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선건국기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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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0926b
작품등록일 :
2021.08.0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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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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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7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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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선건국기 [4부] 24화 - 1641년 1월에서 3월 새로운 시대 (7) - 탕약망(湯若望)

[신조선건국기]




DUMMY

중국 심양 심양관

심양관의 기와 너머까지 누군가의 성난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괘씸한 놈! 감히 내 면전에 대고 그런 말을 해?!”


목소리의 주인은 다름 아닌 조선의 상왕이었다.


“아바마마, 너무 괘념치 마시옵소서.”


옆에서 대군이 상왕을 달래며 말하였다.


“너도 보지 않았더냐? 내 용상에서 물러났어도 한 나라 임금의 아비인데 내게 이런 모욕을 보이다니!”


상왕은 칸이 베푼 연회에서 도르곤이 자신을 향해 말했던 말에 성이 잔뜩 나 있었다.


대군 또한 성이 났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의 나라는 이미 지난 전쟁에 청에게 패했고 자신과 자신의 아비는 볼모일 뿐이었다.

더군다나 자신의 아비는 자신의 신하들에 의해 상왕으로 물러나 지금 자신의 눈 앞에 있었다.

대군의 마음 속 한 켠에서 알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상왕은 분에 차 자신의 앞에 놓인 사발에 든 찬물을 벌컥 들이키고는 이내 상에 쾅 내리고는 말했다.


“하, 내 체면이 서질 않는구나. 조선도 청도 명도 결국 나를 반기는 이는 아무도 없다. 결국 백성들과 신하들에게 버림 받은 왕이라니..”


상왕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그런 자신의 아비를 바라보며 대군 또한 눈물 지으며 말했다.


“아바마마, 성심을 굳건히 하시옵소서. 형님께서 분명 다시 돌려 놓으실 겝니다...”


대군의 입에서 주상이 언급되자, 상왕의 표정은 또 다시 차갑게 식어 들어갔다.


“그 놈은 입에 담지 말거라. 그 놈은 더 이상 너의 형이 아니다. 따라서 내 아들도 아니다.”


“아바마마...”


“그 놈이 나를 진심으로 생각했다면, 청의 오랑캐 놈들이 왕위를 제안하였을 때, 목숨으로서라도 거부했을 것이다. 한데 지금 어떻더냐?”


“... 아바마마, 아닙니다. 분명 형님께서도..”


“닥쳐라! 그 놈은 조선의 선왕들이 세운 성리학의 이념에도 먹칠을 한 놈이다! 아비를 몰아내고 왕위를 잡은 천인공노할 만한 놈이란 말이다!”


상왕은 씩씩 대며, 대군의 어깨를 잡으며 소리쳤다.

그러다가 대군의 두 손을 맞잡으며 말했다.


“봉림.”


“예, 상왕 전하.”


“네가 이 아비의 한을 풀어다오.”


“아바마마.. 제가 어찌..?”


대군은 갑작스런 상왕의 말에 당황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물었다.


“청국에서 죽으라는 법은 없지 않더냐? 이미 지난 전란의 책임자인 내가 이 곳에 와 있으니, 너는 조선에 보내달라 하면 칸께서 못 들어줄 법도 없다.”


“제가 조선으로 돌아가서 해야 할 일이 뭡니까..?”


대군은 긴장한 표정으로 물었다.


“지금 조정은 내게 반기를 들었던 놈들 세상일 것이다. 허나, 분명 이왕 그 놈이 용상에 앉게 된 과정에 불만을 품은 자들도 여럿일 것이다. 그 자들을 모아 규합해 비밀리에 사병을 육성하거라.”


“사.. 상왕 전하..? 그 말인즉..?”


“그래, 이왕 그 놈을 죽여서라도 내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그 일을 네가 해줬으면 한다.”


“아바마마, 그래도 이건...”


대군이 망설이는 표정으로 말하자, 상왕은 대군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이 일이 성공하면, 내 너를 세자로 임명할 것이다. 이 아비의 한을 풀고 이 조선에 다시금 성리학이 자리 잡게 해다오.”


대군은 자신의 두 손을 맞잡은 상왕의 늙고 거친 두 손을 말없이 바라볼 뿐이었다.



변발을 한 한 소년이 자신의 품에 작은 단도를 숨기고는 커다란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섰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그를 붙잡아 세웠다.


“이 야밤에 어딜 가느냐?”


소년의 표정에는 당혹감이 가득했으나, 이내 표정을 고치고는 뒤로 돌아 웃으며 말했다.


“아까 술을 너무 많이 마시었나 봅니다. 소피가 마려워...”


“품에 숨긴 것은 무엇이냐?”


그를 붙잡아 세운 것은 다름 아닌 정명수였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어르신.”


소년이 멋쩍은 표정으로 말하자, 정명수는 그런 소년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다가 이내 거칠게 그를 붙잡았다. 소년의 품에서 작은 단도 하나가 바닥으로 툭하고 떨어졌다.


정명수는 그 단도를 주워 보이며 말했다.


“이게 아무것도 아닌 것이냐?”


“그냥 모른 체 해주십시오. 어르신도 알고 계시질 않습니까? 지난 병자년 말입니다.”


소년의 얼굴에서 망둑의 모습이 살짝 비쳐 보였다.


“지금 이 단도로 원수를 갚으면 그 다음은 무엇이냐?”


“예?”


“네 놈이 조선의 상왕을 죽이면 곤란해지는 것은 청 황실이다. 새롭게 임금에 오른 조선왕은 이 일로 청국을 압박해 올 것이고 이는 아무리 청국이라도 피하지 못할 것이다. 네 행동으로 인해 칸 폐하를 난처하게 만들 셈이더냐?”


망둑은 정명수의 말에 아무 말하지 못하였다.


“아무리 그래도 한때 조선의 임금이었던 자다. 심양관 앞은 조선 군사들만이 지킬 뿐 아니라, 청의 병사들도 수시로 순찰을 도는 곳인데 그곳을 네 혼자 힘으로 어떻게 뚫고 들어갈 것이냐?”


“그럼 어쩌란 말입니까?! 제 원수인 상왕이 저렇게 제 눈 앞에 떡하니 있는데 보고만 있으란 말입니까?!”


“그래. 보고만 있어라.”


정명수의 말에 망둑은 성난 표정으로 눈에 닭똥 같은 눈물이 고인 채, 소리쳤다.


“그럼 제게 기회는 언제 오는 겁니까? 언제쯤 복수할 수 있는 겁니까?!”


“네 복수는 상왕만 죽이면 끝나는 것이냐?”


“이왕이면 너에게서 너가 아끼는 자를 빼앗아 간 조선이라는 나라를 네 발 밑에 두는 것이 최고의 복수이지 않겠느냐?”


정명수는 씨익 음흉한 미소를 띠어 보이며 망둑을 바라보았다.


“냐한, 눈 앞에 현실만 보지 말고 멀리 보거라. 분명 네게도 네 한을 갚을 날이 올 것이니.”


냐한은 망둑이 청에서 지내게 되면서 칸에게서 하사받은 청식 이름이었다. 강아지라는 뜻을 가지고 있었다.





신사년 (1641년) 3월


임금은 미래관에서 미래군과 함께 하고 있었다.

임금의 당황스런 목소리가 안에서 들려 왔다.


“지금 내게 농을 하는 것이냐?!”


“제가 어느 안전이라고 전하께 농을 하겠나이까?”


우진이 입을 열었다.


“전하, 고정하시옵소서. 도승지가 실언을 할 것일 것입니다. 그렇지? 우진아?”


진석이 성난 표정과 당혹스런 표정으로 우진을 바라보는 임금과 우진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하지만 우진의 입에서 나온 말은 진석을 더 당황시켰다.


“아닙니다. 작금의 조선으로서는 반드시 해야할 일입니다.”


“아니, 우진 동무. 명이 무슨 수로 덕국德國 신부를 우리에게 내어준단 말이녜?"

수혁이 우진의 말을 듣고는 물었다.


*德國(덕국): 독일



“*탕약망 선생은 명국의 *홍이포도 만든 자들이고 청에서도 주시하고 있는 인물이야. 그런 탕약망 선생을 명이 아무 조건도 없이 우리에게 내어줄 일이 없질 않는가?”

이번에는 임금이 우진의 말을 듣고는 물었다.


*탕약망 (湯若望): 아담 샬 신부의 중국식 이름

*홍이포: 명나라가 가지고 있던 공성 무기로 그 위력이 어마어마했다고 한다.


“당혹스러우신 거 압니다. 일단 명과 외교적으로 협상을 한다면 가능할 일입니다.”


우진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우진에게 향했다.


“명과 외교를 할 수는 없다. 나는 청국의 칸의 명으로 용상에 앉았고 청은 이를 이용하려 들겠지."


“명과 청을 둘 다 이용할 방책이 있사옵니다."


“그게 무엇이냐?”



“현재 명은 안으로는 농민들의 반란이 밖으로는 청국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명에게는 아담 샬을 조선으로 내어주는 대신, 반군이나 청을 막아낼 병력을 원조하겠다고 원병을 보내토록 하고 청에게는 명에게 원병을 보내는 척, 명의 내부 사정을 샅샅이 보고하겠다고 말한다면, 명과 청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진석은 그 말을 듣다가 당황한 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너무 위험한 거 아니야?"


상철 또한 진석의 말에 동조하며 말했다.


"맞습네다. 그러다가 명과 청 둘에게 미움을 받을지도 모를 일입네다."



가만히 듣고 있던 임금이 입을 열었다.


“...성공시킬 수 있겠느냐?”


“반드시 성공시켜 보이겠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어전회의


임금은 대신들을 모두 정전으로 불러 모았다.


"무슨 일로 전하께서 또 저희를 부르는 것일까요?"


호조판서가 영의정 홍서봉을 보며 물었다.


"이제는 두렵기까지 합니다. 전하께서 용상에 오르고 계속 많은 것을 변화시킬려 하시니, 이제는 무슨 말을 하실지 원.."


옆에서 예조판서 또한 동조하며 말했다.

홍서봉은 아무 말 없이 안으로 들었다.


그렇게 대신들이 모이자, 임금은 용상에 앉아 대신들을 둘러 보며 말했다.


"그대들도 탕약망 선생에 대해 아시오?"


"저희 또한 북방에서 군사질을 해먹고 살던 자들입니다. 탕약망 선생을 어찌 모르겠나이까? 홍이포와 함께 온갖 재주를 가지고 있는 자라 들었습니다."


경업이 임금의 말에 답했다.


"그 탕약망 선생을 조선으로 데려올까 하오. 분명 조선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오."


임금의 말에 대신들은 적잖이 놀란 표정을 지어 보였다.

탕약망 선생, 그 자를 조선으로 불러 온다니

물론 조선에게는 더욱이 좋은 일이었다.

하지만 현실성이 없어도 너무 없는 이야기였다.

청의 위협과 농민들의 반란으로 하루하루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명의 입장에서 탕약망 선생을 그리 쉬이 내어줄 거라고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에 침묵을 깬 것은 다름 아닌 명길이었다.


"전하의 말씀에 반하는 것은 아니오나, 현실적으로 명이 탕약망 선생을 쉬이 내어주려 하진 않을 것입니다."


이에 임금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우진을 한 번 보고는 말했다.


"명과 청을 이용할 방책이 있소."








25화에서 계속...




[신조선건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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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신조선건국기 [4부] 27화 - 1641년 3월 새로운 시대 (10) - 탕약망(湯若望) (4) 24.07.15 72 1 12쪽
117 신조선건국기 [4부] 26화 - 1641년 3월 새로운 시대 (9) - 탕약망(湯若望) (3) 24.07.14 68 1 12쪽
116 신조선건국기 [4부] 25화 - 1641년 3월 새로운 시대 (8) - 탕약망 (湯若望) (2) +1 24.07.14 60 1 10쪽
» 신조선건국기 [4부] 24화 - 1641년 1월에서 3월 새로운 시대 (7) - 탕약망(湯若望) 24.06.07 85 1 10쪽
114 신조선건국기 [4부] 23화 - 1641년 1월 새로운 시대 (6) - 과거제 폐지? 24.04.08 102 1 13쪽
113 신조선건국기 [4부] 22화 - 1641년 1월 새로운 시대 (5) - 양반에게도 군역을 지게 하라 (2) 24.03.01 109 1 14쪽
112 신조선건국기 [4부] 21화 - 1641년 1월 새로운 시대 (4) - 양반에게도 군역을 지게 하라 (1) 24.02.25 89 1 12쪽
111 신조선건국기 [4부] 20화 - 1641년 1월 새로운 시대 (3) - 역도들의 공을 치하하라(?) 24.02.23 83 1 15쪽
110 신조선건국기 [4부] 19화 - 1641년 1월 새로운 시대 (2) - 새 임금의 귀국 24.02.15 93 1 14쪽
109 신조선건국기 [4부] 18화 - 1640년 12월에서 1월 새로운 시대 (1) - 꿈 24.02.08 103 1 12쪽
108 신조선건국기 [4부] 17화 - 1640년 12월 변화의 바람 (17) - 새로운 시대의 서막 完 24.02.04 93 1 13쪽
107 신조선건국기 [4부] 16화 - 1640년 12월 변화의 바람 (16) - 새로운 시대의 서막 (1) 24.02.03 82 1 12쪽
106 신조선건국기 [4부] 15화 - 1640년 12월 변화의 바람 (15) - 조촐한 타국에서의 즉위식 24.02.02 81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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