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군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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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윤
작품등록일 :
2021.06.2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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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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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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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B요원과의 대면

DUMMY

황 범은 최 종훈을 따라 방앗간 안으로 들어갔다.


“많이 누추하죠.”


“괜찮소.”


황 범은 방앗간을 편안한 표정으로 두리번거렸다.


어릴 적 시골에서 보던 그런 오래된 낡은 방앗간이었다.


“그럼 이곳은 일종의 안전가옥인 것이오?”


“네, 그렇기도 하고 의병군들의 작전회의소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황 범은 최 종훈의 안내에 따라 방앗간 안쪽의 밀실로 걸어갔다.


***


밀실 안쪽에는 대한제국의 지도와 러시아연방의 지도가 걸려있었다.


“편하신 대로 아무 의자에 앉으시고요. 그럼 시간이 없는 관계로 먼저 계획부터 알려드리겠습니다.”


황 범은 철민을 안고 의자에 앉았다.


최 종훈은 긴 지시봉을 들고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원래의 계획은 해상로를 통해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이동하려고 했습니다.”


“배로 말이오?”


황 범은 흥미롭다는 듯 물어보았다.


“네, 그렇습니다. 그렇게 되면 대형 유람선으로 1박 2일간 이동해야 합니다.”


“그런데 계획이 바뀌었소?”


“네, 처음의 계획과 다르게 우리는 육상으로 이동할 것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오?”


“두 분이 배로 가려면 꼭 필요한 게 있습니다. 바로 신분증입니다.”


“그럼 신분증이 없어서······.”


“그건 아닙니다. 신분증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라 위조 신분증을 만들던 기술자가 실종됐습니다.”


“실종인거요? 아니면 잡혀간 거요?”


“우리는 잡혀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음······. 그것 또한 의심해볼 만한 것 같은데. 우리가 나타날 때쯤 사라졌다니······.'


“중요한 것은 두 분에 대한 정보는 새어나간 것이 없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의뢰를 하기도 전에 사라졌거든요.”


“그건 다행이군요.”


“네, 그래서 우리는 계획을 바꿔서 육로로 이동 할 것입니다. 러시아 연방지구 특성상 중국과 달리 다른 지구로 이동 할 때 삼엄한 검문검색이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큰 문제만 없으면 무조건 통과입니다. 물론 가끔은 위험하긴 하지만.”


“그 말은 위험하단거요? 편하단거요?"


"위험한데 의외로 편한거?"


"그건 러시아식 농담인거요? 아무튼, 그럼 이동은 언제부터 언제까지 하는 것이오?”


“오늘 바로 출발해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1박 2일의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자동차로 계속 달려서 1박 2일인 것이오?”


“네, 중간 중간 잠시 쉬었다 가는 것 까지 다 합쳐서 그렇게 이동 할 것입니다. 자동차가 낡아서 중간에 쉬어야 하거든요. 엔진이 과열되면 큰일이어서.”


“그렇군. 그럼 우리가 이동할 경로가 어떻게 되는지······.”


“그럼 지금부터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지도를 보시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최 종훈은 지시봉을 들고 대한제국의 지도와 러시아 지도를 가리키며 열심히 설명을 했다.


“즉 요약하자면 러시아 대륙 간 고속화 도로를 타고 단번에 이동한다는 것이군.”


“네 맞습니다. 러시아에선 블라디보스토크와 포항, 울산, 부산, 통영까지 한 번에 연결된 도로를 꽤 오래전에 구축했습니다. 주요 용도는 군사무기의 이동로를 확보하고자 만든 것인데 그 도로를 이용하면 편하게 갈 수 있습니다.”


“꽤 간단하구만. 그럼 지금부터 출발하도록 하시지오.”


“그 전에 일단 황 범님께선 옷을 갈아입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방탄 가방도 놓고 가셔야 하고요.”


“이걸 다? 그럼 다른 무기는 어디까지 괜찮단 말이오?”


“권총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요?”


“그래도 미국 M16 A1정도는 챙겨도 좋을 거 같은데. 검문검색이 심하지 않다고 하지 않았소?”


“그렇긴 하지만 그런데 문제는 아예 검문검색이 없지 않아서 만일 재수 없으면 일이 커집니다. 그래서 미리 다 놓고 가시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황 범은 많이 아쉬웠다.


힘들게 모은 중국 무기들이었고 또 서방의 무기들은 외국에 있는 독립군들의 협조로 모은 물건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황 범은 발목에 찬 발터PPK권총과 대검, 그리고 양 가슴에 장착한 글록 권총 두 정, 그리고 권총 예비 탄창들과 허리춤에 찬 섬광탄 여섯발과 수류탄 여섯발만 챙겼다.


“너무 적은 거 같은데······.”


최 종훈은 혼자 중얼거리며 무기들을 챙기던 황 범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별명이 탱크라더니 괜히 탱크가 아니구나······.’


***


황 범은 최 종훈이 건네준 옷으로 갈아입었다.


최 종훈이 준 옷은 러시아 군수공장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이 입던 작업복이었다.


황 범은 옷을 받으며 내 덩치에 맞는 옷 사이즈가 있나 싶었지만 그건 기우였다.


러시아연방에서 나눠준 작업복은 매우 컸고 황 범에게도 편안하게 딱 맞았다.


“옷 사이즈가 나쁘진 않으시죠?”


“그렇소. 꽤 잘 맞는구만.”


“러시아 사람들이 대부분 큽니다. 그래서 큰 옷들도 꽤 있어요.”


“나도 익히 봐서 알고 있긴 하오. 러시아 군인들은 나보다 덩치 좋은 사람들도 있더군.”


“네 맞습니다. 그래서 우리 같은 독립군들이 고생이 심하죠. 자! 여하튼 이제 준비가 되었으니 슬슬 출발하시죠.”


“좋소. 가십시다.”


황 범은 잠이 든 철민을 안고 최 종훈이 안내하는 자동차에 탔다.


최 종훈은 운전석에 앉은 후 시동을 켰다.


“아참! 운전은 교대하며 가기로 합시다.”


황 범이 먼저 말을 꺼냈다.


그러자 최 종훈이 좋다고 손으로 엄지 척을 하였다.


***


세 명이 차에 올라타자 그들을 지켜보고 있던 KGB요원 이반1과 이반2는 상부에 보고를 했다.


“세 명 모두 차에 다시 탔습니다.”


“좋아. 이반 1은 방앗간으로 가서 그들의 이동경로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도록. 그리고 이반 2는 그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미행하도록 한다.”


“네!”


***


황 범 과 철민 그리고 최 종훈이 타고 있던 러시아 세단은 조용한 시골길을 빠져나왔다.


그리곤 러시아와 바로 연결된 대륙간 고속화 도로를 타기위해 합천 시내로 이동했다.


황 범은 어두운 작은 도시를 둘러보았다.


중국 연방지구보다 좀 더 발전한 것 같은 풍경이었다.


비록 높은 건물을 아니어도 작은 도시임에도 빌딩들이 있었다.


“제법 잘 되어있죠? 도시 정비가.”


“그렇군요.”


“러시아 중앙정부에서는 이런 소도시 정도는 신경을 잘 안 씁니다. 러시아 중앙정부에서 나온 관리들이 있는데 그들은 조선 지부를 휴양지 즘으로 생각하더군요. 특별히 관리나 감독을 하지 않습니다. 덕분에 우리 한국인들이 자체적으로 경제나 문화 등을 부흥시킬 수 있었죠.”


“어쩌면······. 더 좋군요.”


“네, 하지만 아무리 살만하다 해도 대한제국의 땅에 러시아가 들어와서 이곳을 군용 시설로 만든다는 게 통탄스러운 것이지요.”


“나라 잃은 설움이야 어찌 표현할 수 있겠소.”


“맞습니다. 더군다나 러시아 중앙 정부는 관리 감독을 철저히 잘 안하는 것뿐이지 이곳 조선 지부의 각 지역마다 설치된 군수공장의 가동이 늦어지면 바로 제재가 들어옵니다. 식량 보급이라든지 등등의.”


“치사하군요.”


“중국도 그렇고 러시아도 그렇고 이상하게 땅덩어리 큰 나라들이 더 치사합니다.”


“동감하오.”


“하하하하!”


황 범과 최 종훈은 같이 웃었다.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최 종훈의 낯빛이 변했다.


“저, 황 범 님?”


“무슨 일이오?”


“아무래도 우리 미행이 붙은 것 같습니다.”


“정말이오?”


“한 십 분 전부터 멀리서 차 한대가 보이더니 지금 그 차가 계속해서 우리랑 비슷한 속도로 이동 중입니다.”


“뭐요? 러시아는 안전하다고 하지 않았소.”


“그렇긴 한데, 저도 지금 미행이 붙은 경우는 오랜만이라.”


“그럼 그냥 내가 가서 처리하고 오리다.”


역시 황 범이었다.


말보다 몸이 앞서는 그였다.


“아! 아닙니다. 일단 최대한 따돌리는 게 먼저입니다. KGB는 건들면 큰일 납니다. 피하는 게 상책입니다.”


“왜 그렇소?”


“저들의 전투 능력은 중국 공안과는 또 다릅니다. 매우 잔인하고요. 한 번 걸리면 죽었다고 봐야 합니다.”


황 범은 속으로 생각했다.


‘대체 얼마나 세다는 거야. 사람이 다 똑같은 사람이지.’


“일단 황 범님 마음 놓고 계십시오. 제가 최대한 미행하는 놈들을 떨어뜨리겠습니다.”


“알겠소. 당신만 믿으리다.”


황 범은 불안했지만 일단 최 종훈이 하라는대로 가만히 있었다.


***


KGB는 중국 공안과 달리 항상 은밀했다.


그래서 그들이 입고 있던 옷도 일반 사람들이랑 크게 다를 점이 없었다.


때론 양복을 입기도 했고 때론 가죽점퍼나 항공점퍼를 입기도 했으며 코트를 입기도 했다.


중국처럼 제복을 입는 경우가 없었다.


또한 그들은 타고 다니던 차도 일반 국민들이 타고 다니던 자동차와 다르지 않았다.


황 범 일행이 타고 있던 <라다 쥐굴리> 승용차 등등, 러시아의 대중적인 차들을 타고 다녔다.


***


<우아즈>라는 러시아 국민SUV자동차를 타고 있던 이반2 요원은 무전기를 켰다.


“이반2입니다. 그들이 러시아 대륙간 고속화 도로를 탈 것으로 보입니다.”


“알았다. 계속 미행하도록.”


“고속화 도로를 탈 경우 무전이 끊어질 수 있습니다.”


“알고 있다. 차량 번호를 알 고 있으니 만일 미행에 실패해도 우리들의 요원들이 알아서 할 것이다.”


“네! 송신 종료 하겠습니다.”


러시아 민족 특유의 큰 덩치에 각진 턱이 도드라져 보이는 이반2 요원은 100m 전방에 있는 황 범 일행의 차를 조용히 쫓고 있었다.


***


“그래서 미행을 어떻게 따돌린단 말이오?”


“음······.”


최 종훈은 큰소리 쳤던 것과 달리 어떻게 해야 할지 솔직히 몰랐다.


“일단 차를 잠깐 세워두죠.”


“뭐요? 그냥 쭈욱 도망가는게 아니고?”


“네, 일단 차를 세우고 어디 좀 숨어있는걸로 하시죠.”


“그게 다요?”


“네, 지금으로서는 그 방법이······.”


“하!”


황 범은 황당했지만 일단 그의 말대로 하기로 했다.


최 종훈은 차를 몰고 합천 시내를 천천히 돌았다.


주차한 뒤 숨기 좋은 곳을 고르고 있었다.


***


“뭐지? 미행을 눈치 챘나?”


황 범 일행을 쫓던 KGB요원 이반2는 그들의 이상한 행동에 멈칫 했다.


“그냥 기다려야 하나?”


***


“아직도요?”


“아! 네! 지금 찾는 중입니다.”


“뭘 찾는 다는 거요?”


“주차해놓고 숨을 곳을요.”


황 범은 이 사람을 계속 믿어도 되나 싶었다.


황 범은 답답한 나머지 다시 말을 꺼냈다.


“그냥 그러지 말고 우리가 가까이 가보는 게 어떻겠소?”


“네? KGB한테요? 그건 정말 위험한 생각인데요.”


“차라리 빨리 끝내버립시다. 일단 차 좀 세워보시오. 어서.”


최 종훈은 황 범의 진지한 표정을 보더니 고분고분 말을 들었다.


‘말 안 들으면 KGB한테 죽기 전에 이 분한테 죽을 듯······.’


최 종훈은 차를 세웠다.


그리고 황 범과 자리를 바꾸었다.


황 범은 핸들을 잡고선 급하게 차의 방향을 돌렸다.


자동차의 바퀴 끌리는 소리가 적막한 합천시내에 울렸다.


***


이반2는 갑자기 차의 방향이 바뀌는 것을 보자 놀랐다.


‘대체 이번엔 뭐지?’


이반은 미행하던 게 아닌 것처럼 자연스럽게 원래 진행방향으로 차를 조심히 몰았다.


그런데 황 범이 운전하던 차는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다.


KGB요원이었던 이반2는 오히려 당황하기 시작했다.


***


황 범은 이반2가 타고 있던 차의 바로 앞에 차를 세웠다.


차를 세우자마자 황 범은 차 문을 열고 나왔다.


황 범을 지켜보던 이반2도 처음엔 가만히 앉아있다가 천천히 차문을 열고 나왔다.


둘이 서로 마주하며 서있자 둘의 키가 비슷했다.


황 범은 속으로 생각했다.


‘러시아 놈들이 다르다고 하더니 정말 다르긴 다르군.’


***


이반2는 자신 앞에 서있던 황 범을 보자 순간 움찔했다.


자신이 그동안 봤던 조선인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하지만 이 상황을 자연스럽게 넘어가야만 했다.


이반2의 임무는 그들의 미행이지 그들의 처단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중국과 달리 말단 요원이 직접 처벌을 하거나 죽일 수 있는 법적인 힘이 없었다.


***


황 범은 씨익 웃으며 낮은 목소리로 이반2에게 말했다.


“너 KGB냐?”


하지만 이반은 모른척 러시아 말로 대꾸했다.


“뭐라는 거야. 이 덩치만 큰 백설기 같이 생긴 놈이. 너 잠깐 기다려. 통역사 데리고 온다.”


황 범은 차 안에 있던 최 종훈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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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사냥감이 된 황 범과 철민 -2- 21.08.17 238 5 15쪽
45 사냥감이 된 황 범과 철민 -1- 21.08.16 254 8 13쪽
44 새로운 미행자들 21.08.13 240 7 15쪽
43 두만강을 넘어 러시아로 21.08.12 261 9 15쪽
42 마지막 휴게소에서의 결전 -3- 21.08.11 234 5 16쪽
41 마지막 휴게소에서의 결전 -2- 21.08.10 227 8 13쪽
40 마지막 휴게소에서의 결전 -1- 21.08.09 236 8 15쪽
39 유인작전 -3- 21.08.06 242 8 12쪽
38 유인작전 -2- 21.08.05 249 9 16쪽
37 유인작전 -1- 21.08.04 265 9 13쪽
36 뿔뿔이 흩어진 그들 21.08.03 260 8 14쪽
35 함흥 마장 해수욕장의 결투 +1 21.08.02 282 9 13쪽
34 KGB 조선 지부 비밀 기지에서의 만남 21.07.31 277 7 11쪽
33 러시아 지부 독립군 막내 최 종훈 이야기. 21.07.30 290 9 13쪽
32 함흥냉면 스토리 21.07.29 285 9 15쪽
31 러시아 대륙간 고속화 도로에서의 탈출 -8- 21.07.28 288 9 12쪽
30 러시아 대륙간 고속화 도로에서의 탈출 -7- 21.07.27 281 7 14쪽
29 러시아 대륙간 고속화 도로에서의 탈출 -6- 21.07.26 294 7 14쪽
28 러시아 대륙간 고속화 도로에서의 탈출 -5- 21.07.24 317 8 12쪽
27 러시아 대륙간 고속화 도로에서의 탈출 -4- 21.07.23 327 8 13쪽
26 러시아 대륙간 고속화 도로에서의 탈출 -3- 21.07.22 329 9 12쪽
25 러시아 대륙간 고속화 도로에서의 탈출 -2- 21.07.21 348 8 13쪽
24 러시아 대륙간 고속화 도로에서의 탈출 -1- 21.07.20 400 9 13쪽
23 KGB요원과의 격투! 21.07.19 387 7 13쪽
» KGB요원과의 대면 21.07.17 416 7 13쪽
21 새로운 만남 21.07.16 433 9 12쪽
20 러시아 땅에 도착하다. 21.07.15 457 10 14쪽
19 조선지부 공안과의 최종결투. 마무리. 21.07.14 451 12 16쪽
18 부총경감의 오른팔, 흐마 제1경감과의 승부 21.07.13 436 7 14쪽
17 결전! 중국 정예공안 요원들과의 전투 -6- 21.07.12 440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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