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전드 멀티플 : 천배 시즌2

싸멀

천국에 있는 많은 골프장중 최고의 구름상태를 자랑하는 안단테 컨트리클럽에는 오늘도 많은 천사들이 즐거운 한때를 즐기고 있다.

띵!~맑은 소리와 함께 악성 스트레이트 구질의 티샷이 페어클라우드 사이를 날아간다.

"천~사장님~ 나이샷!!!" "나이샷"..짝짝짝

하얀색 캐시미어풍 정장을 입은 금발의 미남자는 자신의 드라이버샷에 심취한후

동료 천사들을 향해 돌아보며 미소 짓는다.

흰색 정장의 좌측 가슴에 비스듬히 각인되어있는 6줄의 금색 스트라이프.

"확실히 레슨프로 바꿨더니 드라이버가 완전히 잡혔어.이거야말로 악성스트레이트 아니겠어..하하하...40키로정도 갔나??"

박수치던 천사중 일인이 낙구지점을 한참 쳐다보다가 이야기한다.

"그러니까 제가 진작에 프로 바꿔보라고 했잖습니까..효과가 만점이십니다..하하"

"40키로요??아이피 훨씬 넘었으니 거의 50키로는 간것같습니다..대박입니다..하하

크라우드벙커 넘겨 버린것 같습니다"

하얀 날개를 활짝핀 캐디는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리며 그의 드라이버를 받아든다.

"날씨도 좋고 공도 잘맞고 날마다 오늘만 같으면 좋겠단 말이야..하하하"

띠리리리링~~갑자기 울리는 벨소리에 그는 미간을 찌뿌리며 전화를 받는다.

"뭐야??내가 운동할때는 전화하지 말라고 한거 몰라??"

다급한 목소리가 전화기 넘어서 들려온다.

- 천장님 큰일났습니다. 싸멀님이 지금 그쪽으로 가고 계십니다.

"뭐!! 그 자식이 여기까지 왜 넘어와???뭔 난장을 치려고"

- 갑자기 어디 계시냐고 클럽하우스를 다 때려부수고 안 알려주면 이승까지

던져버린다고 하셔서..죄송합니다.

"알았어 끊어."

통화내용을 듣던 천사들의 얼굴은 그야말로 질색팔색으로 변해 있는 상태.

"저저..천장님...싸멀님이 왜 여기를......"

"저.저희 다 두들겨 맞는거 아닌가요??"

전화기를 건넨 그가 화난 표정을 풀지 않은채 주먹을 쥔다.

"내가 있는데 뭔 걱정들이야..아무리 개망나니여도 내앞에서 그랬다간 히익~~"

쐐액~퍽!!쐐액~ 말을 마무리 하기도 전에 잘생긴 그의 얼굴 한가운데 꽂힌

주먹에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그를 보며 모두들 소스라 치게 놀란다.

잘빗어넘긴 7:3 비율의 포마드 머리스타일의 미남자. 좌측 가슴에 비슴듬히 각인되어있는 6줄의 핏빛 스트라이프는 흑색 쓰리버튼 슈트를 더욱 어둡게 만든다.

"캐디는 가고 나머지는 다 엎드려."

"네넵" 우왕좌왕하며 엎드리는 사이 캐디는 날개를 펼쳐 바람처럼 사라진다.

"이야~ 무진장들 한가하구만. 이새끼들이 일이 없으니 아주 살판 났구만...

가만 유틸리티가 어디있나~~"

엎드려있는 천사들의 표정은 더욱 일그러지고 점점 굳어간다.

"싸싸싸멀님 살려주십쇼!!"

"죽지도 못하는 새끼들이 무슨 살려주라는 개소리야.일과중에 쳐놀았으니 다들

열대씩만 맞자고...어라라??우와 샤프트가 미스릴이네??그것도 강도가 x야??

때리다 부러지지는 않겠구만..크크크 "

며칠전 명품 타이탄리스트 유틸의 샤프트를 미스릴로 바꿨다고 자랑자랑 하던 본인 입을 찢어버리고 싶은 천사한명은 점점 혈색이 죽어가고 있었다.

"싸멀~~이 개새끼야!!!" 빛처럼 날아와 내리치는 주먹을 그대로 잡아버리는 싸멀.

"씨발 맨날 골프만 치고 다니니 이렇게 힘이 x도 없지..쯔쯧...요즘 3대 몇이나 치냐

딱보니 30만도 못치겠구만...맞지??"

***

붉으스레 화가 잔뜩 난 얼굴로 염라실 끝단 중앙에 앉아있는 염라가 소리친다.

- 한참 조용하더니 왜 또 천국까지 넘어가서 지랄이냐고!! 애들을 얼마나 팼길래

애들이 기어다녀??

싸멀이라 불리는 남자는 파던귀를 마저 파면서 귀찮은듯 대꾸한다.

"아니 뭘 또 기어다녀요.날개 있으니 잘도 날아들 다니는구만 확 날개를 한짝씩 꺽어놨어야 하는데 잡것들 빠져가지고 하여간 윗물이 안맑으니 아랫물도 뻔하지 뭐"

한심한듯 고개를 젖는 염라는 뿔이 잔득난 얼굴로 있는 씩씩대고 있는 남자를 쳐다보며입을연다.

- 너는 일과시간에 애들 데리고 운동하다 쳐맞기나 하고 잘하는 짓이다. 그리고 싸멀 너는 내가 말했지. 뭔 짓을 하던 뇌를 통해서 생각을 하고 저지르라고 아니면 나한테 말을 하던가. 애들 뚜들고 거기서 둘이 몇시간을 치고박고 싸우면 어쩌자는 거냐고!!

염라복에 새겨져있는 줄무늬 숫자를 세보던 싸멀은 꼰다리를 풀고 탁자를 두르리면서 염라를 쳐다본다.

"내가 몇번을 말했자나요. 기안 올리고 품의서 올렸구만. 인원 충원좀 해주라고요. 올라온 놈들마다 죄다 나쁜놈들 뿐이니 이건 뭔 애들 다 쓰러진다고요. 저번에 모여서 데모하는거 못봤습니까?애들이 잔업특근을 몇시간씩 하는지는 아십니까? 주말에 쉬기를 합니까. 이승도 일정 근무시간 이상 일시키면 사업자 처벌받고 그런거 몰라요? 참 답답하시네. 이러다가 애들 더러워서 일 못한다고 드러 누우면 진짜 감당 하겠어요??"

붉은 얼굴이 불타는듯 더 붉어진 염라는 싸멀을 쳐다보며 한숨을 쉰다.

- 그건 내가 검토해 본다고 몇번 말하냐. 급하다고 아무나 뽑으면 네가 또 이것도 사자새끼라고 뽑았냐고 지랄할꺼 아니냐고!!

"난 모르겠고 사자새끼던 사람새끼던 이번달안에 충원해줘요. 안해주면 진짜 상제한테 내가 다이렉트로 말할라니까.도저히 안될것 같으면 저기 팽팽 노는 천사들 이쪽으로 좀 보내주신던가.."

성난 얼굴로 듣고만 있던 금발의 미남자가 어이없는 얼굴로 입을연다.

"지랄하시네 엄연히 구분된 업무를 무슨 장난하는것도 아니고 바꿔??천사랑 사자랑 완전히 다른 존재인것도 모르냐??그리고 너는 천국이 제집인마냥 드나드는데 우리 애들도 생각좀 해라. 너만 오면 벌벌 떠는 우리 애들 보면 불쌍하지도 않냐??"

"불쌍하기는 개뿔 일없어서 뭐하고 놀아야하나 궁리만 하는것들이 정시퇴근만이 목표인 새끼들이 약해 빠져가지고 몇대 때렸다고 질질 짜기나 하고 어디 힘이나 쓰겠냐??"

둘의 유치한 대화를 못참고 탁자를 두드리려던 주먹을 멈추고 염라가 고개를 돌려서 둘을 쳐다보며 말한다.

- 둘다 닥치고 싸멀은 인제 천국 넘어가기만 해. 천왕들도 자존심으로 사는 애들인데 너가 막 왔다갔다 맘대로 하면 입장이 뭐가되냐고. 무슨 동네 나이트 문지기 취급하는것도 아니고. 그리고 이 개새끼야 상제님이 네 친구냐 상제님이 너때문에 몇백년간 얼마나 머리 아팠는지 몰라?? 그냥 지옥에서 쉬면서 너 하고 싶은거 하라는데도 왜케 난리난리냐고.

"애들이 저만 보면 우는 소리 하는데 어떻게 합니까. 돌아가는거 대충봐도 진짜 장난 아니예요. 지옥으로 오는 숫자가 평상시보다 거의 세배가 넘어요. 이승이 난장난듯한데 가볼 수 도 없고 차사들도 일이 많으니 무슨 조사를 맡기기는 커녕 달래기 바쁘고 아~카엘이 너가 일 없으니 한번 내려가면 되겠네?크크"

"참내. 목마른놈이 우물 파는거 아니냐??죽일라고 달려들던 놈이 할말이냐 그게??"

- 아유 지겨워 도대체 몇백년을 만나면 싸우냐 너희둘은. 이건 내가 고민좀 해볼테니 둘다 꺼져. 싸멀이 너는 이제 천국 가지 말라고 말했다. 한번만 더가면 아예 날개 달아서 천국으로 보내버릴라니까.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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