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짖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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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연어진
작품등록일 :
2020.05.11 11:29
최근연재일 :
2020.06.1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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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21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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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쪽

관2

이 글은 실제 일어난 사건들을 토대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DUMMY

대출은 생각보다 쉽게 받을 수 있었다. 시가와 실제 매매가격이 너무 차이가 나고, 거래자체도 거의 없지만 은행은 폐촌에 있는 그의 집을 고평가해 주었다. 그가 사는 동네는 투기열풍으로 거품이 껴서 섣불리 손대지 못하는 곳일 뿐, 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곳은 아니다. 무엇보다 도시 중심에 위치해 있어 언제라도 가치가 상승할 수 있는 곳이다.


대출금이 찍힌 통장을 멍하니 보던 그는 차량을 인수하기 위해 차주를 만나러 움직였다. 같은 도시가 아니라 그가 찾아가야 했는데, 그 덕에 그는 계약할 회사를 미리 볼 수 있었다. 1호점인 본점은 서울에 있지만, 체인사업본부는 김포에 위치해 있었다.


“화물면허만 받으면 되겠군요.”


필요한 서류도 그 자리에서 김씨와 물류담당직원, 그까지 세 사람이 함께 움직이며 마련했다. 회사에선 계속 비 계약으로 운송기사들을 부르는 사정이라 다급했던 것이다.


“정밀검사는 받았고요. 시험은 내일 봅니다.”

“나 때는 같은 날 받았는데. 바뀌었나?”

“제가 그걸 잘 몰라서 따로 따로 신청했습니다.”

“그거 끝나면 교육도 받아야 하잖아.”

“네, 바로 다음날 교육이 있다고 하더군요. 교육 끝나면 바로 화물운송면허 나오고.”

“그거 말고 이박삼일인가? 가서 교육받으면 주는 것도 있는데... 하긴, 그건 비싸지.”


그도 알던 정보지만 30만원 가까운 돈을 내야하기에 일찍 포기한 선택지다. 가만히 생각하다 김씨가 말했다.


“운전하는 거 보니 잘하긴 하는데, 그렇다고 바로 배송 뛰면 안 되지. 면허부터 받고.... 며칠 내가 같이 다닐 거고. 첫 단추가 중요해. 정남이는 그동안 차 연습이나 해.”


“예.”


정남이가 아니라고 몇 번 말했지만, 날이라는 이름이 어려운지 김씨는 계속 정남이라 불렀다. 동네 터줏대감인 이씨도 그랬기에 그는 포기한 상태다. 물류 팀장은 오늘부터 일해주길 바라는 눈치였지만, 김씨가 못을 박는 바람에 말도 꺼내지 못했다. 밖으로 나오며 그 이야기를 하다 대화 주제는 차로 돌아갔다.


“시트는 마음에 들어?”

“네, 감사합니다.”

“블박이랑 후면카메라도 설치했어.”

“정말... 너무 감사해서...”

“아냐. 나중에 일하다 힘들면 내게 넘겨. 그게 조건이야. 사고 나서 손목이 시큰거려서 쉬는 건데, 몇 년 안에는 낫겠지. 차 다시 팔 땐 올려 받아도 돼.”

“예, 꼭 먼저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렇다고 시작한 일을 금방 포기하지는 마. 하다보면 알겠지만, 처음에는 말도 못하게 힘든데, 다 적응돼.”

“예.”

“무리해서 일 늘리지는 말고. 보통 일 시작하고 몇 달 지나면 자신 붙어서 두탕 세탕 늘리는데, 그렇게 무리하면 꼭 사고 나더라고. 나도 경험했고.”

“명심하겠습니다.”

“이 일 그래도 괜찮아. 세금 떼면 얼마 안 돼 보여도, 쉬는 날도 많고. 차량 유지비도 회사와 상의하면 반쯤은 내주게 이야기했고... 기름은 집에서 출퇴근해도 남을 거야. 남으면... 뭐 알아서 해. 남는다고 그 기름으로 두 탕 뛰는 사람이 많지만, 냉동기 돌리고 다니면 기름이 더 들어가. 그래서 많이 안 남지. 일 년 동안은 이 일만 해. 다른 일은 그 후에 잡아보고.”

“알겠습니다.”

“아, 그리고 박스 나를 때, 직원들 있으면 꼭 같이 날라. 그것도 이야기 했어. 체인점 직원들이 협조 안하면 물건 주지 마. 정남이는 본사 직원이야. 알겠지? 그래도 혼자 해야 할 때는 꼭 이거 차고.”


허리 보호대를 건네는 김씨에게 그는 미안함을 느꼈다. 순수한 목적이 아닌데 좋게 봐줘서 이것저것 챙겨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감사합니다.”

“크윽. 우나?”

“아, 하하. 아닙니다.”

“울 일인가... 나도 처음 일 배울 때, 이것저것 챙겨준 분이 있었어. 나중에 그분이 돈 빌려달라고 하데? 믿었던 사람이라 덜컥 빌려줬다가 날려먹었지. 그래도 그분 덕에 지금정도 사는 것이라 밉지는 않아.”


그 말을 그는 공감할 수 있었다. 김씨가 해주는 것이 너무 커 부담을 느낄 정도였으니까.


“걱정 말게. 난 돈 빌릴 정도로 어렵지 않으니. 들었지? 차 세대 돌렸어. 벌만큼 벌었고. 지금은 일 안하면 심심해서 하고 싶지만, 손이 이래서 힘들어.”


“예.”


차 앞에 두 사람이 멈춰 섰다.


“이게 내가 직접 산 첫 차야. 그 전엔 진짜 똥차를 샀어. 이틀에 한번은 수리하고. 돈이 아까워서 독학으로 수리까지 배웠지.... 그렇게 악착같이 벌어서 산 첫차야. 그래서 아무에게나 넘기기 싫더라고. 그때 만난 그 친구 오씨 알지?”


“예. 압니다.”


오씨도 그에겐 소중한 사람이 되었다.


“이 일하며 만났지만 진국이야. 힘들어도 내색안하고. 굳은 일은 자신이 하려고 들고. 나도 몇 번이나 도움 받았어. 그 친구가 자네 보니 우리 젊을 때 생각난다더군. IMF터지고 그 친구도 나도 뭐든 해야 했지. 우리 예전에 뭐 했나 들으면 놀랄걸? 흐흐... 그러다 이렇게 밑바닥에서 만났고.... 으그. 다 옛 일이지. 옛 일이야....갈게.”


‘감사합니다.’


그는 속으로 거듭 감사함을 표했다.


*


넘겨받은 차량을 끌고 그가 먼저 찾아간 곳은 트럭을 개조해주는 공업사였다.


“칸막이?”

“예. 앞뒤로 냉장, 냉동 나눌 수 있게 가벽 같은 것을 세우려고요.”

“용도는 알겠지만, 다 막으면 냉기가 뒤로 안 가는데? 냉동이라며?”

“아, 그런가요.... 더 생각해봐야겠네요. 좋은 생각이라 여겼는데.”


그는 급히 공업사를 빠져나왔다.


“냉기 구멍... 그걸 놓쳤군.”


그는 시신을 차에 싣고 다닐 생각이었다. 그를 위해 대출도 필요한 천구백만원이 아닌, 이천 오백만원을 받았다. 공업사 밖 통행이 적은 길가에 차를 세운 후 그는 고민했다. 그런 그의 눈에 공업사로 들어가는 차량 한 대가 보였다.


“아!”


그는 급히 다른 공업사로 차를 몰았다.


“공구함?”

“예.”

“공구함을 탑 차 안에 설치한다고?”

“예, 이것저것 넣어둘 상자가 필요한데, 움직일까봐....”

“봉 설치된 거 보니 고기 나르나?”


봉은 김씨가 전에 하던 소 돼지 운송을 위해 사용하던 것이었다.


“참치요.”

“아, 참치. 그럼 함을 아래쪽에 붙이면 되긴 하겠지만... 불편할 텐데.”


보통 화물 운송기사들은 더 많은 짐을 싣고 다니길 원한다. 구역이 정해져 그 구역 내의 모든 점포에 배송을 하는 일이 아니라면, 더 많이 배송할수록 돈을 더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는 개조해주지 않는 차 바닥을 좌우로 넓히는 개조도 성행했었다. 그런 사정을 잘 아는 공업사 기술자에게 그의 말은 이상한 것이었다.


“운전석에 지저분하게 이것저것 가지고 다니고 싶지 않아서요. 공구나 그런 것들.”

“음, 뭐 해달라면 해줘야지.... 그럼 방수처리도 해야겠네? 녹슬고, 혹시라도 기름이라도 흘러나오면 큰일이니.”

“방수... 네. 처리해주십시오.”

“언제까지 해줘야 하나?”

“빠를수록 좋습니다.”

“함 들어온 게 있나 모르겠네... 용접만 하면 되니...크으!”


문을 연 기술자가 신음을 냈다.


“추워라. 왜 돌리고 있나?”

“테스트 중이라서요.”

“꺼야 일하지.”

“지금 끌게요.”

“끄고 저리로 옮겨줘. 다른 건?”

“냉동 계속 유지하려면 배터리를 더 채워야 하지 않을까요?”

“응? 냉동을 유지해? 뭐... 배터리 추가하게? 어렵진 않지만, 몇 개나?”

“꺼지면 큰일이거든요. 고장 나도 이틀은 돌아갔으면 좋겠어요.”

“이틀?”


기술자는 가만히 그를 보았다.


“혹시 일 처음인가?”

“예?”


이렇게 쉽게 들킨 이유가 무엇일까, 그는 거짓말을 할까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예, 이번이 처음입니다.”

“음... 그래서 몰랐나보군. 차 시동 끄면 냉동기 꺼지는 거 알지? 아래 달린 컴프레샤.”

“시동을 끄면... 냉동기가 꺼져요?”


그는 넋이 나가버렸다. 순조롭다 여기던 그의 계획이 암초에 걸린 듯 멈춰서버렸다.


‘젠장!’


*


시동을 끄면 냉동기가 멈추는지 그는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그는 운전석에 만들어져 있던 온오프 스위치로 냉동기를 끄고 켜는 줄로 알았다. 그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지만, 차량의 시동이 꺼지면 스위치 작동과 무관하게 냉동기는 돌아가지 않는다. 엔진 회전축이 냉각 순환 펌프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모터라고 하면 아나?”

“컴프레샤가 뭔지 압니다.”

“알면 설명하기 쉽겠군. 그 컴프레샤를 돌려야 가스 순환이 이뤄지면서 냉각이 되는 거야.”

“에어컨 구조와 같군요.”

“그래, 근데 그 컴프레셔 돌리는 게 바로 엔진이야. 아니, 엔진과 연결된 축이라고 해야 하는지... 혹시 농기계 본적 없나?”

“예.”


본적은 있지만 직접 다루거나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에 대해서 잘 모르기에 그는 모른다고 답했다.


“봤으면 이해가 빠를 텐데.”


시골 태생은 아니었구나 싶으며 기술자는 경운기의 엔진 외부에 달린 원통형 동력전달장치에 대해 간단히 설명했다.


“경운기 같은 것들 팬벨트 이리 걸면 바퀴 움직이고, 따로 걸어서 또 다른 걸 돌리면 이앙기 되고... 그런 원리인데.”


경운기를 본적은 있고 자동차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가지고 있기에 그는 금세 이해했다.


“어? 그럼 그 벨트만 다른 곳으로 옮기면 되지 않나요?”

“그게 힘들어. 차를 전체적으로 손봐야 하지.... 전기모터를 달아야 하잖아. 어쩔까? 공구함도 다음에 설치할까? 아니면 공구함 설치하는 동안 무 시동 냉동기 검색해봐. 16년쯤에 상용화 된 건데, 이런 작은 차에는 안 달지만... 꼭 달아야 한다면...”

“무시동 냉동기요?”


솔깃한 그의 표정에 기술자는 아는 정보를 풀어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따로 에어컨 하나 다는 것이라고 보면 되는 일이지. 더위 많이 타는 사람들이 시동 끄고 차에서 잘 때 에어컨 운전석에 달고 그러는 거 못 봤나?”

“...본 것 같습니다.”


무시동 냉동기는 대기시간이 긴 대형마트의 입하장에서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모든 곳이 그렇지는 않지만 연결된 주차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매연을 내뿜는 대형 트럭들이 시동을 끄지 않고 대기하는 모습에 항의를 하자 그 책임을 운송기사들에게 넘기며 장치가 없는 경우 입출입도 못하게 하는 곳도 생겼다. 기술자의 설명을 듣고 그는 얼마 전 가본 물류센터에서 왜 냉동차량들이 공회전을 하며 대기했는지 알게 되었다.


“끄면 온도가 내려가니 시동을 끌 수 없는 것이었군요.”

“그런 문제 때문에 생긴 장치인데, 2016년 쯤에 상용화되어서 쓰고 있지.”

“제 차에는 없던데...”

“큰 차들에만 달지. 중소형트럭을 대기시간 긴 장거리 운송에 쓰지 않으니.”

“아아...”


기술자는 곧 무시동 냉동기의 원리를 설명했다. 탑차 지붕에 태양모듈을 설치하고, 배터리 추가해 소모되는 전력을 보조하는데 내부에 인버터장치를 달아 AC를 DC롤 변환한다는 설명이었다.


“인버터는 옛날부터 썼잖아. 아, 모르나? 시동 끄고 잘 때 쓰려고 에어컨 돌리려고 많이 달았지.”

“아, 그래서...”

“나도 들어서 잘은 모르지만 방송쪽 일 나가면 대기시간이 길어서 계속 시동 켜둘 수가 없잖아? 촬영장소 가까우면 시동 켜두면 소리가...동시녹음? 뭐 그런 것에 걸린다고 끄라고 한다던데... 이해는 가지? 엔진의 힘이 아닌 전기힘으로 냉동기를 돌리는 전환장치 만들어서 시동 끄면 전기로 컴프레샤 돌려서 냉동기 계속 돌아가게 하는 장치인데...”

“대충은 이해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설치 해 말아?”

“으으, 잠시 고민하겠습니다.”


실망감에 뒤로 물러나던 그는 기술자가 말해주지 않고 설치해도 될 일이었음을 떠올렸다.


“감사합니다. 말 안하셨으면 몰랐을 겁니다.”

“나도 전문가란 자부심이 있으니까.”

“....감사합니다.”

“고민해보고 찾아와. 안 그럼 오늘 설레발쳐서 공쳤다고 마누라에게 혼날 거야.”

“....꼭 오겠습니다. 아, 명함 주십시오. 모르면 전화 드리겠습니다.”

“뭘 명함까지... 저기 간판사진이나 찍어 가.”


급히 사라졌던 기술자는 따뜻한 캔 커피를 가지고 와 그에게 가볍게 던졌다.


“가봐. 차 들어와야 하니 어서 차 빼줘.”

“예...”


캔커피에는 공업사 안내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


밖으로 나온 그는 차를 세우고 멍하니 온도측정기를 보았다.


“기본적인 것도 모르고 있었다니.”


시험이 내일이라 그는 눈앞에 닥친 일부터 하나씩 해나가자며 집으로 향했다. 기출 문제집을 풀던 그는 머리에 들어오지 않아 잠시 뒤 책상에서 일어나야 했다.


“차라리 냉장고를 사야 하나.”


그것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안정감을 주지 못하는 집이라 불안감이 컸기에 그 선택을 하지 못한 이유가 컸지만, 그는 영화에서 미치광이 살인마들이 냉장고에 시신을 얼려두는 것을 자주 보았다.


‘미친놈은 되고 싶지 않아. 이미 미친 짓을 했지만...’


“미치겠네. 이제 어쩌지? 응?”


그가 말을 걸자 집돌이가 마루문을 긁었다. 그가 다가가 문을 열어주자 집돌이는 밖으로 나가 용변을 보고 아직 쌓인 눈으로 잘 덮은 뒤 느릿하게 다시 들어와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넌 참... 난 미치겠는데, 넌... 에이, 개야. 에이... 개.”


괜히 화풀이를 해봐야 듣는 시늉도 하지 않기에 그의 답답함은 더 커졌다.


“어쩌지...”


고민하던 그는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받아보기로 했다.


“형님. 저 날입니다.”

-아! 정남이? 무슨 일이야? 계약 했다고 들었는데.

‘날이라고요. 날...’


나이차가 많이 나지만 오씨와 김씨 둘 모두 그에게 형님소리를 강요했다. 둘은 그의 이름을 정남으로 고정해 부르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형님 혹시 냉동기 계속 켜둘 방법 아시나요?”

-계속 켜? 뭐 장사라도 하려고?

“장사요? 장사하는 사람도 있어요?”

-뭐 없겠어? 없지. 있나? 크흐흑! 아! 아이스크림 장사하면 되겠네?


농담이었음을 깨닫고 그의 표정이 굳었다.


-왜 그러는지 알아야 돕지.

“그게... 처음 하는 일이라 혹시 고장 나서 꺼지면 어쩌나 싶어서요. 시동 꺼지면 냉동기도 꺼지잖아요.”

-어, 그렇지. 내가 그 이야기 안 해줬나? 폐기나면 물어줘야 하는 일도 생긴다고. 물건 나갈 때 온도 체크하잖아. 운송 도중에도 온도측정기 계속 돌아가면서 10분마다 기록하고. 일지에 그거 내야 하니까, 시동 꺼트려서 냉동기 멈추면 나중에 문제 생기면 내 책임이지.


책임소재에 대한 말을 듣자 그는 가슴이 더 답답해졌다.


“저 들어보니 참치 한 박스에 십 만원 넘는다던데요. 그거 다 물어줘야 하나요?”


-응? 그건 아니지. 정남이는 거기 직영이잖아. 직원. 본래는 그쪽에서 차를 내줘야 해. 원래 그런데 자차 쓰잖아. 차 가져갔다고 차에서 생긴 문제로 덤탱이 씌우면 그건 도둑놈들이지. 뭐, 정비 제대로 안하면 정남이도 책임져야하긴 하지만.


“으음... 뭐 방법 없나요. 갑자기 꺼지면 대체할 방법.”


-있지. 비싸서 안달지만, 무시동장치라고 있어.


“아, 그거 들었어요. 많이 비싼가요.”


-냉동기 돌리는 모터를 전기로 돌리는 장치를 추가하는 거야. 변환장치를 달아야 해서 꽤 나가지. 몇 백 하지, 아마? 배터리도 달고, 지붕에... 아, 그거 윙바디인가? 윙바디면 태양열은 못 다는데?

“윙은 아니에요. 냉동으로만 쓰려고 옆문도 없앴다고 하시더라고요.”

-아아, 그랬던 것 같다. 뭐, 문 없애도 틈이 있어서 냉기 손실이 있지만.

“예?!”


이 또한 몰랐던 일이다.


-몰랐어? 바닥에 물구멍도 있어. 물청소 자주하잖아. 물 안 빠지면 빙판 되게?

“그렇겠네요...”

-응, 그래서 바닥에도 구멍 있고, 냉기구멍 있지? 찬바람 들어오는 곳. 거기도 어떻게 보면 외부공기가 주입되는 곳이지. 문에도 틈이 있고. 고무 오래되면 아무래도 그렇지. 그래서 조금씩 냉기가 빠져서 온도 조절하려면 시동 계속 켜둬야 해. 알지? 영하 18도 미만.

“예... 그건 들었습니다.”

-뭐, 크게 빠지면 틈 메꾸고 그래야하지만, 듣기론 손실 거의 없는 차라던데? 그래서 기름 값도 덜 나올 거야. 냉동기 계속 돌리면 기름도 쭉쭉 샌다.

“기름 값...”


시동을 켜두어도 하루 종일 돌리면 기름이 바닥나는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그 말에 그는 기름통을 들고 언덕을 오르는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한번 기름을 넣을 때마다 엄청난 가격을 지불해야 했던 것을 떠올리고 그는 마른 침을 삼켰다.


‘정말 냉장고를 달아야....!’


“형님, 혹시 작은 에어컨이나 냉동기 따로 설치되나요?”

-냉동기? 큰 차는 앞뒤로 냉기 나오잖아. 그거 냉동기 두 개 단 차도 있어.

“어?! 그래요?”

-차주 마음이지 뭐. 하나 더 달게?

“아... 그런데 만약에요. 전기선 연결해서 가동되고 그런 것도 되나요?”

-인버터 달아서 연결하면 되지. 그런 쪽에 관심이 많나봐? 아아, 알겠다. 차에서 자려고?


‘차에서 잔다?’


-캠핑카들 그렇게 개조하지. 나도 차에서 먹고 자고 할 때는 미니냉장고에 밥솥에 다 가지고 다녔지. 그땐 방송국일 했는데, 여유 공간 많아서 나중엔 두 칸짜리 냉장고도 싣고 다녔어.


대기시간이 긴 특수한 일에 대한 이야기는 기술자에게서도 들었기에 그는 금세 이해했다.


-그 이야기하니까 또 생각나는데, 우리끼리 하는 농담이 있어. 여름에 왜 해변에 사람들 바글바글하잖아?

“예.”

-거기에 차 끌고 가서 냉동서비스하면 대박나지 않을까 뭐 그런 농담이지. 굳이 해변이 아니더라도 회사 부근에 차 세우고, 한 시간에 만원만 받아도 기름 값 빠지고 짭짤하지 않겠어? 크허허.

“...크흐. 그거 괜찮겠네요. 한철 장사겠지만.”

-그래서 다들 안하지. 크허허허!


그도 곧 동종업계 종사자 농담에 빠져들어 공사장 인근에서 가장 높은 수익을 얻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 그는 여름의 공사장이 얼마나 견디기 힘든지 경험했었다. 당시 그는 삼십분에 한번 소금과 물을 마시며 뜨거운 철판 위를 움직여 철근을 나르고 묶어야 했다. 그러다 일사병으로 쓰러지는 경험도 했다. 신발이 녹아 달라붙는 철판 위를 걸으며, 화상을 입히는 철근을 만져야 했다. 당시 그는 겨울이 빨리 오길 바랐다. 그 당시 주변에 영하의 기온을 선사해주는 냉동차가 있다면 그는 일당의 반을 주고서라도 들어가길 원했을 것이다. 특히 점심을 먹고 난 후 더운 현장바닥에서 잠을 청해야 할 때라면 더 간절했을 것임을 그는 안다. 농담으로 시작한 대화가 그의 진지한 고찰로 이어지자 오씨는 웃음을 그쳤다. 그도 곧 그를 눈치 챘다.


“그런데 형님. 냉장고 가지고 다니셨어요? 그렇게도 개조하는군요?”

-개조는 아니고, 그냥 집에서 안 쓰는 냉장고 거기에 싣고 다닌 거지. 배터리 추가해서 달고. 냉장고랑 티비랑 달고 다녀서 한가할 땐, 그 차 몰고 낚시도 다니고 그랬어. 안에 텐트치고 자고. 캠핑카지 뭐.


‘방법은... 있다.’


그가 필요한 정보들이었다. 그는 왜 공구함을 설치했는지에 대한 답변도 준비해야 했다. 화물차의 경우 외부에 작은 공구함을 설치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가 매입한 차량에도 공구함이 달려 있다.


그가 커다란 공구함을 설치하려던 이유는 그 크기와 튼튼함 때문이다. 또한 열쇠를 달아 봉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관.


그는 공구함을 사자의 안식처로 만들려 했다. 큰 공구함을 많은 화물을 넣어야 할 공간에 넣는 것은 이해받지 못할 일, 비상식에 속하는 행동이었다. 운송해야 할 화물을 싣지 못하는 일이 생기면 배송이 끝나고 다시 배송해야 하는 일까지 발생한다. 그것이 공구함 때문이라면 억울함을 호소할 곳도 없어진다.


“형님, 제가 이것저것 넣어두려고 사실 공구함을 탑 차 안에 넣으려고 했는데요.”

-뭐? 크하하! 공구함? 그거? 쇠로된 큰 거? 노가다꾼들 차 뒤에 그거?

“예... 이상하죠?”

-아, 웃기기는 하겠지만... 이상할까?


풀죽은 그의 눈에 생기가 떠올랐다.


“안 이상해요?”


-으음, 누구였더라.... 전에 누가 침대 대신 공구함에서 잔다는 말을 했는데. 카고 차 인수했는데 공구함 달려 있었다고 했나? 완전히 붙여놔서 거기다 그냥 탑 올렸다더라고...오오, 그랬던 것 같다. 우리 일이 이래서 집에 못 가고 길에서 잘 때가 많잖아. 요새야 쉼터 많아졌지만, 옛날에는 그런 게 어디 있었나? 그냥 차 대고 자고 그랬지. 그냥자면 덥고 시동 켜면 돈 나가잖아. 그래서 문 다 열고 공구함에 들어가서 잤다던가 그랬지. 모기 때문에, 크허허허!


딱한 처지의 운전자들이 떠올라 그는 웃을 수 없었다.


“잠을요. 운전석에서 안자고요?”


-큰 차는 모르겠는데, 내 차는 작잖아. 정남이 차도 그리 크지 않지? 거기에 우리 차들은 선팅하기 힘들잖아. 해도 별로 티도 안 나고. 낮에 잘 때 생각해봐. 덥지, 밝지? 자겠어? 그래서 주로 탑 차 들어가서 자잖아. 나도 매트하고 침낭은 아직도 가지고 다녀. 철판이라 금방 뜨거워져서 그늘 찾아 차 세우고. 아, 그 말 하니까 생각난다. 전에 누가 칸막이 설치해서 아예 방하나 만들었던데.


“방을요?”


-어어, 좁아서 혼자 딱 누우면 끝이지만, 그렇게 칸 분리해서 살림 차려놓고 다니더라고.


숙박업소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금전적인 것도 있지만, 큰 차들을 주차할 공간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을 그는 들어 알고 있었다.


“방은, 으음... 배송물량 많아지면 어쩌려고...”

-그러니까. 보니까 분리는 쉽게 할 수 있게 장치를 달았던데. 귀찮아서 나중엔 여관 가서 자더라. 찜질방 생겨서 그나마 좋아진 거지.

“아...”

-웃기지? 참 다양한 사람들 많아. 우리 센터에 부부가 같이 다니는데 봤나?

“아뇨. 못 본 것 같아요.”

-있어. 부부가 매일 같이 다녔어. 차에서 살았지. 운전석 뒤에 그 좁은 곳에서 애까지 데리고 나와서 같이 다녔는데, 애가 크니까 이젠 같이 안다니더라. 아직도 재수씨가 가끔 나오긴 하고.


오씨가 준 정보는 그에게 더할 수 없이 소중한 것들이었다. 통화를 끝내고 그는 장거리 트럭운전사들의 삶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찾아보았다. 좁은 공간을 활용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많았다. 또 캠핑카에 대해서도 살펴보았다. 그를 통해 그는 많은 지식과 실현가능성을 찾아냈다.


“칸막이가 간편하긴 한데...”


간이 칸막이는 쉽게 구할 수 있는 물품이다. 사이즈가 다양하고, 용도에 따라 지지대를 바꿔 달면 공간을 여러 형태로 나눌 수 있다. 스티로폼이 들어가고, 나무와 가죽으로 겉면이 포장되어 있어 그렇게 약한 구조물도 아니다. 주로 냉장과 냉동을 동시에 운송할 때 쓰는 것이다. 그 판을 깔고 누워 잠을 청하는 이들도 많았다. 오씨의 말처럼 칸막이로 작은 방을 만들어 자거나, 설치하고 계속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허나. 그것들은 그가 쓰려는 용도와는 부합되지 않았다. ‘간이’ 라는 말에 담긴 의미를 되새기며 그는 칸막이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그는 사자에게 튼튼하고 침범하기 힘든 안식처를 주고 싶었다. 이는 훗날 비난을 감소하기 위해서도 법에 규정된 사체 유기에 대한 처벌기준 때문도 아니다. 그가 사자에게 미안했기 때문이다.


“역시 공구함이 좋겠어. 공구함은 공구함인데.... 용도는 잠자는 용도라고 해야겠군.”


그렇게 결정하려던 순간 그의 머리에 다시 냉장고가 떠올랐다.


‘냉동기를 따로 설치할 돈은 부족할 것 같고... 큰 냉장고를 사서... 그걸 공구함에 넣는다면...!’


“이거다!”


냉장고를 안 쓰겠다는 최초의 결심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공구함으로 가리고 냉장고를 그 안에 넣고, 코드를 연결해서 집에 오면 전기를 꽂아서 온도를 유지하면 되잖아?!”


기막힌 생각이라 자찬하며 그는 검색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가 원하는 관처럼 길게 옆으로 눕혀 사용하는 냉장고는 보이지 않았다. 모두 직립형이었고, 업소용 냉동고도 사람이 구겨져야 들어갈 수 있는 형태였다. 애써 편 사자를 다시 접을 수 없기에 그는 초조해졌다.


“정말 없나... 이 나라 기술력이 겨우 이거야?”


‘200리터짜리도 높이가 130cm밖에 안되잖아? 거기에 눕히면 안 되고...’


냉장고를 이동시킨 후에는 냉매가 안정하기 전까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상식을 가진 그였다. 그렇기에 직립 형태로 사용하게 만든 모든 냉장고는 그가 사용할 수 없는 것이었다.


“냉동 창고? 이건 배보다 배꼽이 더 크잖아. 물건을 실을 수도 없고.... 역시 냉동기를 추가해야 하나. 그건 전기로만 돌아가게 해서... 냉장고가 있으면 딱 좋은데, 길쭉한 냉동고는 없나...음...음... 음? 어!”


있었다. 옆으로 길게 만들어진 냉장고가, 짜 맞춰 만드는 것이 아닌 만들어진 기성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아이스크림 냉장고!”


그는 힘껏 자신의 머리를 쳤다.


“미친놈... 에이, 정신 나간 놈아. 이건 아니지...”


사자를 모욕하는 일이라며 그는 자책했다. 눈을 감고 죽은 이에게 잠시 사과를 한 후 그는 검색 기록에 뜬 아이스크림 냉장고를 마음속에서, 화면에서도 지웠다.


“그리 크지도 않고. 제일 큰 게 140cm면 구겨서 누우셔야 하잖아. 다리 쭉 펴고 계시게 만들어주고 싶은데....? 공구함 사이즈가 몇이었지?”


그는 먼저 자신이 산 차량의 화물칸 폭을 찾아보았다.


“2060. 넓구나. 벽체 두께가 있다고 해도 2미터짜리도 들어가겠다.”


시판되는 공구함은 400*400*1600의 크기가 있었고, 그보다 큰 것은 높이와 넓이가 500이었다. 상용화된 규격품들을 설치할 생각이었던 그는 제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음... 그래, 만들자. 크고 길게. 그리고 최대한 낮게. 공간 그리 차지하지 않게 하고, 내부에 방수처리하고. 스텐이라 녹은 안 슬겠지.’


그는 사자의 키와 체격을 떠올리며 필요한 수치를 적어두었다. 간단히 스케치까지 해 도안을 완성한 그는 다시 멍하니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았다. 왜 꽃을 그렸는지, 표면에 그린 십자가는 사자가 생전 가진 종교와 부합되는지 그는 고민해야했다. 그는 곧 중요한 점을 잊고 있음을 자각했다.


“아... 이걸 왜 싣고 다니는지 물어볼 텐데...”


그가 그린 그림은 누가 봐도 관처럼 보였다. 편안한 수면을 위해서 만들었다고 말하면 대부분 미친놈 취급할 것임을 그는 확신했다.


‘흡혈귀도 아니고 말이지...’

“아! 세울까?”


그는 다시 힘껏 머리를 쥐어박았다. 서서 자는 사람은 그가 아는 한 존재하지 않는다. 벽면에 부착해 세워두는 것은 사자의 영면을 방해하는 행위라 여겼다. 그보단 차량이 덜컹거리다 문이 열려 사자가 밖으로 나오는 일이 발생할 것 같아 꺼려졌다. 무엇보다 세워둔 함에서 잔다고 말하면, 정말 미친놈 취급을 받을 것이다.


“자자, 정신 차리고 다시 해보자....뭔가 중요한 것을 빼먹은 것 같은데...”


한 시간 후 먼저 그린 것보다 더 화려한 철제 관을 완성시키고 나서 그는 자신이 간과한 것이 무언지 깨달았다.


“...짐은 어디에 두냐, 이 멍청아. 으...미치겠군.”


그림 속 공구함은 차량의 중앙에 위치해 있었고, 화려한 장식들이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배송용 차량을 장례용 차량으로 만들려던 그는 또 다른 조언자에게 문의하기로 마음먹었다.


‘바쁘시려나.’


김씨가 전화를 받지 않아 시계를 확인한 그는 급히 종료버튼을 눌렀다. 벌써 12시가 다가오고 있었다. 혼자 고민하자며 돌아서려 할 때, 벨이 울렸다. 그는 김씨에게서 온 전화라 생각해 급히 받았다.


“여보세요.”


상대가 말이 없자 그는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냈다.


“예, 날입니다. 여보...”

-나에요.


인나였다. 그녀의 목소리에 그는 기쁨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꼈다. 기댈 곳이 필요했던 그는 책상을 잡으며 의자에 앉았다.


-듣고 있어요...?

“예... 인나씨.”

-밥은 먹었고요.

“물론이죠.”

-몇 번이나...

“두 번.”

-한번 먹었으면 화내려고 했는데.


그는 미소 짓는 자신의 얼굴을 쓸어 내렸다.


-날씨.

“듣고 있어요.”

-저 해외연수 다녀올래요.

“....예.”

-가서 괜찮은 외국인... 저 미국인이니까 우리나라 사람 만나면 거기서 살래요.

“진심인가요.”

-...아뇨. 농담인데. 나... 갔다 와도 될까요.

“기다릴게요.”


자신의 생각과 다른 말을 내뱉고 그는 입술을 가볍게 깨물었다. 그러나 들려온 인나의 말에 그는 후회를 멀리 보내버렸다.


-그 말이 듣고 싶었어요.


인나는 밥 잘 챙겨먹으라는 말로 통화를 끝냈다.




이 글은 픽션입니다. 등장인물의 이름과 단체등은 사실과 같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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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2 20.05.21 23 5 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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