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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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추적자
작품등록일 :
2008.06.1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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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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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5.2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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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16화

DUMMY

16화 낚시에 걸린 자가 새로운 낚시를 시작해 버렸다.






그것은 천천히 디스플레이를 바라보았다. 완벽한 자들은 따로 함장실에서 자신들끼리 회의 중이고 감시자 출신인 자는 방에서 쉬고 있겠지. 옆을 바라보자 불안한 눈으로 바닥을 바라보는 동포가 있었다. 그 동포는 다른 동포와 이야기를 하다 무언가를 눌러 위치가 추적되게 한 자였다.


딱히 인원이 많은 것도 아니었기에 지금 당장은 처벌이 없지만 끝까지 아무런 일도 없을 거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것은 회백색의 벽들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리고 저쪽에서 갈색 머리의 어린 ‘먹이’가, 아니 ‘도구’가 다가왔다.


그 싱싱한 뇌를 맛보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도구’에게 말을 시킬 준비를 한다. 중앙에 있는 ‘중요 도구’, 아마도 이 전함의 오퍼레이터인 갈색 머리의 여성형 인류가 조작을 한다. ‘도구’가 일정한 말을 했다. ‘중요 도구’는 음성만을 저장한다. 그리고 추적자들에게 음성 데이터를 전송한다.


-이봐.-


실수한 동포를 불렀다.


-무, 무슨 일이지?-


-이번 일이 성공한다면 네 실수는 이제 사라지는 거야.-


동포가 눈을 크게 뜬다. 속으로 웃고는 다시 정신을 집중, 언어의 형태로 가공해 보낸다.


-이 속임수는 알아도 걸릴 수밖에 없어. 그러니까 안심해라.-


-그렇군.-


다시 디스플레이를 바라본다. 일순간 연결된 통신을 끊을 것을 지시했다. ‘중요 도구’옆에 선 ‘도구’가 다시 식욕을 돋운다. 하지만 참자. 이제 입맛대로 골라먹을 수 있으니까. 아이의 뇌를 말이다.






사이토는 방으로 가려고 했다. 가서 푹 자려고 했다. 갑작스레 생각난 비만에 대한 기사가 아니었다면. 역시 밥 먹고 바로 자는 것은 몸에 좋지 않다. 게다가 루이즈는 그가 무단으로 외박한다면 매우 화낼 것이다. 비록 모트 백작이라는 든든한 인맥이 생겼어도 자신의 힘이 결국 루이즈와의 계약에 의해 생긴 거라는 걸 생각해볼 때 그녀에게 공격당할 이유는 만들지 않는 게 좋다.


“저, 저기. 집사님.”


“무슨 일이신가요?”


방을 안내하던 집사가 물었다.


“모트 백작님께는 죄송하지만 아마도 지금 가봐야겠다고 전해주셨으면 합니다.”


“저기 이유가?”


“제 신분이 뭔지 아시고 계실 겁니다.”


“그러고 보니 발리에르 공작가의 삼녀의 사역마셨군요.”


“아무래도 무단으로 외박은 좀.”


집사가 미소 지었다.


“그러시군요. 그럼 나중에 최대한 신속히 들리시길. 백작님이 섭섭해 하실 테니까요.”


“물론입니다.”


“그럼 말을 준비해드리겠습니다.”


자신은 말을 몰 줄 모른다.


“아뇨. 그냥 걸어가겠습니다. 운동도 할 겸요.”


“유능한 검사셨지요. 과연. 밤중에도 단련하시는 건가요? 훌륭하십니다.”


검사는 무슨.


“단련 정도는 아니고요. 하하하.”


사이토는 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고 집사의 인도에 따라 저택을 나섰다. 어두컴컴한 하늘과 대지가 보였다. 잠시 인상을 쓰고는 트리스테인 마법학원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는 어둠 속에서 조금의 주저도 없이 말을 몰았다. 짙은 암흑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밝은 별들의 인도만으로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을 가볍게 하고 있다. 시간은 넉넉하기에 오랜만에 스포츠로만 하던 승마에 열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며 그는 고삐를 잡은 손을 움직였다.


결국 자금은 얻지 못했다. 아니 거기서도 어떻게 할 방법은 있었지만 기가 막혀 그냥 돌아왔다. 물론 충분한 시간이 있으니까 다급하게 행동하지 말자. 지금 자신이 책임져야 할 일은 전에 비해 매우 적다. 그게 슬픈 일이기는 하지만.


뒤에서 두 명이 따라온다. 그들이 경계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뭐 익숙한 거니 전혀 상관하지 않지만.


“저, 저기.”


뒤를 돌아보았다. 약간 질린 표정으로 콜베르가 말한다.


“처, 천천히 좀 가시지요.”


고삐를 살짝 잡기를 여러 번 하자 말의 속도가 줄어든다.


“그건 좋은데. 자네는 트리스테인 마법학원의 교사였지?”


“아, 네. 그렇습니다.”


“자네는 지금 지쳐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빨리 가는 게 좋을 거라 생각하네. 뭐 상관없다면 괜찮지만.”


“무슨 소리입니까?”


“어떤 일이 끝나고 어떤 일이 시작되었을 뿐이지.”


콜베르가 멍한 시선으로 본다.


“그래. 세상에 만연한 것들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자네의 입장에서는 신경을 써야할 일일 걸세.”


“대체 무슨 소리입니까?”


“그걸 알기 위해서도 자네는 빨리 움직여야 하는 걸세.”


콜베르가 고삐를 휘둘러 말의 등을 치고 박차로 말의 배를 찬다. 말이 더 빨리 움직이기 시작한다. 타바사도 속력을 올린다. 카서스 자신도 아까 전처럼 빠른 속도로 움직인다. 가깝게 스쳐지나가는, 다른 사람에게는 검은 색의 무언가로 보일 나무들을 살짝 바라보다 다시 앞을 바라본다. 목적지가 보인다.


카서스는 트리스테인 마법학원 정문에 도착하자 말에서 내렸다. 말이 어딘가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말의 행방을 멍하니 쳐다보던 콜베르와 타바사가 마구간으로 말을 몰려 한다.


“이봐. 콜베르.”


“무, 무슨 일이지요?”


“혹시 지금도 왜 빨리 와야 했는지를 이해 못 한 걸로 보이는데 맞나?”


콜베르가 고개를 끄덕였고 카서스는 손으로 한 방향을 가리켰다. 콜베르가 잠시 쳐다보다 표정을 바꾸고 마구간이 아닌 곳으로, 본탑으로 달려갔다. 가만히 바라보던 타바사의 표정이 잠깐 일그러졌다.


“당신, 가지 않아?”


“물론 갈 생각이네. 그것보다 자네야말로 마구간으로 말을 데려가지 않는 건가?”


카서스는 느긋하게 걷기 시작했고 타바사가 말에 탄 채 그 뒤를 따라왔다.


“할 말이 많은 것 같군.”


“당신, 누구?”


“카서스다.”


타바사가 고개를 흔든다.


“알지 못해.”


“그러면 그걸로 족하네. 필요 없는 것을 알아봤자 별 의미가 없지. 물론 탐구욕으로 살아가는 자한테는 그것이 최고의 보람이지만.”


카서스는 계속 발을 옮겼다.


“당신 위험인물.”


“부정은 하지 않겠네. 하지만 어째할 수 있는가?”


카서스는 웃었다.


“내겐 무리.”


“그럼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만?”


타바사가 고삐를 고쳐 잡았다.


“당신.”


“질문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들어주지.”


타바사가 누구, 라고 하려다 말을 고치는 게 들린다.


“루이즈는 어떻게 할 생각?”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라네. 약간의 도움을 주기는 하겠지만.”


“루이즈. 당신 주인.”


이거 웃긴 말이군.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나?”


“아니. 하지만.”


“그녀는 나의 소환자일 뿐이지.”


타바사의 시선이 강해졌다.


“무릇 주인이란 호칭은 무언가를 소유하거나 지배하여 주도권을 이끌어가는 위치에 있어야만 붙일 수 있는 것이지.”


타바사가 고개를 끄덕인다.


“그녀는 나에게 그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네.”


“하지만 당신. 룬이.”


“아아. 이 룬 말인가? 이게 어쨌다는 건가.”


카서스는 왼손의 손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주변이.”


카서스는 고개를 저었다.


“그것은 이 세계에서의 상식에 근거한 것이며 또한 그 상식이란 걸로 부른 존재를 얽매게 하는 데 성공했을 때만 가능한 것이네. 물론 이 룬이 보통이라면 그 상식대로 진행하게 하겠지만.”


타바사는 침묵을 지켰다.


“뒷말이 필요한가?”


타바사가 고개를 저었다.


“그럼 당신은.”


타바사가 주저했다.


“간단한 걸세. 아주 간단한 걸세.”


타바사가 응시한다.


“그녀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나에게서 지속적으로는 주도권을 빼앗을 수 없지. 그리고 룬에서 부여되는 효과나 주변의 시선은 나를 얽매게 할 수 없네. 그래. 간단한 걸세. 그녀는 나의 주인이 아니야. 그녀는 그저 소환자에 불과해. 그래. 이 상황에서 굳이 주인을 따지자면……”


카서스는 일부러 말을 끌었다. 타바사가 침을 삼켰다.


“내가 그녀의 주인이 되는 걸세.”


카서스는 웃고는 본탑으로 걸어갔다.






콜베르는 말을 몰았다. 말에서 나는 열기가 뜨겁지만 그걸 가릴 때가 아니다. 본탑에 큰 구멍이 있었다. 학생들이 여럿 나와서 뭔가를 떠들고 있었다. 목표의 말은 무심결에 놓칠 수가 없다. 정말로.


목표는, 그건 진짜로 괴물이다. 어떻게 처음 간 집에서 수십 미터나 떨어진 곳에서 난 대화를 들을 수 있었는가. 물론 처음에 마법 물품으로 어떻게 한다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지만. 모트 백작은 목표를 모르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일부러 자기 집에 도청용 장치를 부착할 위인은 별로 없다.


그리고 어째서! 그것은 학원의 일을 알고 있단 말인가. 그것은 현재까지의 모든 마법을 무시한다. 어떠한 장비도 없이 뭔가 아주 긴 영창도 없이 알아차렸다. 이 사태를.


“어쩌면.”


지금 본탑으로 달려가는 것보다는 목표에게 따지는 게 옳은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게 가능하다는 전제 조건이 붙지만.


콜베르는 말에서 내렸다. 어둠 속에서 흐릿하게 학생들의 모습이 보였다. 말을 몰다가 충돌하면 학생이 즉사할 지도 모른다. 근처에 있는 학생을 불렀다.


“자네. 거기 자네.”


본 적이 있는 금발 머리의 학생이 있었다.


“저를 부르시는 겁니까?”


분명히 그라몬 원수의 아들이었다.


“자네는 분명히 양호실에서 요양조치를 받는 중이었을 텐데?”


“그, 그렇습니다만. 이런 난리가 나면 나올 수밖에 없잖습니까.”


그럴 듯하다.


“그런가. 그렇다면 이 말을 마구간으로 보내주게. 자네에게 처해진 처분을 풀어줄 테니까.”


“진짜요?”


기쉬가 희색이 가득한 얼굴로 묻는다. 확실히 일주일간 방에서 혼자 있으려면 지겹기야 하겠군.


“대신 말을 잃으면 내 과목에서의 학점은 앞으로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말을 두 마리나 잃으면, 그것도 하루 동안에 잃는다면 마구간에서 말을 빌리는 건 사실상 무리이다. 안 그래도 나름대로 준마를 잃어 보상금만 해도 골치가 아픈데. 기쉬가 말을 끌고 사라진다.


콜베르는 다시 본탑으로 향했다. 이미 경보는 울렸을 테니 이 시간에 비행을 해도 무리는 없을 거다. 지팡이를 쥐고 공중으로 떠오른다. 차가운 바람을 가로지르며 부서진 구멍 속으로 들어갔다.


“어이, 미스터 콜베르.”


뒤를 돌아보자 올드 오스만이 날아오고 있었다.


“대체 무슨 일이 생긴 겁니까?”


“토괴의 후케일세. 그녀가 보물고를 습격했네.”


다시 구멍을 쳐다보았다.


“그녀라면. 후케는 여자입니까?”


오스만이 고개를 끄덕였다. 콜베르는 바닥에 착지했다. 오스만도 뒤따라 착지했다.


“오늘은 이래저래 피곤한 하루군요.”


“그런가.”


오스만이 앞장서서 보물고로 향했다.


“오늘은 일단 피해를 조사하고 쉬도록 하세. 일단 후케의 추적에 실패한 이상 좀 쉬는 게 좋겠네.”


“그렇군요.”


콜베르와 오스만은 열려져 있는 보물고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들은 아직 쉬기에는 해야 할 게 많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에 퀴르케는 주저앉았던 곳에서 일어났다. 대체 뭐야? 어째서 사라진 거야? 아니 애초에 저런 거 있을 수 있는 거야? 잠깐 만졌을 때 질감도 있었다고. 무게도 루이즈가 잡고 있어서 잘은 못 느꼈지만 있다는 거는 확인했다고.


“대체 이건……”


의문이 계속 든다. 누군가 사용한 마법이라고 우긴다면 그럴 수도 있지만. 애초에 마법이라고 한다면 자신들이 손을 대기 전까지 계속 발동했다는 소리가 된다. 그 말은 자신들이 들어오기 전에 누군가 걸어놓았다는 소리가 된다. 그렇게 긴 지속시간을 가지며 동시에 완벽하게 착각하게 하는 환상을 만드는 마법은 지금까지 들어본 적도 없다.


“저, 정리 좀 해보자.”


퀴르케는 자꾸만 복잡해져 가는 생각을 억누르며 말을 꺼냈다.


“이, 일단 이거 마법이겠지?”


“그. 그래.”


“그런 것 같네요.”


일단 이 주변에 자신들 세 명 말고는 아무도 없다. 파괴의 지팡이가 진짜였다고 가정한다면 평민 중에 곡예사 같은 부류가 훔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애초에 자신들 세 명 말고 다른 사람이 없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결국 이 가정은 무리가 된다. 즉 아까 루이즈가 들고 있던 지팡이는 환영이라는 소리가 된다.


“그런데 가능한가?”


“불가능할 것 같은데.”


“같은 의견입니다.”


마법이라고 해도 아까 전에 생각한 대로 불가능이라는 결과만이 나온다.


“혹시 전설의 허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지만 그건 실전된 거잖아!”


“하지만 눈앞에서 이뤄질 리가 없는 게 나타난 이상 고려는 해봐야겠군요.”


롱빌의 부언에 루이즈가 뭔가 더 말하려다 만다.


“아니면 선주마법이라도.”


“하지만 근래에 엘프가 여기 왔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어요. 파괴의 지팡이는 수십 년 전에 보관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 선주마법의 가능성은 없다.


“아니면 새롭게 만들어진 비법이라도 되는 건가?”


그거라면 가능성은 있다.


“어떻게 보든 새로운 비법일지라도 간단할 리가 없어. 내 지식으로 봐서는 최소 스퀘어의 마법사가 아주 오랜 기간을 들여야 할 수 있을 거야. 비법을 만드는 시간이 아니라 주문 자체를 거는 것만도.”


“스퀘어의 마법사는 있지만 이 보물고에서 그렇게 오래 주문을 완성하게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앗!”


롱빌이 경악했다.


“누군가 있나요?”


루이즈의 물음에 경악한 표정을 유지한 채 롱빌이 대답한다.


“한 명 있지만 아닐 거예요! 그럴 리가 없어요!”


“일단 누군가요?”


롱빌이 바닥을 바라본다. 잠깐 가만히 있다 말한다.


“올드 오스만. 학원장님 본인이요!”






루이즈는 할 말을 잃었다. 하지만 애초에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 게 눈앞에 나타났다. 부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가능한 걸로 보이는 건 단 한 사람이라고 했다.


“아, 저, 그 이유가?”


“그분은 강력하신 메이지입니다.”


그건 확실하다.


“그리고 오래 사셨고 마법학원의 모든 것에 다가가실 수 있는 유일한 분입니다.”


아직까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뭔가의 비법을 만들 시간은 있습니다. 마법학원에서 자료를 입수하는 것도 자유자재고요.”


“하, 하지만!”


퀴르케가 소리친다. 자신도 믿기지 않는다.


“그리고 보물고의 열쇠는 학원장님이 갖고 계십니다.”


“그, 그래도.”


“최근 보물고에 자주 들리시더군요.”


대체 왜?


“일단 아까의 비법은 학원장님께서 사용했다고 합시다. 대체 왜일까요?”


질문을 해보았다. 롱빌이 머리를 긁적인다.


“모르겠네요. 하지만 최근 매일 들리시더군요. 혹시 그분은 후케가 노리고 있다는 걸 알고 계셨던 걸까요?”


“하지만 대체 어떻게 후케가 나타날 것을 알 수가 있는 건가요?”


퀴르케가 질문했다. 역시 머리가 나쁘지는 않네.


“만약의 일인데. 정말 만약의 일인데.”


롱빌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말했다.


“학원장님 본인이 후케라면?”


“자, 잠깐!”


그건 정말로 말이 안 되잖아!


“바, 방금 후케하고 학원장님이 싸웠잖아!”


이런 반말이 나왔다.


“하지만 이런 환영을 만들 수 있다면 혼자서도 충분히 자작극을 벌일 수 있어요.”


그게 가능하다는 건 잘 알고 있다. 분신으로 자신과 겨루는 척하는 것은 바람의 마법에 능숙하다면 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후케는 보물고의 위치를 매우 잘 알고 있었지요. 골렘을 소환해낼 위치도 잘 파악했군요. 결국 마법학원의 관계자나 그에 준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만이 가능한 상황이에요.”


부정할 수가 없다.


“또한 저기의 구멍은 후케가 스퀘어 이상의 실력자라는 소리에요.”


이견을 제기하고 싶지만 이미 퀴르케와 함께 입을 다물기로 했으니.


“보물고의 위치를 잘 알고 환영을 만들 수 있으며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는 모든 요건을 갖추신 건 학원장님 한 분 뿐입니다.”


“잠깐만!”


퀴르케가 옆에서 소리쳤다.


“일단 환영을 만든 이유를 생각해보는 게 좋을 것 같네요. 후케의 소문은 요새 유명하다고 알고 있어요.”


루이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퀴르케가 자신의 주장을 이어간다.


“언젠가 후케가 이곳을 노릴 가능성이 있다고 파악한 학원장님이 환영을 만들어 보관하고 물품들은 제 2의 보물고로 옮겼을 확률이 있습니다!”


롱빌이 턱을 괴다 고개를 끄덕였다.


“뭔가 걸리는 게 많지만 딱히 이견을 제기할 수는 없겠군요.”


퀴르케가 웃는다. 왠지 기분이 나빴다.


“그럼 다른 것들도 환영이겠네?”


“아마도 그렇겠지.”


루이즈는 주변에 전시된 물품 중 칼을 하나 들었다. 그리고 보물고 밖으로 나갔다. 칼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 무슨 짓을 해버린 거야! 혹시 몰라서 칼을 놓고 다른 물건들을 밖으로 옮겨 보았다.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사, 사라지지 않네요.”


“그, 그러게요. 미스 롱빌.”


“하하하.”


롱빌이 천천히 다가왔다.


“애초에 요 며칠만으로 보물을 죄다 환영으로 바꿔치기할 수 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은 했지만.”


롱빌은 한숨을 쉬었다.


“이래서야 제가 내놓은 의견에 반박을 할 수가 없군요. 어떻게 후케가 노린 파괴의 지팡이만을 환영으로 바꿀 수 있었는지 설명할 수 없으니까.”


“겨, 결국.”


어느새 옆에 선 퀴르케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린다. 롱빌이 천천히 말을 내뱉는다.


“후케의 정체는 올드 오스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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