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되주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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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김태신
작품등록일 :
2011.09.29 13:55
최근연재일 :
2011.09.2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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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7.28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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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아빠가 되주센! - 059

DUMMY

“안 오네...”



“아씨, 뭐여! 밥 빨리 먹자니까!”



“기다려봐, 승희 안 오잖아.”



“에이씨! 밥이 우릴 기다리고 있는데에!”



“서영아, 가만히 있어!”



“야, 유나야, 이건 너무하지 않냐. 항상 일찍 갔는데.”



승희... 안 온다. 원래 우리는 모여서 조금 있다가 점심시간 중간 즈음에 가서 쾌적하게 밥을 먹곤 했는데, 점차 무리의 인원이 줄어들고 결정적으로 서영이의 성화로 밥을 빨리 먹게 됐다. 그런데 승희 기다린다고 이렇게 아우성이다. 겨우 5분 기다렸는데... 하긴, 승희 빼면 나머지는 다 우리 반 애들인지라, 승희가 오면 바로 출발하곤 했다. 승희도, 수업시간 끝나면 바로 우리 반으로 와서 괜찮았는데, 오지 않는다. 계속 아우성피우는 서영이를 유나가 제압했다. 자꾸만 안 좋은 느낌이 팍팍 든다. 결국에,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왔다.



“어디 가요?”



“6반 좀 가보게.”



“같이 가요...”



“그랴, 승희가 안 오면 다같이 가서 데려오면 되는 것이잖여! 바보들같이, 어휴, 내 시간.”



서영이의 투덜거림을 들으며, 유나까지 따라 붙어서 셋이서 복도를 신속하게 걸었다.








“......”



“없잖여.”



“그러게요.”



6반에 승희는 없었다. 몇몇 그 반 애들이 앉아있을 뿐 승희 자리는 텅 비어있다. 밥을 못 먹어서 정신이 나가버리려고 하는지 서영이가 급하게 아는 애 한 명 붙잡고 물어본다.



“야, 승희 어디 갔냐? 화장실 갔어?”



“어? 여자애들이랑 밥 먹으러 가던데. 수업 끝나자마자.”



“...!”



그 대답에, 나는 약간 충격을 먹었다. 이거, 완전히 무슨 전쟁 하자는거야?! 문자도 안 받고, 전화도 안 받고, 점심도 같이 안 먹고, 만나지도 못하고! 아주 화가 단단히 났나보다. 옆에 있던 유나가 걱정스런 표정으로 묻는다.



“아빠, 엄마랑... 진짜 싸웠어요?”



“모르겠어... 딱히 그런 건 없는 거 같은데...”



“에이씨, 승희 없는 거 맞지? 밥이나 먹으러 가자.”



눈치 없게 자꾸 옆에서 지랄하는 서영이에게, 유나가 주먹을 날렸다.








“휴후...”



“뭐 한숨이냐. 일 있나보지.”



점심 먹으러 가는 길. 나는 나오느니 한숨 뿐이다. 아무리 골똘히 생각해봐도 뭐 잘못했는 지 모르겠다. 기껏 껀수라면 어제 데이트 할 때 뿐인데... 인형 안 사줘서? 그런 걸로 삐치는 승희가 아니다. 그럼... 뭐!!



“유나야, 뭐 어디 편찮아?”



“응? 뭐가?”



“막 땀나는데... 얼굴도 빨갛고.”



“아, 괜찮아. 갑자기 막 덥네.”



“허긴, 아직 가을이여도 덥긴 하지.”



서영이와 유나가 하는 말도 나는 잘 들리지 않는다. 그래도 배는 고프니 일단 밥은 먹어야겠다.






‘있다.’



승희가 있다. 청소시간. 확실하게, 승희 청소구역은 교실이다. 나는 계단 청소인데, 같이 청소하는 친구한테 사정사정해서 부탁하고 승희를 만나러 왔다. 어제 이후로 처음 보는 승희. 역시 딱히 이상해 보이는 구석은 없다. 아파 보이지도 않고, 화난 것 같지도 않다. 여자애들이랑 얘기하면서 열심히 청소하고 있다. 나는 조금 긴장된 마음을 가지고 6반으로 진입했다.



“승희야.”



“......!”



나의 목소리를 듣고서, 승희는 표정이 싹 바뀌었다. 정말 단 0.5초 정도 나랑 눈이 마주치고서, 승희는 나를 외면했다. 허나 승희랑 얘기하던 여자애들은 내가 오니까 슬쩍 비켜주었다. 걔네도 내가 승희 남자친구인거 아니까, 알아서 비켜주나보다. 승희는 여전히 내 시선을 외면하며 빗자루질을 하고 있다.



“승희야.”



“......”



“왜... 문자도 안 받고 전화도 안 받아.”



“......”



승희는 여전히 대답이 없다. 나는 심각하게 무안함을 느꼈다. 솔직히 여기, 남의 반인데. 애들도 조금 이상한 눈초리로 쳐다본다. 분위기가 이상하니까. 승희는 이제 지상과제인 양 묵묵히 바닥만 쓴다. 다시금 말을 걸어봤다.



“승희야.”



“됐어, 저리 가.”



“......!”



승희는 굉장히 차갑고, 냉정하고 감정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깜짝 놀랄 정도로. 예전에, 그니까 학기초에 사귀자고 했다가 도망가서 승희가 삐쳤을 때도 이정도로 냉정한 반응은 아니었다. 게다가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그렇게 말하니까, 이건 정말 덜컥 겁이 날 정도로 무섭다. 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했길레 이러는 거지. 아니면 무슨 오해가 있어서. 한참 멍하니 있다가 다시금 말을 걸어봤다.



“저... 승희야. 그러니까 뭔가...”



“가라니까.”



“......”



여전히 냉정하고 감정없는 목소리. 하지만 그 목소리는 무언의 욕이었다. 꺼지라고. 그런 승희의 반응에, 화가 나기보다는 도리어 서글퍼지려고 한다. 승희가, 나한테 이렇게 대하다니. 대체... 뭐가 어떻게 잘못 된거야. 하는 수 없이 일단은 나왔다. 뒤로는 여자애들이 막 수군대면서 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일단 나왔다.







“엄마가, 그랬다고요?!”



“어... 이상하지...”



내가 기운없는 목소리로 대답하자, 유나는 언짢은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유나도 어이가 없나보다. 한참 말이 없던 유나는 혼잣말하듯 말했다.



“아빠가... 엄마가 그렇게 대할 정도로... 뭐 잘못한 건 없어 보이는데...?”



“그치? 아... 뭐가 잘못인 지 말이라도 해줬으면 좋겠는데... 아예 말을 못 걸게 하니까.”



“뭐야, 무슨 일이야?”



참견하기 좋아하는 서영이가 와서는 끼어든다. 하지만 나와 유나의 심각한 표정을 보고 심각함을 알아채고 심각한 표정으로 되묻는다.



“승희 일이냐?”



“어. 하아... 말을 아예 안 듣는다. 왜 그러나...”



“뭐 바람폈냐?”



“마, 내가 바람은 무슨...”



개소리를 지껄이지만 서영이도 걱정되나보다. 서영이도 유나와 마찬가지로 아까부터 진행된 경과를 지켜봐 왔으니까...







-야자시간. 원래 집중 안 되는 야자시간이지만, 승희 건 때문에 더 집중이 안 된다. 저녁시간에도 기어이 오지 않았다. 뭐, 저녁시간은 이제 포기하고 그냥 서영이랑 유나랑 갔지만. 근데 이렇게 말하니까 내가 엄청 쓰레기같다. 수업시간에도 집중 안 하고, 야자시간에도 집중 안 하고. 그렇게 공부 안 하는데 시험 잘 본게... 승희 덕이구나. 승희... 참 좋은 앤데. 갑자기, 불안한 생각이 머릿속으로 든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어찌됐건 승희의 태도는 분명하게 내가 ‘싫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대로 진행되서... 헤... 헤어지게 된다면...



‘싫다.’



그건 진짜 싫다. 이제 승희랑 안 사귀는 건 상상도 잘 안 간다. 안 사귀는 걸 떠나서, 사귀기 전에도 승희랑은 친했다. 싸웠어도 금방 해결하고 다시 친하게 지냈다. 이 정도로 사이가 소원해진 적은 없지만. 이것도 화해하면 되겠지, 하고 생각해 봤지만 그래도 또 불안하다. 뭔가... 화해가 안 될 꺼 같은 불안한 느낌. 아침부터 든 그런 느낌이다.



“...하아. 후우...”



“...? 유나야, 왜 그래?”



“아, 아니에요... 그냥 조금 어지러워서...”



혼자 생각하다 문득 정상적이지 않은 한숨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려 유나를 쳐다보니, 유나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얼굴은 빨갛게 상기돼서, 숨도 가쁘다. 물어보니 조금 어지럽다고만 하고 괜찮다고 하는데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다. 나는 속삭이는 소리로 서영이를 불렀다.



“서영아.”



“응?”



“유나, 좀 아픈 거 같은데.”



“어, 진짜네?”



“아니에요, 괜...찮아요.”



“미련하게 이 정도로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하지... 가만 있어보자. 지금 양호실 열었나?”



“글세...”



“거기, 아주 대놓고 떠드는구나.”



유나가 아프니까, 나랑 서영이랑 얘기하다보니 자기들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졌다. 지나가며 순시하던 학생주임 선생님이 껀수를 발견한 표정으로 우리에게 찾아오며 말씀하신다. 뜨끔 했지만 일단 유나가 중요하니까 용기내어 말했다.



“선생님 유나가... 아파서. 양호실 지금 열었나요?”



“어디... 어휴, 식은땀도 흘리네. 양호실은 잠겼을텐데... 그냥 일찍 집에 가서 쉬어라. 내가 담임선생한테 말 해 놓을게.”



“아니에요, 괜찮아요.”



“괜찮아 보이지가 않는데... 가도 된다니까, 유나야.”



“아니에요, 그냥 좀 엎드려만 있을게요.”



유나는 무슨 고집인지 그 벽창호이신 주임선생님도 조퇴를 허락하시는데 안간다고 버틴다. 결국 학생주임 선생님도 고개를 갸웃 하며 나가시고, 야자는 다시금 정적에 빠졌다. 정적은 아니다. 가녀린 유나의 숨소리가 들리니까... 승희 일도 심란한데 유나까지 왜 이러는지... 괜히 더 걱정되서 유나만 쳐다봤다. 유나는 엎드려서 숨을 쌔근쌔근 내고 있다.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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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76 치느
    작성일
    11.07.28 15:52
    No. 1

    아 .. 예지가 머릿속에서 그려졌어 .

    유나는 승희와 효성이의 그림이 다시 나눠지는걸로 나왔어 .
    계약에 이행에 따라 . 다시의식이 미래로 가고 있고 .

    똥덩어리효성은 언능 승희를 다시 돌려야되는데
    효성은 그걸 모르고 . 승희는 답답하고 .
    요 뭔가때문에 미래에도 이혼 한것구만? .

    아 . 스포 쩐다 . ..

    잘보고 갑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김태신
    작성일
    11.07.28 17:32
    No. 2

    읭 그정도로 정교하게 생각하고 쓴 건 아닌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9 애상야
    작성일
    14.01.06 14:33
    No. 3

    음... 떡밥이 모자라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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