 절대 질 수 없는 시합이라서 잔뜩 서로 노려보는데 이 모습이 밍숭 밍숭한 후막은 말했다.

“무기대에 걸린 무기를 써도 좋다.”

막사의 벽 쪽에는 창이나 검 같은 무기를 걸 수 있는 무기대가 놓여 있는데 거리가 합천과 가까워서 합천이 먼저 무기대에서 창을 꺼내서 손에 쥐고는 물었다.

“뭘 쓸 것이냐?”

“극.”

날이 하나인 창과 달리 날이 세 갈래로 갈라져서 손가락 세 개만 편 것과 같은 모양을 극이라고 하는데 이 극을 집어서 합천이 던져주자 여포는 그걸 받고는 한 바퀴 돌렸다. 그리고는 단단하게 잡고서 합천에게 겨눴다.

창과 극을 겨누며 경계하던 둘 중에서 먼저 움직인 쪽은 자기 자리를 빼앗길지도 몰라서 조바심이 생긴 합천이었다.

합천이 기습적으로 창을 뻗어 찌르자 여포는 극을 짧게 움직여 창대를 쳐서 빗나가게 하고는 역으로 찌르고 들어갔다.

대장의 막사여도 야전의 막사가 창을 든 두 명이 대결을 펼칠 정도로 넓지는 않았다. 그래서 제자리에 서서 지르고 쳐내고를 몇 번 반복하다가 처음부터 금이 가 있었는지 부딪히는 힘을 이기지 못한 극의 창대가 부러지면서 결판이 났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합천이 창끝을 여포의 얼굴 바로 앞에 멈추게 하는 것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합천이 이기자 두 번 박수를 친 후막이 말했다.

“선봉장은 그대로 합천으로 한다. 그리고 여포 또한 실력을 보여줬으니 일반 잡병이 아니라 내 호위병으로 삼겠다.”

합천은 자기 자리를 지켰고 여포는 지위가 올라갔다. 그런데 이건 선우명이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 여포가 그 여포가 아니었구나.’

이름조차 알리지 못한 병사를 상대로 졌으니 이 여포는 자기가 아는 여포가 아니라서 실망한 선우명은 후막에게 말했다.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다. 저런 인재를 얻었으니 내가 더 고맙지. 그보다 여포, 너의 나이가 올해로 몇이냐?”

후막의 질문에 여포는 대답했다.

“열여섯입니다.”

열여섯이란 얘기에 후막과 선우명의 눈빛에 이채가 어렸다. 겉보기에는 스물은 된 것으로 보이는데 이제 겨우 열여섯이라면 관례조차 치르지 않은 소년이었다. 그런데 벌써 어른인 합천과 대등하게 싸운다면 다 자랐을 때는 어느 정도가 될지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어리고 재능 있는 자를 얻었단 생각에 기분이 좋아진 후막은 말했다.

“이런 날 술이 빠지면 안 되지. 가서 술을 가져와라.”

후막이 호쾌하게 말할 때 여포는 선우명에게 가서 말했다.

“내게 왜 이런 기회를 준 겁니까?”

“잘할 줄 알았으니까. 그보다 어서 크기나 해라.”

커야 할 걸 생각하면 오히려 선우명이 더 커야 했으나 이 몸으로 커 봤자 무력을 기대할 수 없어서 처음부터 자기는 포기했다.


후막이 이끄는 천 명의 토벌군은 느긋하게 양주를 향해 나아갔다.

진짜 토벌을 목적으로 한 토벌군이었다면 한시라도 빨리 양주의 안정시키려고 서둘러 가겠으나 후막에게 내려진 임무는 대장군 하진을 지원하는 일이라서 급하게 갈 필요가 없었다.

지원 임무라서 처음부터 큰 공을 세우긴 틀렸으니 그럴 바에는 차라리 늦게 가서 최대한 병력을 보존하겠다는 것이 후막의 계책이었다.

병사가 피곤해 보인다는 이유로 후막은 목표인 양주 여강군 역양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서현에서 잠시 쉬게 되었다.

야지에서 하루 쉬게 되었기에 할 일이 없는 선우명은 석궁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막상 나와 보니 멀리 가는 것이 귀찮아져서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봤다. 마침 하늘을 배회 중인 매가 보여서 석궁에 화살을 재고는 겨눴다.

평범한 사람 눈에는 점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새를 잡겠다고 어른도 아닌 애가 저러고 있으니 호기심이 생긴 병사들은 딱히 할 것도 없어서 선우명이 어찌할지 구경했다.

누가 보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 선우명은 침착하게 주먹만 하게 보이는 매가 날아가는 방향과 화살이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각도를 고려하고는 방아쇠를 당겼다.

퉁하는 소리와 함께 석궁의 활대가 펴지면서 화살이 날아갔다. 바람을 가르며 날아간 화살은 보기 좋게 매에 명중하더니 땅으로 떨어뜨렸다.

“우워~!”

설마 맞출 줄은 몰랐던 병사들은 놀라서 환호할 때 꽤 오래 석궁을 쏘지 않아서 실력이 줄지 않았을 까하는 걱정을 하던 선우명은 어느 정도 안심이 되었다.

안심을 하던 선우명은 환호하는 병사 중에서 한 명을 지목하고서 말했다.

“야, 너 가서 주워와.”

“예!”

일단 잡은 거니 오늘 저녁은 매 고기였다.

이걸 하나로는 약간 부족하다고 생각한 선우명은 이왕 잡는 거 몇 마리 더 잡을 생각으로 주둔지를 걸어서 나가려다가 마침 말을 타고 어딜 가려던 후막과 만나게 됐다.

“어디 가십니까?”

“마침 잘 됐다. 인근 유지가 초대해서 거기로 가는 중인데 같이 가자꾸나.”

초대라면 당연히 음식이 따라오기에 마침 병사가 하는 투박한 음식에 질리던 선우명은 냉큼 대답했다.

“갈게요.”

“참모님 가져왔습니다!”

병사가 떨어진 매를 가지고 와서 선우명이 말을 하려는데 후막이 먼저 병사에게 물었다.

“그건 매가 아니냐? 그 매가 어디서 났지?”

“참모님이 잡으셨습니다.”

“참모라면 선우명 네가 말이냐?”

“예, 이걸로 날아가는 걸 잡았습니다.”

“날아가는 매를 잡다니! 석궁을 잘 쏜다는 얘기는 들었어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구나.”

“아닙니다. 원래는 머리를 노렸는데 빗나가서 몸에 맞았습니다.”

목표보다 한 뼘 정도 빗나가긴 했어도 거리를 생각하면 명궁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병사 손에 들린 매를 보던 선우명은 후막을 보며 물었다.

“후막님, 혹시 이 매를 지역 유지라는 사람에게 선물로 줘도 될까요?”

“매는 흔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니 기뻐할 거다.”

“그럼 가져가죠.”

“말에 태워 줄 테니 이리 와라.”

“예.”

선우명이 다가오자 후막은 한 손으로 그의 손을 잡고는 말 위로 끌어올려 줬다.

자기 앞에 선우명을 태운 후막은 말했다.

“가자.”

후막과 선우명 그리고 후막의 호위병 다섯이 방금 잡은 매를 들고서 말을 달리게 하는데 여포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선우명은 후막에게 물었다.

“후막님 여포가 보이지 않는데 어디 갔나요?”

“글을 배우고 싶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다.”

“그렇군요.”

제때 끼니를 챙겨 먹는 것도 빠듯한 이 시대에 글을 안다는 건 있는 집안의 자식이란 뜻이라서 여포같은 병사가 글을 알 순 없었다. 어쩐지 요즘 여포가 안 보인다 싶었던 선우명은 그가 글을 배운다는 사실이 조금 기뻤다.

일신의 무력에 의존하긴 했어도 여포가 지휘했던 부대는 거의 무적의 위용을 자랑했을 정도라서 그에게 병법이라는 무기가 쥐어진다면 역사는 많이 바뀔 것이었다.

‘그 전에 성격부터 고쳐야겠지.’

진궁이라는 희대의 모사를 옆에 두고서 그의 말을 듣지 않아서 망한 것이기도 한 여포라서 제아무리 병법을 익혀도 그 성격을 고치지 않으면 크게 될 수 없었다.

‘잠깐! 지금 여포 성격은 그리 모나지 않은데?’

자기 힘에 대한 자신감은 있는 것 같았으나 그 자신감이 맹신 수준이 아니었다. 게다가 새로 동료가 된 후막 호위병을 잘 따르며 친하게 지내는 걸 생각하면 결론은 하나였다.

‘역시 환경이야.’

이르면 내년에 여포는 정원의 양자가 되어 주부라는 관직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서 동향 사람인 이숙의 꾐에 넘어가 배신하게 된다.

주부라는 관직은 문서나 기록을 하는 관직으로 천생 무장인 여포하고는 맞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러다가 지금보다 훨씬 좋은 대접을 해주겠다는 이숙의 제안을 받아들였을 것이었다.

이 시대의 양자란 자기 자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더 친밀한 부하를 두는 것과 같은 의미이고, 동탁 또한 정원과 같은 의미로 여포를 양자로 뒀다.

양자로 들어갔을 정도라면 좋은 대접을 해줘야 하는데 정원은 제대로 대접을 해주지 않았다. 그래서 이숙의 꾐에 넘어가서 동탁의 양자가 되었으나 문제는 동탁 또한 제대로 대접해주지 않았다.

기록만 봐도 여포의 배신은 기정사실일 정도로 동탁은 포악했기에 연의에 등장하는 초선은 그저 배신을 향한 방아쇠였을 뿐이었다.

실력은 있는데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니 남을 믿지 못하고 자기 힘을 맹신하게 되면서 여포의 행보는 많이 달라진다.

동탁이 권력에 심취하여 포악해진 것처럼 여포는 자기 힘에 취해 포악해져서 결국은 부하의 배신으로 처형된다. 이런 역사만 바꿔 준다면 실력이 있는 여포는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명장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럼 난 어떻게 역사에 기록되려나?’

아직 역사에 기록될 정도로 큰 획을 그은 건 아니어도 이미 역사에 개입했다. 여포가 무명을 날리며 높은 지위에 오른다면 그에 대한 기록 첫 줄에 천거한 사람으로 자기 이름이 들어갈 확률이 높았다.

‘이왕 역사에 나서기로 한 거 크게 놀아볼까.’

정신이 딴 데 팔려 있으니 자연스럽게 말에 몸을 고정하던 허벅지의 힘이 약해지면서 선우명은 비틀거리자 후막이 손으로 떨어지지 않게 받쳐줬다.

“조심해야지.”

“예.”

당장은 우유부터 먹어야 하는 선우명이었다.


작가의말

이 여포는 힘97에 기술 54 정신 64해서 무력이 71밖에 안 됨
덧. 병사의 평균 무력은 50입니다.
덧.2 올해는 이걸로 마감 내년에 봐요~ 물론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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