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함분축원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일반소설

기억하나
작품등록일 :
2012.04.24 01:05
최근연재일 :
2012.04.24 01:05
연재수 :
110 회
조회수 :
1,180,464
추천수 :
8,690
글자수 :
362,478

작성
12.01.30 02:52
조회
8,766
추천
83
글자
7쪽

12계 가도멸괵

DUMMY

12계 가도멸괵


관청으로 돌아온 선우명은 임무를 마치고 며칠 전에 돌아왔다는 곽회의 보고를 받았다.

“엄백호를 만나본 결과 그 어떤 제안에도 응할 생각이 없다고 확실하게 말했습니다.”

“안주인가?”

“그것과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나보다 직접 엄백호를 본 네가 더 잘 알겠지. 그래 엄백호가 의도하는 것은 뭐지?”

“군림입니다.”

“군림?”

“예, 제가 보기에는 엄백호는 자기 지역을 지키는데 온 힘을 기울이지만 밖으로 뻗어 나가려는 패기는 없습니다. 그러나 적이 쳐들어오면 그에 맞서 응전할 정도의 무력이 있습니다.”

“만약 내가 세력을 앞으로 뻗어 나갈 때 엄백호가 걸림돌이 될 것 같나?”

“일만이 넘는 그의 사병은 분명히 걸림돌이 될 것입니다.”

“해결 안 되는 일은 나중으로 미루고 동맹이 될 만한 곳은 어떻게 됐지?”

“서주목 도겸님이 전폭적인 동맹이 되어 주시겠다고 약조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조건으로 직접 만나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목?”

“몇 달 전에 자사에서 목으로 명칭을 변경함과 동시에 군사에 대한 권한을 강화했습니다.”

“이 시국에 명분밖에 안 되는 것을 해서 뭐하겠다고.”

자사 중에서 군대가 없는 자가 없는데 이제 와서 이러는 건 돈 낭비에 인력 낭비라고 생각하는 선우명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고개를 흔들다가 물었다.

“도겸이 날 왜 만나겠다는 거지?”

“동맹이 될지 안 될지 판단하기 위해서인 것 같습니다.”

“그거라면 널 보면 됐을 텐데 굳이 날 볼 필요는 없지. 일단 만나는 봐야겠는데 약속은 잡았나?”

“아직 안 잡았습니다.”

“그럼 가까운 시일로 약속을 잡아줘. 장소는 그쪽에서 정하라고 해.”

“예,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왕지가 안 보이는데 출항하고서 안 돌아왔나 보지?”

“지금 부두에 있는데 원양항해 경험이 없어서 고전하는 것 같습니다.”

“그 말은 왜에 가 보지도 못했다는 말이야?”

“예.”

“왕지는 대체 반년 동안 뭘 한 거야?”

“제가 설명하는 것보다 직접 보시는 게 좋을 겁니다.”

“알았다.”

뭔가 있다고 생각한 선우명은 의자에서 일어나서 대청을 나갔다.


바다로 이어지는 강 옆에 있어도 그걸 이용할 생각을 하지 못해서 변변한 부두 시설이 없었다. 그래서 오자마자 제일 먼저 한 것이 부두와 조선소를 건설하는 것이라서 영녕현에는 제법 그럴듯한 부두와 조선소가 있었다.

배를 만들 때 필요한 각종 자재를 쌓아둔 창고와 배를 건조할 빈 공터인 조선소에서는 배가 건조 중이고 통나무로 만든 부두에는 배 한 척이 둥둥 떠 있었다.

빠듯하게 타면 백 명 정도는 탈 것 같은 제법 큰 배긴 해도 대형이라고 부를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수십 척의 고깃배와 달리 전선으로 쓸 수 있는 큰 배는 한 척이었다.

“배가 왜 한 척이야?”

지형적으로 육지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기에 해상에 힘을 쏟아서 그간 건조한 배는 총 두 척이었다. 그래서 한 척이 더 있어야 하는데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이 점이 아무리 생각해도 수상해서 선우명은 뒤따라오는 곽회에게 물었다.

“배가 한 척 안 보이는데 어디로 갔어?”

“침몰했습니다.”

“왜?”

“수병의 운행 미숙으로 암초에 걸려 그리 됐습니다.”

암초라는 말에 화를 내려던 선우명은 이를 악물며 참고는 물었다.

“그 암초가 수면으로 나왔던 거냐 아니면 수면 아래 있던 것이냐?”

“배에서는 보지 못했다고 했으니 수면 아래 있던 것입니다.”

“그럼 운이 없었군. 몇 명이나 죽었지?”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습니다.”

“그건 불행 중 다행이군.”

드러나지 않은 암초는 눈으로 보고 피할 수 없기에 오로지 경험으로만 피해야 해서 경험이 없는 이들이 피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냥 넘어갈 문제는 아니었다.

“왕지가 안 보이는데 어디로 갔지?”

기껏해야 수병을 뜻하는 푸른 두건의 병사만 몇 명이 보일 뿐이라서 묻는 말에 곽회는 말없이 한쪽을 가리켰다. 그곳은 다라산이었다.

영녕현은 동, 서, 남쪽이 산으로 막히고 북쪽은 저강이 흐르는 천연의 요새 같은 지형이고 이중 서쪽 산이 바로 다라산이었다.

다라산 너머가 바로 바다라서 다라산에 있는 거라고는 바다 쪽을 감시할 목적으로 만든 정상의 망루뿐이었다.

“저기가 뭐?”

“산 너머입니다.“

“산 너머라면 바다밖에 없잖아?”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는 직접 보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

“알았다.”

대체 저기에 뭐가 있는데 저러는 건지 모르겠는 선우명은 의아해하며 다라산 너머로 가려고 부지런히 걸었다.


다라산 너머에 도착한 선우명은 천 명이 넘는 병사가 바닷바람을 맞으며 훈련하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라서 곽회에게 물었다.

“병사가 왜 저리 늘었냐?”

“저기 왕지가 있으니 직접 물어보십시오.”

“알았다.”

선우명이 모래사장에서 병사를 조련 중인 왕지에게로 가자 그를 알아본 왕지는 잠시 훈련을 멈추게 했다. 그리고는 선우명에게로 가서 인사했다.

“언제 하산하셨습니까.”

“지금 했는데 왜 병사가 늘었지? 분명 연녕현 사람은 병사로 삼지 말라고 했을 텐데?”

“이들은 영녕현 사람이 아닙니다. 이들은 병사가 되고 싶어해서 이주에서 데려온 자입니다.”

“이주? 이주가 어디지?”

“동남쪽으로 배를 몰고 며칠 가면 섬이 하나 나오는데 그 섬에서 사는 사람입니다.”

“동남쪽이면 대만섬?”

“섬 이름까지는 모르겠고 이주라고만 알고 있습니다.”

“내가 수행하는 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설명해 봐.”

“예, 얘기가 제법 기니 장소를 옮기시죠.”

얼굴이 생소한 병사들을 둘러본 선우명은 장소를 옮기자는 왕지에게 말했다.

“그냥 여기서 간략하게 말해라.”

“예, 왜를 목표로 항해하던 도중 태풍을 만나 그걸 피하려다가 이주로 흘러가게 됐습니다. 그곳에서 암초에 걸려 배 한 척을 잃었습니다. 죽여주십시오.”

대뜸 무릎을 꿇은 왕지는 사죄했으나 이걸 가지고 처벌할 생각이 없는 선우명은 근엄하게 말했다.

“승패병가지상사라 했다. 배 한 척을 잃은 것은 뼈아픈 일이나 그걸 가지고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단, 다시는 이 같은 실수를 벌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해라.”

“명심하겠습니다.”

“이제 일어나서 마저 말해라.”

“예.”

몸을 일으킨 왕지는 계속 말했다.

“물에 빠진 수병을 구하고서 잠시 쉴 생각으로 이주에 정박했다가 기근에 시달리던 이들을 보고 병사로 데려왔습니다.”

“이주가 섬이었으니 어부가 있을 것 같은데…… 여기에서 어부인 사람은 손을 들어라.”

선우명의 말에 병사 중에서 반이나 손을 들었다.

“왕지, 기초 군사 훈련이 끝나면 지금 손을 든 이들을 수병으로 삼고, 나머지는 둔전병으로 삼는다.”

“예.”

기근이 아니더라도 워낙에 먹고 살기가 어려운 세상이라서 단순히 먹여주기만 해도 감사해 하며 병사가 되기에 여기에 기근까지 겹쳤다면 단순히 병력을 늘리는 수준이 아니라 인구를 늘릴 좋은 기회였다.


작가의말

230년 손권은 오나라의 인구 부족을 해결하려고 왜를 공격해서 노예를 잡아오라고 위온과 제갈직에게 두 장수에게 지시합니다. 두 장수는 약 2만의 정예병력으로 출병해서 대만이나 오키나와로 추정되는 곳을 공략해서 노예로 칠천을 데려오고 만이천이 풍토병으로 사망했습니다.......
분노한 손권은 둘의 목을 베었다는 얘기가 기록돼 있습니다...
손권 테크???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삼국지 함분축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4 12계 가도멸괵 +8 12.01.31 8,520 79 9쪽
53 12계 가도멸괵 +16 12.01.30 8,862 79 6쪽
» 12계 가도멸괵 +12 12.01.30 8,767 83 7쪽
51 11계 금적금왕 +23 12.01.28 8,901 89 7쪽
50 11계 금적금왕 +11 12.01.26 8,838 72 8쪽
49 11계 금적금왕 + 영녕현 위치 +15 12.01.25 8,871 61 6쪽
48 11계 금적금왕 +13 12.01.24 8,979 70 6쪽
47 등장했으면 하는 인물있으면 댓글 달아주세요 +20 12.01.20 8,356 21 1쪽
46 10계 주위상 +10 12.01.17 8,901 62 11쪽
45 10계 주위상 +5 12.01.17 8,771 64 10쪽
44 10계 주위상 +5 12.01.17 8,841 68 10쪽
43 9계 상옥추제 +6 12.01.17 8,751 66 12쪽
42 9계 상옥추제 +11 12.01.17 9,112 77 11쪽
41 9계 상옥추제 +14 12.01.14 9,514 69 7쪽
40 9계 상옥추제 +17 12.01.13 9,860 71 8쪽
39 8계 순수견양 +18 12.01.10 9,815 86 11쪽
38 8계 순수견양 +7 12.01.09 9,855 87 8쪽
37 8계 순수견양의 이교에 대한 짜투리 이야기 +6 12.01.06 9,865 57 2쪽
36 8계 순수견양 +16 12.01.06 10,113 83 6쪽
35 8계 순수견양 +14 11.12.28 10,764 84 13쪽
34 7계 지상매괴 +9 11.12.26 10,483 81 7쪽
33 7계 지상매괴 +10 11.12.25 10,586 77 8쪽
32 7계 지상매괴 +8 11.12.24 10,791 79 6쪽
31 7계 지상매괴 +9 11.12.23 11,293 92 7쪽
30 6계 포전인옥 +14 11.12.16 11,595 81 11쪽
29 6계 포전인옥 +15 11.12.15 11,304 87 7쪽
28 6계 포전인옥 +19 11.12.14 11,581 89 7쪽
27 6계 포전인옥 +14 11.12.13 11,909 92 7쪽
26 6계 포전인옥 +13 11.12.12 12,499 90 7쪽
25 5계 욕금고종 +8 11.12.09 12,496 91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