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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퀘이사T
작품등록일 :
2012.03.25 01:28
최근연재일 :
2012.03.25 01:28
연재수 :
8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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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1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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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0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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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0화. 그 뽑아든 검은...

DUMMY

나는 살아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창은 나를 지나쳐 내 뒤에 있는 병사를 향해 날아갔다. 나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이것으로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빌어먹을 마음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도대체 이게 뭐하는 짓이지?

전장에서 유리된 존재가 된 채로, 난 마치 딴 사람이랃 된 듯이 전황을 읽었다. 아군의 3할 사망 적군의 수, 계속 증대하고 있음 승산은 한없이 낮음.

‘죽겠네.’

자조의 웃음을 흘린다.

그때,

내 귀로 한 병사의 희망에 찬 음성이 들려왔다.

“원군이다!”

뭐?

나도 모르게 그 병사가 손짓하는 곳을 바라보았다.

병장기를 치켜든 채 오만한 자세로 서 있는 병사들. 야성의 냄새가 물씬 풍겨나는 그들의 모습은 ‘용맹’이라는 단어의 표본이라도 되는 것처럼 보였다.

“이런, 돕기 위해서는 왔지만 이렇게 극적인 연출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는데 말이지.”

얻니지 익숙하게 들리는 젊은 지휘관의 목소리.

“극적인 연출이 무슨 뜻인가요?”

“제길, 너한테 물은 내가 병신이지. 가자, 아그들아!”

“예이!”

“골통 터지게 싸우고 오자고!”

전투병력이라고 생각하기 힘든, 자유로운 목소리들. 어느 지휘관이라도 저런 부대는 정색을 하며 기피할 것이다.

하지만 연합군과 아에니스의 틈새로 끼어든 그드르이 움직임은 기민했으며, 적의 요소요소를 찔러들어가는 폼새는 예사롭지 않아보였다.

적이 두터운 방패로 몸을 숨기면 그 방패를 뚫어버릴 듯한 기새로 돌격한다. 회피하려하면, 쥐를 잡는 고양이마냥 집요하게 추적해 결국, 적병의 목숨을 앗아간다.

“도, 돌격!”

잠시 소강상태에 빠져 있었던 아에니스는 기회는 지금이라는 듯, 병장기를 고쳐 잡고 전투에 참여했다.

살 길을 찾았다는 생각이든 병사들의 힘은 무서웠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비실비실 움직임이 없던 자들이 차력사라도 된 듯이 맹렬하게 창을 휘두르고 화살을 날린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건, 적의 본진을 맞아 한치의 흔들림 없이 공격일변도의 자세로 나아가고 있는 저 병력들이다. 모두들 한 덩치씩 하는 거한들이었는데, 색소가 적은 하얀 몸과 근육이 갑옷을 이뤘다고 해도 좋을만한 근육들로 온 몸을 뒤덮고 있었다.

그런 큰 몸집과는 상반되게 그들의 움직임은 민첩 그 자체였는데, 그건 아마도 그들이 타고 있는 거마의 덕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 과장을 살짝 보태자면 저들이 타고 있는 말은 정말 집채만 했다.

“다 잡은 고기를... 제길, 후퇴한다! 전군 후퇴!”

한 번 승길글 놓친 연합군의 지휘관은 패색이 짙어지자, 서둘러 부대를 돌렸다.

“쫒지 마라! 전군 정지! 태세를 재정비한다.”

현 아에니스 군의 사령관인 테안의 명에 병사들은 전진을 멈추고 상처를 돌보았다.

“귀군의 협력에 감사를 표한다. 실례지만, 제군들의 소속을 밝혀주지 않겠나?”

공손한 테안 사령관의 인사에 젊은 지휘관은

“뭐, 그렇게까지 굽히실 필요는 없수다.”

“실례다!”

옆에 서 있던 부관이 소리치자, 그는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지금 이 판국에 그런 걸 따질 여유가 있나? 그럴 기운이 남는 다면 저기서 시체 나르는 병사들이나 도우시지."

"이 자식!"

"그만 두게."

명령은 절대적이다.

부관은 이를 악물며 검 손잡이에서 손을 떼었다.

"재밌는 젊은이군 그래. 하지만 사람이란 겸손해질 필요가 있는 법이야."

"또 고루한 늙은이의 넋두린가?"

"너, 너!"

그리고 그 젊은 지휘관을 본 세리에는 눈을 크게 뜨며 나타났다.

마침 일손이 바쁜터라, 바르에를 맞이하고 있는 건 겨우 테안과 테안의 부관밖에 없었기에 그녀는 아마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짐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세리에는 아는 사람을 본 건 마냥 처음엔 반가운 표정을 지어 보였지만, 곧 그녀는 분노에 휩싸이며 그 남자의 복부를 향해 정권을 꽂아 넣었다.

"커, 커억! 세리에..."

"어떻게 한 마디도 안 하다가 편지에 달랑, 몇자 끄적여 놓고 가버릴 수가 있어?!"

세리에의 말이 빨라진다.

흐음, 바르에라... 그렇군 바르에인가? 키가 많이 컸네.

"헉, 헉, 헉. 날 죽일 셈이냐?

"험, 세리에 속이 시원해지긴 했다만 그래도 타국의 지휘관을 폭행하다니..."

"네, 네?"

세리에는 놀란 토끼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며 허둥거렸다.

"아니, 바르에가 무슨 지휘관이라뇨, 설마 그럴 리가."

"구해주고 얻어맞는 건 무슨 경우냐."

"쯔쯔, 복잡한 여심이군요."

"넌 좀 빠져."

바르에는 그의 부관의 음흉한 표정에 정말 대책이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쟤는 일편단심 민들레라고."

그는 숨을 한 번 들이쉬더니, 허리를 세우고 테안 사령관을 향해 말했다.

"나는 세이갈 왕 '어구르 모무' 의 명을 받고 아에니아 제국을 지원하러 온 '바르에 모무'라고 한다. 뭐 자세한 사항은 추후에 이야기하기로 하지."

"세이갈 왕국이..."

북부의 야만인. 대륙인들이 세이갈 왕국을 대하는 자세다.‘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라는 한마디로 대변할 수 있었다. 세이갈의 척박한 풍토는 풍요로운 토지를 가지고 있는 중앙인들에게 별 매력이 없는 땅이었는데다가, 세이갈의 무력은 상당히 강력했다. 따라서 중앙인들은 그들의 체제를 인정하고 서로 화평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었다.

“출발하기 전에 왕의 사자가 황제에게 출발했으니까 지금쯤은 알려졌을 거다. 이 세상엔 찌질이들이 참 많아. 센 놈이 휘청거린다고 그 발을 타고 기어오르는 꼴이라니. 그 휘청거리는 발에 한 번 짓밟히면 어떻게 될지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로 말이야.”

“그러는 귀관은 그 약한 놈이 아닌 건가?”

바르에는 무슨 소리하냐는 듯이 말했다.

“당연하지.”


“참 나, 배짱이 두둑한 건지, 간이 부은 건지. 도대체 어쩌려고 그래?”p

“뭘, 새삼스럽게.”

“그러니까 더 걱정이지!”

세리에의 잔소리에 바르에는 한숨을 내쉬며 푸념했다.

“하여간 약혼하더니 아줌마가 다 됐어. 세인, 쯔쯔 , 네 앞날도 불쌍하다.”

“하하, 그런가...”

제길 목소리가 떨리는 게 어색하다. 나는 주먹을 쥐며 애써 태연한 척했다. 적어도 내 약한 모습을 남한테 보이긴 싫어.

바르에는 나를 묘한 눈초리로 바라보다가 어께를 으쓱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판국이 아주 복잡하게 되고 있어. 반 제국 연맹은 글쎄 우리 나라한테도 참가를 권유했다니까.”

“대륙에 불꽃을 놓을 작정인가요...”

“애초에 라이돌리아는 표물러 공화국의 전신이니까 그러려니해도 말이지, 다른 나라들이 이렇게 이리 때 마냥 달려드는 걸 보면 정말 어이가 없어

“그게 국익과 관련된다면, 그깟 평판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죠. 국가란 국익 앞에선 기존에 가져왔던 적,아의 구별을 간단히 무너뜨릴 수 있으니까요.”

“그래도 쿠모스가 참여하지 않는다는 건 조금 의외였지만 말이야.”

“그러게요.. 이번 전쟁이 연맹의 승리로 끝난다면 쿠모스하고 앙숙인 파일로스의 힘이 그만큼 강해질 게 분명한데요.”

“글쎄, 제국에 이길 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이런 전쟁에 피를 흘리기 싫은걸까. ”

“이길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반대로 제국 쪽에 붙어도 되는 거잖아요. 그러면 제국 입장에서도 보상을 할 수 밖에 없을 거고.”

“그건 그렇지. 뭐 따지고 보자면 세이갈이 아에니스에 붙은 것도 파일로스 놈들이 거들먹거리는 게 짜증나서 그런 거니까 말야.”

“네, 네 어련하시겠어요.”

“이봐, 세인. 뭐 이렇게 돌덩어리 같은 표정을 하고 있어?”

“아아, 아무것도 아니야.”

“휴, 어쨌든 오늘은 정말 피곤한 하루였어요.”

“목숨이 왔다 갔다 했으니까 오죽하겠어?”

“자, 세인 피곤한 것 같은데 먼저 자요.”

“응...”

나는 세리에의 막사를 나와서 내 막사로 들어갔다.

‘검에 자신감이 없는 자는 가장 먼저 전쟁의 화살받이가 될 것이다. 따라서...’

스퀘어에서 처음으로 들었던 강의... 그 말이 내 귓가를 계속해서 괴롭혔다. 왜 나는 화살받이가 되지 못했을까. 괴로운 마음이 나를 잠식했다.


다음날 우리는 희소식이라고 할만한 소식을 전달 받았다. 타이가 사령관과 아클리스들이 대거 포진한 라이돌리아 방면에서 아에니스가 대승을 거두었다는 것이다.

병영은 간만에 병사들의 웃는 소리와 활기로 가득찼다. 그리고 이러한 사기는 그대로 전선에도 반영되었다. 밀리는 병력과 부족한 보급에도 아에니스의 병사들은 파일로ㅡ에 한치도 밀리지 않으며 굳건히 버텨내었다. 물론, 이것에는 세이갈에서 지원한 2만의 병사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은 분명했다.

문제는 그들이 가져온 대량의 보급품이 아에니스에서는 대부분 쓸모가 없었다는 것이다. 북방의 괴생명체를 말린 고기나, 이름도 헷갈리는 듣도보도 못한 동물의 젖을 발효한 술이라거나, 아에니스의 병사들은 질색팔색을 했다.

하지만 나에게는 의외로 그 술이 입에 맞았다. 톡 쏘는 듯한 맛이며 한 보금 마실 때마다 몽롱해지는 그 강렬함은 내 손을 술잔에서 떨어지지 않게 만들었다.

“너 무슨 일이야.”

바르에의 물음에 나는 피식 웃어보였다.

“아-무것, 도 아냐. 쿠쿠쿠”

“이 자식, 휴. 뭐 세리에한테 차이갈도 했어?”

“아아니, 우리 어여쁜 마눌님한테, 꿀꺽, 차일 리가 있겠어 히끅!”

아 씨, 말하기 힘들어. 망할 바르에 놈. 이젠 분신술까지 배웠냐, 왜 둘로 늘었어? 아니 이젠 셋이네? 어쭈구리.

“갔네, 갔어. 쯔, 술도 약한 놈이 뭔 술을 이렇게 퍼마셔. 야, 야 가서 누워 가서. 뭔 대낮부터 술타령이야.”

“나 아안 취해앴어!”

나는 그의 팔을 뿌리쳤다. 이게 누가 취했다 그래. 난 아직 멀쩡하다고.

아 씁 이젠 술병 너마저 분신술이냐. 아아니 분신술이 유행인가? 아씨 몰라. 꿀꺽. 벌써 비었잖아.

“에에씨, 왜 이렇게 적어!”

“제길, 이걸 어떻게 한다냐.”

와아아아아아!

그 때 막사 밖에서 엄청난 함성이 들려왔다. 나는 오만상을 찌푸렸다. 시끄러워 죽겠다. 이게 뭐하는 짓이야!

“조용히 해!”

“이 망할 자식아 입 안닥쳐?!”

바르에는 내 목을 휘어잡으며 입을 막았다. 나는 몸부림 쳤지만, 바르에 놈의 무게에 짓눌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비켜 이자식아!”

그리고 막사의 문이 열렸다. 갑자기 쏟아지는 햇빛에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아이씨, 나 술 좀 마시게 그냥 나둬...

“이게 뭐하는 짓이죠?”

그리고 귓가에 들리는 떨리는 목소리.

“킥, 루리안 왔어요?”

난 루리안의 굳어진 표정을 보자,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후후후, 하하하 낄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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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10화. 그 뽑아든 검은... 11.12.31 352 7 8쪽
50 10화. 그 뽑아든 검은... 11.12.29 442 8 9쪽
49 9화. 그 피어나는 불꽃은... +1 11.12.27 420 6 6쪽
48 9화. 그 피어나는 불꽃은... 11.12.18 481 7 9쪽
47 9화. 그 피어나는 불꽃은... 11.12.18 446 7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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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6화. 그 여자 11.04.17 667 10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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