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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퀘이사T
작품등록일 :
2012.03.25 01:28
최근연재일 :
2012.03.25 01:28
연재수 :
8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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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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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1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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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9화. 그 피어나는 불꽃은...

DUMMY

9화. 그 피어나는 불꽃은...


어느덧 나와 세리에가 아에니스에온지도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1년 사이에도 그렇게 많은 일이 일어났으니, 이 3년 역시 적지 않은 일들이 벌어졌다.

우선 나와 세리에는 약혼을 했고(돌 던지지 마라), 스케어의 졸업반이다. 정말 피를 토하고 눈물을 쏟아서 간신히 4학년까지 오른 우리 둘은 지금에 와서야 한숨 돌리고 있는 판국이다.

그리고 바르에는 올해 초 자기의 나라로 돌아가 버렸다. 덕분에 항상 넷이서 몰려다니던 우리들은 쓸쓸한 마음이 들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이라면 아무래도 발로와 루리안 커플이겠지. 루리안한테 결혼 약속을 받은 발로는 거짓말 안 하고 하루에 20시간 씩 공부해서, 올해 중순 즘에 공석이었던 ‘키아 아클리스‘-아클리스의 수장-의 자리를 차지했다. 원래 검술이야 말할 것도 없었지만, 3년이란 시간동안 그는 전술이나 교양과 같은 것에 죽자 살자 매달l린 것이다. 루리안한테 어울리는 남자가 되지 못하면 결혼은 할 수 없다는 닭살돋는 말을 날리고 저만한 일을 이루어낸 것이다.

그 밖에, 파일로스 왕국은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여, 어느덧 앙숙이었던 쿠모스 왕국을 넘어서는 국력을 발휘하게 되었다.

그 소식을 듣자 웬지 씁쓸해져서, 아버지를 생각하게 되었었다. 나라 전체를 놓고 보면 아버지가 죽은 게 더 나은 것일지도 모른 생각을 하니, 그 사람이 더욱 더 불쌍해졌다. 하지만 더 이상 과거에 연연하고 있을 틈은 없었다. 그만큼 나는 바쁘게 살았으니까.





***

“이제 봄이구나...”

나는 나른한 몸을 풀어주며 기지개를 켰다.

“올 해 다른 때보다 너무 추웠어요.”

“그러게, 흉년이나 들지 않을지 몰라.”

“세리에, 세인 차 마시지 않을래요?”

루리안의 목소리에 우리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우와, 잘 어울리네요?”

확실히 키가 커서인지, 아클리스의 정복을 입고 있는 발로의 모습은 멋졌다. 붉은색과 금색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제복은 세련되어 보였고, 덕분에 발로 역시 세련되어 보이는 부수적인 효과를 가져왔다.

“난 거북하다고.”

“아니에요, 정말 잘어울려요 당신.”

“후후, 아직 배울 게 너무 많아. 검술 실력 때문에 이례적으로 뽑힌 거라고 하니까 말이지. 우두머리라는 건 어려워.”

“설마요, 다른 분들이 당신을 얼마나 칭찬하던 걸요.”

“제발 그만둬.”

낮간지럽다는 듯이 발로가 진저리를 치자, 루리안은 후후 거리며 찻잔을 꺼냈다.

“칭찬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도 중요한 거에요. 그렇게 뒤로 빼지 말구요.”

“그런 건 다른 사람한테 맡기지.”

“웬지 묘하게 닭살 돋지 않아?”

“정말요, 뭔가가 팔을 타고 스물스물 기어오르는 것 같아요.”

“험험.”

“부러우면 두 사람도 결혼하세요.”

루리안, 이러깁니까!

나와 세리에는 혀를 차며 접이식 탁자를 마당으로 가져왔다. 탁자의 다리를 펴고 마당에 세우자, 발로와 루리안이 차를 쟁반에 담아서 가져왔다.

“웬일로 이렇게 비싼 찻잔이에요.”

나는 화들짝 놀라서 루리안에게 물었다.

“그냥, 기분이에요. 기분.”

“이런 거 사다간 생활비 바닥 나는 거 아니에요?”

“어머, 우리 집 의외로 부자라구요.”

“그거야 평균에 비해서 겠지요.”

“진짠데...”

“여기가 황제의 집이라니, 누가 믿겠어요.”

세리에가 한숨쉬듯 말하자, 루리안은 머쓱해졌는지, 설프게 웃었다.

“그렇지만 가난, 아니 부자는 아닌 황제 자리도 나쁘지 않아요. 그만큼 혼자서 책임질 일도 적어지니까. 저를 보세요. 업무가 타국의 왕의 반도 안 될 걸요?”

“그만큼 권력이 적다는 거 잖아요.”

“후후, 뭐 만족에 달린 거죠.”

“나도 놀랐어. 이 나라는 확실히 권력욕이 적은 것 같더군. ‘키아 아클리스’가 되려면 최소한 10년은 걸릴 줄 알았는데 말이지.”

하긴 요직을 3년이나 비워 놓는다는 것도 의외긴 하다.

나는 차를 한 모금 들이켰다. 씁쓸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톡쏘듯이 혀를 괴롭히는데, 그 장난이 상당히 즐겁다.

“좋은 차였군요.”

“그러니까, 좋은 잔을 꺼냈죠. 좀 처럼 맛볼 수 없는 거라나 봐요.”

“그리운 맛이군. 이건 설초로 만든 차다. 설초 자체가 귀한 풀이지.”

“호, 그래요?”

“그거 아세요? 케인즈 교수님이 그렇게 잘해주실 줄은 몰랐어요.”

“후후후, 제가 누누이 말했잖아요. 나쁜 분이 아니라고.”

“하지만 설마 과제하고 있는데, 간식을 사 들고 오실 줄은 몰랐다구요.”

“그런 소소한 배려가 많은 분이세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하고 깨닫게 되죠.”

우리 네 사람은 그렇게 차를 즐기며, 한가한 오후를 보냈다.

그 일이 벌어지기 전 까지는...

“폐하!, 급보입니다.”

“네?”

심각해 보이는 경비병의 표정에 루리안은 의외라는 듯이 경비병이 내미는 서한을 받아 읽었다.

그리고, 루리안이 손에 쥐고 있는 서한이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루리안?”

그리고 루리안은 어딘지 서글프게 보이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전쟁이.... 시작될 것 같아요.”


작가의말

도입부라 짧습니다. 오늘 한 편 더 올라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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