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제가 아이돌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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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름
작품등록일 :
2021.05.22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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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3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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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05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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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바이벌에서 선배 이겨먹는 후배 (15)

DUMMY

* * *



“아, 그러니까 이건 이현 형이 보낸 거라고요?”


유현이 부른 탓에 2팀에 있던 매니저 한수 형이 멤버들과 연습실에 있는 하얀을 찾아왔다.


자초지종 설명을 하는 매니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현이 에르피아 연락처를 넘겼고 그 이유로 이렇게 연락이 온 거다.


“그럼 첸시는 불법적으로 한 건가···.”

“어?”

“아뇨, 우리 회사에 혹시 다른 소속사와 관련된 분은 없겠죠?”

“있기도 힘들지. 우리 회사에 누가··· 지원을 한다고.”


그건 좀 슬픈 이야기인 것 같은데요.


여차 매니저는 그럴 리가 없다고 하면서 연락처가 유출되는 것 같으니 신경을 써달란 말에 머리를 긁적이며 말은 해두겠다고 했다.


‘진짜 첸시 정체가 뭐야?’


그 정체를 알려줄 사람은 없었다.


이게 소설이었다면 글자라도 뜨면서 사실은 어떤 이유로 했다고 적혀있었을 텐데.


“하아···.”

“한숨 쉬면 늙는다던데, 막내 곧 늙을 듯.”

“우리가 먼저 늙겠지. 막내가 오래 살고 이 멍청아.”

“허? 지금 멍청이랬음? 어이없네!”


싸우는 모습에 어색함이 느껴졌지만, 원래대로 돌아왔음에 한숨을 푹 내쉬었다.


누가 내 이렇게 깊은 고민을 이해해 주는 사람이 여기엔 없다는 소리였다.


“어, 재방송한다.”


내 마음도 모르고 TV를 보는 유현을 보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


화장기 없는 얼굴임에도 반짝이고 온갖 반짝이 효과를 넣고 슬픈 사연캐를 만드는 능력을 보아라.


“와, 진짜 노력파구나.”


이렇게 즉각 효과가 나오기 좋았다.


저 사람들이 우리 라이벌이라고요···.


“··· 진짜 어쩌냐. 저걸 막을 수도 없고.”

“뭘 막아?”

“악! 진짜!”


얼굴을 들이밀고 들어오는 이현의 모습에 심장이 쿵덕거렸다.


놀라서 죽은 사람이 어디 없을까?


만약 진짜로 있다면 그다음 후보가 자신임이 틀림없을 거다.


“제발! 인기척 좀요!”

“아, 미안. 너무 우리 동생이 생각이 많아서 말을 못 듣길래.”


이미 기척을 냈구나.


머쓱해져 머리를 긁적이며 이현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건넸다.


괜찮다며 웃어넘기는 모습은 대인배였다.


“쟤네가 왜? 어차피 기간 정해진 활동이잖아?”

“그냥··· 저희가 활동하기엔 어려운 것 같아서요, 데뷔하자마자 1등은 하겠죠. 작년처럼요.”

“아, 그러고 보니 우리도 컴백 시기랑 쟤네 데뷔 시기 겹쳐서 공중파 1등 1번 했었긴 했네.”


같이 진지해진 V.I.V 리더인 이현의 모습은 그 당시를 생각이라도 하는 듯 보였다.


1주 활동하는데, 하필이면 데뷔해서 1등을 못 하는 모습에 팬들은 정말 난리가 났다고 말한다.


그래서 엄청 팬들끼리 싸워댔다고.


“··· 독주이긴 하겠다. 상대는 방송국을 업었는데, 에르피아는 대기업도 아닌 중소기업이니까.”

“그쵸? 우리 멤버들은 좀 관심이 없어 보이긴 하지만요.”

“아닐걸, 멤버들한테 물어본 적 없잖아.”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는 탓에 휘청이면서 그의 손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을 살짝 수그리고 자기 머리에 손을 올렸다.


“무슨!”

“멤버들도 불안해하잖아, 얼굴 좀 봐. 얼마나 뜨고 싶어 하는지.”

“그럴 리가···.”


돌아본 멤버들의 표정은 평소처럼 웃고 있었지만, 시선은 전부 방송 되고 있는 ‘대규모! 국민 아이돌 육성 101’을 보고 있었다.


웃지 않는 눈매와 영혼 없는 말들까지 왜 자신이 알아차리지 못했나 싶을 정도였다.


“허?”

“이제 알아봤어? 오랜만에 우리 동생 안아볼!”


얼굴을 밀치며 떨어지는 탓에 이현은 재미없다며 입을 비죽 내밀었다.


그걸 보고도 모르는 척 고개를 돌리는 하얀이 야속했다.


“··· 옛날에 업어 키운 사람이 누군데, 다 컸다고 벌써 이렇게 거부하다니. 아버지는 마음이 아파요.”

“나이 많아서 좋~으시겠어요”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맨날 나 피하기나 하고 말이야.”

“그냥 가세요··· 이러지 마시고.”

“간다! 가! 간다고!”


쿵쿵거리는 발걸음으로 떠나는 그 모습을 보며 하얀은 미소를 흘렸다.


가다가 말고 돌아본 이현은 하얀에게 아직 심통이 가득한 얼굴로 말한다.


“그래서 도움은 됐어?”

“··· 네, 그건 도움 됐네요.”


부끄러운 듯이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하는 하얀의 말을 또 어떻게 들었는지 입가에 웃음기가 서렸다.


하지만 기분 풀린 걸 말해주기가 싫은 나머지 말투만 여전히 삐진 것 같이 툴툴대며 말하는 이현이었다.


“그럼 됐어, 간다.”

“고마워요, 형.”

“··· 별것도 아닌데. 뭐.”


돌아보지 않고 가는 이현의 입가에 미소가 만연했다.


지나가는 직원들이 좋은 일이 있었나 봐요! 하고 말할 만큼 자신이 웃고 있음을 본인만 몰랐다고 한다.


“얼굴이··· 왜 그래?”

“왜? 나 얼굴 뭐 묻었어?”

“아니, 무슨 헤실헤실 웃고 있는 게 드디어 미친 건가 싶어··· 악!”


까불대던 도진은 종아리를 걷어차인 탓일까 말을 잇지 못하고 바닥을 굴렀다.


어디 형의 동생을 아끼는 마음에 재를 뿌리는지 고통이나 더 느끼라며 이글이글 타는 두 눈을 보며 도진은 억울했다.


“아니! 본 대로 말하는데 왜 저래?!”

“··· 금손 후배를 만났나?”


그 말에 영문을 알 수 없는 소리만 하는 레브까지 점점 정신이 나갈 것 같은 도진이었다.


“아니, 우리 그룹은 정상인이 없어?! 하, 이럴 땐 서브 리더가 딱 있어야 괴롭히고 좋은데!”

그렇게 말하는 도진마저도 정상인이 아니라는 걸 아무도 모르는 듯했다.

“쯧.”


V.I.V 막내는 혀를 차면서도 자기 일이 아닌 척하며 TV를 봤다.


거기엔 우리 후배인 에르피아가 나오는 ‘킹덤 전쟁’ 7화 재방송을 하고 있었다.


“와, 역시 다음 우리 컴백곡은 하얀이에게 받아야 할 것 같죠?”

“··· 아무래도 그건 좀 실례가 되지 않을까?”


조용히 옆에 앉아 보고 있던 백진우의 소심한 말투에 바른 소년 빈은 자신이 보려고 뒀던 책을 착착 덮었다.


빈은 야망을 감추지 않고 진우에게 다 내보이며 말했다.


“그럼 저희는 따로 후배를 만나러 갈까요? 치킨이면 되겠죠?”

“··· 그건 좀.”


V.I.V 막내 빈은 이상한 형들과 물들어버렸음을 혼자 인지하지 못하는 듯했다.


그저 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허탈한 웃음을 흘린다.


“뭘 사갈 지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얀이가 안 좋아하면 말짱 꽝이니까.”

“어! 그건 맞네요, 저번에 몰래 하나 후배한테 받은 연락처가 있거든요?”


그 말을 끝으로 연락을 하는 빈의 모습에 진우는 부디 에르피아가 중간에 껴서 힘들지 않길 바랐다.


이왕이면··· 겸사겸사 곡을 주면 좋고.


“나도 물 들었나 보다···.”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자신마저도 물 들은 걸 생각하니 웃음이 흘러나왔다.


어떤 날은 가족이 아니니까 속상하고 화나니 끝낼 것처럼 싸운다.


또 어떤 날은 가족보다 더 가까워서 위로되는데, 그게 없는 가족이 채워지는 것 같아서 아이돌을 그만둘 수가 없었다.


“형, 왜 웃어요?”

“으응, 아니··· 그냥, 우리 오래오래 30살이 넘어서도 계속 함께였으면 좋겠어서.”

“··· 되게 당연한 소릴 하시네요. 다들 그렇게 생각할걸요?”


막내의 말에 입가에 미소를 감추지 않았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기에.


“7명 전부 그런 마음이었다면··· 해체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막내야···.”

“네? 무슨 말이에요?”

“아냐,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아니야.”


조용한 적막 속에 에르피아가 무대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자신들도 그렇게 뜨기 위해서 힘을 합쳤던 그때의 어린 시절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게 너무 부러웠다.



* * *



사람이 가득한 관객석과 주변에 가득한 아이돌, 빨간색, 파란색 같이 많은 색이 일자로 서 있는 현실이 진정 맞는 걸까?


“··· 저희 분명 아이돌 육상경기 대전하려고 온 거 아니었나요?”

“스, 스케줄상 그게 맞지.”

“그러기엔 너무 정말 눈빛에 뚫릴 것 같은데요···!!”


개회식을 하고 있는 도중임에도 쏟아지는 시선이란 정말 피할 수가 없었다.


마지막 대표로 나간 하나의 밝은 에너지가 마이크로 통해 쩌렁쩌렁 울려 퍼지고 있으니 정신이 더 나갈 것 같았다.


“우리 동생!!”

“금손 후배!!”

“우리 곡 주실 작곡가님 아니세요?!”


자신의 양팔을 각각 잡은 이현과 레브는 이해했는데, 자신의 등 뒤에 달라붙은 이 V.I.V 막내 빈이 정말 이해가 안 간다.


왜? 나한테?


“곡 하나만 예쁘게 써주신다면 정말 열심히 살겠습니다. 형님들 제가 다 떼드립니다!!”


저 말에 혹해서 순간 곡을 내려주겠노라. 라는 망언을 할 뻔했다.


그 정도로 내 주변에 비정상인이 많다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니 너무 슬퍼졌다.


“··· 그 정도로는 안 되는 걸까요. 역시 정석대로 먹을 것과 무릎부터 꿇었어야!”

“무릎은 꿇지 말아 주세요···.”


너무 정석대로 어디서 배워온 것을 해내려는 이 사람이 가장 문제였다.


정상인 같은데, 무언가 방향성이 글러 먹은 것 같다.


“제 무릎은 너무 가벼웠군요··· 그렇다면 형들의 무릎 정도라면! 하, 하지만··· 형들을 강제로 행동을 취하게 하면 유교 사상에 문제가···.”

“누구든 그 무릎은 싫은데요··· 그냥 가만히 있으시면 안 될까요.”

“··· 다른 방법을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형··· 제발 말 좀 해봐요.”


이 사람 지금 말을 안 들어 먹는다고!!


“··· 금손 후배의 손을 빌리려면 무릎을 꿇어야 한다?”


레브의 눈이 이상하게 변하는 것을 목격하고 고개를 저었다.


그냥 내가 주고 싶으면 주는 것이 곡이라는 걸 이 사람을 알지 않았던가?


“그렇다면 이번에도 같이 작업하려면 무릎이 필요할까?”

“아뇨, 아뇨!! 아니요!!”


정신이 나갈 것 같은 분위기에 탈주하고 싶은데, 이놈의 개회식은 얼마나 긴 건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 끝으로! 마지막 말을!”


그 이유가 하나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그 세 명에게서 벗어난 뒤였음을.


“하나 형···?”

“뭐임? 아직 계주 차례도 안 됐!”

“다음부턴··· 형이 아니라 다른 형으로 올라갈 줄 아세요.”

“··· 내 외모를 보여줄 기회가!”


응, 어차피 나보다는 안 된다.


“조용히··· 우리 이겨요? 알겠죠?”

“··· 넹.”

“에르피아 막내가 좀 카리스마가 생긴 것 같지 않아?”


분노한 새하얀 뒤에서 보고 있는 이현을 향해 도진이 다가와 말을 걸었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뭘 보는···.”


이현의 시선이 멈춘 곳은 아스테로이드가 있는 파란 팀이었다.


거기서 자신을 죽일 것처럼 보는 이현이 아닌 하얀을 보는 첸시의 눈빛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스테로이드?”

“··· 마음에 안 들어.”

“삼각관···계?”


이현은 동생 없이는 안 되는 사람처럼 구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쟨 또 뭔지 모르겠다.


저렇게까지 즐거워하면서 말 걸 타이밍만 잡고 있는 걸 보면.


“··· 에르피아 막내가 보통 인물이 아닌 건가?”


그 시선을 받고 있는 새하얀의 뒷모습이 보였다.


이런 건 드라마나 보던 거였는데, 한 남자를 둔 두 명의 시선이라니.


“무슨 소설도 아니고··· 쟤도 인생 골치 아프겠다.”


도진은 생각을 그만두기로 했다.


이런 상황을 새하얀에게 말했을 때 기겁을 하면서 왜 그러는 거냐고 뭐라 할 것 같으니.


“얘도 갑자기 변해선···.”


이현을 보며 혀를 차고 하얀의 바로 뒤에 서서 첸시의 시선을 가렸다.


이왕이면 우리 멤버가 그렇게 아끼니까 좀 도와주자는 마음으로.


“이야, 인기 많네~?”


남자한테라는 말을 삼켰다.


무슨 헛소리냐고 표정이 굳어가는 하얀의 얼굴이 고생을 많이 한 것인지 꽤 말라 있었다.


안쓰러운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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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원래 세상으로 (2) +3 21.07.24 335 16 13쪽
84 원래 세상으로 (1) +3 21.07.23 368 15 16쪽
83 현실과 가상의 경계 (8) +7 21.07.22 348 15 13쪽
82 현실과 가상의 경계 (7) +3 21.07.21 333 1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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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현실과 가상의 경계 (4) +3 21.07.18 358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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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첸시 그리고 세상 (2) +1 21.07.09 479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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