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되주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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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1.09.2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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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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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14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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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되주센! - 012

DUMMY

『5화. 드디어, 딸과 함께 등교!』






“헤헷!”




“그렇게 좋아?”




“네!”



유나는 연신 전신거울에다가 교복을 입은 자신을 비춰보며 승희를 닮은 웃음소리를 냈다. 저 웃음소리는 승희가 기분 좋을 때 내는 소리이니, 아마 유나도 기분이 좋나보다. 교복은 언제 맞췄는지, 그보다 진짜 유나를 학교를 보낼 생각인 지, 엄마는 교복 입고 좋아하는 유나를 흐뭇하게 바라본다.



“둘 다 밥이나 먹으렴.”



“네네.”



“네!”



나와 유나는 상반되게 대답하고 식탁에 앉았다. 엄마는 밥을 주고서는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둘이 교복 입고 나란히 있으니까, 진짜 딸이 하나 생긴 것 같네?”



“헤헷.”



“뭐... 딸은 딸이지. 엄마한텐 손녀지만.”



“이눔 자식이!”



나의 농담에 엄마는 과민반응을 일으키신다. 유나가 할머니 할머니 할 때마다 참 민감하게 반응하는 엄마이다. 나이가 40을 넘고부터, 엄마는 나이에 굉장히 민감해 지셨다. 사상은 젊은이인데 몸이 늙어가니, 아니 그러랴. 밥을 다 먹고, 둘이서 집을 나섰다.



“다녀오겠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잘 다녀오렴. 유나, 잘하고!”



“네!”



나오면서도 호들갑이다. 유나는 문을 나서며 말했다.



“아, 이거 진짜 해 보고 싶었는데!”



“뭘?”



“‘학교다녀오겠습니다!’요.”



“왜, 미래에서는 그런 거 안해?”



“네.”



“음... 어? 진짜?”



“네.”



매정한데... 나는 커서 아빠되서 저 소릴 못 듣는다는 말이잖아. 밖으로 나왔는데, 오늘은 웬일인지 승희가 없다. 뭐, 잠시만 기다리면 되겠지. 아니나 다를까, 잠시 기다리니 승희가 나온다. 승희는 유나를 보더니 의아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누구...?”



“저번에 말한 친척 애 있잖아. 걔야. 인사해.”



“아, 안녕, 나, 나는... 음... 진유나야. 음...”



“아... 그래, 안녕. 나는 민승희야. 반가워.”



승희는 뭔가 탐탁치 않아 보이는 눈치였다. 아마 친척이라고 있는 애가 여자애일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유나는 괜히 당황해서 말까지 더듬었다. 내가 눈치를 주었지만, 유나는 뭔가 안정되지 않은 모양이다. 유나 하나가 껴서, 셋이 되었지만 분위기는 평상시와 달랐다. 평상시라면 나와 승희가 두런두런 얘기하면서 금세 걸어갈텐데, 지금은 뭔가 분위기가 몹시도 무거웠다. 승희는 약간 냉랭한 표정으로 입을 열지 않았고, 유나는 긴장해서 쩔쩔매고 있었다. 그 가운데에서 걷고 있는 나는, 그야말로 죽을 지경이었다.



“잘 가, 승희야.”



“...응.”



역시... 뭔가 반응이 좋지가 않다. 유나 왔다고 질투하는 건가? 우앗, 승희가 질투하는거? 그런 거면 진짜 짱일텐데... 현실은 시궁창.



“아빠.”



“응?”



“나, 교무실 어딘 지 모르는데.”



“데려다 줄게. 설마 내가 안 데려다 줄 줄 알았어?”



“헤헤, 네.”



유나를 교무실에 데려다주고, 나는 교실로 들어갔다. 우리반은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시끄러웠다.



“안녕, 효성아.”



“아, 반장. 안녕.”



내 앞에 앉아있던 반장이 내가 오자 뒤돌아보고 인사한다. 나는 심심했으므로, 반장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반장.”



“응?”



“오늘, 누구 전학 올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아?”



“전학...?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



“나 그거 누군 지 알아!”



대화에 갑자기 끼여든 애는 내 옆 옆 자리에 앉은 여자애, 유 세영이라는 애였다. 세영이는 활달하고 나서기를 좋아해서,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은 애였다. 발도 넓어서, 전교에서 세영이를 모르는 애가 거의 없을 지경이었다. 나는 세영이하고 딱히 친한 건 아니지만, 인사 정도는 하는 사이었다. 근데 갑자기 이렇게 말에 끼어드는 건 뭐래.



“그거, 그... 아... 이름이 기억 안나네...”



“오늘은 누가 전학 올 것 같단 말이지.”



“그... 아, 기억이 안나! 걔 아니야, 걔!”



세영이는 기억이 안 나서 죽을 것 같이 방방 뛰며 말했다.



“머리 길고, 얼굴 하얗고, 예쁘게 생긴 애!”



“그런 애 전교에 뒤지면 한 10명은 나오겠네.”



“아이! 짜증나! 이름 알았었는데!”



세영이는 정말 짜증나는 듯이 말했다. 그리고는 제 자리로 돌아갔다. 세영이 덕에, 유나에 대해 반장에게 말해주려던 나의 대화 분위기도 날아갔다. 반장은 그냥 그런 세영이와 나를 보고만 있을 뿐이다.



“자, 자, 조용!”



“!?”



낮고 굵은 아저씨의 목소리가 났다. 아침 일찍 인지라 얼마 있지 않은 아이들이 문 쪽을 바라봤다. 목소리 굵은 친구가 낚시한 것으로 기대했지만, 안타깝게도 진짜 선생님이었다. 9시가 되려면 한참 남았는데, 어쩐 일로 이렇게 일찍 행차하신 걸까.



“자, 주목. 우리 반에 전학생이 왔다.”



“와아아-”



아아, 전학생. 안 그래도 얘기하고 있던 전학생. 근데, 이런 건 내가 기억하기로 틀림없이 수업 시작 전 조용한 분위기에, 아이들은 꽉 차 있고 선생님이 수업 시작하기 전에 말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역시, 모든 일을 귀찮아하는 우리 담임답게 수업 시작 전에 대충 하려나 보다. 아이들은 전학생이 왔다는데 뭐가 좋은 지 함성을 질렀다.



“자, 들어와라.”



“우오오-!”



선생님이 들어오라고 하자, 열려있던 문으로 여자애가 들어왔다. 아까 세영이가 말한 대로 머리카락은 길고 얼굴은 새하얗고 예쁜 여자애였다. 바로, 유나. 남자애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여자애들의 반응은 그냥 그랬지만, 그 중 세영이는 유나에게 손을 흔들며 난리다.



“자, 자기 소개 한 번 해볼까.”



“저는 진유나라고 하고요...”



녀석, 그래도 남 들 엎에서 말은 잘 하네. 아까 승희 앞에서는 완전 긴장했더니만. 유나의 자기소개가 끝나자, 일부 남자애들이 기립박수(?)를 친다.



“자, 그럼 어디 앉을래. 아, 빈 자리가 하나밖에 없네. 세영이 옆.”



“우와~~ 유나야~~”



“저기 가서 앉거라.”



세영이는 좋아서 마구 팔을 흔들었다. 유나도 웃으며 세영이 쪽으로 갔다. 담임은 그러고서 귀찮다는 듯 그냥 가 버렸다. 아이들, 특히 남자애들 몇 몇은 유나 쪽으로 몰렸다.



“어디 살어?”



“뭐 좋아하는 거 있어?”



“우왕ㅋ굳ㅋ”



“으, 으응...”



아이들의 질문세례에 유나는 정신없어 하면서도 웃으며 대답해줬다. 나는 뭐, 어차피 유나하고 같이 살고 있으니 저런 질문 짓은 안해도 된다. 본래 사람 북적이는 곳에 가기 싫어 하는 듯한 반장은 그대로 앉아 있었다. 반장은 나를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어떻게 유나 전학 올 거란 거 알고 있었어?”



“응? 글쎄, 말했잖아, 누가 전학 올 거 같다고.”



나는 반장에게 말하며 희희낙락했다. 반장은 의아하다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봤다. 그러나 그 의문의 눈빛은 금새 풀렸다. 한 마디 때문에.



“응, 효성이네 살아. 신세지고 있거든.”



“!!!”



“!!!”



앞의 느낌표 세 개는 반 친구들의 것이요, 뒤의 느낌표 세 개는 나의 것이었다. 아니, 무슨 말을 하는데 그 말이 나와. 아니, 그보다, 그런 말은 알아도 하는 게 아니잖아. 애들한테 너랑 나랑 같이 산다고 하면 애들이 뭐라고 생각하겠어!



“진효성 이 개새끼!”



“죽었다, 얼른 모든 걸 소상히 밝혀라.”



“아니, 그게...”



유나에게 몰려있던 대부분의 남학생들은 나에게 몰려 해명을 요청했다. 나는 그러니까, 유나는 친척이고, 나랑 살고 있으며, ‘각방을 쓰고 있다고’ 특히 이 부분을 신경 써서 변명해야 했다. 겨우 고등학생 주제에 뭘 이렇게 밝히나 싶지만, 애초에 고등학생이니까 이러는 게 아니겠는가. 그보다, 나도 고등학생이니까. 내가 유나에게 눈을 부라리자, 유나는 미안한 듯 눈을 찡긋 했다. 반장은 날 보더니 말했다.



“아, 같이 사는 거였어?”



“응... 에휴.”



“하하, 유나 덕에 한바탕 고생했네.”



아이들이 적당히 유나에게 앵겨붙고 제자리로 돌아가자, 유나는 내 자리 쪽으로 왔다.



“아ㅃ...아, 효성아.”



“으...응, 그래.”



당연하게 아빠라고 하려다가, 눈을 잔뜩 부라리는 나를 보고 황급히 호칭을 효성이로 바꾸는 유나. 물론 나도 어색하다. 지금까지 아빠라고 하다 갑자기 이름을 부르니, 유나가 괘씸해 보인다. 허나, 뭐 어쩔 수 없지.



“이제 뭐가 어떻게 되는 거에요?”



“뭐가...?”



내가 되묻자, 유나는 가까이 붙어서 작게 속삭였다.



“수업 같은 거... 나 하나도 모른단 말에요.”



“아... 괜찮아. 배운 건 있을 거 아냐. 그냥 책 펴놓고 졸고 있으면 되.”



유나에게 답변하는 건 둘째 치고, 유나가 가까이 붙자 여러 아이들이 우리 둘을 주목했다. 젠장, 이러다가 유나랑 사귀는 걸로 오해받겠다. 얼른 분위기를 바꾸고자 나는 큰 소리로 말했다.



“아, 유나야. 얘는 반장이야. 이름은 이... 음... 아 미안 반장, 이름이 뭐더라.”



“...혜영.”



“아, 맞다. 이 혜영이야. 인사해.”



“안녕, 혜영아.”



“응.”




아이구. 만날 반장, 반장 이렇게만 부르다 보니까 이름을 까먹는 무례를 저질렀다. 반장은 순식간에 표정이 몹시 기분 나쁜 표정이 되었고, 유나의 인사에도 시큰둥해졌다. 나를 시기하는 무리(?)의 애들은 킬킬대며 웃었다. 젠장, 너네도 내 입장이었으면 까먹었을꺼다. 다들 이름으로 안 부르고 반장이라고 하는데 까먹을 만도 하지.


작가의말

놀러 갔다 와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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