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자의 퀸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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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9.21 10:53
최근연재일 :
2024.08.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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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6 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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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1 시련의 굴(6)

DUMMY

'장비 방이다.'


오래된 나무 상자의 안에는 심플한 디자인의 나무로 만들어진 창과 기다란 한손검, 단날로 이루어진 단검과 가죽 같은 무언가 질긴 재질의 아대가 자리 잡고 있었다.


"뭔가 엄청 낡아 보이기는 하는데... 그래도 이런 거라도 생긴 게 어디야? 그치?"


선영이가 들뜬 기분으로 이것저것 만지며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럴 만도 한 게 우리가 목표로 했던 새로운 무기가 손에 들어왔으니 기쁠 수밖에.


첫 번째 목표를 해결했으니 이제 다음 목표를 성취할 시간이었다.


"물론이지. 특히 창은 좋네. 긴 사정거리의 무기가 생겼다는 점이 맘에 들어. 그럼 이제 시험해보려 가야지?"


"시험?"


"우리가 이 동굴을 돌아다닌 지 거의 6시간은 되어가는 거 알고 있지? 그런데 우린 식량이 없어."


"그렇긴 하지... 아까부터 배고프기는 하더라."


"내 생각인데 아마 이런 상자에 식량도 들어있지 않을까 싶어."


"먹을 것들이?"


"사냥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닌 데다 이런 장비들까지 준비하는 사람들이 식량을 준비하지 않았을 것 같진 않잖아?"


"아, 그럼 시험해보려 가자는 게..."


"아직 움직일 힘이 있을 때 이동해야지. 물건은 가면서 분배하자."


그날 우리는 2개의 방은 더 가고 나서야 하루를 묵을 쉼터를 정하기로 했다.


그렇게 둘이서 교대하는 불침범을 지새고 8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우리는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녀의 부름에 잠에서 깨어난 방의 모습은 내가 처음 깨어난 방과 다르면서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이러한 감각들이 시련의 굴을 통과하면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이다. 실제론 3,4일 정도면 통과할 수 있음에도 내가 어디까지 공략하고 있는지 실감하기가 힘드니까.


그럼 정작 우리가 어디에 있는가 하면, 두 번째 라인의 세 번째 방. 그게 현재 우리의 위치였다.


무기를 얻고 찾아간 다음 방부터는 머드 돌 같은 소형 골렘들은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도 않았다.


대신 머드 골렘 같은 인간형 골렘들이 10기 이상 줄지어 습격해온 것이다.


덕분에 원래 사용하던 전략인 상자를 가지고 어그로를 끄는 작전은 쓸 수 없었다. 그렇다고 대체할 작전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담요를 넣은 상자들을 가지고 와서 입구를 막고 그 뒤로 선영이와 내가 서서 적들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전투를 진행했다.


그렇게 진행된 작전은 다행히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상자가 박살난 건 다행히 아니었지만.


그래도 식량과 옷가지들을 손에 넣은 덕분에 그날 밤은 편안한 밤 자리가 되었다. 밤인지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무슨 상관이겠는가.


"오늘도 이대로 밀고 갈 거야?"


선영이가 어제 남긴 빵을 우물거리며 물었다. 나는 그 모습에 얼굴에 그리려던 미소를 감추고는 질문에 답했다.


"그것도 좋겠지만..."


나는 슬쩍 우리가 가진 식량을 바라보았다. 고작 해봐야 2인분 정도 남은 식량들. 여기서 무언가를 구한다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힘든 일이다.


1회차 때의 기억에서도 시련의 굴에서는 항상 새로운 방을 찾아 떠돈 기억이 있다. 사람이 많을수록 식량이 더욱 필요한 법이니까.


다행히 우리는 고작 2명인 덕분에 그나마 식량의 소모가 적은 편이다. 아마 슬슬 우리보다 앞서 나간 선발대에선 불만사항들이 튀어나오고 있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식량은 충분하지 않다. 공급되는 양도 적은 탓이다.


"여기선 잠시 뒤로 돌아가서 3번째 통로 쪽을 공략해보자."


"똑같은 난이도를 한 번 더? 굳이 그럴 필요가 있어?"


"조금이라도 자원을 늘리고 싶어. 언제 칼날이 나갈지도 모르고."


나는 그렇게 말하며 그녀의 허리춤에 찬 두 개의 칼날을 가리켰다.


창을 제외한 모든 무기는 선영이의 몫이었다. 덕분에 선영이는 칼을 잃어도 전투를 가능한 상태가 되었지만, 관리할 수 없는 상태에서 질이 안 좋은 무기는 금방 상하는 법.


그녀의 무기가 완전히 고물이 되기 전에 대체품이 필요했다. 겸사겸사 마나를 깨우는 도구가 발견될지도 모르고.


"흐응... 상관은 없긴 한데..."


어딘가 불만인 듯 입안의 빵들을 집어삼키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아마 왜 여전히 다른 사람들과의 협조를 구하지 않느냐는 무언의 시위 이리라.


그녀에겐 미안하지만 이 시련의 굴에선 그리 쉽게 타인을 끌어들일 생각이 없었다. 믿을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기기 전까지는.


"너무 걱정하진 마. 인연이 되면 만날 수 있겠지. 믿을만한 사람이기만 하다면야."


"뭐가? 뭐래."


선영이는 눈썹을 움찔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적어도 내가 자신이 하고픈 말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일단은 넘어가겠다는 의미다.


어릴 때부터 이런 점은 무척 시원시원한 친구였다. 1회차 때 알테라에서 연인이 되었을 때도 덕을 많이 보았지.


1회차의 기억을 더듬어보자 최후의 기억까지도 함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 역겨운 기억까지도.


순간적으로 안색이 나빠졌지만 티를 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 안에서 터지는 듯한 분노는 사그라들 줄을 모르고 전신을 때리고 있었다.


"뭐야, 왜 그래?"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선영이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아직 나도 연기자가 덜 되었나.


"아냐. 그냥 좀 으슬으슬해서. 가자."


대충 식사한 흔적을 발로 차 치워버린 나는 창을 들고는 그녀의 뒤를 따랐다.


그러면서도 속으로는 어딘가 안심해버렸다.


첫째로는 여기엔 아직 선영이가 있다. 미래를 바꿀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내 분노가 식지 않았다는 것이다. 회귀 따위로 내 분노는 사라지지 않았다. 이 감정은 내 복수가 끝날 때까지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아직도 불꽃이 식을 줄을 모른다.'


회귀해서 그녀의 얼굴을 본 순간, 마음속에 폭우가 내린 것만 같았지만 마지막까지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다시 타오른 것이다. 그년 놈들을 찢어 죽이기 전까지 모든 것을 불태우며 타오르길 빌 뿐이다.


'아마 그것을 위한 회귀일 테니까.'


다만, 이러한 감정은 외부로 표출할만한 것이 아니다. 복수에 미친 살인귀 취급을 받는 것은 사양이니까.


덕분에 속으로 이를 갈며 선영이와 잡담으로 길을 되돌아간 끝에 우리는 처음 세 갈래길을 마주했던 방에 도착할 수 있었다.


"어? 야, 야, 저거 뭐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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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P.01 시련의 굴(7) 24.08.06 3 0 17쪽
» P.01 시련의 굴(6) 24.08.06 7 0 7쪽
6 P.01 시련의 굴(5) 24.08.05 8 0 16쪽
5 P.01 시련의 굴(4) 24.07.28 11 0 20쪽
4 P.01 시련의 굴(3) 24.07.27 9 0 22쪽
3 P.01 시련의 굴(2) 24.07.27 13 0 16쪽
2 P.01 시련의 굴(1) 24.07.26 14 0 12쪽
1 EP. Prologue 24.07.26 21 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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