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되주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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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1.09.29 13:55
최근연재일 :
2011.09.2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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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1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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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아빠가 되주센! - 050

DUMMY

"하아암."



쉬는시간. 수업 내내 자다가 쉬는시간이 된 지도 모르고 잤다. 일어나 보니, 쉬는시간은 거의 끝나있고. 유나는 보이지도 않는다. 승희한테 놀러갔나? 그러고보니 서영이도 없다. 목말라서 물이나 마시려고 일어나 하품을 하며 천천히 복도로 나갔다.



"야!"



"뭐, 뭐여."



"얼른 가자!"



"어디를?!!"



문에서 나오자마자 서영이가 나를 낚아채고 뛰기 시작한다. 영문도 모르고 잠도 덜 깬 상태에서 뛰기 시작했다.



"뭐여, 뭐?"



"유나가 납치당했어!"



"뭐?!"



뭐, 유나가 납치?! 저번에는 승희가 납치당하더니, 이번엔 유나까지?! 거 참 골때리는 모녀네. 아니 그보다 보통 납치가 그렇게 쉽게 일어나냐고!



"뭐가 어떻게 된 건데. 누가 잡아갔어?"



"몰라, 대충 후덕하게 생긴 애들 몇 명이 잡아갔는데... 모르는 애들인 걸 보면 남고 애들인 거 같여."



"눈 앞에서 잡아갔는데 못 잡은겨?"



"잡기 장난 하는 줄 알았지."



뛰어가면서 서영이한테 물어보자, 서영이는 숨을 헐떡이며 대답했다. 잡기...장난. 으이구, 남자친구란 것이 지 여자친구가 모르는 남자애들한테 잡혀가는데 참 잘도 잡기장난이겠다. 문득 쉬는시간 종소리가 들린다. 그런 건 뭐 어째도 상관 없으니까, 저번에 승희 때 처럼 심각한 것만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모르는 여자애들에 의해 끌려가는데, 어디선가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모두 시선이 그 쪽으로 향했지요.



"뭐냐, 넌!"



"이런 이런... 벌건 대낮에 신성한 학교에서 이런 몰지각한 행동을 하고 있다니. 저질들이군!"



"아니, 뭐야?!"



남학생은 저 멀리 담장 위에 서서 우릴 쳐다보면서 말했어요. 담장 위에 서 있어서 그런가, 키가 되게 커 보여요. 애들은 남자애가 한 말에 눈에 불을 켜고 쳐다봐요. 그러자, 남학생은 아이들을 딱 노려보더니, 담장에서 뛰어서 가뿐이 착지했어요. 조금 긴 그의 머리카락이 찰랑거려요.



"그 애를 놔 줘. 싫어하잖아."



"아니, 우리는 납치, 협박, 강금 및 상해 절도 그런 걸 하고 있던 게 아니라, 옷을..."



'휙!'



제일 앞에 있던 애가 웃는 낯으로 줄줄 말을 늘어놓자, 남학생은 잽싸게 달려와 순식간에 발을 놀렸어요. 발은 허공을 갈랐고, 아무도 맞지 않았어요. 애들이 피한 게 아니라, 일부러 빗나가게 찬 거 같아요. 그건 마치 발차기가 아니라 꼭 몽둥이를 휘두른 것처럼 '휙' 소리가 났어요. 아마 남학생 다리가 길어서 그런 걸지도 몰라요. 남학생은 애들을 슥 보더니 말해요.



"한 번은 협박이고. 다음번엔 진짜다. 그 애를 놔 줘."



"아니, 그러니까... 아이씨 몰라!"



바로 눈 앞에서 발차기가 지나갔던 그 애는 두려운 듯 뭐라고 하려가 금세 달아나 버렸어요. 다른 아이들도 슬금슬금 뒤로 가고 있어요. 애들은 오근이를 보면서 말해요.



"덕왕... 이를 어떻게..."



"으흠... 하는 수 없지. 기회는 오늘만 있는 게 아니니까. 후퇴한다."



"크흑... 하늘이 주신 기회를 이렇게..."



"자네들 목숨이 더 중요하지... 퇴각하세."



오근이와 아이들은 도망가는 와중에도 아까부터 했던 이상한 사극 말투를 그만두지 않고 계속 하다 빠르게 도망가요. 이제 이 곳엔 저하고 그 남학생만 남았어요.



"고, 고마워요..."



"아니, 뭐 이정도야. 그나저나 괜찮..."



저는 진심을 담아 고마움을 표시했어요. 딱히 발로 차서 애들을 쫓을 필요 까지 있었나 싶었지만, 어쨌든 구해준 건 맞으니까 고마움을 표시해야죠. 남학생은 손으로 머리카락을 만지며 약간 고개를 털다가 문득 나를 보더니 하던 말을 멈췄어요.



"이... 이런...!"



"왜, 왜요. 왜 그러세요?"



남학생의 표정은 시시각각으로 변했어요. 처음에 제가 사과할 땐 별 거 아니라는 듯 쿨하게 고개를 털었지만, 저를 보더니 순간적으로 눈이 커지더니 머리를 짚고 휘청거리면서 뭔가 제 정신이 아닌 거 같아요. 제가 당황해서 휘청거리는 남학생 어깨를 잡아서 세우고 묻자, 남학생은 갑자기 저에게서 떨어지더니...



"!"



저는 놀랐어요. 놀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까! 남학생은 저에게서 세 걸음 정도 떨어지더니 한 손은 가슴에 짚고, 다른 손은 살짝 공중을 향해 뻗었어요. 갑작스런 행동에, 저는 살짝 놀라서 또 뒷걸음질 쳤어요.



"아아... 이런..."



남학생은 제 반응 따위는 보지도 않고 우수에 찬 눈으로 허공을 응시하더니 갑자기 두어바퀴 빙글빙글 돌기 시작했어요. 으앙 뭐야 이거...! 이상한 애들을 쫓아내니까 그 쫓아낸 애가 더 이상해... 이게 뭐야!



"신이시여... 이건... 또 하나의 시련...? 어째서 이제서야 지금에서야..."



남학생은 어떻게 보면 괴로워 하는 것 같았다. 감정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허공을 보던 남학생은 저에게 다가왔어요. 움찔 하며 피하려 했지만 너무 빨리 와서 피할 새도 없었어요. 빠르게 저에게 다가온 남학생은 한 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위로 하여 저를 바라보며 말했어요.



"그대는 '공주님'이요. 나의 마음을 두드린... 세상에 하나뿐인 공주요."



으아... 으아아...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너무 어이없는 말에 저는 대답할 생각도 들지 않아서 그대로 멈춰섰어요.






"헉...헉... 어디야?"



"아마 저쪽... 모퉁이 돌면 나올꺼야!"



나와 서영이는 전력을 다해 뛰었지만 결국 녀석들을 놓쳤다. 유나를 잡아 끌고 달리는 녀석들인데도 왜 이리 날랜 지, 아니면 나랑 서영이가 운동부족인가. 어찌됐건 계속 뛰어서 겨우겨우 녀석들의 자취를 쫓았다. 모퉁이를 돌아, 한적한 학교 건물 뒤.



"???"



"???"



달려와서 모퉁이 뒤를 본 우리는 그대로 멈췄다. 그리고 ???를 외쳤다. 그곳엔 현실엔 있을 것 같지 않은 기괴한 장면이 있었다. 일단 돌처럼 굳어져 서 있는 유나. 그건 우리와 같다. 그리고 유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왼 손은 가슴에 대고 오른손은 유나를 향해 약간 하늘을 향해 뻗고 있는 녀석. 마치 드라마나 만화에서, 기사가 공주에게 춤 신청이나 간지 부릴 때 하는 행동 같았기에, 우리는 멈춰서서 멍하니 둘을 쳐다봤다.



"......"



"......"



나와 서영이는 잠자코 쳐다보고, 무릎꿇은 남자애는 바닥을 보고 고개를 숙이고 있고, 유나는 어쩔 줄 몰라하며 시선을 이리저리 돌린다. 한 몇 초 정도 정적이 이어지고, 나는 조그맣게 속삭이는 소리로 서영이에게 말했다.



"...무슨 촬영 같은 거 하는거냐? 연극?"



"...글쎄. 일단 유나 납치했던 애들은 없는데. 남자 애 둘에, 저렇게 키 큰 애는 아니었으니까."



유나는 어쩔 줄 몰라하다 문득 우리와 눈이 마주쳤다. 당황한 눈초리였던 유나의 눈이 금새 풀린다.



"아빠~!"



"어 어 그래..."



일단은 오니까 받아줬다. 유나는 나에게 안겼다가 옆에 있는 서영이를 보고 말한다.



"뭐야! 잡혀가는데 왜 도와주지도 않고!"



"아니, 그러니까 난 잡기장난인 줄 알고..."



"어떻게 그게 잡기장난이야!!"



유나가 나와 서영이에게 그렇게 생떼를 부리고 있는데 한쪽 무릎을 꿇고 유나에게 손짓하고 있던 남자애가 우리 쪽으로 왔다.



"......"



"......?"



남자애는 아무 말도 하지 안고 다만 우리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우리도 하던 말을 그만두고 잠자코 남자애를 쳐다봤다. 분위기가 묘하게 어색해지자 유나가 팔을 휘저으며 나와 서영이, 남자애 가운데 사이로 서며 말했다.



"아, 아빠, 서영아. 이 애가 나 잡혀 있던 거 구해줬어! 이름이... 음 그러니까 이름이... 모르겠네."



"훗, 아직 내 소개를 안 했었나."



남자는 유나의 말을 듣고 같잖다는 듯이 씨익 웃더니 제자리에서 한 바퀴 빠르게 돌고서 손을 하늘을 향해 45도 정도로 뻗고서 말을 시작했다.



"내 이름은 최구원! 남고 1학년이지. 그래, 이름처럼 이 세상을 구원할 구세주! 그래 그런 사람인게지 나는 하하하!"



"......"



구원이라고 하는 그 아이는 그야말로 좌중을 압도하는 연극배우처럼 우리를 압도했다. 이런 거와 비슷한 애가 한 명 있지. 바로 박민준이. 하지만 민준이의 똘끼는 이 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저 혼자 한 바퀴 돌고 하늘을 향해 손을 뻗더니 자기 소개 하다가 갑자기 자화자찬을 하다니... 확실히 정상은 아니다. 잠시 정적을 유지했던 나는 일단 대답을 했다.



"어... 그래."



"그건 그렇고... 공주님의 이름이 유나셨군요. 이름까지 아름답구려... 나의 공주여!"



내 대답은 그대로 무시하고 구원이의 관심은 오로지 유나다. 공주? 아아, 똘끼가 더더욱 업그래이드 되는구나. 유나는 자기 이름 소개한 적도 없는데, 어떻게 우리가 얘기하는 거 듣고서 유나 이름을 알았나보다. 구원이는 다시금 이번엔 반대쪽으로 두어 바퀴 돌더니 아까 나와 서영이가 처음 봤을 때처럼 한쪽 무릎을 꿇고 한 손은 유나 쪽으로 45도 정도 들고서 고개는 살짝 들고 애처로운 눈빛으로 유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



“좋소, 공주님. 나와 사귀어 주시오.”



“이이... 몰라요! 나 갈꺼야.”



유나는 구원이를 무시한 체 이 곳에서 벗어나려 했다. 나는 의외의 유나의 모습에 살짝 놀랐다. 놀랐다기 보다는 조금 충격을 받은 정도이다. 지금까지 내가 본 유나는 항상 남들한테 지나칠 정도로 착해서, 나쁜 말 싫은 소리 한 마디 못하는 그런 애다. 근데 유나가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짜증 내는 건 처음 보는 일이다. 구원이는 그런 냉랭한 유나의 행동에 무릎 꿇은 걸 풀고 일어나 유나를 쫓으며 말했다.



“공주, 가지 마시오! 나는...”



“아 됐어요! 나 남자친구 있으니까!”



구원이가 계속 달라붙자, 유나는 이제 정말 남들한테 쓰지 않는 반말까지 신경질적으로 내뱉었다. 구원이는 ‘남자친구’라는 말에 생생하게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야, 정말 이건 민준이를 가볍게 제치는 똘끼다.



“나... 남자친구?! 누구... 아, 이건 말도 안되...!”



절망스런 표정을 지은 구원이는 충격이 큰 듯 뒤로 두세걸음 휘청거리며 손으로 머리를 짚었다. 유나는 구원이가 뭘 어쩌든 그냥 천천히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나는 별 말도 안하고 아무 짓도 안 하고 사태를 관망하는데, 물끄러미 구원이와 유나를 보고 있던 서영이가 한 걸음 나아가며 말했다.



“내가 유나 남자친구요.”



“......!”



아니 이놈의 서영이는 또 왜 나서서 X랄이야.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거 같은데... 아니나 다를까, 내 예상과 비슷하게, 구원이의 절망적이었던 표정은 순식간에 돌변해, 매서운 눈빛으로 서영이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서영이는 그저 무덤덤하다. 구원이는 아까와는 딴판인, 묵직하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결투하자.”



“...결투?”



구원이의 목소리는 작지만 또렷이 들렸다. 아까부터 계속 말했지만, 이 구원이란 애가 하는 게 진심인지 거짓인지를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정황 상 싸울 것 같진 않다. ‘결투’ 라고 하는데 구원이는 서영이를 노려보지만 무섭게 노려보는 건 아니고, 정작 싸운다면 싸울 대상인 서영이가 아주 심드렁한 상태라, 싸움이 성립이 안 된다. 그래서 그래도 만약에 싸움이 나면 말리기나 할까 하고 있는데 저 멀리까지 걸어 갔던 유나가 빠른 걸음으로 와서는 구원이에게 쏘아붙였다.



“그만 해요! 이런 식으로 저 괴롭히면 아까 걔네들이랑 똑같은 거니까!”



“아, 하지만 공주...!”



“그 공주인지 뭔지 그런 것도 하지 말구요! 가자, 서영아.”



유나는 구원이가 대답하려는 것도 끊고 세게 몰아세우고는 서영이를 붙잡고 자리를 벗어났다. 너무 빨리 일어난 일이라, 나는 어떻게 대응할 생각도 못 하고 일단 주춤주춤 유나와 서영이를 쫓았다. 뒤를 힐끔 보니 구원이가 처량한 눈빛으로 유나를 쳐다보고 있다.


작가의말

아 이거는 들어가면 큰일나죠 이거는! 들어갔어! 자 스파이더 마인 심어노코 야 이거 큰일났습니다 아 망했어요- 아아아 큰일났슴다 탱크 잃으면 큰일이에요 망했어요- 탱크 한기 깨졌고 망했어요- 무방비상태! 마인 심어노코 쭉 들어갑니다 아 망했어요- 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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