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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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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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3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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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8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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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쪽

제 689화 월검향은 오늘도 구른다.

DUMMY

“좋아. 뼈랑 관절도 양호해. 잘 달라붙었어.”


2주 후. 네메시스는 아스카나의 수도에 건물 하나를 빌려 그곳에 임시 병상을 만들어 일행들을 치료하였고 하얀 가운을 입은 네메시스는 여러 가지 테스트 후 고개를 주억거렸다.


“세세한 부분은 시간이 해결해줄 거지만. 다만 람히르는 날개 상태가 좋지 않아. 켈렌트의 빛과 나의 시공간을 번갈아 가면서 사용한 탓에 회복이 늦어. 완전히 나을 때까지 비행은 힘들 거야.”


“그건 어쩔 수 없죠...”


두 명의 주신에게 힘을 모두 받아서 운용한 탓인지. 람히르의 날개는 회복이 더뎠지만. 다행히도 통증은 없었다.


“난?”


“벨라스트라즈는....”


벨라의 루비색 머리카락의 앞에 검은색 브리지처럼 일부가 검게 물들여져 있었다. 그걸 본 네메시스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볼을 긁적였다.


“나의 심장과 완전히 융합했어. 다만 몸의 괴리 때문에 원래의 모습인 드래곤으로 돌아가는 것은 한동안은 힘들 거야. 대신에 나와 마나의 날개를 공유해서 람히르처럼 힘을 끌어쓸 수 있을걸?”


네메시스의 마나의 날개도 원상 복귀되어 펼쳐져 있었고 그 기척이 벨라에게도 은은하게 나오고 있었다.


“...내가 쓴 만큼 당신이 약해지는 거지?”


“무한은 나눠도 무한이야. 별 차이 없어.”


“.....진짜 내가 당신의 힘을 막 써도 괜찮은 거야?”


“응. 주신과 과정은 달라도 결과는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편해.”


“....불멸자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하니 이해가 안 되지만 말이지.”


어찌 되었든 거짓말하는 기색은 없어 보이니 믿는 수밖에, 다만 네메시스의 대답에 람히르가 무언가 떠오른 듯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리고 보니 네메시스님은 창조주님 권한의 바깥이라고 했죠? 전투 중에?”


“아아. 그거? 난 창조주와 관계없이 필멸자들로부터 태어났거든. 이 이상은 말해줄 수 없지만.”


정말 아무런 문제가 없나 보다. 벨라는 이해가 될 것 같은 것 같으면서도 네메시스와 자신이 심장을 통해 연결된 것이 똑똑하게 느껴졌다.


“벨라도 나의 명백한 혈족이 된 만큼. 진짜 먼 미래에 벨라가 나의 모든 것을 받아야 할 수도 있어. 빨리 괴물로서 능력을 개화시키는 것이 좋을 거야.”


“...아직은 모르겠어.”

“괴물이라면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는 방법이지만. 벨라는 아직 필멸자의 몸이라. 당연한 거야. 그래도 느리게나마 몸이 이해하게 될 것이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


“당신이 능력을 알려주는 것이 좋지 않아?”


“그럼 단순한 복제가 되겠지. 하지만 그것은 벨라에게 맞지 않을 거야. 자신이 얻어낸 능력이야말로 자신에게 잘 맞는 법이거든. 난 여러 능력을 한몸에 억지로 넣은 결과. 오히려 어중간한 괴물을 알고 있어.”


“흐음... 알겠어. 괴물인 당신의 말이니까. 그게 맞겠지. 다만.... 나도 그 전투를 돕지 못한 것은 안타까워.”


벨라 자신이 잠든 동안. 세계의 존망을 두고 다른 일행들은 피 말리게 싸웠다는 것을 들었기에 그녀는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너무 그렇게 생각하지 마. 어찌 되었든. 좋게 해결된 일이니까.”


“맞아요. 벨라.”


“근데 드래곤 캐슬은?”


몸을 움직이게 된 후. 아스카나 하늘을 보았을 때 드래곤 캐슬은 사라진 상태였고 대륙 전체에서 느껴지던 1억의 드래곤들의 기척이 모두 지워졌기에 벨라는 궁금해하면서 질문했고 이에 네메시스는 쓴웃음을 지었다.


“회의가 끝나고 주신들은 모두 자기 갈 곳으로 갔어. 아마도... 미래를 준비할 생각이겠지.”


“용의 여왕은 평화를 사랑하지만. 바보는 아니니까...”


워낙 혼란의 시기라 세력을 확장하고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 시기였고 불멸자들 나름 방법을 다르지만 급한 대로 힘을 끌어올리고 있겠지. 어쩌면.... 미래에 자기 세력을 걸어야 할 정도의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그 사실을 모두가 이해하고 있었다.


“그럼 이‘다음의 일’은 언제 일어나는 거지?”


“그건 몰라. 나도 빛 속성으로 예지를 해보긴 했지만. 뿌연 상태야. 마치 무언가가 필사적으로 방해하는 느낌이랄까? 그것이 괴물 때문인지. 아니면 창조주에 의한 것인지 아무도 알 수 없을 거야. 오늘일 수도 있고, 내일일 수도 있고. 불멸자들의 시간 개념을 생각하면 수십 년 뒷일 수도 있지. 그 일이 일어나지 않는 한. 대부분은 연락도 하지 않고 군비를 키우는 냉전 상태로 도입할 거야.”


불멸자들의 시간 개념은 워낙 널찍하기에 네메시스는 다소의 시간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영원을 걷기에 그들에게 ‘잠시’란 수십 년이란 시간이었고 길면 한 행성이 그대로 삶을 끝내는 시점일 수도 있었다.


“냉전이라....”


“다들 서로가 무슨 꿍꿍이인지. 정확히는 모를 것이니까 말이지. 지금쯤 최악의 사태를 예상하며 나와 손잡을지 창조주와 손잡을지 저울질하길 바쁠걸. 중요한 것은 언젠간 때가 온다는 거고, 모두가 나름의 대비를 해둬야 한다는 거겠지.”


네메시스의 말에 적막감이 흐른다. 어쩌면 창조주와 싸운다는 미친 전쟁이 일어날 수 있기에 다들 속이 타들어 가는 기분이었다. 만약 그것이 일어난다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죽고, 그 규모는 얼마나 거대할 것인가? 전장이 될 곳은 산지옥이 될 것이 뻔했기에 침묵만이 흐를 수밖에 없었다.


“......네메시스.”


“왜? 월검향?”


“난 중원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네?”


“호오? 그 이유는?”


“힘을 키우기 위해서다. 그리고 내 속죄이기도 하지.”


월검향은 그렇게 말하고는 벨라를 바라보았고 그 시선에 그녀는 움찔! 떨었다. 다름이 아니라. 그가 그녀를 제압해 아스카나에게 보냈기 때문이었다.


“난 내 의지가 아니었지만. 이 드래곤을 아스카나의 마법사에게 바쳤지. 그리고 그 결과. 드래곤 하트는 적출되었고 이렇게 되었지... 솔직히 이건 씻을 수 없는 죄라고 생각한다.”


“월검향! 굳이 그렇게 생각할 필요 없어! 그때 네가 제정신이 아니란 것은 나도 안다고!”


“.....하지만 그 결과. 이 사태가 벌어졌지. 안 그런가?”


“.......”


결과적으로 벨라가 잡혀감으로써 냉전이 펼쳐졌다. 언제 터지질 지 모르는 시간폭탄처럼 말이다. 폭약에 불은 붙었고 그것이 언제 터질지는 모르는 상황. 그 말에 벨라는 말을 하지 못했다.


“이번 일은 어쩌면 모든 필멸자들을 끝낼지 모르는 여파. 그건.... 그 누구도 아닌 내 손에 의한 거였다. 내가 미리 파악해서 주문을 해제해놓기만 하더라도. 이번 일은 벌어지지 않았겠지. 이건... 나의 죄다.”


“...그리고 네 손으로 지켰지.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다들 생각한다만?”


그렇기에 불멸자들은 상황을 네메시스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다. 그로선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했으니까. 무엇보다 생명의 주신을 막음으로써 세계의 초기화를 막는 데에 큰 힘을 보태었으니까.


“내가 인정하지 못하겠어.”


“.........힘을 키우겠다는 것은?”


“나는 마교의 교주. 제일 약하다고 멸시당하긴 했어도 나름의 세력이 있어. 돌아가 다시 세력을 얻어 미래를 대비하겠어. 내가 직접 훈련한 이들이라면... 때가 되었을 때. 어느 정도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지.”


“저와... 헤어지는 거군요. 월검향.”


“이건 헤어짐은 아니야. 람히르. 네가 필요로 할 때. 나는 언제라도 돌아와 너를 도울 거야. 지금 항상 영원히.”


고백이나 다름없는 말. 그 말에 람히르는 볼을 붉히면서도 곧 피식! 웃었다.


“맞는 말이에요. 저희에게 시간은 많으니까요. 다시 만날 날이 기대되네요.”


“......근데 월검향의 수명은 어느 정도지? 잰 인간이잖아?”


벨라의 질문에 네메시스는 볼을 긁적였다. 그가 계산한 것이 맞다면...


“없어.”


“?”


“이번에 치료하면서 나노머신도 복구했어. 그건 몸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노화 세포에 달라붙어 초기 형태로 되돌려. 이론적으로 따지면 영원히 살 수도 있고 월검향 것은 자체 분열까지 해서 보충도 필요 없어. 다만 자기 생명 속성 뽑아다가 사용하는 기술은 쓰면 안 돼.”


“......그게 가능해?”


“가능은 해. 그래서 우리 4세계에 자발적으로 복종하는 권력가나 높으신 분이 많고, 이게 내 돈줄이거든. 수명 연장은 내 전문 분야야. 원래 플로라를 다시 만났을 때. 괴물이 되기 싫다고 하면 사용하려고 열심히 개발한 거지만. 이게 필멸자들을 부려먹기도 좋은 방법이라서....”


네메시스는 섬뜩한 미소를 짓고는 다시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가 밝게 미소지었다.


“4세계가 어떤 문화든 사회든 권력 윗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는 이유기도 하지.”


월검향이 자해적인 방법으로 생명 속성을 뽑아 쓰지 않는 이상. 문제없었다. 상대가 워낙 강대했기에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방법이라 그는 뒷머리를 긁적였다.


“쓰면 안 되겠군. 앞으로 람히르를 오랫동안 보려면.”


“....너라면 내가 평생 서비스해줄 테니 걱정하지 마. 너란 필멸자는 그럴 가치가 있는 친구니까. 내가 이렇게 높게 평가하는 필멸자는 몇 없어.”


“너에게 쓸모있는 도구가 아니고?”


“오! 도구 취급이라면 더 좋지! 귀한 도구라면 기름칠까지 해가면서 잘 아껴야 하지 않겠어? 마치 천하의 명검을 아끼고 갈고닦는 무림인처럼 말이지.”


능글거리며 응수한다. 월검향은 네메시스와 더 말해봤자 자신이 피곤해질 것임을 느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참! 그리고 보상 말인데. 중원에 돌아가면 내가 필멸자에게 쥐여 보낼게. 나쁘지 않은 보상일걸.”


“내단이나 줄 줄 알았더니?”


“불멸자들의 보상에 미치지 않으면 내 체면이 구겨져. 그리고 마침 말이 나왔으니까...”


네메시스는 가죽 주머니를 꺼내더니 월검향에게 던져주었고 그가 그것을 받고 내부를 보자. 섬뜩한 기운들이 그곳에서 흘러나왔다.


“내단? 하지만 내가 아는 것과는 다르군.”


“응. 요괴들은 몸 내부에 힘을 저장하는 데에 그것이 결정화되거든. 너희 중원인들은 내단이라 하는 것 같은데. 너희가 말하는 내단은 보통 마나를 내부에 쌓은 동물들 거고, 이건 진짜 요괴들 거야. 혼돈 속성이긴 한데. 무기나 방어구, 기타 용도로 가공하면 쓸만할 거야.”


“...꽤 많군.”


“666의 괴물 중에 요괴 출신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 다들 워낙 힘이 쌓여 있어서 주기적으로 외부로 이런 것들을 내놓거든. 저주받은 구미호 달기에 번뇌의 홍련, 방랑자 하은, 용녀 무슈 등등. 워낙 많은 괴물이 쓸데없다고 나 주는 경우가 많아서. 쌓아둔 거야.”


“....모두 위험해 보인다만?”


하나 같이 터질 것 같이 고동치고 있었기에 월검향은 네메시스에게 되물었고 그 의심이 진짜인 듯이 네메시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거에 서열 2자리 괴물의 힘이 담긴 것도 있어. 프레이야의 검을 가호를 받은 너는 괜찮아도. 다른 필멸자들이 손대는 즉시. 해당 괴물의 심상에 침식되어버리니까. 주의해줘. 거기 있는 내단 대다수가 악성이라 어떻게 될지는... 알겠지?”


“그 자리에서 미쳐버리겠군.”


“네가 이해 좋게 풀이하자면 현경에 있는 이도 중상. 화경 이하는 미쳐서 날뛸 거고 대부분은 머리가 터져 즉사, 심상 자체가 굳건하거나 깨끗한 존재나 저항할 수 있을 거야. 요컨대... 성인 정도는 되어야 다룰 수 있다는 거지. 그러니 너에게 주는 거야. 너라면 충분히 쓸 수 있고, 급한 대로 프레이야의 검에 흡수시켜서 충전하는 용도로도 쓸 수 있을 테니까.”


“요긴하게 쓰지.”


위험하긴 하지만 월검향이라면 충분히 쓸 수 있는 것들이기에 그는 품속에 넣었다. 그곳에서 느껴지는 악성이 주머니에 의해 차단되는 것을 보면 주머니 자체도 특별한 물건이 틀림없었다.


“이거 주머니는?”


“내 피부로 만든 거야. 지니고만 있어도 악성에 대한 상당한 내성을 줄걸?”


“윽!”


네메시스와 피부를 맞댄다는 말에 월검향은 기겁하며 주머니를 보았고 자기 피부로 만들었다는 말에 다들 그를 보았지만 멀쩡했다.


“.....너희 666의 괴물들이 만든 물건은 모두 미쳤어.”


“기왕이면 실용적이라고 해줄래? 나도 좋아서 내 피부로 만든 것 같아? 그게 아니면 거기 악성 통제가 안 돼. 그리고 하나 더...”


“그건?”


네메시스가 꺼낸 것은 빛의 사슬에 꽁꽁 묶인 달의 책이었다. 그것은 네메시스의 손에서 달아나려는 듯이 발버둥을 쳤지만, 봉인은 굳건했다.


“이건 네가 보관해줘. 가지고만 있어도 사용자의 마법 내성에 실시간으로 네가 원하는 정보의 추격이 가능해.”


“이걸 왜 나에게 주지? 네가 쓰면 될 텐데?”


“나는 못 써. 애초에 이걸 만든 놈은 날 너무 증오해서, 날 평생 귀찮게 하려고 만든 물건이야. 이걸 파괴하면 어딘가 숨어서 잠들어있던 다른 달의 책이 깨어나 다시 활동하지. 점조직처럼 박멸하기 힘든 게 만든 거라. 파괴하지 않고 이 모양으로 해둔 게 차라니 나아.”


달의 책도 간접적으로 이번 일을 일으킨 당사자이기에 월검향은 그것을 잡은 후. 내공으로 태울까 생각하다가 그만두었다.


“....나도 아스카나의 마법사처럼 미칠 가능성은?”


“넌 괜찮아. 애가 자꾸 나 귀찮게 하라고 꼬드기긴 할 텐데. 개소리니 무시하면 될 거야. 일단 이놈하고 계약을 맺으면 애는 네 노예나 다름없어. 날 엿 먹이려고 유도는 하더라도 정식 지배 같은 것은 못하게 되어있어.”


“.....그런데 아스카나의 마법사는 왜?”


“갠 원래 실력이 3서클이었어. 달의 책의 힘으로 그 수준까지 오른 거였지. 달의 책으로 힘을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은밀히 독을 타서 침식당한 거지.”


“경지가 낮은 이가 얻는다면 성장의 대가로 미쳐버리는 거군.”


“정확히는 나 엿 먹이게 하려고 움직이게 하는 것이 맞지만 말이지. 그래도 이 책에 써진 정보는 엄청 쓸모 있을 거야.”


“알겠어. 나도 속죄하는 겸 가지도록 하지. 계약은?”


“이 책의 소유자가 죽었을 때. 이 책에 피 한 방울 떨어뜨리면 돼. 네 힘이면... 이놈은 네가 살아있는 한 영원히 복종할 수밖에 없을 거야.”


네메시스의 말대로 월검향이 엄지를 물어 피를 떨어뜨리니 밝은 빛이 뿜어져 나오며 그와 책이 연결되는 것을 느꼈다. 마지막 발악으로 그에게 힘을 뻗어오긴 하지만. 월검향은 코웃음을 치며 뭉갰고 그러자 달의 책이 복종하는 것이 느껴졌다.


“힘 자체는 별거 아니군.”


“정보가 위험한 물건이거든. 너라면 이 책을 막는 감수로는 제격이지.”


“이게 네가 나에게 내리는 벌인가?”


“벌이라니? 너에게는 이익만 있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 그리고 적어도...”


네메시스는 달의 책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고 그러자 달의 책이 겁에 질린 듯이 움찔! 움직였다.


“이놈에겐 꽤 고통스러운 벌이 되겠지. 벗어나고 싶어도 네가 죽지 않는 한 벗어날 수 없고, 억겹의 시간 동안 정보만 토해내야 하는 신세가 되었으니. 이것으로 너도 나에게 죄책감을 가질 필요는 없어. 너도 나에게 빚을 졌다는 생각은 하고 싶지 않잖아?”


“....알겠다.”


결국은 네메시스와 월검향에게 서로 좋은 일이었다. 월검향도 달의 책의 정보가 얼마나 효율적인지 옆에서 아스카나의 마법사를 본 적이 있었기에 사용법은 알고 있었다.


“그럼 나는 가보지.”


“네?! 벌써 떠나게요? 월검향?”


“이 이상 시간을 끌어도 망설임만 커질 뿐이야. 람히르. 다들 움직인 이상 나도 빨리 움직이는 것이 좋아.”


“....잠시 기다려주세요.”


람히르는 황급히 방을 떠나더니 잠시의 시간 후. 쟁반 가득하게 쿠키를 가져왔다. 쿠키의 모습에 월검향의 몸이 떨려왔다. 이 자리에 고블린킹이 있다면 그 또한 그랬겠지...


“제가 만든 과자들이에요. 가면서 드세요.”


“...고마워. 람히르. 이건 이상한 것이 아니지?”


“네?”


“아! 월검향! 이전에 먹었던 것은 ‘실수’로 벨라가 만든 거랑 바뀌어서 이번에는 문제없어.”


“.....그때 그건 네놈 탓이었냐!!!!!”


네메시스의 설명에 월검향은 즉각 사태를 눈치채고 네메시스의 멱살을 쥐고 흔들었고 그도 지은 죄가 있어서 그런지 가볍게 웃으면서 당해주었다.


“실수야~ 실수. 그때 일의 유감이지만...”


“닥쳐라! 네메시스!”


“???????”


그 모습에 일행들은 모두 어리둥절할 뿐이었다. 월검향은 한참을 흔들더니 곧 놓아주었고 람히르가 만들어준 과자들을 말리고스가 준 주머니에 모조리 담았다. 확실히 불멸자가 직접 만든 신물이라서 그런지. 안에 뭐가 들어갔는지. 주머니를 잡는 동안 전부 기억이 되는 것이 느껴진다.


“이 이상 있어봤자. 네메시스 때문에 속 터져 죽을 것 같으니 그만 떠나마.”


월검향이 프레이야의 검으로 허공을 긋자. 그대로 세계 간의 경계가 열려. 2세계로 향하는 길이 생겨났다.


“몸 건강하셔야 해요. 월검향.”


“람히르. 너 또한 다시 만날 때까지 행복하기를.”


둘은 가볍게 포옹하고는 떨어졌고 월검향은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는 네메시스를 보았다.


“람히르를 울리면 죽이러 오겠어. 네메시스.”


“걱정하지 말고 다녀와.”

[그곳에 내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니.]


월검향은 네메시스가 의도적으로 뒷말을 자신에게 전한 것을 느끼며 수상한 듯이 그를 잠시 보았지만. 네메시스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웃고만 있을 뿐이었다. 여기서 추궁해봤자. 요리조리 빠져나갈 괴물이기에 그는 의심하면서도 2세계로 향했다.

자신이 살아가던 고향이자. 자신이 피를 묻혀 올라간 원래의 자리를 향하여....


“마법은 제대로 발동되었군.”


빛이 걷힌 후. 숨을 들이쉬자. 희박한 대기의 마나가 폐 속에 들어온다. 풍부한 드림랜드의 마나랑은 달리 마나가 부족하기에 마나를 체내에 체계적으로 쌓는 법이 발달한 고향 중원으로 돌아온 것이 실감이 된다. 그가 나타난 곳은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이었다. 여기는 그 무엇도 아닌....

마교 본교 만마전 내부. 그 중앙이었다. 월검향이 주변을 둘러보자. 그처럼 몸 내부에 마나를 쌓은 이들이 즐비했고 대다수가 악성이 진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특히 마기. 즉 어둠 속성을 쌓은 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 보니 우리가 다루던 마기란 것은 다른 속성이었군... 지금이라면 확실히 보인다.’


그렇기에 정순한 내공을 쌓은 정파인들과 이질적인 거겠지. 월검향은 다른 세계에서 배운 정보와 기존 정보를 종합하면서 주변을 살폈다. 자신을 보며 어리둥절한 이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일부는 익숙한 얼굴도 있었으나 그들은 늙어 있었고 대부분은 낯선 얼굴들이었다. 하긴 당연하다. 이곳과 1세계의 시간의 흐름은 달랐고 2세계는 크로노스의 영향으로 유독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세계. 월검향이 이곳을 떠나있는 동안. 이곳은 수십 년이란 시간이 흘러갔을 것이다.


“침입자다!”


빛과 등장한 낯선 존재이기에 저것은 당연한 반응이겠지. 월검향은 내심 끄덕이며 천장에서 뛰어내리며 자신을 향해 칼을 내지르는 이들을 볼 수 있었다. 꽤 반응이 빨랐다.


‘교주 살수부대 무영대이군. 숫자는 10명? 왜 이렇게 적지?’


“.....죽이지는 않으마.”


느리다. 불멸의 육체와 괴물의 육체를 지닌 존재들과 비교하면 너무할 정도로 느리다. 그들의 경지는 분명 육체에 비하면 놀라울 정도지만 필멸자의 육체란 오류의 덩어리. 그렇기에 반응의 허점이 또렷하게 보인다. 월검향이 천천히 걸어갈 때마다 한순간에 점혈 당한 무영대원이 지면으로 쓰러져가고 그는 만마전의 중앙에서 내려다보는 이를 보았다. 흘러나오는 어둠 속성으로 봤을 때. 분명 현경의 경지에 있는 이였다.


“하! 어떻게 이곳에 침입한 것인지 모르지만. 본교의 중심에 와서 네가 살아나갈 수 있을 거로 생각하는가?”


“네가 현 마교 교주이군. 내 자리를 돌려받으러 왔다.”


“.....뭐라고? 단단히 미쳤구나!!!”


눈앞의 이는 모르겠지. 실제로 자신을 알더라도 과거의 월검향은 화경의 벽에 막혀있던 자. 그렇기에 제대로 된 인정조차 받지 못했다. 강하긴 했으나 절대적인 강함은 아니었으니까. 정마대전으로 마교 인원이 많이 죽었기에 그가 교주가 될 수 있었다. 그렇기에 현재 현경인 눈앞의 교주에겐 신분을 밝혀도 의미가 없겠지. 월검향은 그 사실에 입꼬리를 올렸다.


“네가 교주라면 힘으로 증명해라.”


“하하하하하! 어디서 굴러왔는지 알 수 없는 놈이. 감히 본좌에게 도전을 해?”


“무언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군. 이름 모를 교주.”


“?”


“너와 나의 격차를 볼 때. 네가 나에게 도전하는 것이지. 내가 도전하는 것이 아니다.”


월검향의 말이 끝나자마자 살기와 함께 교주의 주변으로 힘이 폭주해간다. 그 모습을 보며 월검향을 콧방귀를 뀌며 그 또한 힘을 피어 올릴 뿐이었다. 그러자 만마전 내부가 모두 월검향의 힘에 잠식되었고 다른 이들도 힘을 끌어올렸지만 모두 압도당해 짓눌러질 뿐이었다.


“어떻게!!!!”


“내가 겪은 일들을 말해줘도 믿지 못할 거야.”


같은 현경이라도 월검향은 괴물과 불멸자들과 치고받으면서 쌓은 경험 자체가 다르고, 그의 몸은 나노머신으로 인해 이제 인간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 인간의 오류가 모조리 해결되어 육체 성능이 4세계 괴물만큼이나 끌어올렸기에 경험과 힘에 있어서 이미 666의 괴물이나 다름없게 된 상태였다. 그 무엇도 아니라. 최강들과 싸워 지금 이 상태가 되었으니까 말이다. 마교 교주도 단순한 기의 차이로도 자신이 압도당하는 모습에 식은땀을 흘렸다. 중원인의 시야로 볼 때. 저것은 말도 안 되는 힘의 총량었기에...


“곱게 내놓을 텐가?”


“웃기지 마라!!!!”


“그래. 이래야. 내 고향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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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끝인가?”


제압 완료. 반나절이나 걸려 합류해온 이들까지 모두 제압을 했다. 월검향은 이 사실에 이상한 것을 느꼈다. 생각보다도 인원이 적었기 때문이었다.


“이상하군. 내가 알던 마교는 지금보다 훨씬 강했을 텐데. 왜 반 토막이 되어있지?”


“괴....괴물!”


“....그 단어는 꺼내지 마. 그놈들은 지긋지긋하니까.”


단지 숨을 쉬기만 하더라도 대기의 모든 마나가 월검향에게 빨려 들어와 단전을 채운다. 용의 여왕의 서비스인지. 아니면 나노머신의 효과인지는 몰라도. 월검향은 지친 기색 없이 달려드는 모든 인원을 제압할 수 있었다. 이 말도 안 되는 현실에 눈앞에 헐떡이고 있는 교주는 그렇게밖에 말할 수밖에 없었다.


“달 형태의 검강! 설마... 전대 교주님이십니까?”


“그래. 이제야 눈치를 챈 이가 있군. 아니면.... 실력을 모르니 지금까지 모른 체했던 거냐? 원로들?”


“그럴 리가요! 다만 진짜인지 알 수가 없어. 지켜봤을 뿐입니다!”


‘거짓말.’


사용하는 검법을 보고 눈치를 챘더라도. 그들이 아는 월검향은 현 교주를 이길 수 없었기 뻔했기에 잠자코 있었던 거겠지. 가세하지 않는 것은 월검향이 현 교주에 도전할 자격이 있었기에 입 다물고 빠져있었던 거였을 것이다. 애초에 원로들은 교주를 견제하는 자리인 만큼 나설 이유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 띄워주는 이유는 단 하나. 현재 월검향의 힘을 인정한다는 거겠지. 그렇다면 조금 놀라게 해줘서 따르게 해줘야겠지.


서걱!


“!!!!!”


월검향이 전대 교주의 목을 참수하자. 원로들이 놀란 눈을 했다. 전투 중에 죽인 거면 문제없지만 제압이 됐으면 부교주로 두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야 마교의 전력을 스스로 깎아 먹는 것은 예방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교주!”


그것은 월검향을 향한 것인가. 아니면 전대를 향한 걸까? 월검향은 장난기 어린 미소를 최대한 억누르며 성스러운 빛이 깃든 손으로 전대 교주의 머리를 주워 다시 몸에 끼웠다.


“<리저렉션>!”


“하아!? 하앗!? 내 목이 붙어있어!?”


“!!!!!!”


‘그래. 꽤 놀란 눈을 해주니 보기 좋군.’


“오늘부터 넌 부교주로서 나를 보좌해야 할 것이다. 전대 교주. 죽음으로 나에게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나는 언제라도 너를 죽음에서 끌어내 써먹을 것이며, 네가 충성하는 한. 너에게 죽음은 없다.”


“!!!!!”


전대 마교 교주의 눈에 저항심이 사라지는 것이 보인다. 그래. 이것으로 웬만하면 배신하지 않겠지. 마교가 힘을 숭배하긴 해도 그 근본은 종교 단체였다. 그런데 교주가 된 이가 죽은 자를 부활시키는 이적까지 부리니 복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월검향은 모든 계산을 끝마쳤다. 그는 기감을 확장해 마교의 십만 대산은 물론 그 바깥까지 나아갔다. 원래라면 불가능하나. 감지 마법을 통하면 읽어낼 수 있었다.


“....십만 대산 아래에 이질적인 기척이 느껴지는군. 수천의 정파인? 이놈들이 여기까지 오는 동안 네놈들은 뭐한 거지? 마교의 힘은 상당히 위축됐고,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그건 제가 설명하겠습니다.”


“....신녀군.”


마교의 무녀로서 미래를 예언하고 조언하는 제사 등을 담당하는 직함이었다. 힘은 없지만. 종교적인 권위가 엄청나 교주라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상대였기에 월검향은 눈을 좁혔다.


“말해라.”


“최근 일어난 정마대전에서 저희가 대규모로 패퇴, 무림맹이 이곳까지 밀고 온 겁니다. 이곳에서 저희는 어떻게 막을 것인지 회의하던 참이었습니다.”


“........이 멍청이들이!!!!”


월검향이 전대 교주를 노려보자. 그는 할 말이 없다는 듯이 지면에 머리를 박아 엎드렸다. 일단 복종하기로 한 이상. 철저한 저자세였다.


“할 말이 없습니다... 교주님.”


“....내가 가지.”


월검향은 고향에 돌아와서도 할 일이 많은 것을 느끼며 아래에 마법진을 펼쳤고 그것은 확장되어 대규모가 이동할 수 있는 넓이가 되었다.


“나의 힘이 궁금한 자. 아래에 나타난 진에 들어와라. 너희가 앞으로 따라야 할 교주의 힘을 직접 보여주지.”


작가의말

이 작품이 온갖 짬뽕이 되어가는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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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689화 월검향은 오늘도 구른다. +1 24.07.08 46 2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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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7 제 686화 모두의 힘을 하나로! +1 24.06.18 20 2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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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2 제 681화 5세계의 문을 연 결과. +1 24.06.11 16 2 2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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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7 제 676화 네메시스를 막아라. +1 24.05.21 20 2 15쪽
676 제 675화 탐식의 괴물. +1 24.05.21 22 2 21쪽
675 제 674화 월검향의 심상. +1 24.05.21 18 2 25쪽
674 제 673화 드워프를 구하라. +1 24.05.20 19 2 17쪽
673 제 672화 시간 싸움. +2 24.05.20 22 2 17쪽
672 제 671화 인질. +1 24.05.20 17 2 22쪽
671 제 670화 사라의 함정. +1 24.05.20 18 2 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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