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말종(末宗)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대체역사, 판타지

OTUS
작품등록일 :
2022.02.24 22:20
최근연재일 :
2022.03.11 11:50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25,432
추천수 :
685
글자수 :
103,782

작성
22.02.24 22:50
조회
2,716
추천
40
글자
4쪽

프롤로그

DUMMY

사자명예훼손죄?


누군가 댓글에 이 말을 운운했을 때, 심각하게 받아들였어야 했다. 그땐 그래도 연재 초반이었으니까.


“뭔 500년이나 지난 인물을 가지고 이 난리야.”


-그게 아직까지는 민사가 아닌 형사라 좀 심각해요. 종친회에서 경고한 것까지는 괜찮은데, 이거 고소하면 뭐 이긴다고 해도 몇 년동안 글 묶여요.


“나 참, 아니 자기들 조상인지는 어떻게 알고? 뭐 관짝이라도 열고 DNA 검사라도 해봤데? 족보가 90% 이상이 가짜인데, 종친회는 무슨 씨X.”


-이 작가님, 일단 진정하시고 좀 쉬세요. 저희가 협의 중이니까, 어느 정도 수정하는 선에서 타협해 볼께요. 일단 손 떼시고 음, 여행이라도 좀 갔다 오시던가, 아니면 게임이라도 하면서 머리 좀 식히세요.


협의는 뭔 놈의 협의?


뉘앙스로 보니 이제 끝났다는 얘기다. 그냥 작중 인물 중 하나면 도려내면 그만이다. 하지만 문제시 삼은 인물이 주인공이라.


고증 중심의 글이다 보니 조사만 7개월에, 글쓴 기간만 4개월. 거의 1년 동안의 노력이 수포가 된다고 하니 참담했다.


‘젠장, 다시는 조선놈들 가지고 글 쓰나봐라.’


화가 가라앉지 않아서 찾기 검색을 통해 주인공의 이름을 모두 지워버렸다. 이게 황당한 일이다. 엄연히 대체역사물 자체가 판타지 장르인데. 해외 문학계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우선시하기에 이미 허용된 지 오래다. 더군다나 500년이나 전 인물인데, 명예훼손을 갖다 붙이다니.


‘이 판국에 여행은 무슨 여행?’


가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돈도 없다. 전작으로 모아놨던 돈은 1년 동안의 허송세월 덕분에 모두 소진했다. 이럴 땐 게임이라도 하는 게 낫겠다 싶었지만, 이 똥컴으론 되는 게 없다. 컴퓨터 사양이 최저 권장사양에도 미치지 못한다.

뭐 돌릴 수 있는 게임이 없나 생각하다가 내팽개쳤던 마우스를 주워서 폴더를 뒤졌다. 11년째 쓰는 컴퓨터라 게임 폴더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따가닥!


三國志


오랜만에 보는 저해상도의 게임 로고가 마음을 좀 누그러뜨렸다. 그래픽도 엉망이고 단순한 게임이지만, 설정 충인 내겐 삼국지 무장들이 주는 스탯의 기대감은 여전했다.


‘신 군주나 내 이름으로 등록해서 해볼까?’


난이도를 올려서 하더라도 위촉오는 너무 빤하다. 기존의 구도를 깨는 크랙을 난 좋아한다. 그게 대체역사 같은 거니까.


‘로딩이 이렇게 오래 걸렸나?’


······


“아이 씨, 이거 멈췄네. 이제 이것도 못 돌리네.”


젠장, 재부팅을 했는데도 검은 화면 그대로다. 부팅 자체가 안된다. 파워 케이블을 뺐다 껴도 마찬가지였다.


‘그래픽 카드 문젠가?’


컴퓨터 본체를 열고 그래픽카드를 지우개로 닦아 다시 꼈더니, 부팅 소리가 나고 다음과 같은 화면이 나타났다.


[ 다음 파일이 없거나 손상되어 windows를 시작할 수 없습니다.

System32WDRIVERSWisapnp.sys ]


“젠장···”


이건 하드가 뻑났다는 글귀다. 예전에도 한 번 이런 적이 있었다.


‘그러고 보니, 따로 백업도 안 해놨는데. ···내 글도 다 날아간 건가?’


스스로 난도질을 했어도 내 뼈가 녹아난 글이 담겨있는 하드 디스크다. 급하게 외투를 챙겨입고, 하드만 빼내서 집을 나섰다. 예전에 뻑났을 때, 데이터 복구를 했던 용산으로.


지하철을 타기 위해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트럭이 날 덮쳤다.





***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 순수한 어둠,

공허 가운데 빛이 생기기 시작했다.


‘뭐야, 이게···,’


구름이 흩뿌려지고 빛이 회오리치더니, 삼국지 로고가 나타났다. 다시 로고는 구름이 되고 그 사이로 빠르게 추락하는 느낌이 들었다.


‘지도?’


익숙한 지도. 아니 실제 지형이다. 근데, 이거 중국 대륙만 있는 게 아니다.


‘明, 朝, 日?’


지도 위에 떠있는 글귀를 확인하자, 다시 상태창이 떠올랐다.


[신군주를 등록하십시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조선 말종(末宗)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시간 안내 (오전 11:50) 22.03.07 450 0 -
20 019 +2 22.03.11 880 29 12쪽
19 018 +1 22.03.10 819 28 11쪽
18 017 +1 22.03.09 846 33 12쪽
17 016 +3 22.03.08 916 37 13쪽
16 015 22.03.07 976 34 13쪽
15 014 +1 22.03.06 1,017 33 11쪽
14 013 +2 22.03.05 1,020 31 13쪽
13 012 +3 22.03.04 1,040 35 12쪽
12 011 +2 22.03.03 1,077 34 12쪽
11 010 +1 22.03.02 1,117 33 12쪽
10 009 +2 22.03.01 1,141 31 12쪽
9 008 +4 22.02.28 1,189 37 11쪽
8 007 +1 22.02.28 1,222 29 12쪽
7 006 +1 22.02.27 1,251 32 12쪽
6 005 +7 22.02.27 1,330 32 12쪽
5 004 +3 22.02.26 1,380 35 10쪽
4 003 +3 22.02.25 1,459 39 13쪽
3 002 +2 22.02.24 1,730 37 12쪽
2 001 +8 22.02.24 2,288 46 12쪽
» 프롤로그 +3 22.02.24 2,717 40 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