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함분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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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나
작품등록일 :
2012.04.2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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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2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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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계 지상매괴

DUMMY

등청해서 집에 없는 주경 대신에 그의 둘째 아들로 효렴에 천거되어 집에서 관직을 기다리는 주충과 접객실에서 만나게 됐다.

“다시 소개하겠습니다. 계휴현 유질인 선우명입니다.”

“효렴인 주충 원달이네.”

효렴으로 천거돼도 대부분 관직을 받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 유아무야 넘어가는데다가 마흔을 넘긴 주충의 나이를 생각하면 관리가 되지 못하겠으나 그래도 효렴이기에 반은 관리라고 할 수 있어서 선우명은 말투를 조심했다.

“제가 주둔지 위치를 몰라서 그런데 실례가 안 된다면 길 안내를 부탁해도 되겠습니까?”

“마차를 준비해주겠네.”

“감사합니다. 그런데 어제 무슨 일이라도 있었습니까?”

“별일 없었는데 왜 그런가?”

“일도 없었는데 어제 그렇게 늦은 시간에 그냥 가지는 않았을 것 같아서요.”

“후막님은 어제 부대가 습격받았단 소식을 듣고는 급하게 돌아가셨다.”

“뭐라고요! 습격이라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자세히는 나도 모르지만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했으니 걱정할 것 없다.”

“그래도 그렇지.”

후막이 자길 배려하느라 그냥 갔을 것이니 그건 그냥 넘어간다 쳐도 이걸 말해주지 않은 주가에게는 화가 난 선우명은 말했다.

“총관을 불러주시겠습니까?”

“그러마. 밖에 아무도 없느냐!”

“부르셨습니까.”

“가서 총관을 불러오너라.”

“예.”

주총이 근처를 지나가던 하인을 시켜 총관을 부르자 어디에 있었는지 곧장 접객실로 들어와서 정중하게 인사했다.

“부르셨습니까. 도련님.”

“여기 유질이 총관을 불러달라고 해서 불렀네.”

“무슨 일이십니까?”

키가 작아서 의자에 올라가 있던 선우명은 의자에서 내려와서 총관에게로 갔다. 그러더니 손가락을 까닥거려 허리를 숙이게 했다.

총관이 허리를 숙이자 총관의 얼굴이 키가 작은 선우명의 얼굴 가까이 오게 됐다.

쫙!

선우명은 다짜고짜 총관의 뺨을 후려쳤다.

단련되지 않은 어린애가 친 뺨이라서 아프진 않았으나 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는 총관은 자길 때린 선우명을 쳐다봤다.

“감히 넌 내게 거짓말을 했다. 이건 그 대가다.”

쫙 소리를 내며 총관의 뺨을 한 대 더 때린 선우명은 말했다.

“이건 분이 안 풀려서 때리는 거다.”

어처구니없는 이유를 들며 선우명은 한 대 더 때렸다. 그만큼 화가 많이 났다는 얘기였다.

말로는 볼 일이 있어 간다고 하지만, 진짜로 그냥 가려는 것은 아니었다.

슬쩍 후막에게 내비쳤듯이 전쟁에 참가할 생각이 선우명에게는 있었다.

전쟁만큼 단기간에 높은 지위에 오를 기회가 없기에 이 기회에 작은 공이라도 세울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첫 전투에서 제외돼 버리면 앞으로도 계속 제외될 우려가 있었다.

이건 절대 선우명이 바라는 건 아니었다. 이렇게 될 거라면 처음부터 오지 않고 다른 사람을 시켰을 것이었다. 그게 더 효율적인데 이렇게 같이 온 것은 유질 노릇하며 시간 보내느니 조금 위험하긴 해도 전장에서 작은 공적이라도 쌓기 위해서였다.

생각하면 할수록 화가 나는 선우명은 윽박질렀다.

“대체 내게 거짓말을 해서 네가 얻는 이득이 무엇이냐.”

“무슨 말씀이신지.”

쫙!

적당히 넘어가려는 총관의 뺨을 후려갈긴 선우명은 재차 물었다.

“네놈의 목적이 무엇인지 똑바로 말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목적이라니요. 천부당만부당한 말입니다. 저는 별다른 뜻 없이 그저 피곤해 보이시기에 당연히 다른 일행분이 여기서 묵고 가실 줄 알고 그리 준비했던 것입니다. 절대 다른 뜻이 있던 건 아닙니다.”

“다른 뜻이 없었다면 왜 어제 후막님이 떠나실 때 깨우지 않은 것이지.”

“그건 따로 명령이 있어서 깨우질 못했습니다.”

예상대로 따로 후막이 지시했단 것을 안 선우명이었으나 그래도 따졌다.

“그럼 아침이 됐을 때 왜 깨우지 않은 것이냐.”

“그게 워낙 단잠을 주무셔서 차마 깨우질 못했습니다.”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어제 그런 일이 있었으면 새벽 같이 깨워서 내게 알렸어야 했다. 왜 그렇게 하지 않은 거지?”

“말했듯이 차마 깨우질 못했습니다.”

쫙!

가차 없이 뺨을 후려갈긴 선우명은 말했다.

“겨우 그딴 변명이 통할 정도로 내가 만만해 보였나? 아니면 이 일이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졌나?”

가만히 듣고서 선우명이 하는 말이 총관이 아니라 주가에게 하는 말이란 걸 깨달은 주총은 뭐라고 따지지도 못하고 얼굴만 붉게 변했다.

말은 총관에게 해도 그 대상이 되는 것은 주가란 걸 모를 정도로 어리석지 않은 주총은 선우명을 앞에 세워두고 말을 함부로 한다고 따지고 싶었으나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어디까지나 선우명이 질책하는 것은 총관이지 주가는 아니었다. 그러니 따질 수가 없었다.

그때였다. 문이 열리면서 잘생겼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의 미소년이 들어왔다.

이 소년의 이름은 주유로 올해 열둘이 된 소년이었으나 나이답지 않은 예의 있는 몸가짐으로 정중하게 예를 갖추고는 물었다.

“부르셨습니까.”

“아무 일도 아니니 가 봐라.”

“예.”

인맥은 넓을수록 좋은 법이라서 앞으로 기대되는 선우명에게 자기 종질인 주유를 소개해주려던 주총은 그럴 기분이나 상황이 아니라서 돌려보냈다.

주유의 등장으로 자기 말에 빠져 흥분했던 선우명은 냉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실수다.’

이런 식이라면 말할 것도 말하지 않기에 흥분을 가라앉힌 선우명은 총관이 아니라 주총에게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잠시 흥분한 것 같습니다.”

“아니다. 그 나이라면 그럴 수 있다.”

애로 칠 년을 살아서 애처럼 돼 버린 선우명과 달린 주총은 이해심 깊은 어른이었다.

하는 행동이 약간 애 같고 겉모습이 어린애여도 자기는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선우명은 주총의 말에 욱하는 심정이 들었으나 조금 전의 실수를 상기하고는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말을 그냥 넘어가기에는 자존심이 상해서 잠시 머리를 굴려보고는 말했다.

“생각해 보니 총관이 제게 원하는 것이 없을 텐데 괜히 과민하게 반응한 것 같습니다. 사과합니다.”

총관에게 사과하는 것으로 주가에게 자기에게 부탁할 무언가를 사전에 막은 선우명은 어제부터 걸렸던 점을 물었다.

“그런데 지금 온 사람은 누구인가요? 아들입니까?”

“종질인 주유네.”

“그렇군요.”

겉으로는 담담하게 말했으나 속으로 놀란 선우명은 조금 성급했던 자신이 너무 안타까웠다.

황건의 난 때 주준 휘하에서 공을 세워 별부사마에 제수되어 명성이 자자할 때인 손견의 아들이라서 찾기가 쉬운 손책을 먼저 찾고서 그의 친구 주유를 찾을 생각이었다. 그렇기에 주유는 생각하지 않고 있던 선우명은 주가와 좋은 관계로 시작하지 않는 것이 약간 아쉬웠다.

아쉽긴 해도 늦은 건 아니라서 이왕 말이 나온 김에 물어보기로 했다.

“이 지역에 문대님의 자식이 산다는 소문이 있던데 혹시 어디에 사는지 모르십니까?”

“문대님이라면 종질의 친구인 손책을 말하는 것이냐?”

손견 문대의 아들 손책이 확실해도 짐짓 모른 척을 하며 선우명은 물었다.

“아마 그 이름일 건데 아십니까?”

“잘 모르겠다. 총관, 가서 주유를 데려오게.”

“예.”

총관이 나가고서 잠시 후 주유가 들어왔다.

“종질, 인사 나눠라. 계휴현 유질인 선우명이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주유라고 합니다.”

“선우명이다.”

간단한 인사가 끝나자 주총이 주유에게 물었다.

친구 중에 손책이라고 있지 않았었나?”

“예, 있습니다.”

“여기 있는 유질이 손책을 보고 싶다고 하는데 잠깐만, 급하게 가야 하는 거 아니었나?”

“가야지요.”

주총의 말을 듣고서 일의 우선순위가 바로 주둔지로 돌아가는 것이란 것을 상기한 선우명은 힘이 쭉 빠졌다. 주유와 손책하고 친해질 기회인데 상황이 그럴 시간을 주지 않았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그때 손책과 만나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신분을 떠나 저보다 형이니 형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주유 형하고도 다시 만나 뵙고 싶네요. 마차가 준비됐다면 그만 가 보고 싶습니다.”

아쉬운 마음 때문에 괜히 친한 척을 한 선우명은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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