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질대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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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빛의추적자
작품등록일 :
2008.06.1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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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14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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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5.23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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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삽질 대마법사 이야기 11화

DUMMY

11화 암운이 세상에 감돌기 시작해버렸다.






이런 걸 대로라고 불러도 되는 건가. 방금 전 이 길이 거리 최고의 대로인 부르돈네 가라고 루이즈가 말했던 것을 떠올리며 카서스는 천천히 고민했다. 아무리 문명의 발달이 늦다고 해도 역사가 좀 되니 어느 정도 나은 게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뭐. 도로 폭이 한 5미터는 되려나. 거기다 좌우에 좌판까지 깔려 있으니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 거리는 3미터정도랄까.


“허리가 아픈데 천천히 가자. 말 타고 세 시간이나 걸릴 줄은 몰랐다고.”


사이토가 불평을 하는 게 들린다. 한 명이서 탔다면 두 시간 정도 걸렸을 것 같군. 이쪽은 딱히 지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천천히 걸어. 제발.”


사이토의 불평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루이즈가 앞에서 걸어간다. 주변의 건물들의 간판은 죄다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역시 문맹률이 높은 것 같군. 하긴 문맹률이 낮았다면 책들이 그렇게 귀족 위주까지는 아니었겠지. 옷 그림이 그려진 곳에서 루이즈가 멈춰 선다. 들어가자 가게주인이 인상을 쓰며 사이즈를 재어주고는 나중에 오라고 한다.


“확실히 비에마르의 비약점 옆이니까.”


무언가의 위치, 아마도 무기가게를 찾는 것 같다. 예정은 이미 알고 있다. 골목으로 들어가서 칼 그림이 그려진 곳으로 들어가자 생쥐 같은 이에 코가 붉은 주인이 맞아주었다.


“확실히 요즘은 하인들에게 무기를 쥐어주는 게 궁정에서도 유행이었지요.”


주인이 여러 가지 너스레를 떨면서 무기를 보여주며 설명을 시작한다.


“전에는 창을 사용했지?”


“아 창이라면 이쪽이.”


사이토가 고개를 젓고 단도 몇 자루를 고르는 게 보고 나무통으로 주의를 돌렸다.


“장거리는 활이 낫겠지만 들고 다니기 어려우니까.”


그나마 이게 사용할만하겠군. 카서스는 통을 보다가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근접에 쓸 칼이 필요한데.”


“너무 많이 사는 거 아냐?”


“무기가 없으면 실력이 있어봐야 의미가 없잖아.”


“아아, 두 분 검이라면 이쪽을 보시는 게.”


주인이 어딘가로 인도한다. 통 안쪽을 보았다. 칼집과 세트인 낡은 칼이 있었다. 가볍게 꺼내들었다. 아직 잠들어 있군. 이것은. 뭐 곧 깨워나겠지만. 카서스는 사이토에게 가볍게 던졌다. 사이토가 놀라면서 받아든다.


“그걸 써라. 후회는 안 할 거다.”


“그런 낡은 게 무슨 도움이 된다고?”


루이즈가 불만이 있는듯했지만 사이토는 고개를 끄덕였다. 주인은 뭔가 시원찮은 표정을 하다 몇 마디 던졌다.


“제법 시끄러울 겁니다. 그렇다고 저한테 불평은 하지 마시길.”


루이즈가 뭐라 중얼거렸다. 카서스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선다.


“어딜 가는 거야?”


“어차피 옷을 맞추려면 좀 기다려야 할 거라고 생각이 되는데.”


“길은 알아?”


“물론이다.”


카서스는 밖으로 나섰다. 좁군. 정말로. 지나가던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을 무시한다. 옷은 아직도 누더기. 대로를 혼자 걷고 있으면 시선을 끌만하다. 아까 전까지는 귀족인 게 확실한 루이즈가 있었지만. 덤으로 길을 갈 때 몸을 피해야하는 게 이쪽이라는 것도 좀 귀찮군. 움직일 때마다 수군거리는 걸 들으며 보석이 그려진 간판의 건물을 찾았다.


“구걸은 밖에서 하라고.”


화려한 차림의 한 남자가 그렇게 말하며 인상을 찌푸린다. 안에 있는 중년의 주인으로 보이는 여자도 인상을 일그러뜨린다.


“난 여기에 용건이 있네. 지금 내 차림이 분명히 별로 좋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신경 쓰지 말도록.”


남자가 지팡이를 들었다.


“헛소리 말고 꺼지라고!”


“미리 경고하지. 난 그대를 쓰러뜨릴 힘이 있으며 그대가 공격의사를 보일시에는 정당방위를 조금 과격하게 사용할 것을.”


애초에 그럴 대우를 받을 상황임을 알면서 행동한 것에 대해 타인이 상투적인 평가를 한다면 아무렇지 않게 지나치겠지만 이번에는 확실히 경고를 했다. 그리고 그걸 반한다면 행동을 해야겠지.


남자가 주문을 외우며 지팡이를 여러 차례 움직였다. 남자가 마지막으로 지팡이를 휘두르자 물의 덩어리가 생겼다. 남자가 웃었다. 그리고 물의 덩어리가 카서스 쪽으로 오다 갑자기 방향을 바꿔 남자를 덮쳤다.


“어, 억!”


남자가 비명을 지르며 수압에 튕겨 벽까지 날아가 충돌한다. 아직 정당방위정도밖에 안 했는데 말이지. ‘과도한’이라는 말에 충족되려면 멀었지만. 남자는 기절한 상태다. 애초에 원래 용건도 아니니 그냥 이 정도로 만족하지. 카서스는 카운터에서 눈을 크게 뜬 여주인에게 향했다.


“일단 지금 내가 있는 의복은 무시하지 않겠나?”


“네, 네. 다, 당연히 그, 그러지요.”


여주인이 떨기 시작했다. 이 정도라면 거래하기는 좋은 상태가 아니다.


“좀 전의 일은 그쪽하고는 관련이 없어. 오히려 거래하는 데에 신속함을 갖추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쪽이 내게 무례하게 대한다고 생각이 된다만.”


“아, 알겠습니다. 용건이 무엇인가요? 저희는 왕도에서도 최상품의 물건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급히 떨림이 사라지고 빠르게 대응이 바뀐다. 과연 프로로구먼. 카서스는 주머니에서 잘 연마된 돌을 꺼냈다.


“뭐, 뭔가요? 그 돌들은?”


“이 돌들은 매우 특별한 거라네.”


카서스는 카운터 위에 있는 천을 들고 돌의 위쪽에 오는 빛을 차단했다. 돌들이 빛나고 있었다.


“이, 이런 건 처음 봅니다.”


확실히. 여기의 조명은 등불이나 촛불이다. 나름대로 대우를 받는데다 높은 신분이라고 하는 트리스테인 마법학원에서 그 모양이니 확실하다고 봐야겠지. 그렇다면 이런 건 없을 확률이 높다.


“대, 대체 어디서 구하신 건가요?”


주문으로 바위 하나 깎아서 거기다 한 종류의 주문을 걸었다고 말하지는 못하겠군.


“그건 비밀이네.”


간단하게 질문을 끊고는 여주인과 가격을 흥정하기 시작했다. 여주인이 싸게 부르는 게 눈에 뻔히 보였지만 그냥 넘어가 주었다. 카서스는 돈주머니와 몇 개의 보석을 들고 거리를 걷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경비가 참 허술하다. 어쩔 수 없기는 하지만. 언드렌타이드였던가. 거기는 집마다 강철골렘이 하나씩 있었는데. 이미 필요한 것은 어느 정도 마련했다. 다른 건 흥미가 있는 데가 있어도 지금 복장으로 가기는 귀찮다. 물론 간단히 눈을 속이거나 할 수도 있지만.


카서스는 아까 간 옷가게로 돌아가려 했다. 그러다 돌아서서 서쪽의 공중을 향해, 알비온이 있는 곳을 향해 노려보았다. 신경과민일까.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답은 하나다.


“그제부터.”


알비온이 있는 곳으로 정신을 향했었다. 직접 가지는 않는다고 해도 나름대로 봐둘 생각은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 중심부, 분명히 하늘을 떠오르게 하는 동력원이 있는 곳을 보는 데에는 계속 방해가 있었다. 단순히 고대인의 유물이라고 생각했다만.


“뭔가가 대응하기 시작한 건가.”


아직 이 세계에 온지 정확히 4일이다. 고작 4일이다. 그가 세계를 날려버린 지 4일밖에 지나지 않았다.


“저주라도 받은 건가.”


그런지도 모르지. 자신이 30이 좀 넘었을 때 네서릴 제국의 마법부흥의 근원이었던 네더 스크롤 중 남아있던 모든 것이 사라졌지. 그리고 200년 정도 지나자 페이림들이 생명력 흡수의 마법을 사용해 결국은 하 제국을 멸망시켰던가. 그리고 그 주문이 지상의 네서릴 제국의 개척자들을 죽였고 긴장이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페이림들이 두 개의 부유도시를 추락시킨 후 전쟁이 시작. 하지만 전쟁은 오래 걸렸다.


“그리고.”


자신은 아바타를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10년의 시간이 들어갔다. 한 차원에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는 생물을 죽여야 했다. 10년이라는 시간동안 자신의 힘이, 마법이 약해져갔다. 그리고 완성했을 때.


“후훗.”


봉인해버렸다. 어느새 마법의 근원인 위브(weave)는 극심한 손상이 가해져 거의 삼천 년을 살아온 이올라움이 리치가 되기로 했었고 부유도시들은 조금씩 지상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비전술사 멜란타르가 죽었다.


“미안하군. 정말로.”


자신을 희생해 그는 페이림의 생명력 흡수 마법을 방어하는 강력한 마법장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네서릴 제국은 몰락해가고 있었다. 카서스는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하고 계속 하늘을 바라보았다.


“정말로 할 말이 없네.”


그리고 삼천 년간 존재한 이올라움이 사라졌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70년간 봉인한 마법을 사용하고 말았다.


“멜란타르. 그대에게는 정말로 사과밖에 할 수 없다네.”


그 때 죽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카서스는 계속 하늘을, 구름을, 그 너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자신은 살아 있다. 그리고 자신이 강력하다는 건 잘 알고 있다. 지금은 그저 위저드로서의 병 같은 호기심만이 살아갈 기력을 주고 있다. 멍하니 과거의 가치관대로 받은 걸 갚겠다는 생각과 이문명의 호기심만이.


“하지만.”


저 너머의 것이 자신에게 호의를 갖고 있든 악의를 갖고 있든 당당히 맞서 주겠다. 이제 와서 죽기에는 너무 많은 것을 빼앗아버렸다. 그러니까 당해줄 수는 없다. 저 너머의 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다만 자신의 시야를 어느 정도 방해할 정도의 힘이 있다는 것. 그렇다면 봐줄 수는 없다. 그렇기에 그것이 그에게 호의를 보인다면 그에 맞는 것을 주겠고 악의를 보인다면. 진정으로 방해한다면. 반드시……


영원한 안식을 내려 주겠다.


카서스는 의복가게로 돌아갔다. 부루퉁해진 루이즈와 그 옆에서 어쩔 줄 모르는 사이토에게 가볍게 웃어주고는 옷을 챙겼다. 회색의 코트와 긴 바지와 셔츠 몇 벌을.






그는 어둠 속에서 촛불 하나에 의지해 천천히 종이를 확인했다. ‘괴물’과의 거래는 언제나 신중해야 한다. 분명히 그 ‘괴물’은 ‘둥지’에서 나왔을 때는 품위 있고 냉철하지만 반드시 받은 것에 보답을 한다. 어떠한 도움도 어떠한 모욕도.


“다행이야.”


그러니 편지로 답변이 오는 건 그로서는 반길 수밖에 없었다. ‘괴물’은 너무나 많은 것을 알고 있었기에 ‘괴물’ 자신도 모르는 무례를 범했을 경우가 생길지도 모르니까. 그리고 그 ‘둥지’는. 그는 고개를 저었다.


“생각하지 말자.”


그는 등불이 있는 자리에 대신 놓인 조개 모양의 함을 열었다. 안에서 보석들이 빛을 발하며 방을 밝게 만든다. 보석의 외양에 비해 방은 별로 화려하지 않다. 그러고 보니 ‘괴물’은 수백 년 전에 나타났다고 했던가. 그는 편지를 보며 인상을 쓰다 생각했다. 인원은 충분하지 않은가. 그는 의자 옆의 줄을 잡아당겼다.


“하아.”


자신도 상당히 악한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건 너무하군. 그런데 왜 이리 늦어. 그 생각과 동시에 육중한 문이 열리고 남자 한 명이 달려 들어왔다. 달린다고 지친건가, 아니 저건 긴장한 거다.


“숨을 고르게.”


“아, 네. 가, 감사하, 합니다.”


그걸 말 할 시간에 고르라고! 지팡이로 가려던 손을 간신히 억제한다.


“이제 괜찮은가?”


“네.”


“그렇다면 지금부터 잘 듣게.”


남자가 자세를 바르게 잡는다. 그걸 보던 그는 잠시 침묵에 잠겼다. 달리 방법이 없으니까. 애초에 갈리아 왕과의 협약은 ‘괴물’과의 거래에 비해서는 아무것도 아니다. 물론 겉으로 알려진 의미에서는 전자의 비중이 훨씬 높지만.


“현재 잡힌 포로들을 전부 ‘그곳’으로 던져 넣는다.”


“하, 하지만 거기는!”


그는 쓰게 웃었다. 이런 게 심복 중 하나라. 역시 현재 최고의 인재는 그 녀석뿐인가.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남자가 안절부절못한다. 그는 다시 한 번 지팡이로 가려는 손을 멈췄다. 다음번이면 정말로 들어버릴지도 모른다. 시조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되는 ‘괴물’이 ‘둥지’에서 기다리고 있단 말이다!


“그, 그럼 알겠습니다. 의장 각하.”


“아직 그 칭호는 쓸 수 없을 거라고 보는데.”


“곧 그에 합당한 위치에 오르실 겁니다.”


그는 쓰게 웃었다. 남자가 뛰어나간다. 그는-레콩키스타의 대표 올리버 크롬웰- 천천히 천장을 바라보았다. 자신은 이렇게 진짜 흑막들 속에서 놀아날 수밖에 없는 건가. 아니다! ‘괴물’은 애초에 무리라 해도. 그는 지팡이를 들었다. 검은 색 지팡이의 첨단 부분에 불길한 녹회색 빛이 돌았다.


“이 힘만 있다면.”


그는 억지로 웃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어딘가로 향했다.






그는 눈에 뜬 수많은 인터페이스들의 자료를 일일이 살펴보고 있었다. 그리고 주먹을 벽으로 쳤다. 자신이 아는 한 가장 많은 책과 가장 많은 자료가 있는 이곳에서 얻은 정보는 그저 절망뿐이었다. 인터페이스 중 하나에서 남자의 소리가 들렸다.


“자네. 괜찮은가?”


그는 표정을 찡그렸다.


“괜찮지는 않지만 할 수 없지 않습니까.”


“그들이 자네에게 매우 소중한 인물들이라는 것은 알고 있네. 하지만 자네는 아직 어린 아이야. 무리하지 말게. 게다가 자네는 성과를 얻고 있지 않은가.”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라면 의미가 없습니다. 그저 포기하는 방향으로 가는 정보만 나오고 있는 걸 성과라고 할 수 없잖습니까. 저한테는 넓은 의미로서 다음번의 대응 같은 걸 할 수 있는 게 필요하게 아니니."


“일단 함대가 그들을 쫓고 있네. 그들을 믿어보세나.”


“그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우주궤도에 있었다. 도시의 지도자가 ‘그 난리’에 죽은 이후. 처음부터 지도자에게 이용당하기 위해 감시되던 그것 자신은 패닉에 빠진 나약한 동포들 중 그나마 강력한 일부를 데리고 엉망진창이 된 그 세계를 떠나기로 했다. 혹시나 도시의 지도자와 비슷할 정도의 존재가 추적해오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결말이 지도자에게 흡수되는 것 따위는 사양이니까. 가능한 먼 곳으로.


근처에서 멸망해버린 고향에 좌절하고 있던 마법사 두 마리를 사용해 이계로의 문을 열었고 동시에 새로운 말들을 만났다. 그들은 차원의 이동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기에 이계에 도착하자마자 나타났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얻은 정보와 그들 자신을 이용해 이 전함을 손에 넣었다.


-이거 먹어도 될까요?-


-설마 진정으로 그런 생각을 품고 있는 건 아니겠지?-


-그건 알지만 슬슬 허기가 집니다.-


무리의 리더는 그것 자신. 자신과 비슷할 정도의 녀석이 하나 있지만 경험이 부족했기에. 어느새 부하가 된 바보 녀석의 질문 자체는 어리석었지만 허기를 채우는 데는 이의가 없었다. 하긴 부하들이나 자신이나 지도자의 인도가 없는 상태는 처음 맞았기에 넘어가자.


천천히 자신의 앞에 선 채 멍하게 앞을 바라보는 인간의 소녀를 보았다. 10년 정도 묵었을까. 갈색 머리를 좌우로 묶어놓은 채 강력한 범위공격을 사용하며 나름대로 쓸 만한 커넥션을 가지고 있던 자다. 그리고 아직도 그 범위공격은 사용할 만하다. 다른 인간들도 이용할만하다고 판단된 것은 한 방에 하나씩 놔두었다. 이미 지배하에 넣어두기는 했지만.


바보 같은 질문을 한 바보 녀석이 도착한 세계에서 포획한 인간들의 방으로 향한다.


-아, 그렇다면 전의 그 녀석을 먹는 건 어떤가?-


-그거 마법사 아니었습니까?-


-이제 사용가치가 없다. 최대한 멀리 이동시키기 위해 최대능력을 발휘하게 했더니. 변질되었더군.-


그것은 몸을 일으켰다. 소녀는 가만히 있다. 저건 나중에 쓸모없어졌을 때 먹기로 하고 자신도 식사를 하자. 처음에 포획한 게 100마리정도 되니까 지금 당장은 식량 걱정이 없을 거다. 천천히 움직이자 자신과 비슷한 능력의 애송이가 마주쳐왔다.


-무슨 일인가?-


-향후의 방침을 정해주면 하는데.-


그것은 잠시, 아주 잠시 머리를 굴렸다.


-도시 앞에서 납치한 마지막 녀석을 자폭하게 해라.-


-그래도 되는가?-


-무슨 소리인지 알고 있지 않은가. 우리들의 능력은 이 전함의 사정거리를 생각해본다면 무력하며 계획 착수 때 저 바보들이 설치는 바람에 전함을 사용하는 무리들이 추격해오고 있다는 걸 방금 알았지 않은가.-


-그 녀석이 자폭하면 추적을 방해할 수 있을 거라는 건 알지만 목적지는 어딘가?-


-전함의 인간 기술자를 사용해 알아보니 마침 아직 그 조직에게 전해지지 않은 좌표가 있는 게 밝혀졌다. 아마도 이 전함이 최근에 맡은 일인 것 같다. 조금 더 늦게 전함 강탈에 늦었다면 이 좌표도 전해졌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그리고 지금 추격을 방해한다면 그들은 알 수 없다.-


-알겠다.-


애송이 녀석의 말에 응답을 하고 그것은 다시 식사를 위한 장소로 걸어갔다. 마침 바보 녀석이 작은 촉수 4개로 인간 한 마리의 몸체를 잡고 긴 촉수 두 개로 뇌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자주색 피부가 약간 색이 변한다. 만족하게 먹었나 보군.


그것 역시 쓸모없는 것들이 보관된 방으로 갔다. 자신의 엷은 자줏빛의 고무 같은 피부를 손으로 만지며 4개의 촉수만이 달린 문어 같은 얼굴로 미소-인간이 알아볼 리가 없지만-를 지으며 하얗고 부푼 눈을 크게 뜨며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수십 명의 인간들을 앞에 둔 채.


그리고 멍한 눈빛을 한 젊은 여자의 머리를 입가에 있는 촉수로 잡았다. 그것의 칠성장어 같은 입이 여자의 두개골을 가르고 뇌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천천히 뇌를 음미하며 그것은 다시 생각했다. 현재 병력은 돌연변이 녀석이 일곱. 그리고 자신과 애송이. 하지만 그걸로 충분하다. 자신과 애송이는 동족 중에서도 진정으로 완벽한 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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