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균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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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균형자
작품등록일 :
2012.03.18 19:00
최근연재일 :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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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17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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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4th 05. 질병의 유타인(3)

DUMMY

“큭... 큭큭큭...”


그리고 잠시 뒤, 세키는 이마를 붙잡고 웃기 시작했다.


“그랬군... 정말로 가까운 곳에 있었어...”


그 웃음은, 뭔가 자조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그렇게 고생해서 찾던 바네인을 소중히 보관해주고 있던 사람을... 내 손으로 죽이려 했던 것인가?”


무슨 일인가 물어보려 했지만 어느새 목소리... 아니, 바네인은 다시 잠들어 있었다.


“미안하다.”


세키의 뜬금 없는 말이었다.


“뭐가?”


“예전에 너를 죽이려 했던 일, 그리고 전쟁을 일으킨 일.”


“......”


무슨 속셈이지?


“너도 마계를 배신하는 거냐?”


자르카의 물음에 세키는 별 것 아니라는 표정으로 답했다.


“이미 배신했어.”


“이미?”


“마지막 전투에서 내 모습이 없었지 않았나?”


그때 정신 없는 상황에서 세키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 하는건 거의 불가능이지...


“뭐, 나야 지금까지 바네인을 찾느라 마황자와 손을 잡았을 뿐이지.”


“그러니까 찾았으니 버리겠다?”


“그래.”


“......”


자르카는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세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미안하지만, 목소... 아니, 바네인은...”


“알아. 제대로 나오지 못한다는 것.”


“그럼......”


“그래도 상관없어. 이렇게 다시 만났으니.”


“......”


세키의 생각을 전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지’


“말해봐. 그 해결책이라는 것.”


내 물음에 세키는 갑자기 무슨 말인가, 하는 표정을 지었다가 잠시 뒤 알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아, 잠든 사람들 말이군.”


“......”


세키는 눈을 감고 해결책을 기억해 내려는 것 같았다.


“......알고 있나? 그 가루의 정체.”


“잠들게 하는 병균. 악몽도 추가로 끼어있는.”


내 대답에 세키는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얘기가 빠르겠군.”


정말로, 해결책이 있는 것 같았다.


“간단해. 유타인을 죽이면 병균이 사라질 거다.”


잠깐, 지금 내가 잘못 들은 건가?


“그 마족을 제거하라고?”


“그래. 정확히는 마신이지만. 그 방법밖에는 없지.”


“그 마족이 지금 인간계에 있다거나, 그런 거야?”


“아니. 마계에 있는데.”


자르카와 나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지금 장난하냐!”


분노한 자르카가 달려들어 멱살을 잡았지만 세키는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아닌데.”


“그럼 지금 이 말이 장난이 아니면 뭔데?!”


“마계로 가라는 얘기지.”


“뭐?”


자르카는 세키의 말이 너무 황당했는지, 세키의 멱살을 놓았다.


“나는 예전에 어스 드래곤이 지키고 있던, 마계로 통하는 일방 관문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그래. 누군가가 그 곳으로 들어가서 유타인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지.”


세키는 자르카에게 잡혔던 옷깃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세키님. 이곳에 계시군요! 지금 도시가......”


대문으로 들어온 초록색 머리카락의 청년은 우리의 살벌한 분위기를 보고 입을 닫았다.


“......가깝나?”


“라드!”


“가깝지. 죽음의 사막, 그 중에서도 이곳에서 가까운 곳이니까.”


그렇다면 다행이었다. 사람들이 5일, 아니 여유까지 합쳐서 3일 이상 잠들면 위험할 것이라고 생각하니까.


“거리는?”


“날아간다면 5시간이면 충분하지.”


그렇다면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가자.”


“라드! 지금 무슨 얘기야! 이 녀석의 말을 믿겠다는 거야?”


“자르카.”


내가 뒤돌아 서자 자르카는 움찔하며 뒤로 물러났다.


“난 지금 미치기 일보 직전이야. 바보같이 동생이 악몽을 꾸는 지도 몰랐고, 바보같이 도시에서 병기를 부쉈어. 난 지금 그것만으로도 미칠 것 같다고!”


“......그렇다고 해서 이성을 잃고 이렇게 막 나가는 것도 안 돼.”


“난 충분히 이성적이야.”


“......”


자르카는 인상을 찌푸렸다. 내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알아차렸기 때문일 것이다.


“세키. 날 수 있나?”


“아니.”


“그럼 묶어.”


세키에게 밧줄을 던져주고, 그 밧줄의 반대편을 허리에 묶었다.


꽈악-


밧줄이 꽉 묶인 것을 확인한 뒤 날개를 펼쳤다.


“......그러고 보니 파리아는?”


파리아도 잠들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데 말이다.


“그게... 성력을 너무 많이 소모해서 같이 잠들어버린 것 같아.”


방안을 확인해 본 아세아의 말이었다.


“후우......”


계획이 틀어졌다. 파리아와 같이 마계에 가려고 했건만...


“일단 출발하지. 한시가 급한 상황이니까.”


“......알았어.”


세키는 녹색머리의 청년에가 한마디했다.


“내 여행은 끝났으니, 이제 알아서 해라.”


“네?”


녹색머리 청년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세키가 신호를 보냈고, 난 그대로 날아올랐다.


피잉!


“야! 같이 가!”


사정없이 인상을 찌푸리며 자르카도 검은 날개를 펼치고 따라오기 시작했다. 거의 최고속으로 날아가자 사막은 금방 눈에 들어왔다. 사막은 평소와 같은 모습이었다. 건조한 바람이 불고 먼지가 날리는 것이 말이다.


“이곳이다.”


“이곳?”


세키의 말에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특이한 것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잖아?”


“이곳에서 보지 못 하는 건 당연하지. 지하에 있으니까.”


“뭐?”


“원래 일방관문들은 대부분 지하에 있어. 예전에 대지의 신족들이 막으려고 땅에 묻는 조치를 취해 놓았으니까.”


난 그걸 물어 본게 아닌데 말이지...


“아, 성도와 수도의 일방관문도 그런 형식이었지.”


“......”


자르카도 참 이상한 곳에만 신경 쓰는군.


“그럼 이제 어떻게 지하로 가지?”


내 물음에 세키는 어깨를 으쓱했다.


“잠깐, 정말 여기 있는 건 맞아?”


자르카의 물음에 세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내가 이곳을 통해 마계로 갔으니까.”


그거 다행이군.


“그럼 얼마나 파 들어가야 돼?”


오래 걸리면 곤란한데 말이다.


“글쎄...?”


세키는 잘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한가지 알려주지. 엄청 깊었어.”


엄청 깊었다면...


“이곳에서 파 들어간다면?”


“한 달은 걸릴걸.”


한달... 우리에게는 그런 시간은 없다.


“그때는 어떻게 갔는데?”


“어스 드래곤의 도움으로.”


어스 드래곤이라... 내가 아는 어스 드래곤은 단 하나밖에 없었다.


“로켄의 도움으로?”


“그렇다고 볼 수 있지.”


“도움이 안 되는군.”


자르카의 말에 세키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이곳인 건 확실해?”


“......대충 이 근처일거야.”


왜 갑자기 말이 바뀌는 거지.


“아무리 관찰자의 눈이라도 땅속까지 투시할 수는 없으니까.”


“관찰자?”


“그런게 있어.”


세키는 자르카의 물음을 얼버무렸다.


“그리고 내 눈은 불완전하니까. 바네인이 계속해서 남은 관찰자의 눈을 보내주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확실하지는 않군.”


무슨 소린지 통 모르겠다.


“......하여간 이곳 깊숙한 곳에 일방관문이 있다는 얘기지?”


“그래.”


“......”


잠시 땅을 뚫을 방법을 생각해보았다.


“세키. 일방 관문이라는 것은 부서지지 않나?”


“절대로 부서지지 않아. 단지, 한번 통과시키고 나면 가동을 멈출 뿐이지.”


하긴, 부술 수 있었다면 예전에 대지의 신족들이 부쉈겠지.


“흐음......”


집을 떠난게 오전, 천천히 걸어서 병기와 전투를 시작한게 오후, 그리고 병기가 쓰러진 것이 오후 늦게... 게다가 5시간을 날아온 지금은 깜깜한 밤이었다.


“자르카. 세키와 멀리 피해있어.”


“응?”


자르카는 갑자기 왜 그러는지 모르는 표정이었다.


“별의 힘으로, 땅을 뚫겠어.”


“......뭐?”


내 말에 자르카의 표정이 황당하게 변했다.


“라드, 잠깐만 차분히 생각하고...”


“걱정 마. 주변에는 피해를 입을만한 마을이나 사람이 없으니까. 안심하고 최대의 능력으로 사용할 수 있어.”


“......그게 말이지...”


“그리고 별의 힘이라면 충분히 이 주변 모래를 파낼 수 있을 거야.”


사실대로 말하자면 파내는 것이 아니라 녹여버리는 것이지만.


“......할 수 있겠어?”


“해 봐야지.”


“......”


자르카는 내 눈을 바라보다가 세키를 끌고 뒤로 가기 시작했다.


“별의 힘이 뭐 길래?”


“닥치고 보기나 해.”


‘하여간... 저 둘은...’


이번에 마계에 가려면 셋이 힘을 합쳐야 할 것인데 말이다.


“후우우......”


에페레오스를 뽑아들었다. 어차피 불러오는 것에는 시간이 걸리니까, 자르카가 도망갈 시간은 충분할 것이다.


‘......’


한밤중이라 지난번보다 크고 밝은, 그러니까 강한 별이 많이 보였다.


‘제발......’


눈에 보이는 별 하나하나에 신호를 보낸다.


우우우우우......


검의 공명음에 몇 개의 별이 나에게 대답하지만, 아쉽게도 작은 별들 뿐이라 거절해야 했다.


‘더 큰 별이...’


하늘을 다시 살펴보며 별을 골라보았다.


-뭐야. 오랜만에 얘기 좀 나누려고 했더니...-


여신의 목소리였다.


‘예?’


-요즘 신계에서 바쁜 일 좀 처리하느라 고생하고 이제야 조금 쉴 겸 말을 걸려고 했더니 마계에 간다고 하고...-


역시 여신은 다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별이 잘 안 오지?-


‘그렇네요’


-......자신 있나?-


‘무슨...?’


-마계로 가서 돌아올 자신-


‘......’


사실대로 말하자면, 없었다.


-없는 모양이군-


‘아니에요’


-거짓말하지 마-


‘......’


-.......라드-


‘네’


-절대로 죽지 마. 그걸 약속하면 내가 도와주지-


‘약속하죠’


그게 내 마음대로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럼... 잘 받아-


여신의 말이 끝나고, 하늘에서 뭔가가 나타났다.


‘......혜성?’


그것은 혜성이었다. 남색의 밤하늘을 가르는 푸른색의 혜성.


‘저것이... 여신이 보내준...’


에페레오스를 혜성을 향해 겨누었다. 너무 빠르게 움직였기에 겨누기가 힘들었지만......


‘와라!’


화아아아아악!!


이윽고 에페레오스를 겨누자 혜성의 궤도가 틀어지며 정면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별의 힘이여!”


작가의말

군대 인트라넷에는

[빛의 균형자 축약본]으로

이 쩌는 내용을 10여페이지로 압축한 글은 연재한 적이 있습니다.

그냥 금빛 마도사 나와서 행패부리는건 고대신의 전쟁.

제시카 나오고 용사 나오는건 공주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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