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선건국기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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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0926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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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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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08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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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선건국기 [4부] 18화 - 1640년 12월에서 1월 새로운 시대 (1) - 꿈

[신조선건국기]




DUMMY

명길은 씩씩 거리며 기원을 찾았다.

문이 열리고 명길이 들어서자, 기원은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명길의 주먹이 곧바로 기원의 얼굴을 향해 날아왔다.

이에 기원은 그대로 뒤로 나자빠졌다.


명길은 성난 목소리로 쓰러진 기원을 내려다 보며 소리쳤다.


“어쩌자고 백성들이 다 보는 자리에서 전하의 손을 포박하여 궐로 뫼신 것이오?! 전하께서 죄인이오?!”


이에 기원 또한 명길을 노려보며 말했다.


“백성들에게 버림 받은 군주요. 더군다나 백성들을 버리고 지 살 궁리나 한 작자요. 그것이 죄가 아니고 무엇이겠소?”


“그래도 이 나라의 군주요! 백성들이 버렸다고 해서 우리 사대부까지 함부로 대할 수 있는 분이 아니란 말이오!”


“결국 도성에서 전하를 찾아 이곳으로 모신 것은 나였소. 그런 나를 이리 대해도 되는 것이오? 어찌 보면 이 거사의 가장 큰 역할은 내가 한 것이 아니오?”


“뭐요?”


기원의 말에 명길은 기가 차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어디 반박해 보시오. 경은 이 거사를 위해 무엇을 하셨소? 다른 이들은 직접 창과 칼을 들고 싸웠소. 경은 무얼 하시었소?”


기원의 말에 명길은 아무 말하지 못했다.

그의 미간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런 명길을 보며 기원이 헛웃음을 치며 말했다.


“그저 반군들의 뒤에 숨어 편하게 도성에 오신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신 게 없질 않으십니까?”


“뭐라?!”


명길은 기원의 멱살을 거칠게 잡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기원은 아랑곳 않고 냉소를 띠며 말했다.


“대감이 저와 다른 게 무엇입니까? 직접 세운 임금에 반하여 거사에 가담한 건 매한가지 아닙니까?”


명길은 기원의 멱살을 잡은 채 씨익씨익 거리다가 이내 거칠게 그의 멱살을 놓고는 그를 보며 말했다.


“청원, 그대의 그 자만심이 나중에 화를 불러 올 걸세. 자중하시게. 내 옛 정을 생각해서 하는 말일세.”


그러고는 명길은 고개를 돌려 문 쪽으로 향했다.

그런 그의 뒷모습을 보며 기원은 비아냥대듯 말했다.


“예, 염려해주시니 감사하옵니다. 허나 그런 일은 없을 것입니다. 나는 이 거사의 일등공신이질 않사옵니까?”


그러고는 호탕하게 하하하 하고 웃어 보였다.

명길은 굳은 표정으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버렸다.


명길의 뒤로 기원의 호탕한 웃음 소리가 들려 왔다.



거사에 가담하였던 장수들은 상왕전을 찾았다.

상왕을 모시는 내관이 상왕전 안에 있는 임금에게 고했다.


“상왕 전하, 미래군과 북방의 장수들이 전하를 뵙기를 청하옵니다.”


상왕전 안에서 그 말을 듣고는 임금의 표정은 심하게 구겨졌다.

자신을 끌어내린 이들이 자신을 뵙기를 청한다니 임금은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분을 삭히며 내관을 향해 말했다.


“지금은 피곤하니 나중에 뵙기를 청한다고 전하거라.”


이에 내관은 상왕을 찾아온 이들을 향해 말했다.


“지금은 피곤하니 나중에 오시라 하시옵니다.”



이에 회령도호부사가 임경업에게 말했다.


“상왕 전하께서 우릴 뵙고 싶으시겠습니까? 우리 때문에 용상에서 물러나시었는데, 경은 어찌 하여 상왕 전하를 뵙겠다 하신 겁니까?”


“나도 모르오. 이는 미래군의 생각이었소.”


곽주목사가 말했다.


“상왕은 우리가 더 이상 신경 쓸 일은 없질 않습니까? 이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다음에 용상에 앉으실 세자 저하이시지요.”


이에 우진이 말했다.


“아닙니다. 물론 이 거사를 통하여 상왕 전하께서 용상에서 물러 나시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왕 전하께 무례를 범하는 것을 용인한다는 이야기는 아니옵니다. 그래도 한 때 용상에 앉아 국사를 돌보고 이 나라를 위해 힘 써 오신 분입니다.”


우진의 말에 곽주목사는 흠흠 하며 헛기침을 하며 입을 다물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명길이었다.


“맞는 말이오. 상왕 전하께 무례를 범하는 이는 용서해서는 아니 되오.”


“최 공, 어디 갔다 이제 오십니까?”


단병사가 물었다.


“그냥 잠깐 어디 좀 들렸다 오는 길이오.”


명길은 물음에 굳은 표정으로 답했다.

이에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경업이 명길을 보며 물었다.


“혹여 청원 부원군을 뵙고 오시는 겁니까?”


경업의 물음에 모든 이들의 시선이 명길에게 향했다.

명길은 더욱 더 어두워진 표정으로 아무 말이 없었다.

이에 수혁이 말했다.


“저는 솔직히 심기원 대감의 행동이 이해가 됩네다. 제가 심기원 대감이 겪은 일을 그대로 겪었어도 그리 하였을 겁네다.”


수혁의 말에 다른 장수들도 어느 정도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명길은 수혁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런 말 말게. 어찌 되어도 상왕 전하 또한 이 나라의 임금이셨던 분이네. 그런 분께 무례를 범하는 것은 우리 조선의 왕실을 욕 보이는 것일세. 상왕 전하 뿐만 아니라 앞으로 용상에 앉으실 세자 저하도 욕 보이는 것이란 말일세. 어찌 그걸 모르는가?”


명길의 말에 수혁은 고개를 숙인 채 입을 다물었다.

명길은 그 모습을 보고는 말했다.


“이만 돌아들 가게. 오늘 많은 일이 있었으니 상왕 전하께서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실 것일세.”


이에 경업은 장수들을 향해 말했다.


“모두 돌아들 가시지요. 저하께서 오시기 전까지 이 혼란스러운 정국을 우리가 어찌 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경업의 말에 장수들은 미소를 띠며 하나 둘 흩어졌다.

모두 자리를 떠난 자리에서 명길 만이 서글픈 표정으로 안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으로 밝은 상왕전을 잠시 바라보다 이내 발걸음을 돌렸다.



그 날 밤, 압록강을 건너 얼마 전까지 세자였던 새 임금 일행이 의주에 당도했다.

의주 부윤은 밝은 얼굴로 그를 맞이 했다.

의주 부윤과 임금은 의주 부윤의 집무실에서 서로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었다.

의주 부윤이 용포를 입은 젊은 임금을 보며 말했다.


“전하,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에 임금이 멋쩍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전하라 부르지 마시오. 저들이 나를 용상에 세운 것이지. 내 뜻으로 용상에 오른 것은 아니었소. 나는 도성으로 돌아가 아바마마께 왕위를 돌려 드릴 것이오.”


임금의 말에 의주부윤이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전하, 왕위를 돌려 드리다니요? 그리 한다면 조선의 백성들이 다시금 들고 일어날 것입니다.”


“이 자리는 내 자리가 아니오. 전하께서 정정하시온데 어찌 내가 용상에 앉는단 말이오? 더군다나 지난 병자년에 전하께서는 칸을 향해 삼궤구고두례를 행하는 치욕을 맛보셨소. 그런 칸을 통해 내가 용상에 앉게 된다면, 전하께서 나를 어찌 생각하시겠소?”


“상왕 전하께서 어찌 생각하실지 두려워 용상을 마다하시는 것이옵니까?”

“뭐요?”


의주부윤의 용기 있는 물음에 세자는 당황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전하께서는 충분히 용상에 앉으실 자격이 있으시옵니다. 지난 이괄의 난이 벌어졌을 적에도 전하께서는 전주로 향하여 분조를 이끄셨고 정묘년에 저들이 침입하였을 적에도 상왕 전하를 호송하면서 강화로 향할 적에도 불안에 떨고 있는 백성들을 위로하시었습니다. 정묘년에는 저 머나먼 오랑캐의 땅에 가 우리 포로들을 조선으로 돌려보는 데에도 힘 쓰셨지요. 전하께서 용상에 앉으실 자격은 충분하옵니다. 전하께서 의주성으로 들어올 적에도 느끼시지 않으셨습니까? 백성들이 전하를 기쁘게 맞이하는 것을 말입니다.”


임금은 의주성으로 들어올 때를 떠올렸다.

백성들은 곤룡포를 입은 새 임금이 들어서자, 연신 ‘천세!’를 외치며 그를 맞이했다.

하지만 임금은 의주 부윤을 보며 고개를 가로 지으며 말했다.


“아니네. 그저 해야할 소임을 다 했을 뿐이네.”


“전하, 전하께서 상왕 전하께 왕위를 다시 돌려 드린다면, 결국 거사를 행하였던 모든 이들은 반역자로 몰려 떼죽음을 당할 것입니다.”


“그 거사가 내 뜻이었는가? 자기들의 잇속을 위해 벌인 일들이 아닌가?”


임금은 성난 표정으로 말했다.


“그게 어찌 자신들의 잇속만을 위한 일이었겠습니까? 병자년 이후의 조선은 말 그대로 생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다시 돌아온 여인들은 자신의 가족들한테 마저 손가락 질 당하며 버림 당하였고 자결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지요. 그 뿐입니까? 저 오랑캐놈들은 시도 때도 없이 명을 정벌하겠다며 파병을 요구하는 탓에 무고한 우리 백성들만 사지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북방의 장수들은 이에 오랜 시간 회의를 가져왔사옵니다. 이 일을 바로 잡겠다고 말입니다. 그들은 이 조선을 위하여 행한 일입니다.”


의주 부윤은 열띤 표정으로 말하였다.

그럼에도 임금은 고뇌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에 의주 부윤이 말을 이어 나갔다.


“전하, 전하께서도 상왕 전하의 뒤를 이어 만들고 싶은 조선이 있지 않으십니까?”


의주 부윤의 말에 임금이 고개를 들어 의주 부윤을 바라 보았다.


“전하께서 생각하시는 조선 말입니다. 이 조선이 청국과 명국의 눈치만 보는 약소국이 아닌 청국과 명국 같은 대국에 맞설 정도로 강성해진 조선 말입니다. 그들은 결국 전하와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알아주시옵소서.”



그 시각, 심양관

혼자 남은 대군은 굳은 표정으로 생각에 잠겨 있었다.


‘내 반드시 아바마마를 용상에서 끌어내린 그 역적 놈들을 벌할 것이다. 반드시. 조선으로 돌아가는 날 반드시.’


‘특히 미래군, 네 놈들부터 직접 목을 베어 주마.’



다음 날, 정전에 거사를 진행했던 이들과 상왕을 사찰로 모시고 갔던 대신들이 서로 처음으로 마주했다. 명길은 정전 안으로 향하다가 기원과 마주치게 되었고 기원은 씨익 미소 지으며 고개만 까딱이며 인사한 채 안으로 들었다.


그 모습을 보고 회령도호부사는 혀 끝을 차며 말했다.


“저.. 저..”


“관두십시오. 우리끼리 분열해봐야 좋을 것 없습니다.”


명길의 말에 회령도호부사는 흠 하며 한숨을 내쉬고는 안으로 들었다.

그 중에서 가장 품계가 높았던 단병사가 장수들을 보며 말하였다.


“모두들 그동안 고생 참으로 많으셨소. 특히나 청원부원군, 부원군의 도움이 컸소.”


단병사는 기원을 보며 말했다.

기원은 흡족한 미소를 띤 채, 단병사를 향해 고개를 돌려 말하였다.


“과찬이시옵니다.”


“아니오. 그대가 없었더라면, 이 거사도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오. 고맙소.”


이에 기원은 흡족한 미소를 띤 채, 고개를 숙여 단병사를 향해 예를 표했다.

그 광경을 조정 대신들과 몇몇 장수들은 좋지 않게 보았다.


영의정 홍서봉이 단병사를 보며 물었다.


“이제 우리를 어찌하실 작정이시오? 우리는 상왕 전하를 모셨던 자들이오. 어찌 보면 그대들과 뜻을 달리 한 자들이 아니오?”


이에 미래군 우진이 입을 열었다.


“같이 조정을 이끌어 나가셔야지요.”


이에 이조판서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우리 또한 반군의 편에 서라는 말씀이십니까?!”


“아닙니다. 대감들께서는 대감들의 뜻대로 행동하여 주십시오. 하나의 뜻으로 치우친 조정은 결국 환란을 불러 일으킬 것입니다. 군주가 올바른 길로 향하는 것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 되겠지요. 지금은 이 성난 민심을 잠재우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에 조정 대신들도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하는 듯 하였다.

그 광경을 보고 명길이 입을 열었다.


“해서, 전하께서 돌아오시기 전까지 이 민란을 어떻게 잠재울 지에 대해 논의해보려 하오. 좋은 생각이 있다면 허심탄회하게 말씀해보시구려.”


그때 수혁이 입을 열었다.


“이건 어떻갔습네까?”


수혁의 말에 모든 이들의 시선이 수혁으로 향했다.















19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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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신조선건국기 [4부] 25화 - 1641년 3월 새로운 시대 (8) - 탕약망 (湯若望) (2) +1 24.07.14 60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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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신조선건국기 [4부] 22화 - 1641년 1월 새로운 시대 (5) - 양반에게도 군역을 지게 하라 (2) 24.03.01 109 1 14쪽
112 신조선건국기 [4부] 21화 - 1641년 1월 새로운 시대 (4) - 양반에게도 군역을 지게 하라 (1) 24.02.25 89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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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신조선건국기 [4부] 19화 - 1641년 1월 새로운 시대 (2) - 새 임금의 귀국 24.02.15 94 1 14쪽
» 신조선건국기 [4부] 18화 - 1640년 12월에서 1월 새로운 시대 (1) - 꿈 24.02.08 104 1 12쪽
108 신조선건국기 [4부] 17화 - 1640년 12월 변화의 바람 (17) - 새로운 시대의 서막 完 24.02.04 93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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