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함분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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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나
작품등록일 :
2012.04.24 01:05
최근연재일 :
2012.04.2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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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2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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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계 지상매괴

DUMMY

힘 좀 쓴다는 하인의 호위를 받으며 마차를 타고 주둔지로 돌아온 선우명은 눈살을 찌푸렸다.

“대체 얼마나 당한 거야?”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아직 주둔지에는 전투의 흔적이 남아 있었기에 습격이 격렬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는 몰라도 목적지에 도착해 보지도 못하고 철수할 수가 있어서 선우명은 후막의 막사로 곧장 달려갔다.

막사에 들어간 선우명은 후막의 침울한 표정을 보고는 피해가 컸다는 걸 직감하고는 그대로 밖으로 나와서 부장인 가방을 찾아다니려다가 지나가는 호위병이 보여서 그에게 물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던 것이냐?”

“어제 해가 지고서 한 시진 정도 지나고서 손중이란 황건적 대장이 부대를 이끌고 기습했습니다. 그 때문에 부장이셨던 가방님이 전사하고 오백여 명의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전면전도 아닌 기습에 토벌군의 절반이나 사상자가 나왔다는 건 이대로 철수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피해였다.

“적은 몇 명이었지?”

“사백여 명 정도인 것 같습니다.”

“그래 알았다. 가봐.”

호위병을 보낸 선우명은 남몰래 한숨을 쉬었다.

병력을 잃은 것이 아프다면 가방을 잃은 것은 뼈아픈 피해였다.

이 토벌군에서 병법을 배운 사람이 달랑 가방하고 선우명 뿐인데 선우명은 실전에서 병법을 써 본 적이 없고 나이가 어려서 믿음이 가지 않아서 믿을 건 가방뿐이었다. 그런데 가방이 죽어버렸으니 후막에게 조언을 해줄 사람이 없어졌다.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피해라서 후막의 의향이 궁금해진 선우명은 막사로 들어가서 물었다.

“돌아왔습니다. 후막님.”

“왔나.”

“예.”

분위기가 무거워서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는 선우명은 망설이고 있자 후막이 먼저 물었다.

“할 말 있느냐?”

“목적지로 계속 가실 겁니까?”

“아니, 돌아간다.”

이번 토벌전은 어디까지나 명분 얻기일 뿐이라서 시작도 하기 전에 병력을 이 정도나 잃었으면 철수해야 했다.

인연을 만들긴 했으나 그건 그냥 면식만 튼 정도라서 인연이라고 말하기에도 뭐했다. 그렇기에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선우명은 이대로 물러날 수가 없었다.

“한 말씀 올려도 되겠습니까?”

“해봐라.”

“이대로 진군해서 목적지인 능양으로 가는 것을 제안합니다.”

“이유는?”

“저희 군의 목적은 황건적 토벌입니다. 그리고 이건 어제 기습한 손중의 부대를 격파하는 것으로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성과를 내고서 그걸 인정받지도 못하고 돌아가는 건 손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능양으로 가서 공을 인정받고 병력을 보충받거나 병력 손실을 근거로 철군하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손중의 부대가 있단 걸 모르는 양주자사가 우리 말을 믿지 않고 박대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네가 말한 의견이 여의치 않을 수가 있다. 그때는 어떻게 할 텐가?”

“공이 있으니 박대하지 못할 겁니다.”

당당한 선우명의 말에 후막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네가 어려서 그런데 세상은 그리 만만하지가 않다. 공이 있다고 해서 그걸 모두 인정받지는 못한다. 그건 너도 알 것 아니냐?”

적장을 죽여 전투의 판도를 바꾼 공은 첫손가락으로 꼽히는 공이지만, 나이가 어리단 이유로 최하급 관리인 유질이 된 것이 바로 선우명이었다. 이것도 장연의 눈치를 보려고 중앙에서 인심 써서 내려준 관직이기에 후막의 말대로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선우명은 잘 알고 있었다.

후한이 강성했다면 어찌 됐든 공을 인정받을 수 있겠으나 시대가 어수선해서 공을 가져가는 것은 힘 있는 자들이라서 힘이 없는 사람인 후막은 아무런 소득도 없이 병력만 잃고 돌아가게 될 수 있었다.

상황이 썩 좋지는 않으나 그렇게 절망적이지는 않아서 선우명에게는 방법이 있어서 후막에게 말했다.

“그것에 대한 방법은 있습니다.”

“방법이 있다면 어서 말해봐라.”

“무시하지 못하게 만들면 됩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그렇게 하느냔 말이다.”

“아직 반이나 병력이 남았으니 일부를 떼서 선발대로 먼저 능양으로 보내는 겁니다. 선발대가 능양에 도착하면 본대는 손중의 부대를 격파하고서 그 뒷수습을 위해 늦게 도착한다고 변명을 하면 본대의 규모를 알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본대가 도착하기 전에 공을 인정받아 어느 정도 입지를 구축해서 지원을 받든지 아니면 철수를 하든지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괜찮은 방법이구나.”

“사실 병력 규모를 숨기는 건 대단할 것도 없는 고전적인 방법이죠. 그리고 고전적인 만큼 잘 통하는 방법이기도 하죠.”

“알았다. 그렇게 하지.”

“그럼 전 이만 가 나가 보겠습니다.”

“잠깐만 기다려라.”

“왜 그러시죠?”

“책략을 낸 것이 너이니 너에게 선발대를 지휘하게 하겠다.”

“후막님, 그 명령은 거두어주십시오.”

“거두어 달라니 자신이 없는 거냐?”

“절 보십시오.”

“봤다.”

“후막님이야 절 아시니 제 말을 들어주시겠지만, 다른 사람은 제 겉모습만 보고 어리다고 무시합니다. 그러니 저보다는 다른 사람이 적임자일 겁니다.”

“네 말이 맞긴 한데 너 말고 누굴 보내라는 것이냐?”

“그거야…….”

갈 사람이 없었기에 선우명은 말을 잇지 못하다가 진짜로 자신 없는 선우명은 재차 말했다.

“전 갈 수 없습니다.”

“그럼 내가 갈까?”

“선발대의 대장이 가는 건 아니죠.”

“그러니까 네가 가야지.”

인원이 천명이나 되는 토벌군이어도 지위가 있는 사람은 후막, 가방, 선우명 이렇게 셋뿐인데 이 중에 가방은 전사했고, 후막은 대장이라서 본대와 같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갈 사람이 선우명뿐이었다.

황건적 토벌의 총대장은 하진이어도 양주의 황건적 잔당 토벌을 맡은 건 양주자사 정원이었기에 공을 인정받으려면 그에게 말을 해야 했다. 그리고 그에게 어느 정도 말이 먹히려면 지위가 있어야 하기에 고민하던 선우명은 말했다.

“제가 가겠습니다.”

“발이 빠른 자들로 준비해주겠다.”

“예, 그리고 청이 하나 있습니다.”

“말해 봐라.”

“여포를 제 호위로 데려가고 싶습니다.”

“그러거라.”

“감사합니다. 그럼 나가서 준비하겠습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선우명이 가게 됐다. 그 대신 장차 천하제일이 될 여포를 대동했다.


작가의말

설마 여기서 주유하고 손책을 얻을 거라고 생각하신분 있다면.... 세상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등용을 하려고 해도 어디 비빌 곳이 있어야 등용을 하죠... 장연 빼면 시체인데.....
덧. 여포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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