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당한 망나니 야구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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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저녁밥
작품등록일 :
2021.07.28 01:34
최근연재일 :
2021.12.20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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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5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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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화 에히매 대표 황금발

DUMMY

'10연승이면 한번만 삐끗해도 미션 실패라는 소리?'


유니크 미션과는 다르게 꽤나 까다로운 조건이 아닐 수 없는 전설 미션은 아직 선덕에게는 그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했다.


'뭐 운 좋으면 되는 거고 아니면 어쩔 수 없다치자'


미션에 얽매여 큰 점수를 헌납 했기 때문에 지금은 전설 미션따위를 생각할 때가 아니었다.


***


한편 테이쿄 교실에서는 현장 생중계로 나오는 고시엔 경기를 다같이 응원하고 있었는데,


"와.. 저게 맨날 반에서 잠만 자던 선덕이야?? 멋있다아..~"

"그러게 교실에서는 매일 시체처럼 엎드려있었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구나"

"멋있기는 개뿔 방금 3점 홈런 맞은 거 못 봤냐? 쟤 때문에 지고 있잖아!"

"그니까말이야 홈런치고 주자가 도는 동안 앞에서 꼴 사납게 소리나 빽빽 지르고 있고, 너무 비매너 아니야?"


여 학생들의 칭찬이 아니꼬았던 남 학생들이 괜히 흠을 잡아보려고 했지만,


-타앙!!


손바닥이 부서질 듯 세게 책상을 내리치며 나나가 일어섰다.


"선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함부로 말하지 말아줄래? 지금 선덕이 투수로써 에이스로써 얼마나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알아!?"


현장에서 응원해주지 못하는 것이 너무도 미안했던 나나가 대신 화를 내자 뻘쭘해진 반 분위기는 현장 중계진의 목소리로 가득찼다.


"세상에 방금 너클볼은 너무 환상적이지 않습니까?"

"거기다 이번 너클볼은 구속이 120km/h나 됐죠?"

"저 공은 당장 프로를 데려와도 절대 손도 못댈 공입니다!"

"(스구루씨 포수 언급! 포수 언급도!!)"


인터넷으로 자기딴에 알아본 모양인지 너클볼에 숨은 주역에 대해 언급해 달라는 PD를 이번에는 잘했다는 듯 엄지를 치켜세우며 칭찬했다.


"방금 저희 PD가 나이스한 어시스트를 줬습니다. 확실히 너클볼에는 던지는 투수가 대단한 것도 있지만, 그걸 잘 받아주는 포수를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거든요?"

"맞는 말씀입니다. 아무리 좋은 볼도 포수가 받아주질 못하면 경기가 성립 될 수없는 법이죠"

"역시 다치바나 에이시 2년전 보다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고시엔에 돌아왔습니다."


해설자들이 호평일색인 와중에 확연히 표정이 어두운 곳도 있었다. 바로 토호의 벤치,


"너클볼?? 아니 지금 장난해? 이게 종합세트도 아니고 스위치 투수에 돌직구에 변화구에 으아아아아!!"


슬슬 참았던 짜증이 몰려온 아야카 감독이 머리를 벅벅 긁으며 선덕을 노려보았다.


"이런 식으로 용병빨 세우겠다 이거지? 정식으로 항의할꺼야.."

"소용없을겁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저 투수 용병이 아니거든요. 정식으로 테이쿄 고등학교에 입학했어요."

"국적이 한국 놈이잖아!!"

"일본 국적도 가지고 있는 2중 국적이에요."

"으아아아아!!! 뭐 이렇게 되는 일이 없어!!"


의연하게 선수들을 다독여도 모자를 감독이 이렇게 모자란 모습만 보여주니 지금의 토호는 3학년 선배들이 모든걸 통솔한다고 봐도 무방할정도였다.


"당장에는 파훼법이 힘들겠지만, 우선 우리가 앞서고 있으니 리드하고 있는 점수를 잘 지키면서 방법을 생각해 보시죠"


짜증을 내는 감독을 다독이는 오니 역시 속마음은 아아카 감독과 다르지 않았다.


'확실히 이대로는 위험해..'


토호의 가장 큰 산을 넘은 테이쿄는 이제 남은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기 위해 미야기를 상대해야했다.


'아까 같은 위화감은 없어.. 이 자식 또 공 날아오기 직전에 메세지 뜨게 하는 건 아니겠지?'


아까의 트라우마(?)라고 해야할지 괜스레 움츠려 들었지만, 에이시의 리드 대로 좌완으로 갈아끼웠다.


'1회초엔 너무 중앙으로 유도했어 괜히 빗맞은 타구라도 되면 귀찮아질수도 있으니..'


-스이이익!! 퍼벅!


"스트라이크!!"


에이시는 대놓고 볼을 유도하기로 마음 먹었다.


"스트라이크 투!!"


-스이이익!! 퉁퉁퉁투투투..


너무 끝으로 몰았던 탓인지 살짝 옆을 벗어난 투구에 반응하지 못하고, 공을 그만 뒤로 흘리고 말았다.


"낫아웃! 달려!!!"


-다다다다다닷!!


미야기는 볼이 빠지는 걸 확인하자마자 1루를 향해 미친듯이 질주해댔다.


-삐긋!


'크흡!! 뭐지? 접찔렸나?'


달리던 도중 발목에서 들리는 불쾌한 뼈소리, 하지만 지금은 그런 사소한 문제는 아무래도 좋았다. 지금 미야기에게 가장 필요한 건 세이프였으니까


"아웃!"


그러나 무정한 심판의 아웃 선언


"아쉽게도 뒤로 빠졌던 볼이 벽에 부딪쳐 다시 에이시 선수에 손에 들어오고 말았네요."

"예 저런 경우가 정말 드문 일인데 말이죠 운이 너무 없었네요. 미야기 선수"


공수가 교체 되고 쓸쓸하게 덕아웃으로 걸어들어가기 위해 일어서려고하자,


"으으으윽!!"


오른 발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통증! 바로 옆에서 이상을 감지한 테이쿄 1루수 다카무라가 놀란 눈으로 미야기의 상태를 살폈다.


"움직이지마! 너 지금 발목 돌아갔어! 어이 토호!! 당장 와!!"


미야기를 그대로 눕히고 바로 상대팀 벤치를 향해 손을 흔드는 다카무라, 이상을 가장 먼저 감지한 오니와 미츠이가 서둘러 1루로 달려갔다.


"무슨 일이야!?"


멀리서는 자세히 보이지 않았지만, 점점 가까워지면서 미야기의 발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드..들것!! 들것 가져와!!!!"


***


잠시 소란스러웠던 그라운드는 미야기를 대신해 유격수 자리에 오니가 들어가게 되었다.


"화면으로 보면 아무래도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 하기 전부터 뛰는 폼이 이상하죠?"

"예 갑작스러운 스타트에 근육이 긴장했나 봅니다."

"그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려는 플레이는 정말 우리들이 배워야 할 자세인 것 같습니다."

"자! 그러면 이제 3회말 테이쿄의 공격 시작은 1번 타자! 후쿠야 선수 전 타석에서는 무기력하게 삼진 되는 모습이었는데요!?"


-스으으윽!! 퍼퍽!!


"스트라이크!!"


여전히 위협적인 미츠이의 포심 패스트볼 선덕의 그것보다 더욱 날카로운 코스로 공략해온다.


하지만 1회말처럼 의기소침하거나 기죽지 않았다.


'신타로가 날 1번으로 만들어준 밥 값은 꼭 하고 말테니까!'


토호전을 위해 연습했던 어깨를 닫는 스윙법은 선덕의 140후반대 공도 10구에 3번 밖에 치질 못 했다. 그럴바에는


-타앙!!


과감하게 원래 자신의 폼으로 되돌아갔다.

하지만 미츠이의 강력한 구위 때문에 타구는 역시 멀리 뻗지 못하고 내야로 떨어졌지만,


-다다다다다닷!!


아직 후쿠야에게는 남은 무기가 있었다.


'버..벌써 저기에..'


타구를 잡았던 오니의 어깨가 순간 멈춰버렸다.


1루를 바라보며 치던 후쿠야의 타법이 제대로 먹혀든 것이다.


"아!! 이래서 황금발이라고 했나본데요!!??"

"특이한 자세라고 생각했었는데 타격 후 조금의 타임리스도 없이 곧장 스타트 했죠?"

"이 선수에게서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고 해도 토호 수비진들은 절대 경계를 늦춰서는 안되겠는데요?"


홈에서 1루까지 거리 90피트, 즉 27.43m를 상식을 벗어난 스타트에 추진력으로 좌 타자인 후쿠야가 1루까지 가는 속도는 무려 3.82초! 가히 고시엔 진출 고교 준족들 사이에서도 탑 클래스 수준이었다.


'어때? 이게 니가 선택한 테이쿄의 1번 타자다 이말이야!'


여유롭게 1루에 안착한 후쿠야가 타석에 들어서는 신타로를 향해 손을 들어올렸다.


'거봐 하면 되는 놈이 쫄긴 왜 쫄아?


후쿠야에 세레모니에 미소짓던 신타로, 벤치에 싸인에 고개를 끄덕였다.


"후쿠야 선수 방금 전 굉장히 빠른 다리를 선보였는데요. 그럼에도 유우키 선수처럼 과감한 리드폭을 가져가지는 않는군요!?"

"아무래도 선수 개개인마다 주루플레이 스타일이 다 다르기 때문이죠, 유우키 선수의 경우에는 귀루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이른바 노빠꾸식 도루지만 후쿠야 선수의 도루는 정석 중에 정석 정확히 한발 뒤로 하고 누웠을 때 닿을 정도의 리드입니다."

"그렇군요. 그럼 좌 투수인 미츠이 선수는 마음놓고 타자에 집중할 수가.."


-다다다다다닷!!


미츠이가 공을 들어올리는 순간 후쿠야는 바로 스타트를 끊었다.


'어..어째서? 사인을 미리 눈치챘나..?'


사인을 훔쳤다고 밖에 설명이 안되는 도루 스타트,


-스으으윽!! 타악!


투수 미츠이와 포수 사카타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일리가 있었다.


"세이프!!"


도루에 필요한 건 리드다, 스타트다 여러 말들이 많지만 방금 전 후쿠야의 도루는 대부분의 주루플레이어들이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타이밍의 도루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안정적이고 깔끔한 도루였다.

왜냐하면 포수가 2루로 던지려는 순간 이미 '뺏겼다'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최고의 스타트 였기 때문이다.


'그래 그게 가장 너 다운 플레이야 테이쿄의 리드오프씨'


본 실력이 돌아온 후쿠야에 모습, 태연한 얼굴로 신타로는 평소처럼 후쿠야의 원맨쇼를 감상하고 있었다. 거기다..


"방금 전 말을 철회해야 할것 같습니다. 후쿠야 선수 저..정석 적이지 않습니다!!"


1루에서와는 대조적으로 오히려 2루에서는 토호의 유우키 급으로 리드폭을 벌리고 있었다.


"이 정도면 견제를 각오하고 달리겠다는 뜻인데요!?"

"과연 미츠이 선수의 선택은?"


'에히매 촌 동네에서는 그런 허세가 통할지 모르겠지만!'


"바로 2루 견제로 응징!"


이번에도 투수의 동작 직전에 이미 움직임을 간파 했다는 듯 3루로 망설임없이 스타트를 끊는 후쿠야는 견제구가 무색하게도 이미 3루 베이스를 밟고 있었다.


"세이프!!"


'지금 저 녀석에게는 미츠이가 보인다.'


토호의 1번 유우키가 후쿠야를 보며 확신했다.


상대 투수의 등만 봐도 도루각이 보인다는 일명 '개안'의 경지!

최적의 스타트를 잴수 있는 선수, 거기다 도루하는 동안 단 한번도 라인을 벗어나지 않는 최단 루트 활용까지 유우키는 단번에 동류의 냄새를 느낄 수 있었다.


'좋아 3루까지 계획대로야'


"이거 선두 타자에게 너무 많은 베이스를 넘기고 말았는데요? 상대는 첫 타석에서 홈런을 친 나루미 신타로입니다!"


첫 타석에서 보여줬던 장타력으로 인해 수비 위치를 뒤로 밀어둔 토호의 수비


"풋!"


이제 타자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미츠이의 생각을 비웃듯이 2학년 내야수 콤비가 움직였다.


-스으으윽!!

-다다다다닷!!


"번트에요! 스퀴즈 번트!!"

"아닙니다. 3루는 이미! 스타트 끊었어요!! 스퀴즈는 페이크! 테이쿄의 작전은!!"


-우와아아!!!! 후쿠야!!! 이 미친자식!!


"홈스틸 성공!!"


"세이프!!"


"결국 에히매현 대표 황금발이 당당히 홈을 밟고 지나갑니다!!!"

"홈스틸을 서포트하기 위한 번트모션까지 완벽했습니다. 이건 테이쿄의 전략적인 승리입니다!"


홈으로 들어오는 후쿠야가 주먹을 내밀자 낯부끄럽지만 이번 만큼은 신타로가 받아주기로했다.


"나이스 홈 스틸"

"덕분에"


안타 하나 없이 테이쿄 2학년의 콤비플레이로 다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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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56화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 +1 21.09.07 1,826 20 10쪽
56 55화 각자의 각오 21.09.06 1,763 19 12쪽
55 54화 냉정과 열정사이 21.09.05 1,796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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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2화 완전체 결승전 21.09.03 1,826 2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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