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자의 퀸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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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9.21 10:53
최근연재일 :
2024.08.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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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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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P.01 시련의 굴(7)

DUMMY

다만 마주했던 것은 내가 원하던 것은 아니었다. 대충 모닥불을 피운 흔적과 여기저기 흩날린 소모품의 잔재들.


누가 보더라도 누군가가 묵고 간 흔적이었다.


"이거... 밥 먹은 흔적 같은데... 누가 우리처럼 다른 방으로 들어가려고 돌아왔나 봐."


선영이는 바닥을 살펴보며 신기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러나 나는 그녀의 말에 대꾸할 여유가 없었다.


'그럴 리가 없는데.'


내 기억상 1회차 때 이런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없었다. 모두가 절박하게 출구만을 찾던 시기였으니까.


'설마 미래가 바뀌었나?'


나비효과. 베이징의 나비가 일으킨 날갯짓이 뉴욕에서 폭풍을 일으킨다는 설이 있듯이, 우리의 선택이 내가 아는 1회차와의 차이를 가지고 온 것일지도 모른다.


'아냐, 그럴리는 없다.'


왜냐하면 뭔가를 하지를 않았거든.


이제 하루가 지났을 뿐이다. 아무리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라도 뭔가 한 짓이 있어야...


"아."


"왜 그래?"


나는 그녀의 물음에 천천히 고개만 저을 뿐 입을 열지 않았다. 아니 열 수 없었다. 1회차와의 차이점이 떠오른 것이다.


'나와 선영이가 없다.'


자랑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이래 봬도 눈치가 좋은 편이다. 다른 사람들과의 조율도 잘하는 편이기도 하고.


그리고 선영이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실력자였다. 고작 두 명이서 시련의 굴을 공략해나가는 모습은 물론이고 1회 차 때 알테라에서 보여준 무용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초창기에 시련의 굴에서 제대로 싸울 수 있는 사람이 적은 상태에서 선영이 정도의 전력이 빠지는 것은 큰 차이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언젠가 말했듯이 우리 그룹은 분열되었다. 그 이유에도 전력의 문제가 한몫했었지.


'아니 시발, 왜 우리만 싸우는데?'


'아지매는 손이 없어, 발이 없어? 무기가 없는 것도 아니고 뭐 하자는 건데?'


'솔직히 목숨을 걸고 싸워주는데 이 정도 특혜는 당연한 거 아니야?'


싸울 수 있는 사람들과 싸울 수 없는 사람들 사이의 감정의 골은 깊어져 결국 두 그룹으로 분열되고 말았고, 선영이가 굳은 의지로 싸우지 못하던 사람들의 편에 들어가는 바람에 나도 어쩔 수 없이 함께하게 되었다.


그 뒤로는 고난의 행군이었다. 같은 난이도를 한 번 더 겪는 것은 둘째치고 전혀 협조가 되지 않는 전투 비선호자들을 데리고 이 거지 같은 굴을 통과하기란...


선영이조차도 검을 들고 싸우는 모습에 하나, 둘 전투를 돕기는 했지만 끝까지 헛소리나 하며 전투를 방관하는 무리나 무기는 들었지만 신체적 조건이나 패닉으로 제대로 전투를 마치지도 못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시련의 굴의 공략을 늦출 뿐이었다.


그나마 소수의 몇몇 전투 직군들이 우리 그룹을 도와준 덕분에 간신히 마지막 방까지 갈 수 있었지만...


'거기서 괴물을 만나 거의 대부분 전멸해버렸지.'


그놈을 만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1등으로 공략해야만 했다.


어찌 되었든 다시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싸울 수 있는 사람이 줄어든 탓에 무언가가 트리거로 작용해 내가 알던 미래와 지금의 미래가 바뀐 것이다.


뒤로 돌아와 여기서 누군가가 묵었다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아마도 내부 분열이 빠르게 일어난 탓에 전투 비선호자 그룹이 도태된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을 테지만.


'확신을 가지기엔 정보가 모자라다.'


그냥 전투가 힘들어서 모든 그룹이 돌아와 다른 방을 공략하기로 마음먹은 걸지도 모르고, 소수만 불만을 품고 떨어져 돌아와 다른 방으로 들어간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정말로 자포자기하고 몇몇 인원들이 시작의 방에 틀어박혀 구조를 기다리기로 한 것일지도 모르고.


그나마 생각할 수 있는 게 정보들이 몇 가지가 남아 있었다.


'일단 불을 피웠다.'


마나를 모르는 상태에서 제대로 된 도구 없이 불을 피우기는 힘들다. 문명을 벗어난 현대인은 생각 이상으로 원시적인 삶을 살게 되는 법이니까.


그러나 척 보기에도 모닥불을 피운 흔적을 보아 누군가가 불을 피운 것이다. 앞서 나가던 누가 마나를 깨우쳐 불을 피웠다고 기대하기는 어렵고, 생존자들 중에서 누가 서바이벌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겠지.


'그리고 기억 속에서도 그런 사람이 있었지.'


이름은 기억하지 않지만 직업은 기억이 난다. 군 복무 중이던 장교. 육사였나 삼사였나 ROTC였나... 기억은 나진 않지만 장교 출신의 건장한 남성이었다.


비전투 선호자 그룹에 합류한 전투 가능 인원 중에서도 가장 특출 난 인원이었지. 며칠 보지는 못했지만 인성도 괜찮았던 것 같다.


'동료로 삼는다면 적절한 인원이었겠지만...'


군인 정신이 투철한 사람이었던 탓에 시민들을 지키려고 마지막까지 몸을 바쳤던 남자였다. 그 탓에 마지막 방에서 가장 먼저 죽어버린 사람이기도 했고.


'아마 이번에도 싸우지 못하는 사람들을 왕창 데리고 다닐 가능성이 높다.'


짐덩어리를 들고 싸우는 경험은 1회차만으로 충분했다.


그 외에도 도움이 될만한 사람들에 대해 떠올려봤지만 기억나는 사람들은 없었다.


그나마 떠오르는 건 고등학생 남자애 정도? 미성년자가 있는 건 흔치 않은 일이었기 때문에 기억이 난다.


한 번 뒤를 봐줬는데 초콜릿을 주던 미련하면서 착한 아이였지.


'이름은 기억도 안 나지만.'


그런 인물들까지 기억하기엔 너무 겪은 일이 많았다.


"야, 야!"


사념에 빠져있던 날 깨운 건 선영이의 손가락 튕기는 소리였다.


딱딱거리는 소리는 날카롭게 내 귓속으로 파고들었고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보게 만들었다.


"얘가 진짜 쓰러지면서 대가리가 깨졌나. 어제부터 왜 이래?"


나는 선영이의 걱정스러운 표정을 바라보며 작게 미소 지었다. 이게 그녀 나름의 표현이겠지.


내 반응이 그녀의 표정을 더욱 묘하게 만들었지만 크게 중요하지는 않았다.


'너 만큼은 내가 지킨다.'


중요한 건 내가 다시 다짐할 계기가 되었다는 것뿐.


다시 사고를 돌려 내가 그녀를 위해 해야 할 일을 떠올릴 시간이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누가 여기서 묵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동하자. 우리한테는 시간이 없잖아?"


"아... 7일의 시간제한?"


"그렇지. 이 굴이 얼마나 깊은지 모르는데 여기서 낭비할 시간이 없어."


"그래, 뭐... 이 사람들은 안 따라갈 거지?"


"어차피 어디로 갔는지도 모르겠어. 따로 표식들 남겨두진 않은 것 같은데? 인연이 되면 보겠지."


이때, 이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저 말이 복선이 된 것은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서였다.


가벼운 잡담을 나누며 다음 방으로 이동하던 중이었다. 도착하는 방을 공략하는 대로 잠자리에 들 예정이었기 때문에 어딘가 풀어진 분위기였던 탓에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방의 안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는 사실을.


"어?"


사람은 어이가 없으면 말도 안 나온다고 했던가. 정말 그 말대로였다.


별생각 없이 방에 있을 골렘의 숫자를 살피기 위해 고개를 내밀었을 뿐인데 그 자리에 보인 건 골렘 따위가 아니라 우릴 보며 손가락질하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사, 사람이다!"


누군가의 외침이 차가운 벽을 때리며 울려 퍼졌다. 사람들은 그 외침에 얼어붙기라도 한 듯이 경직하더니 곧 경계를 품은 눈초리로 우리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왜 여기에 있어?'


생각할 필요도 없는 의문이었다. 이 굴은 모든 길의 끝은 출구에 도착하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미궁이 아니라 시련의 굴인 것이다.


다만 모든 길이 출구로 통하는 탓에 뒤로 갈수록 겹치는 방도 많아지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다른 국가의 사람들을 동료로 끌어들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이고.


그렇지만 이런 만남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특히 한국인들은 더욱이나.


웅성거림이 커지자 선영이는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사람들을 만났다는 희락과 자신들을 경계한다는 혼란스러움이 만들어낸 작품 일터.


마음 같아선 잘못 찾아왔습니다, 하고는 뒤로 돌아가고 싶지만 선영이가 두고 보지는 않을 것이다.


'골치 아프게 되었어...'


어차피 합류해야 한다면 차라리 1회차와 같이 두 그룹으로 갈라졌다고 전제하에 전투가 가능한 그룹과 합류하는 것이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누가 그랬던가.


"어디서 오신 분들이십니까? 못 뵈던 분들 같습니다."


기대를 했기에 배신을 당하는 것이라고 했던가.


"아, 혹시 그 처음 깨어난 방에서 잠들어 계시던 분 아니십니까?"


깔끔한 스포츠머리에 중위 계급장을 단 군복을 입은 남성의 모습을 보자마자 나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이래서 도박은 싫어.'


자신을 민성찬이라고 소개한 군인은 대충 우리에게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내가 잠들어 있고 선영이가 시작의 방에 머무르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정찰을 위해 움직였다가 골렘들을 보고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고 한다.


그리고 나온 결론이 벽에 적힌 대로 여기서 탈출해야 한다는 점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거기서 차마 생각이 못 미쳐 우리를 데리러 오지 않았다고는 했지만...


말을 얼버무리는 것을 봐서 아마 내부 반대로 데리러 오지 못한 것이겠지. 첫 번째 방에서 내용물로 뭐가 나왔을지는 모르겠지만 자원이 한정적이라는 것을 생각한 인물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비실비실해 보이는 남정네와 여대생은 전력으로 치기도 애매한 시점이니 조금이라도 입을 줄이겠다는 속셈이었겠지.


어쨌든 그렇게 앞서 나가던 그룹은 방 3개를 돌파하기도 전에 말싸움이 벌어졌다고 한다.


왜 싸우는 사람들만 싸우냐는 것이었는데, 노인들도 포함되어 있던 탓에 제대로 된 전투가 힘들었다고 하던가.


이런 미친 세계로 온 상태에서 싸울 수 있느냐 없느냐는 큰 차이를 가져오는 법이다.


그나마 민성찬이 어떻게든 조율을 해나가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두 그룹으로 나뉘어 버렸고 상대편 리더가 싸우지 않는 자에게는 식량을 배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바람에 여기까지 쫓겨나게 되었다고.


마치 자신들이 피해자인 것 마냥 말하고 있지만 어림도 없는 소리.


'미쳤다고 짐덩이들에게 밥을 주나.'


나였으면 그 자리에서 다 죽여버리고 소지품을 빼앗았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건 아직 현대물이 다 안 빠졌다는 소리다.


'오히려 하루 만에 여기까지 돌변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몇십 년을 현대인으로 살아온 자들이 갑자기 중세인처럼 행동하라고 해도 버벅거리기 마련.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이렇게 행동할 수 있다는 점은 놀랍다. 아마 그 리더라는 사람이 만든 그림인 것 같은데...


'어지간히 이기적인 인간이거나... 원래부터 이런 소질을 가진 인간이거나.'


혹은 둘 다 이거나.


아마도 그쪽 그룹은 꽤나 충족하게 시련의 굴을 클리어할 가능성이 높다. 싸울 수 있는 사람도 많다는 것은 그만큼 기회도 많다는 의미니까.


문제는 우리가 이 그룹에 합류해버렸다는 사실. 선영이는 이미 이야기를 대충 듣고는 다른 또래의 사람들에게 기웃거리고 있는 중이다. 토끼도 아니고 무슨...


나는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민성찬과 붙어있었다. 혹시라도 내가 놓친 과거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게 나비효과가 되기 전에 수정해야 하는 일일 테니.


"그럼 이 대인원을 데리고 여기까지 오신 거군요. 정밀 대단하십니다."


"하하... 아닙니다. 제 일인걸요. 게다가 도와주신 분들도 계시고요."


민성찬은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며 대답했다.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이었지만 그게 민성찬스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살짝 진심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20명이 넘는 대인원을 달고 다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싸울 수 있는 사람은 다섯 명도 되지 않는다. 그나마 창이나 방패를 들고 서있을 수 있는 게 여섯 명 정도.


무기를 들고 싸우라고 하면 땅바닥이나 구르지 않을지 걱정해야 하는 수준이다.


싸울 수 없는 게 아니라 싸울 마음이 없는 것이다. 제대로 된 장비를 갖춘 다섯 명이 어떻게든 해주겠지, 라는 생각. 그야말로 썩어빠진 정신머리다.


'문제는 우린데...'


싸울 줄 모른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여기까지 둘이서 밀고 온 것도 있고, 방을 지나면서 업그레이드된 장비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신혁 씨는 창을 쓰시는 건가요?"


"네... 아, 말씀 편하게 하셔도 됩니다. 저보다 연상이신 것 같은데."


"하하, 아닙니다. 저랑 나이 차이도 많이 안 나실 것 같은데요."


"겸손하시군요."


나는 적당히 그의 말에 맞장구 쳐주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나마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의 장비도 썩 좋아 보이지는 않는 상황.


아마 갈라지면서 쓸만한 무기들을 빼앗겼을지도 모른다.


"혹시... 앞으로의 계획은 정해 지신 게 있으신가요?"


나의 물음에 민성찬은 잠깐 고민에 빠지더니 금세 답을 내놓았다.


"일단은 출구를 찾아서 나아갈 예정입니다. 언제 식량을 발견할지도 모르니 서두르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혹시 따로 생각해두신 방안이 있으십니까?"


자기보다도 나이가 어린 내게 의견까지 물어가고 있다. 인성적으로는 참된 사람인 셈.


그러나 저 성격 때문에 이 그룹이 이렇게 된 것이다. 사람들을 이끌 때는 인성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필요할 때는 굳센 카리스마가 필요하다.


"아뇨. 저도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말씀을 들어보니 저희와 다른 굴을 선택하셨는데 이렇게 만났다는 점으로 보아 출구로 갈수록 다른 사람들과 더 만날지도 모르겠네요."


"다른 그룹과의 조우가 잦아질 거라는 말씀이십니까?"


"가능성의 이야기입니다. 애초에 제대로 출구를 향해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고요."


물론 제대로 가고 있다. 이 굴에서는 후퇴만 하지 않으면 웬만해선 출구에 도착하도록 설계되어있다.


당연히 정답인 길도 있다. 가능한 한 빠르게 통과하는 루트라던가. 그래도 쉬지 않고 간다면 아무리 늦어도 7일이 지나기 전에는 도착할 것이다.


"그럼... 곤란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렇죠."


민성찬의 말대로 곤란한 상황이다. 만나는 사람들이 생길수록 식량이 줄어든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


게다가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지만 전투 선호 그룹과 다시 만나기 껄끄럽게 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게다가 민성찬은 모르겠지만 여기엔 다른 국적의 사람들도 있다.


여신의 가호로 서로 말은 통한다고 하지만, 그게 서로 간의 차이를 크게 좁혀주지는 않는다. 여차하면 식량을 뺏기 위한 쟁탈전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나로서도 다른 그룹과 조우하는 건 피하기 위해, 그리고 식량을 먼저 확보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그놈'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공략하길 바라고 있다.


"오래 쉴 틈이 없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식사시간과 수면시간을 제외하고 남은 시간은 출구를 찾는데 힘쓰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아이디어 같네요."


민성찬은 그렇게 말하고는 내게 양해를 구하고는 휴식을 취하고 있던 사람들에게로 돌아갔다. 방금 내린 결론을 전파하려는 것이리라.


잠시 틈이 생긴 나는 멀리서 기어코 친구를 사귄 선영이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내 기억으로 그 여자가 시련의 굴을 통과한 것은 4일 차.'


마나를 깨우친 천재에게 불가능한 것은 없으니, 아마 1등으로 통과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도 4일에 이 굴을 빠져나갈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우리의 제한 시간은 4일로 줄어든 셈이다.


가장 좋은 것은 마지막 방에서 그녀를 만나 동료가 되어 함께 1등으로 출구를 나가는 것이지만 너무 소설 같은 이야기다.


'도박은 성공해본 기억이 없다.'


자랑은 아니지만 2분의 1의 확률도 꽝을 뽑는 게 나다. 그런 행운을 바라지는 않는 게 좋지.


멤버들이 너무 질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다행히 악의적인 사람들은 아니라는 점에 감사하기로 마음먹었다.


설령 적어도 정말 악의를 품더라도 저들은 대다수가 무기조차 없는 상황이다.


만약 무기를 든 자들 중에 불만을 품더라도 생각이 있다면 이쪽으로 칼을 들이밀지는 않겠지. 10명도 채 안 되는 소중한 전투인원인만큼 가능하면 데리고 가려고 할 것이다.


그룹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은 이래서 좋다. 안전한 사람이 된다는 뜻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이 굴을 나가고 나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와중, 분위기가 소란스러워졌다는 것을 느꼈다.


'뭐지?'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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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자의 퀸메이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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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01 시련의 굴(7) 24.08.06 4 0 17쪽
7 P.01 시련의 굴(6) 24.08.06 7 0 7쪽
6 P.01 시련의 굴(5) 24.08.05 8 0 16쪽
5 P.01 시련의 굴(4) 24.07.28 11 0 20쪽
4 P.01 시련의 굴(3) 24.07.27 10 0 22쪽
3 P.01 시련의 굴(2) 24.07.27 13 0 16쪽
2 P.01 시련의 굴(1) 24.07.26 15 0 12쪽
1 EP. Prologue 24.07.26 21 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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