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함분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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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나
작품등록일 :
2012.04.24 01:05
최근연재일 :
2012.04.24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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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1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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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10계 주위상

DUMMY

10계 주위상


해가 중천에 떴을 때 선우명은 교민의 안내를 받아 마차가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산을 하나 끼고 굽어지는 도로에서 잠시 쉴 때 습격당한 것인지 몇 구인지 모를 시체가 주변에 널려 있고 덩그러니 놓인 마차는 멀쩡했으나 끌고 가기 좋은 말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들은 대로군.”

여기로 오면서 교민으로부터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히 들었기에 병사 둘을 지목했다.

“너희 둘은 시신을 수습하고 나머지는 나를 따라와라.”

“전 어떻게 합니까?”

“여기서 기다리도록.”

“따라가겠습니다.”

“도움이 안 된다.”

“도움이 안 되는 건 유질님이시죠.”

“…….”

“죄송합니다. 제가 조금 예민했던 모양입니다.”

선우명의 시선을 느낀 교민이 급히 사과했으나 벌써 기분이 상한 선우명은 냉정하게 말했다.

“가자.”

큰 교씨라 해서 대교, 작은 교씨라 해서 소교라 불리는 이교 자매가 아깝긴 해도 상황 봐서 안 될 것 같거나 불리하면 무조건 철수할 생각인 선우명은 교민을 놔두고 병사만 대동한 채 출발했다.

저항하다가 끌려간 듯한 흔적이 우측 산으로 이어져서 말에 올라탄 선우명은 산을 향해 열 걸음 정도 가다가 산을 보고는 갑자기 멈춰 서서 말했다.

“내 석궁 꺼내서 장정해.”

말에서 내려 병사에게 장전된 석궁을 받은 선우명은 산을 향해 조준하더니 그대로 방아쇠를 당겼다.

보이는 거라고는 나무뿐인데 화살을 쏘는 저의를 모르겠는 병사가 멍하니 있을 때 선우명이 말했다.

“서둘러 가자.”

폴짝 뛰어올라 말에 올라탄 선우명은 말을 몰며 산으로 올라갔다.

말에서 버티는 힘이 약하기에 급격한 방향 전환이 어려워서 그렇지 최근 말 타는 일이 많아서 승마에 어느 정도 자신이 붙은 선우명은 선두에서 말을 몰며 급하게 산에 올라갔다. 이 때문에 병사들은 죽어라 뛰며 쫓아갔다.

산 중턱의 바위에 도착한 선우명은 핏자국을 보며 말했다.

“허벅지를 맞췄으니까 멀리 못 갔을 거다. 애영, 앞장서서 추격해라.”

“예.”

밤에 한 약속이 있기에 애영에게 공을 세울 기회를 준 선우명은 천천히 쫓아가면서 혹시라도 있을 매복에 주의했다.


대략 한 시진 동안을 피와 발자국을 쫓아가던 선우명은 말했다.

“정지.”

병사들이 일제히 멈추자 선우명은 말에서 내리며 말했다.

“아주 산림을 차렸네.”

산의 굴곡을 이용해서 이렇게 산 안쪽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안 보이는 집 두 채를 발견한 선우명은 이곳이 바로 마차를 습격한 도적의 산채라고 생각하고는 병사에게 지시했다.

“석궁 장전해서 줘.”

“예.”

병사가 장전한 석궁을 받은 선우명은 못해도 삼백 보는 떨어진 산채를 향해 다짜고짜 석궁을 쐈다. 그러자 비명이 들렸다.

“악!”

선우명의 말대로 허벅지에 화살을 맞은 도적이 막 산채로 돌아왔다가 등에 재차 화살을 맞고 쓰러졌다.

당연히 맞을 것이라서 맞는 걸 확인도 하지 않는 선우명은 옆의 병사에게 석궁을 내밀며 말했다.

“재장전.”

“예.”

병사에게 석궁을 넘겨서 재장전하게 한 선우명은 산채에서 몇 명이나 나오는지 확인할 생각으로 눈에 힘을 주며 노려봤다.

산채의 두 건물 중에서 우측에서만 두 명이 밖으로 나왔다.

“겨우 한 명인가?”

재장전 된 석궁을 쏴서 밖으로 나온 도적 중 한 명의 얼굴에 맞힌 선우명은 다시 병사에게 석궁을 넘겼다. 그리고는 밖으로 나왔던 도적이 화들짝 놀라며 다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말했다.

“내가 돌격이라고 명령하면 일제히 더 산채를 향해 돌격한다.”

이교가 아깝긴 해도 도적을 상대로 싸우다가 죽을 생각은 전혀 없었기에 산채 밖으로 스물이 넘게 튀어나온다면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칠 생각이나 반대로 그 이하라면 병사를 돌격시킬 생각으로 준비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밖으로 나오는 도적이 없었다.

“원거리 공격을 경계하는 건가?”

다른데 입구가 있어서 돌아 나오는 것 같지는 않은 선우명은 석궁을 무서워해서 나오지 않다고 생각하고는 재장전 된 석궁으로 건물을 향해 발사했다.

벽을 뚫고 들어가서 위협하면 좋고 아니어도 소리로 위협할 수 있어서 그냥 발사했다.

나무 벽이어도 이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 석궁으로 뚫기는 어려워서 화살은 벽에 박혔다. 그리고 건물 안으로 몸을 들어갔던 도적은 밖으로 뛰어나오더니 그대로 도망쳤다.

“흥!”

가볍게 코웃음 친 선우명은 병사가 알아서 재장전한 석궁으로 쏴서 죽이고는 기다렸다.

아무리 기다려도 다른 도적이 나오지 않자 선우명은 의아했다.

“달랑 셋이지는 않을 텐데?”

마차를 습격해서 적지 않은 사람을 죽였을 정도라면 인원이 제법 돼야 하기에 잠시 기다리던 선우명은 명령했다.

“애영.”

“예.”

“조심해서 접근하고 만약 적이 많으면 무조건 도망쳐라.”

“명심하겠습니다. 다들 날 따라와.”

애영이 병사를 이끌고 가서 혼자 남게 된 선우명은 석궁을 재장전하고는 남은 화살을 확인해 봤다.

“마지막이네.”

처음부터 여분이 많지 않았는데 따로 보충하지도 않았기에 남은 건 지금 장전된 한 발이 마지막이었다. 석궁 말고는 싸울 수단이 없는 선우명에게 화살이 한 발이란 것은 그 어떤 것보다 귀중했다.

병사를 이끌고 산채로 접근한 애영은 생전 처음 하는 지휘에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 이걸 보다 못한 요섭이 말했다.

“긴장 풀어.”

“알았어.”

요섭 때문에 약간 긴장이 풀린 애영은 손짓으로 병사를 넓게 산채를 포위하듯이 가게하고는 자기도 산채를 향해 올라갔다.

조심스럽게 산채를 포위하며 접근하던 애영은 아무리 접근해도 산채에서 반응이 없자 결국 산채로 다가가서 직접 문을 발로 차고는 뒤로 물러났다.

혹시라도 습격하는 자가 있으면 피할 생각이었는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다.

“뭐야?”

문을 통해 독한 술 냄새가 풍겨오면서 해가 중천인데도 불구하고 제멋대로 잠든 사람들만 보여서 경계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잠든 척을 하는 것일 수도 있겠으나 침까지 흘려가며 자는 모습을 보고 이게 연극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 모여.”

산채를 포위한 병사를 불러 모은 애영은 병사와 함께 취해서 잠든 도적들을 포획하기 시작했다.

언제든 화살 한 방 날리고 말을 탄 채로 도망칠 준비를 하던 선우명은 병사의 움직임이 이상해서 유심히 지켜보다가 도적들이 한 명씩 밧줄에 묶여 실려 나오는 걸 보고는 안심했다.

“항복 했나 보지.”

들려나오는 것이 이상하긴 해도 전투가 일어나지 않은 건 기쁜 일이라서 말에 올라탄 선우명은 말을 몰며 산채로 다가갔다.

산채에 도착한 선우명은 도적의 상태가 영 이상해서 애영에게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냐?”

“도착해서 보니 밤새 술이라도 마셨는지 잠들어 있기에 안에 있던 밧줄로 묶어서 끌어내는 중입니다.”

“한 건 했다. 이건가 보군.”

장우각은 도적질에 성공하면 그걸로 술을 사서 밤새 동료와 함께 술을 퍼마셨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이런 모습을 자주 봤었던 선우명이라서 어쩐지 장우각이 그리워졌다.

폭력적인 야만인인 장우각이어도 장연이 대협이라고 부를 정도로 협의가 있던 사람이었기에 근본이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

도통 깨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 도적을 보던 선우명은 다른 건물을 보고서 물었다.

“저기 건물에는 누가 있지?”

“와서 직접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알았다.”

말에서 내린 선우명은 말고삐를 근처에 있던 병사에게 쥐여주고는 애영과 같이 도적이 나온 건물이 다른 그 옆 건물로 들어갔다.

옆 건물은 창고로 쌀과 같은 음식에서부터 비단과 약간의 금붙이 같은 보화가 쌓여 있었다.

창고를 둘러보던 선우명은 납치해간 두 자매가 보이지 않아서 물었다.

“납치해온 사람은 없었나?”

“없었습니다.”

“없다고?”

“술 취해 잠든 도적밖에 없었습니다.”

“한 놈 깨워서 납치한 자들을 어디에 뒀는지 알아내.”

“예.”

창고에 혼자 남은 선우명은 쓸 만한 것이 있는지 창고를 뒤졌다. 그러는 사이 밖에서는 고문이 진행됐다.

“악! 그만!”

소름 돋을 것 같은 처절한 비명과 고통에 찬 구걸소리가 들렸으나 애써 무시한 선우명은 하던 일을 계속했다.

어디서나 사람에게서 정보를 얻어내려고 하는 가장 기초적인 행동이 고문이었다. 그리고 가장 빠르고 쉽게 정보를 얻는 방법이기도 했다.

“말하겠다!”

도적에게 고문을 이겨낼 이유나 정신력이 없는지 이내 말하겠다는 고함이 들렸다. 그리고는 잠잠해졌다.

“알아냈나 보군.”

창고 안에는 특이해 보이는 건 아무것도 없어서 미련 없이 밖으로 나가려는데 애영이 먼저 안으로 들어와서 선우명은 물었다.

“알아냈나?”

“예, 알아냈습니다.”

“그래, 그들은 어디에 있지?”

“오늘 아침에 상인한테 팔려고 완릉으로 보냈다고 합니다.”

“상인이라면 노예 상인?”

“예, 규정이라는 자로 예전부터 거래해 왔다고 합니다.”

“팔려고 보냈다고 하면 지금쯤이면 가는 중일 텐데 규정이란 자를 어떻게 찾아야 한다고 하지?”

“완릉 성문에서 장사하는 규가를 찾으면 병사가 알려줄 정도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래.”

가만히 생각해 보던 선우명은 애영에게 말했다.

“나가서 도적들을 전부 죽여라. 그리고서 보고해라.”

“예.”

생포하긴 했어도 재물만 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까지 탐하는 자들을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

애영이 밖으로 나가고서 잠시 후 비명이 들렸으나 이내 잠잠해졌다.

덤덤한 표정인 애영이 들어와서 보고했다.

“처리했습니다.”

“알았다.”

밖으로 나온 선우명은 피 흘리며 죽은 도적을 보고는 순간적으로 눈살을 찌푸렸다가 펴면서 병사들 보고 말했다.

“완릉이 어딘지 아는 사람이 있나?”

“…….”

“…….”

“그럼 말을 탈 수 있는 사람이 있나?”

“…….”

“…….”

병사는 전부 병주 출신이라서 이곳 양주가 처음이었다. 그래서 완릉의 위치는 물론 알지 못했다. 게다가 말을 살 돈이나 탈 일이 없는 평민 출신의 병사가 말을 탈 줄 모르는 건 당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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