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후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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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렉스
작품등록일 :
2019.05.09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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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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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1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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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atic Gate 1

-Hello, world-




DUMMY

청년이 샬롯 일행을 둘러보며 말했다.


"제 친구로부터 들었어요. 당신들이 리포드에서 찾아와서 우리 마을의 독립을 위해 힘써주기로 했다면서요?"


"정확히는, 이 친구가 먼저 그럴 결심을 해준덕에 나도 따라서 오게 된 거지."


라이너가 샬롯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샬롯은 움찔거리면서도 배시시 웃고, 청년은 카리나를 돌아보았다.


"카리나 씨도 이분들을 돕기로 완전히 마음먹으신 거고요?"


"그래, 난 레이몬드빌의 보안관이긴 하지만, 홍두건단의 보안관은 아니거든."


그러자 청년이 박수를 쳤다.


"와우! 아무리 보복을 당하는 게 두려워도, 그런 나쁜 놈들이 우리 마을 안에서 설치고 다니는 걸 보고만 있을 순 없죠. 저는 주변 친구들에게 말해서 혁명에 동참하도록 만들게요. 카리나 씨가 있다고 하면 전부 좋다고 몰려올 거에요."


"그래, 부탁할게."


청년은 손을 흔들어 보이며 현장을 떠나고, 샬롯 일행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샬롯은 그의 협력으로 인해 이후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돕기를 바랬다. 작은 불씨를 정성스럽게 살려서 큰 불을 만들어내듯이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나중의 이야기고, 일단은 자신의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으로 가던 길을 계속 가기로 했다.


오후 2시 30분경, 레이몬드빌 중부,


병원까지 가는 동안 샬롯은 카리나에게 자신이 이곳으로 오게된 상세한 경위를 알려주었다. 자신의 양오빠가 사이랜서 케빈 메어컨이었다는 것. 원래는 도시에서 살고 있었지만 자신의 양오빠인 케빈의 미움을 받아 가족이 통째로 시골로 쫒겨났다는 것, 그곳에서도 지속적으로 그의 괴롭힘을 받았다는 것, 그가 강제로 정했던 약속을 오늘 샬롯이 어겼다가 그가 샬롯의 부모에게 앙갚음을 한다고 선언했고, 그 직후 홍두건단이 쳐들어와 마을을 부순 것. 도저히 참다 못 한 샬롯이 케빈 타도를 외치며 사이랜서가 되기로 결심한 것. 본의 아니게 홍두건단을 돕던 용병 라이너와 동료가 된 것. 홍두건단이 그녀의 부모님을 납치해 이곳 레이몬드빌까지 오게 된 것. 모두 설명했다. 카리나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샬롯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어주고 모두 이해해주었다. 처음 만났을 때 이런저런 이야기에 트집을 잡으며 민감하게 굴던 때의 그녀와는 딴판이었다.


"다른 건 그렇다 쳐도 네가 그 케빈의 동생이었다는 건 놀랍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샬롯이 케빈의 동생이었다는 사실에는 꽤나 놀라워했지만 말이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샬롯 일행은 어느새 마을의 중앙까지 와 있었다. 마을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아서, 아까 로빈슨과 싸울 때 있었던 남쪽의 맥시코풍 식당으로부터 중앙의 병원까진 도보로 3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카리나의 말로는 병원까지 걸어오는 동안 있었던 잡다한 일들을 제외하면 20분이 걸렸다고 한다. 물론 점심 식사 대신에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를 사서 먹은 것까지 제외하고 말이다.


"그럼 여기서 문제, 총잡이 간부와 싸울 때 걸린 시간은 얼마······."


"라이너, 헛소리는 이제 그만해. 저기 병원 보이지?"


카리나가 먼곳을 검지로 가리켰다. 그녀의 길고 가녀린 검지, 그 연장선의 끝에 꽂힌 것은 병원의 새하얀 벽이었다. 3층의 높이를 갖고 시골의 건물 치곤 썩 커다란 풍채를 자랑하는 종합병원 말이다. 건물 벽에도 '레이몬드빌 중앙 종합병원'이라는 간판이 달려있었는데, 카리나가 그걸 보곤 트집을 잡듯이 말했다.


"사실 병상은 90개 정도에, 진료과도 6개 밖에 안 돼. 종합병원이라고 하기엔 약간 부족한 규모지만 이 근방에서 가장 큰 병원이니 그런 걸 신경쓰는 사람은 없지."


"그래, 무법지대스러운 게 딱 요즘 시골 답네."


"그래도 요즘엔 기술이 좋아서 중상이 아니라면 이런 시골 병원에서도 후유증 없이 금방 치료할 수 있어. 홍두건단에게 맞서려면 우선 이곳의 병원장을 우리 편으로 만들어놔야 할 거야."


"그런데······."


라이너가 눈치를 보듯이 주변을 힐끗힐끗 보았다. 길가에 있던 사람들이 저마다 샬롯 일행을 경계하고 있었다.


"아직 우리 평판이 그리 좋지는 못한 모양이네."


"아깐 식당이라 그나마 괜찮았지만, 병원에서까지 그런 식으로 싸우면 피해가 클 거야. 간부와 맞닥뜨려도 초능력을 쓰는 건 자제하도록 해. 특히 라이너 너 말이야."


"네에 네에, 저도 알고 있습니다요. 아무리 홍두건단을 무찌르겠다고 해도 병원에서 불을 피우면 미친놈이지 그게."


"그리고 병원에서 습격을 당하면 아까처럼 사람들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으니 1층에서 대기하는 사람들 만이라도 미리 밖으로 내보내놓자."


"엥? 사람들을 밖으로 내보낸다고?"


카리나는 진심이었는지 덤덤한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라이너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 사람들이 순순히 비켜준다면 좋을 텐데~."


잠시 후 오후 2시 30분경, 레이몬드빌 중앙 종합병원.


"······이들은 우리 마을을 구원하기 위해 찾아온 사이키터야. 그러니까 앞서 말했던 대로, 여기서 싸움이 일어날지도 모르니 잠시만 밖에 나가 있어줬으면 좋겠어. 샬롯이 상처를 치료할 때까지만 말이야."


카리나는 진짜로 환자들을 밖으로 내보내려 연설을 하고 있었다. 아무리 안전을 위해서라지만 역시 환자들 입장에선 상당히 갑작스러운 이야기였는데, 그녀의 말을 따르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눈치만 보고 엉덩이만 들썩거리는 사람들도 있었고, 아예 무시한 채 팔짱을 끼고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뭐 하고 있어? 빨리 나가라니까?"


참다 못해 역정을 내는 카리나. 하지만 곧바로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구원자고 나발이고 병원에 왔으면 조용히 해! 왜 아파서 병원에 온 사람 보고 지 멋대로 나가라고 발광을 떨어대는 거여!"


흰 수염이 덮수룩하게 난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삿대질 하듯이 들이댔다. 라이너는 이럴 줄 알았다는 듯이 머리통을 잡고 고개를 저었지만, 반발은 거기서 끝이 아니였다.


"방금 그 발언은 홍두건단이 처음에 레이몬드빌에 찾아왔을 때 했던 말과 유사합니다. 그들 역시 저희들을 전쟁으로 인한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주겠다고 했었죠."


한 중년 사내가 끼어들며 말했다.


"그건 이 마을의 보안관인 당신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 말에 카리나는 대답도 못하고 눈살만 찌푸렸다. 할아버지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계속 샬롯 일행을 공격했다.


"너네가 멕시코 요리점에서 홍두건단의 간부와 싸우느라 소란을 피웠다는 소식을 들었어. 너네가 이 마을에 나타나지 않았다면 요리사가 정체를 드러내지도 않았을 거고 사람들도 식사를 평화롭게 끝냈을 거여."


그 말에는 곧바로 카리나가 쏘아붙였다.


"우릴 핍박하는 그놈들을 가만히 보고만 있자는 거야?"


"그들 덕에 마을이 원상복귀 된 건 사실이고 하란 대로만 하면 해코지도 안 하는데 뭣 하러 그런 위험을 감수혀! 괜히 너흴 도왔다가 내 손주가 다치기라도 하면 책임질 것이여?"


"홍두건단은 우릴 알게 모르게 갉아먹고 있어. 하고 싶은 대로 해. 우리도 하고 싶은 대로 하겠어. 다만 우리가 하는 일은 당신들을 구하기 위해 하는 것. 그거 하나만은 알아줬으면 좋겠어."


"헹! 염병하고 앉았네 그려! 너는 일개 보안관 주제에 왜 이렇게 마을을 못 뒤집어 엎어서 안달이여? 저번에도 그, 그, 젊은 놈이 하나 찾아와서, 그놈을 홀려서 마을을 뒤엎으려 하지 않았어? 그러다가 그놈은 잡혀가서 죽고, 다른 사람들도 죽어나고, 응, 그랬지. 근데 또 그 지랄을 하겠다고? 어엉?"


할아버지의 패기 넘치는 성량에 아무도 감히 말을 꺼낼 생각을 하지 못했다. 다만 아까까지는 카리나의 말을 듣고 엉덩이라도 들썩이던 사람들이 지금은 도로 제자리에 들러붙어 버렸다. 카리나는 한숨을 쉬고는 그냥 빈 자리에 앉아 버렸고, 샬롯과 라이너 역시 그녀의 눈치를 보더니 옆자리에 앉았다. 그들은 그냥 그렇게 기다리기로 했다.




-For 꿈과 믿음의 바다를 헤엄치는 소년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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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일반연재 승급했습니다. 21.03.16 49 0 -
49 break of day 21.04.01 96 0 8쪽
48 Long Night 6 21.03.26 24 0 12쪽
47 Long Night 5 21.03.23 27 0 12쪽
46 Long Night 4 21.03.19 35 0 11쪽
45 Long Night 3 21.03.15 44 0 14쪽
44 Long Night 2 21.03.14 34 0 12쪽
43 Long Night 1 21.03.13 37 0 11쪽
42 황혼의 때 21.03.12 55 0 11쪽
41 아발론의 고아들 21.03.11 25 0 11쪽
40 SORRY, I'M STRONG. 21.03.10 56 0 13쪽
39 SORRY, I'M WEAK. 21.03.09 34 0 13쪽
38 Lunatic Gate 6 19.05.10 92 0 11쪽
37 Lunatic Gate 5 19.05.10 47 0 9쪽
36 Lunatic Gate 4 19.05.10 50 0 10쪽
35 Lunatic Gate 3 19.05.10 58 0 7쪽
34 Lunatic Gate 2 19.05.10 52 0 8쪽
» Lunatic Gate 1 19.05.10 71 0 8쪽
32 Big Arms 19.05.10 57 0 14쪽
31 로빈 후드의 우울 5 19.05.10 57 0 11쪽
30 로빈 후드의 우울 4 19.05.10 51 0 8쪽
29 로빈 후드의 우울 3 19.05.10 45 0 7쪽
28 로빈 후드의 우울 2 19.05.10 49 0 12쪽
27 로빈 후드의 우울 1 19.05.10 54 0 13쪽
26 Dogfight 2 19.05.10 52 0 7쪽
25 Dogfight 1 19.05.10 43 0 7쪽
24 행진 19.05.10 67 0 9쪽
23 모험의 시작 19.05.10 54 0 7쪽
22 대파괴 4 19.05.10 61 0 9쪽
21 대파괴 3 19.05.10 50 0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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